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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이석민] Write Either Direct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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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
문 카운터
창 테이블 1 테이블2 테이블3 테이블 4 순영한솔원우 세봉 벽 문 지훈석민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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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를 긁자 띠링, 하는 소리와 함께 전원우의 핸드폰에 '300,000원 결제 * 세봉마차" 라는 문자가 떴다. 뭐 전원우한테는 미안하지만, 지들끼리 술먹고 나온 가격이니까 알아서 나누겠지, 싶어 조용히 휴대전화의 홀드키를 눌러 주머니에 넣어주었다. 이 여섯명의 개들을 집에 어떻게 데려다 주나 싶어 부승관 옆에 앉아 개들의 얼굴을 찬찬히 훑어보다 이석민의 얼굴에 심장이 팡! 하는 듯 빨리 뛰기 시작했다. 미쳤어 윤세봉. 저런 똘마니한테 설레다니. 이석민 때문에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기 위해 전원우가 쥐고 있던 육포를 빼앗아 질겅질겅 씹기 시작했다. 뭔 놈의 육포가 이렇게 질기담. 육포를 한참동안 씹다보니 다시 이 개들을 어떻게 데려다주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가득 채웠다. 이석민, 전원우, 최한솔, 권순영은 하숙집에 사니까 하숙집에 전화하면 되겠고. 부승관하고 이지훈은, 음......아무래도 우리 집에서 재우는게 좋겠다. 아침에 일어나서 수치심에 고래고래 소리를 지를테지만 뭐, 내가 니네 알몸 본것도 아니고, 나한테 고마워해야지 버르장머리 없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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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하숙집 멤버 중 유일하게 잠금이 걸려있지 않은 최한솔의 전화기로 하숙집에 전화를 걸었다. 뚜,뚜 하는 몇번의 신호음이 계속되다 짜증 섞인 목소리의 남자가 전화를 받는다. 하긴 벌써 12시니까, 어? 사실 12시면 그렇게 늦은 시간도 아닌데, 뭐하는 데야 여기.
"여보세요?"
"아, 안녕하세요 저는 그 하숙집에 사는 애들 친군데요"
"그런데요?"
꽤 재수없게 나오는 남자의 말투에 기분이 살짝 나빠지려고 했지만, 그저 그런데로 참아본다. 후, 나중에 나 맛있는거 안 사주면 저 네명 다 죽여버리리라. 하고 결심하며. 여긴 세봉포찬데요, 전원우랑 이석민이랑 최한솔이랑 권순영이 술에 떡이 되서 누워있어요. 제가 하숙집 위치를 몰라서 그런데 와서 좀 데려다 주시겠어요? 라 말하자 남자가 아이씨- 하는 소리를 내며 어디라구요? 재차 되묻는다. 세봉포차요, 말해주자 전화를 끊어버린다. 뭐야 이 새끼. 착한 일 하려다가 기분만 잡쳤다. 괜히 열이 올라 옆에서 자고 있던 전원우의 머리를 후려쳤다. 으음- 하는 신음이 들려왔지만 등을 몇번 토닥여주니 다시 잠든다. 근데, 그 남자 혼자 와도 되나? 개가 무려 네마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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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숙집에 전화한지 10여분 쯤 지났을까. 갑자기 테이블이 덜덜 떨리더니 전화 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금방 꺼지겠지 뭐, 하고 무시했지만 계속 울려대 사람들의 눈총을 피할 수 없어 손을 뻗어 그 전화를 찾아 급히 귀에 댔다.
"여보세요?"
한마디 툭, 건네자마자 포근하게 감싸오는 이석민 향수 냄새. 이석민 전화기다. 씨, 또 심장이 뛴다.
"아 아까 그 분이세요?"
"누구세요?"
김민규요, 누구냐고 묻자 제 이름을 말해버리는 남자에 눈만 끔뻑거리며 발신인을 확인했다. [하숙 김민규] 라고 다소 딱딱하게 적힌 이름에 왠지 모르게 또 발린다. 이석민 이 새끼, 꽤 공과 사를 잘 구분하나보다. (아니 우리 동아리에서도 그러면 좀 좋아?) 아 그래요, 라며 말 끝을 흐리자 세봉포차 맞죠? 하며 재차 묻는다. 아니 이 새끼는 몇번을 얘기해도 못 알아들어 왜. 답답해진 마음에 머리를 마구 헤집으며 바깥을 내다보자 왠 잘생긴 남자 하나가 안을 들여다보고있다.
