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차 남자친구 김민규에게
![[김민규/단편] 11년차 남자친구 김민규에게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6/19/0/0f95e44342defdf9c25f793d05e7408b.gif)
안녕 민규야.
편지로는 되게 오랜만이지? 고등학교때는 서로한테 편지 되게 많이 써준 것 같은데, 어느새 편지가 어색할만큼 시간이 흘렀네.
11년 전, 우리 고등학교 입학식 날, 선서하던 네 모습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아.
입학생 대표, 김 민 규. 특이한 이름도 아닌데, 네 이름은 머리에 새겨졌고, 단정한 교복을 입고, 한 손을 든 채 야무지게 선서문을 읽는 너는 반짝반짝 빛났었어.
누가봐도 멋있고 잘생기고 공부까지 잘하는 너를, 평범의 극치인 내가 좋아한다는 사실이 부끄러울만도 한 것 같은데. 그 때의 나는 그런거 모르고 너한테 직진했었지.
아침에 학교에 가기 싫어서 이불 안에서 꿈틀거릴때도, 그래도 학교에 가면 너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몸을 일으켰었어.
사실 공부에 별 관심도 없었는데, 너랑 같은 면학실에서 공부하고 싶어서 오기로 공부했고 덕분에 3년 내내 아슬아슬하게 네 옆자리에서 공부 할 수 있었어. 면학실 장인 너를 도우려고 일부러 청소도 도맡아 했고.
민규야 좋은아침. 민규야 이거 먹을래? 민규야 오늘 학교 끝나고 뭐해? 민규야 혹시 이 책 읽어봤어?
민규야, 나 너 좋아해.
1년 내내 너한테 한 6번은 고백 한 것 같다. 내가 장난같았는지 그때마다 넌 그냥 내 긴 앞머리를 한번 쓱 쓸어주고 자리를 떴었고. 그런 너에, 난 지치지도 않고 널 계속 좋아했고.
그리고, 그 노력이 결실을 맺었던 날. 7번째 고백을 했었던 날이겠구나.
고 1 겨울방학식 날이었어. 우리 면학실이 별관에 있어서 유독 추웠잖아. 그 날 너랑 나는 단 둘이서 면학실 대청소를 하고 있었구, 별 말 없이 바닥을 쓰는 너 모습은 참 설렜어.
멋있었거든. 힐끔힐끔 쳐다보는 네 입에서는 이따금 하얀 입김이 뽀얗게 피어올랐는데, 그것마저 너무 예뻤어. 콩깍지였나봐.
따가운 내 시선을 느꼈는지 내게 뭘 그렇게 보냐고 헛웃음 지으며 낮은 목소리로 묻던 너에 나는 온 신경이 멍해졌어.
어둑해지는 날, 하얗게 쌓여 빛나고 있는 눈, 그리고 너.
다른 변명을 생각할 새도 없이 나는
“너.”
라고 대답해버렸어. 그리고 당황한 너에게
민규야, 나 너 진짜 좋아해. 진짜로 많이.
라는 바보같은 고백을 해버렸고.
사실 여느때와 같이 그저 웃고 넘길 줄 알았는데, 너는 나에게로 성큼성큼 다가와서 그 큰 품에 날 안았어. 가슴 터지는 줄 알았었는데. 네 마이 감촉이 아직도 생각난다면 넌 안믿겠지?
딱히 우리 오늘부터 1일이야! 라는 귀여운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날 이후로 우린 이미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어가고 있었어.
![[김민규/단편] 11년차 남자친구 김민규에게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10/15/0/0dbe7879eb15459207b58ec059c26d00.jpg)
너는 3년 내내 전교 1등을 놓친 적이 없었어. 약간 질투가 나긴 했지만, 그런 대단한 너가 내 남자친구라는 사실이 내심 뿌듯하기도 했어.
시험기간에는 주로 학교 근처 도서관에 자주 갔는데, 사실 공부하러 가기보다는, 도서관 앞 공원에서 손잡고 걸어다니는게 좋아서 그랬지.
그래도 할 땐 하자! 하고 열심히 공부만 하고 있으면, 내 자리로 손을 뻗어 내 교과서에 자그맣게 하트를 그리며 칭얼대는 너가 참 귀여웠어.
마치고 버스정류장에서 나랑 같이 버스 기다려줄때, 우리 둘다 버스가 일찍오면 괜히 아쉬워서 일부러 안타고 다음 버스 기다리고 그랬는데.
아까까지만 해도 20분이나 남아있던 버스가, 너랑 조금만 얘기하고 손잡고 있다보면 금방 잠시후가 되어버려서 항상 아쉬웠었어. 너랑 함께있는 시간은 아무리 많아도 부족했었지만, 뭐.
