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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찬열외전

 

 

 

언제부터였을까

내가
변하기 시작한게

..
.

 

 


"어디 중학교에서 왔어?"


멍하게 풀린 눈이 한 번,두 번 감기었다 떠진다.그리고 조심스럽게 날 향한다.또르르,또르르 시선이 흘러간다.내 똑바른 시선이 그를 향하자 멈칫하는 모습이 꽤 신선해서 그만 피식 웃어버렸다.날 피할 듯 말 듯 위태로이 바라보던 녀석이 아주,조심스레 살금 웃어보였다.어,중학교?너는 어디 나왔는데..?나는 그 긴장섞인 말씨에 또 한 번 웃음이 나왔다.그 고요한 음성 위에 내 시원한 목소리가 얹어졌다.난,백일중.그가 다시금,조금 덜 어색하게 웃음 지었다.자연스레 그의 명찰에 시선이 옮겨갔다.


변백현?반갑다,난 박찬열.내가 니 짝이네-

 


봄꽃피는 어느 날,나와 그가 한 공간 안에서 만났다.

 

 

 

한 번,눈을 깜빡인다.


뱅그르르 볼펜이 돌아간다.그의 시선이 볼펜에 닿는다.살짝 벌어지는 입이,뭔가 바보같아서 씨익 웃었다.뱅그르르 뱅그르르 끝도 없이 돌아가다가 엇나간 시선에 손에서 볼펜을 놓쳐버린다.어,그가 떨어진 볼펜을 머뭇거리다가 집어서 나에게 건넨다.자- 소심하게 내밀어지는 작은 손 위의 볼펜을 나는 그저 바라보기만 한다.자..여기.손을 조금 더 뻗어보지만,멀뚱히 쳐다만 보고 있는 내 모습에 그가 입술을 깨물다가 이내 책상 위에 곱게 얹는다.

 

신선하다.

나는 금세 입술이 삐져나온 백현을 보고,그렇게 생각했다.

 

 

 


"오세훈,너 변백현이랑 같은 중학교였다며."


뭐 좀 알아?지루하게 눈을 감고 있던 그가 슬몃 눈을 떴다.햇살 참 더럽게 따사롭네- 내가 무안해 별 말을 내뱉었다.백현이 왜 제게 어디 중학교를 나왔는지 말해주진 않았지만,뭐 별 상관 없이 배연지를 통해 쉽게 알아낼 수 있었다.세훈의 시선이 나를 슥 훑고 지나갔다.나는,괜히 눈을 내리깔았다.새가 짹짹 지저귀는데 그 소리가 참,듣기가 싫어서 귀를 후비적거렸다.세훈이 잠시 인상을 구기는 듯 하더니 곧 말을 뱉어냈다.


"아,나 걔 알아."
"..그래?"
"잘,기억은 안나는데..김종인이 자주 말했던 애같은데"

 

걔랑 같은 반이었을걸.느린 음성이 귀를 통해 흘러들어왔다.


"친했대?"
"그랬었나.자주 말했으니까 그랬겠지 뭐"
"..."
"왜"
"니가 알아서 뭐할건데"
"어 씨발"

 

 

 


한 번 두 번,눈을 깜빡인다.

 


"백현이 집 어딘지 알아?"


연지의 표정이 한 순간 변한다.또 왜?내뱉는데,불만에 가득 차 있다.그저 난 눈을 올곧게 뜨고 연지를 자세히,또 자연스럽게 쳐다 볼 뿐이었다.어디냐고.내가 낮은 음성으로 그렇게 내뱉었다.질 세라 눈을 똑바로 뜨고 마주하는 그지만 내가 살몃 미소 짓자 금세 입을 꾹 다물더니 깊은 숨을 뱉는다.오늘도 졌다.그리곤 말한다.나는 제법 기분 좋은 얼굴을 띈다.그런 내 얼굴을 보는 연지는 썩 표정이 좋지 않았지만 그건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고마워."

나도 백현이 집은 가본 적 없어.연지가 그렇게 작게말했다.나는 무언가 뿌듯함을 느꼈다.백현이 내 말을 거절한 데엔 그만한 이유가 있나 보구나-싶어서 더 궁금하기도 했다.나 갈게.기분 좋게 한 걸음을 내딛었다.

 

 

 

 

 

한 번 두 번 세 번,눈을 깜빡인다.