"지금 나랑 눈 마주쳤다. 그죠?"
"예?"
"그쪽이 윤세봉?"
"예?"
당황스러워서 예? 만 반복하자 남자가 실없이 웃으며 포차 안으로 들어온다. 키가 엄청 크다. 나 같은 호빗은 고개를 한참 올려야 볼 수 있을 정도로. 뭐지, 모델과? 아니면 연극 영화과? 한참을 생각하며 남자를 바라보자 남자가 씩 웃으며 전화를 끊고 내게 손을 내민다.
"의과대학 김민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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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다닌 다는 말에 들고 있던 이석민의 전화기를 퉁, 하고 떨어뜨려버렸다. 권순영도 맨날 치킨 먹다 말고 이 뼈는 뭐고 저 뼈는 뭐고 별 지랄을 해대던데 저 새끼는 얼마나 심할까, 하는 생각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다. 의대요? 의사? 말을 더듬으며 묻자 남자가 이상한 소리를 내며 웃는다. 뭐야, 저 새끼도 병신인가? 아니, 그냥 저 하숙집은 모두 병신인 것 같다.
"많이도 드셨네 들. 일행이세요?"
"저요? 아뇨?"
일행이세요? 하고 묻는 남자의 말투에 괜히 기분이 나빠졌다. 난 이 새끼들처럼 무식하게 막 마시는 타입은 아니란말이다. 그럼 말고, 애들 차에 싣는 것좀 도와줘요. 남자가 익숙하다는 듯 권순영을 들곤 내게 말했다. 뭐야 이 새끼, 힘도 엄청 세다. 김민규와 네 명의 하숙집 프렌드를 어찌저찌 차에 다 싣자 김민규가 저 두명은 어쩔거예요? 하며 물어온다. 어쩌긴 뭐 어째요, 내가 거둬야지. 우리 회장님이랑 파리넬리.
"그럼 나중에 또 봐요-"
김민규가 운전대에 올라타 내게 인사하곤 쓩- 떠나버린다. 30분 사이에 뭔가 되게 많은 일이 일어난 것 같지만, 뭐 여섯명중 4명은 처리했으니까! 떠나는 이석민 일행의 차 뒷꽁무니에 대충 손을 흔들어주곤 다시 술집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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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친구들?"
"ㅇㅇ 와서 좀 도와주셈"
"아- 왜!"
"오빠잖아-"
"아 씨, 알겠어"
윤정한한테 SOS를 요청하자 엄청난 짜증을 내며 전화를 끊어버린다. 하지만 난 오빠가 올거란걸 알기에 묵묵히 기다렸다. 중간중간에 노래부르는 부승관의 잠꼬대만 빼면 완벽했을텐데.
다행히 부모님이 촬영일정 때문에 지방 내려가셨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너희 둘은 내가 버리고 갔을거야. 라고 선언하며. 이지훈과 부승관 사이에 앉아있던 이석민이 사라져서 그런지 이지훈은 부승관의 무릎에 누워 새근대고 있었고 부승관은 테이블에 엎드려 쿨쿨대고 있었다. 좋은 구경이네 참. 이런건 남겨야 해! 라며 사진을 한장 찍고 다시 테이블에 가만히 누웠다. 잠든 부승관의 얼굴이 참 곱다. 그나저나, 윤정한 이 새끼는 언제 오는거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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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여보세요?"
"윤세봉 너 이게 무슨 짓이야아아!!!!"
귀를 뚫을 것 같은 괴성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잠에서 깼다. 누구세요? 물으며 발신인을 확인해보자 예쁘게도 떠있는 세 글자, [전원우] 아 맞다, 나 어제 얘 카드로 사고 쳤지, 그, 그건 당장 계산해야해서 아무 지갑으로 그냥 계산한거야! 대충 둘러대자 전원우가 으아아악! 하는 괴성을 내며 전화를 끊어버린다. 뭐람, 알아서 뿜빠이 하겠지 싶어 침대에 다시 누웠다. 주말이라 그대로 다시 잠들고 싶었는데 바깥에서 들리는 또다른 괴성에 그럴 수가 없었다. 그러니까 작작 마시라고 내가 몇번 말했니 회장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