시험 끝나면 더 이상 데이트하러 도서관에 갈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우리 시험 끝나면 항상 가던 그 노래방 생각나? 한시간에 4000원이던. 학교에서는 관심 없는 척 하는 랩이랑 여자아이돌 노래 불러주는 너의 모습에 처음엔 경악했다가, 갈수록 적응했었지.
고등학교 애들은 아직도 너가 랩한다는 말 해주면 절대 안믿는다? 상상도 안간대. 아, 그리고 애들이 그러는데, 그 노래방 지금은 5천원으로 올랐다더라. 뭐든지 시간이 지나면 다 변하는가봐.
고등학교 2학년이 돼서 마지막 수학여행 갔을때 기억나? 2박 3일 일정의 마지막 날, 숙소측에서 불꽃놀이를 해줬고 너는 내 손을 잡고 몰래 숙소 옥상으로 올라갔어. 하늘이랑 조금 더 가까워서 불꽃이 더 예뻤는데. 우리가 처음으로 함께 본 불꽃놀이구나.
5월의 밤은 화창했고 바람이 볼을 스치고 가는게 기분이 좋았어. 그리고 옆엔 너가 있었고, 우리는 그날 첫키스를 했지.
둘 다 부끄러워서 며칠동안 제대로 얼굴 쳐다보지도 못했는데. 귀여웠다 우리.
우리 수능 전날에 학교 운동장에서 엉엉 울었잖아. 너는 수시에 붙었지만 최저등급을 맞춰야됐기때문에 부담감이 컸고, 나는 수능성적으로 대학을 갔어야 했기 때문에 잘봐야 한다는 생각이 내 숨을 조였었어.
그 힘든 시절을 옆에있는 김민규가 많이 도와줬지. 내가 모의고사 못보고 우울해져있으면 날 꼭 안아주고 다음에 잘하면 되지, 내가 도와줄게. 하는 너 덕분에 끝까지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어.
왜, 막 수능 냄새란게 있다고 그러잖아. 겨울 냄새 같은거? 특히 우리가 수능 본 해의 겨울은 엄청 추웠는데, 그런 날씨에 바깥에서 엉엉 울고 나니까 얼굴이 새빨갛게 얼어서, 다 울고나서 서로 얼굴 보고 배꼽잡고 웃었던거 생각난다.
나 사실 그때 무슨 생각 했었는 지 알아?
수능이 끝나면 우리 고등학교 생활도 끝이고, 그래서 우리도 곧 헤어지게 될거라고 생각했었어. 그래서 그렇게 서럽게 울었어. 그 이후로도 몇년이나 사귈 줄을, 그 땐 몰랐어.
우리 고등학생때, 면학실에서 수능특강 풀면서 찌들어 있을때, 입버릇처럼 했던 말이 우리 수능만 끝나면 부산가서 실컷 놀자- 였잖아. 그래서 우린 스무살이 되자마자 부산행 티켓을 끊었고.
부산 되게 좋았어. 기차 안에서 우리한테 신혼부부냐고 물어봤던 할머니 혹시 아직 기억나?
잘 지내시려나. 그 때 아니라고 손사래치면서 엄청 부끄러운 척 했는데, 사실은 기분 되게 좋았어.
막연하게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 우리가 진짜 부부가 되어서 여기를 다시 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너랑 처음 본 겨울바다의 첫인상은 ‘춥다’였어. 물론 좋았는데, 너무 추웠어. 그래도 너가 네 큰 패딩 안에 날 가득 안아줘서 기분은 진짜 좋았어. 면학실에서 너가 처음으로 나 안아줬던 날도 생각나구..
물론 나보다 키는 두뼘만큼 더 크지만, 항상 애기같이 굴던 너가 날 애기 다루듯 안아주는게 묘했어.
매 겨울마다 오자고 약속했었는데 몇 번은 못갔네, 반쪽짜리 약속으로 남았구나.
![[김민규/단편] 11년차 남자친구 김민규에게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10/15/0/12db7f6b06c49eca0be505266413d70c.jpg)
대학가서 멀어질까봐 걱정 많이했는데 다행히 같은 역에 있는 대학교에 가게 돼서 고등학교때만큼은 아니더라도 나름 자주 봤네.
우리 학교 앞에 있었던, 우리 자주 간 그 치킨집 생각나? 거기 지금 파스타집으로 바뀌었더라. 너 파스타도 좋아하잖아. 나중에 한번 가봐.
아, 너 입학 전부터 내가 불안하다고 발 동동 구르더니만, 승관이한테 나 감시하라고 시키고!
엠티가서 승관이가 나 자꾸 쳐다보구 챙겨주길래 나한테 관심있나 의심했었는데, 다 너가 부탁한거였어.