"..백현아"


그의 눈이 지쳐보였다.입술에선 새빨간 피 한 방울이 떨어졌다.그리고 저 뒷편에서 들리는 유리 깨지는 소리,나는 이해해버렸다.혼이 나가버려 제 앞에 누가 있는 줄이나 아는 것인지,아님 정말 모르는 것인지 날 바라보는 그 눈은 투명할 뿐 아무것도 담아내지 않았다.심장이 멈춘다는 것이,무슨 느낌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그 서글픈 얼굴에 나도 그저 그를 가만히 지켜보는 것 외엔 별 다른 수가 없었다.볼수록,그를 볼수록 무언가 요동친다.아픔이 녹아든 그의 눈을 볼 수록 요동치는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백현아,백현아.마음속으로 그를 다시 되불렀다.나와 그는 그렇게 아무 말도 없이 몇 분간을 마주보고 있을 뿐이었다.


"미안해"


그의 투명한 눈에 내가 흐릿하게 담겨졌다.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아니면 아예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있는 걸까.나는 조금도 알 수 없어 그저 그와 눈을 마주한 채 서 있을 뿐이었다.


"무슨 말을 해야 될지 모르겠어"
"....."
"..동정안해줘도 괜찮아"


내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동정하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았다.단지,그의 표정이 너무 지쳐보여서,힘들어보여서 보는 나마저도 숨이 턱턱 막혀왔다.위태위태하게 버티고만 있는 것 같아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 깊게 숨을 들이쉴 뿐이었다.그는 여전히 넋이 나가버린 것 같은 얼굴이었다.그의 몸이,아주 미세하게 떨리고 있다는 걸 난 알 수 있었다.


"연지한텐 말하지 말아줘"
"..응 당연하지"
"너만 알고 있는거야,정말 너만.."

 

백현의 울먹이는 듯한 음성에 나는 순간 무언가가 북받쳐 알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입을,꾹 다물었다.백현이 얼굴을 떨궜다.내뱉는 작은 숨소리들이 내게 꼭 위로해달라고 하는 것 같아 주먹을 꽉 쥐었다.백현은 말이 없었다.울지마.그저 말 없이 미세하게 떨리는 그의 작은 몸에 난 무엇이 그렇게 가엾었는지,안타까웠는지 결국 그냥 그를 포근하게 안아주었다.

 


느리게 그의 등을 두드려주었다.그가 내쉬는 숨 하나하나에 울분이 가득 찬 것 같아 왠지 나까지 서글퍼지는 탓이었다.어떻게,또 언제부터 무엇을 품고 여지껏 살아온건지 나는 물을 수조차 없었다.그저 이렇게 조그만 위로를 해주는 것 외엔.


"미안,미안.."


나는 계속해서 그에게 사과했다.굳이 그러고 싶지 않아도,내 입이 자동으로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그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지만 그저,이대로 있어도 괜찮다는 무언의 뜻으로 느껴져 계속 그를 품고 그렇게 말했다.

 


"백현아,"


그와 눈을 맞추며 그렇게 말했다.투명한 그의 눈에,내가 조금은 더 선명하게 담겼다.


"힘들면..말해도 돼 나한텐"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나,너 좋아해."


내겐 제법 단조로운 그 말들이 연지의 입에서 나왔다.나는 그저 텅 빈 눈으로 그것을 지켜볼 뿐이었다.연지의 두 눈은 날 정확히 응시하고 있었다.제발,알아달라고.그 눈이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아서 난 일부러 더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아,맞다 너 저번에 백현이 한번도 여자친구 없었다며."
"....."
"왜 거짓말 쳤냐 너"


내 말에 연지의 표정이 조금,아니 조금 많이 일그러졌다.그에 나도 조금 무언가 알 수 없는 짜증의 감정이 피어올랐다.나,알고 있었어 네가 나 좋아하는거.내뱉지 않은 그 음성이 내 속에서 울려퍼질 뿐이었다.너 백현이 단짝친구라며,초등학교때부터 친구라며?나는 연지의 표정을 살피며 홀로 생각하고 있자 점점 무언가가 끓어오르는 듯 했다.백현이가 널 얼마나 생각하는데 넌 말야,넌….나는 점점 더 짜증이 났다.나랑,무슨 말이든 더 해보려고 써먹잖아 너.내가 모를 줄 알았어?


"나.."
"왜 거짓말 쳤냐니까"


말을 아예 끊어버리고 차게 말했다.결국 일그러지다 못해 서러워 연지가 눈물을 뚝뚝 흘렸다.연지가 내게 이런 말들을 하는 것이 생각보다-더 싫었다.그래서 평소보다 더 냉하게 대했다.너,백현이 완전 이용해먹는 것 같잖아.내가 다시금 생각했다.왠지 그 눈물에 난 처량하기 보단 더욱 싫어졌다.