실 승관이가 나 좋아하는 줄 알았다. 어떻게 예의있게 거절할까 시뮬레이션도 했었다. 아오, 창피해.
그래도 나한테 찝적거리는 선배 있으면 부승관이 나서서 얘 고등학교때부터 사귄 남자친구가 있는데~ 하면서 정리해줘서 고마웠어.
승관이랑 내가 그렇게 노력하는데도 너는 내가 불안하다고 징징댔지만.
근데 넌 내가 더 애탔다는 것도 몰랐지? 그래, 나도 한눈에 반한 김민규인데, 어느 여자가 너에게 안반하겠냐.
너희 학교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맨날 ‘1X학번 김민규선배 여자친구 있나요?ㅠㅠ’라던가, ‘경영대 심교수님 교양듣는 키크고 매일 앞에 앉는 남자분 연락처 알고싶어요. 출석부를때 김민규라고 한 것 같은데.’라는 질문이 잔뜩.
나야말로 너를 질투하느라 온 신경이 남아나지를 않았다구. 그나마 다행인건, 넌 정말 그런 여자아이들에게 관심이 없었다는 거.
너에게 대학은 정말 학문의 공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였던건지, 넌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받는데만 늘 집중했어. 학교바깥에선 항상 나에게 최선을 다해줬구. 나도 다른남자한테 한 눈 판적 없는데 내성적은 왜그랬지..
하여튼 이것도 꽤 어렸을때구나.
너 서로 대학 졸업식가서 찍은 사진 아직 갖고있어?
난 그 사진이 아직도 내 배경사진이야. 학사모를 쓴 너는 내가 본 모습중에 두번째로 멋있었어. 첫번째는, 오른손을 들고 선서하던 모습이고.
과 수석으로 졸업하면서 총장님과 당당하게 악수를 하고 돌아선 뒤, 바쁘게 눈을 굴리다 나를 발견하고, 넌 체육대회때 엄마를 본 어린 아이처럼 환하게 웃었어.
내 졸업식때도 4년동안 수고했다며 파란색 꽃다발을 함박 들고 온 널 보면서, 내가 어쩌다, 어떤 연유로 너같은 복덩어리를 갖게 되었을까 의아했어. 너무 행복해서.
꽃에 얼굴을 대고는 누가 꽃이게- 하며 장난치는 너는 너무 사랑스러웠거든.
그런 말 있잖아, 시간이 해결해준다고, 시간이 약이라고.
그런데 시간이 사람을 아프게 하는 일이 더 흔한 것 같아.
![[김민규/단편] 11년차 남자친구 김민규에게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6/25/21/fff8f3d8c4aa645352bf8ef7c92d0c6f.jpg)
인생을 살면서 가장 순수했을 고등학생 시절과, 그런 시절을 거쳐 가장 영악해져야 하는 사회인으로서의 시간을 함께하는 건 서로에게 꽤나 괴로운 일이였을거야.
달라진 너의 모습을 보며 그만큼, 아니 더 많이 달라져 있는 내 모습을 깨닫게 되거든.
졸업하자마자 대기업 취직에 성공해 기뻐하던 너는 어느새 매일같은 야근에 점점 피폐해져갔어. 살면서 모든일에 열을 다하는 너였지만, 그곳에서의 너는 행복해보이지가 않았어.
나는 졸업 후에 1년정도를 놀다가, 아무 회사에 취업해 그저 그런, 흥미없는 업무로 간신히 백수만을 면하는 삶을 살았고.
사실, 내가 너무 초라했어. 너는 어쨌든 바쁘더라도 인간노릇은 제대로 하는 것 같은데, 나는 그저 태어났으니 살아가는, 그런 수동적인 사람처럼 보였거든.
내 마음속에서 나는 점점 보잘것없는 사람이 되어갔고, 그래서 나는 더 너에게 기대고 싶었어. 너에게 힘든 걸 티내고 싶었고, 그래서 더 툭툭댔어. 그냥 너가 일에게 쏟는 만큼의 관심을 나에게도 쏟아주길 바랐어.
하지만 너는 이제 그럴만한 여유가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 너는 28살이란 어린 나이에 대리를 달았고, 회사에 꼭 필요한 인재였어.
내 머릿 속의 너는 17살, 면학실에서 환하게 웃으며 날 반겨주던 김민규로 남아있었는데 정신차려보니 너는 더 이상 고등학생 김민규가 아니라, 윗선의 비위를 잘 맞추어 경쟁PT에서 광고를 따내고, 외국 바이어와의 통화쯤은 능숙하게 처리하는, 그런 잘나가는 회사원 김민규더라.
사실 나는 아무래도 좋았어. 너가 조금 변했어도, 널 사랑할 자신쯤 있었거든.
하지만 넌 아니였어. 너는 날 사랑해줬지만, 너 자신을 사랑할 줄 몰랐어.
자신을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은 언젠가 결국 사랑을 주는 일에 쉽게 지치게되더라.
시간이 지나고, 너는 너 자신보다 회사가 중요한 나머지 널 아낄 줄 모르는 사람이 되어버렸고 나는 이젠 더이상 사랑받지 못하는 여자가 되어버렸어.
미안해. 내 그릇이 좀 더 크고 괜찮은 사람이였다면 그런 너를 옆에서 더 보듬어 줄 수 있었을텐데.
이런 나에게 질렸는지 가끔 시간을 내어 날 볼때면, 자주 보지 못하니까 오래 보자-라고 말하면서도 항상 너의 시선은 핸드폰에 가있었어.
팀에 새로운 멤버가 들어왔다더니, 안그러던 애가 핸드폰을 숨기더라고. 점점 내 눈을 맞추지 않고, 나와의 데이트를 수행해야만 하는 하나의 버거운 과제처럼 여기는 너를 보며 난 조용히, 아주 조금씩 내 마음을 가득 채우고 있던 너를 접기 시작했어. 다른 사람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너와 나는 영원할것이라 믿었던 내 다짐이 바보같아졌어.
민규야, 자꾸 옛날얘기 꺼내서 미안해. 혹시 우리 같이 새해 맞았던 21살 겨울 생각 하려나 모르겠다.
그 해의 첫번째 해가 떠오르는 걸 보면서, 너가 내 손을 꼭 잡고 이런 말을 해줬었어.
너랑 함께한 모든 순간이 너무 행복해서, 만약 너와 헤어지더라도 우린 분명히 좋은 추억으로 남을거라고. 그리곤 평생 가슴속에 묻혀있을거라고. 지우려고 해도 잘 지워지지 않는 잔향처럼.
그래, 넌 나한테 그런 존재야.
민규야, 넌 나에게서 절대 지워질 수 없는 사람이야. 내가 가장 많이 좋아한 사람이고, 앞으로 너만큼 좋아할 사람은 못 만날 것 같거든.
내가 가장 예뻤고, 힘들었고, 순수했고, 보잘것 없는 시절을 함께 보냈어, 너랑. 그래서 내가 힘이들때 떠올리며 기운을 얻는 추억의 대부분은 너와 함께인 추억이야.
다만 우리 사이의 시간이 너무 많이 흐른 탓이야. 이제 서로에게 묶여있을 시간이 지났어.
자그마치 11년이야. 널 처음 봤을때 우리는 17살이였고, 우린 지금 28살이 됐어.
아침에 일어났을때 너가 옆에 있더라면 얼마나 행복할까, 우리의 아기는 누구를 더 닮을까 라며 했던 시시콜콜한 상상들은 이제 그저 정말 상상으로 남아있겠구나.
민규야. 너와 헤어지더라도, 너는 영원히 내 아픈 손가락일거야.
내 지난 11년은 너와 함께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을거고, 너와 연애했었다는 사실이 날 더 소중한 사람으로 만들어 줄거야.
너와 함께했던 추억들을 야금야금 뜯으며 앞으로의 시간을 버텨볼게.
너 덕분에 11년이 행복했으니, 나도 이젠 너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고싶어.
소녀같은 내 마음을 받아줬던 그때, 소년의 김민규에게 참 고마워.
이젠 내가 널 놓아줘야 할 때가 온 것 같아.
내 민규야, 앞으로는 이렇게 다정하게 부르지 못하겠지만, 난 앞으로도 널 쭉 응원할거야.
너가 말했듯이, 너는 영원한 내 잔향으로 남아서, 잊었다 싶으면 어디선가 나도 모르게 다시 피어오르겠지만, 나는 그걸 모르는 척 하며 괜찮은 척 살아볼게.
그냥 이젠, 멀찍이서 널 바라보고 있을게. 11년 간 함께해줘서 고마웠고, 또 고마웠어.
내 인생의 많은 부분이 너와 함께였다는 사실로 난 충분히 행복해.
내 많은 처음이 너라서 고마워.
건강 잘 챙기고, 너를 더 사랑해주는 사람 만나서 행복하길 바랄게.
안녕, 사랑하는 민규야.
![[김민규/단편] 11년차 남자친구 김민규에게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4/06/20/c766fe594ed4acea8881ba715d0a7a5a.jpg)
-
귀한시간 내어 읽어주신 분이 계시다면 정말 감사드립니다 (._.)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텍🔞) 저속노화 정희원이 보낸 카톡 상세..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