"너 좋아한다구.."
"그래?"
"많이 좋아해,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말할 만큼..쉬운 감정 아냐"


..난,아닌데.그냥 완벽하게 거절해버렸다.연지가 또 한 번 소리내서 우는 것이 듣기 거북해서 시선을 확 돌려버렸다.머릿속이 무엇을 그리기라도 하듯 느리게 빙빙 돌았다.연지의 눈물어린 음성이 어쩔 수 없이 내 귀를 파고 들었다.싫다,듣기 싫어….나는 기어코 다시 시선을 마주했다.

 

"흐으..너,이상해..그거 알아?"
"...."
"언제부터..이렇게 되어버린 건지 모르겠어"
"..."
"너..정말 언제부턴가..."


진짜,이상해져버렸잖아 너..

.
.


언제부터였을까
내가 변하기 시작한게

언제부터였지
네가 이상하다고 느낀게

 


"백현이..좋아해 너?"

그 황당무계한 말이 내 귓속을 파고 들었다. ..뭐?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되물었다.


"정말 너무 이상해.."
"..."
"너 백현이 좋아하잖아.."


사실이잖아.나는 아무 말도 내뱉지 못했다.미쳤어?한 마디하면 될 것을,한 마디 말도 내뱉지 못했다.정말,이해할 수가 없어….연지가 흐느끼는 음성으로 그렇게 말했다.발 끝으로부터 무언가가 조심스럽게 피어올라 끝없이 올라가더니 머리 끝까지 닿아 댕-하고 종을 울렸다.연지와 눈을 마주했다.닿은 시선이,너무나도 불쾌하게 녹아들었다.아…씨발.난 그 오묘한 느낌에 욕설을 내뱉었다.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우는 연지를 두고 도망치듯 그 곳을 빠져나와버렸다.

 

 

 

질끈 감은 눈을

조심스럽게 떴다.

 

"하아.."


익숙했던 담배냄새가 오늘따라 역했다.세훈이 날 이상하게 쳐다보았다.그래,이상할 만도 하지.나도 내가 미친 놈인 거 같은데….나는 눈을 다시금 깜빡였다.하나 하나 떠오르는 기억에 심장이 조이는 느낌이었다.그래,그래.나는 너무나도 쉽게 깨달아버렸다.그래,맞아.

 

"아,왜 그러는데 미친놈아,말을 해줘야 뭔 말이라도 더 해주지"
"맞아 씨발 오랜만에 좀 보자더니..하는 말이라곤 별"


난 그들의 말에 미간을 찌푸리고 담배만 뻑뻑 피워댔다.아,몇 개피째지.밤공기가 차게 느껴졌다.


"아 몰라 씨발..좆같아"


밝은 달에 꼭,누군가가 그려지는 것 같아서 그냥 다시 눈을 깊게 감아버렸다.인정.인정했다.이 간질간질하고 오묘해서 미쳐버릴 것 같은 이 감정의 실체가 무엇인지,오늘 나는 똑똑히 깨달아버렸다.그걸 꼭 배연지를 통해서 깨달아버리다니 뭐라 형용할 말이 없어 참 씁쓸했다.풀린 눈을 옅게 뜨자 그들의 날 이상한 듯 보는 눈빛이 들어왔다.그래,나 존나 이상하다.나도 이제 알았어.나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작게 비소지었다.

 


'..고마워'
'너한테..진작 말할 걸 그랬어.어제도 고마웠어'
'위로해줘서..'


그 말을 하고서 백현이 수줍은 미소를 지어보였을 때,알 수 없는 무언가가 내 안 가득 퍼졌을 때부터 난 알아차렸어야 했나보다.문득 떠오르는 그때 백현의 작은 웃음에 밤공기가 내 속에 깊이 스며들었지만 기분이 어쩐지 시원했다.나는 눈을 다시 느리게 감았다,떴다.한 번 두 번,스쳐가는 기억은 기어코 꼭꼭 막아두었던 벽을 완전히 무너져내리게 해 버렸다.후-하고 담배연기를 내뱉었다.그리고는 다시 한 번 두 번,눈을 느리게 깜빡였다.

 

 

 

 

 

 

 

 

 

 

 

 

 

 

 

백현아,
넌 지금 뭐해

 

 

 

 


널 생각하고 있는데….

 

 

 

 

 

 

 

* *

BGM-flaming heart-소나기

써놓고..혼자 설레하는1人;ㅋㅋㅋㅋㅋㅋㅋㅋ

찬열이는 알고보니 순정파..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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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찬열이가 순정파...아...지금 너무 행복해요..찬열이 그렇게 안봤는데 찬백행쇼 해야겠네요!!!!(흥분)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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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순정파라니...이제 찬백행쇼할일만 남았넵//^^//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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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순정파 박찬열이라니ㅜㅜㅜㅜ멋있다 찬열아ㅜㅜ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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