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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스 전체글ll조회 736l 3





You had my heart, and we'll never be worlds apart.

당신은 내 마음을 가졌고 우리는 절대 떨어지지 않을거에요.







00. -2 


Oh, baby. It's raining, come into me.







여자의 하얀 손바닥에 물방울이 부딪혀 부서졌다. 손바닥에 물방울이 점점 고일 무렵.


"우산없어요?"


여자의 옆에 노란 우산을 쓴 남자가 섰다. 갈색빛이 도는 뒷목까지 오는 머리. 

흰 티 위에 다홍색 가디건. 청바지, 베이지색 컨버스. 영락없는 대학생이었다.


"데려다 드릴게요. 어디가세요?"

"정문까지요."


건물지붕아래를 벗어나 그의 우산 안으로 들어갔다. 남자 향수 냄새가 끼쳐왔다. 

말도 안 되지만 이 낯선 향에 마음이 안정되는 것을 느꼈다.


"이름이 뭐에요?"


대학교 정문 쪽을 향해 걷는 그들 사이에 침묵이 익숙해질 때쯤. 그가 물었다.


"네?"

"이름이요. "


얼마 전에 산 연청스키니가 비웅덩이를 지날 때마다 젖고 있는 것에 온 신경을 쏟고 있느라 듣지 못한 여자가 되물었다. 

남자는 그런 그녀에게 눈을 맞춰오며 대답을 종용 했다. 그의 눈빛이 문득 따뜻하다는 생각을 했다. 

좀 더 알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따스한 눈빛 속에 서늘함이 보이는 건 자기의 착각이길 바랬다.


"수정이요. 정수정. "

"예쁘네, 이름"


남자가 웃었다. 빗소리에 웃음소리는 묻혀 들리지 않았지만. 웃는 얼굴에 자꾸 눈이 갔다.


"그쪽은요?"

"웃지마요."

"네?"

"김명수."

"하하하하"


웃음이 터졌다. 수정이 숨도 못 쉬고 배를 움켜쥐고 웃느라 두 사람은 가던 길도 멈춰야 했다. 아 웃지 말라고 했잖아요- 김명수의 투정하는 소리가 우산 속을 채웠다.


두 사람은 몰랐지만 주위에 학생들 열에 아홉은 그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뱀파이어가 연상되는 희고 고운 피부. 이목구비가 뚜렷한 얼굴. 항상 머리한쪽을 귀 뒤로 넘기는 것이 버릇인 스키니진이 잘 어울리는 1학년 퀸카 정수정. 

많은 남자들이 대쉬해도 눈길 주지 않고 검은 생머리를 날리며 차갑게 지나치는 걸로 유명한 그녀가 다른 남자 앞에서 웃고 있다니.


정수정의 남자.


내일은 이 화두가 학교에 가장 뜨거운 화제가 될 것이었다.







-

티파니는 S백화점에 도착했다. 검은색 세단을 주차시키고 엘레베이터로 향했다. 백화점은 사람이 없어 고요했다. 

조직이 영업시간 이후의 백화점을 빌린 것 이었다. 그녀는 엘레베이터에 올랐다. 7층을 눌렀다. 잡선 장소는 7층의 카페.


제시카는 말했다.


- 너는 가만히 있으면 돼 그 사람이 다가 올 거니까.

- 그 사람은 나를 알아?

- 어차피 그 시간 그 곳엔 너밖에 없을 텐데. 무슨.


그녀가 떠난 주차장엔 그녀의 차 이외에 한 대가 더 주차되어 있었다. 검은색 벤츠. 이번 해에 나온 최신형이었다. 1억이상을 호가하는.


"올라갔어요, 아버지. J비서팀 요원들. 꽤 말 잘 듣고 있는 거 같은데. "


차의 주인은 통화하면서 작게 웃었다. 웃는 모습은 아이처럼 천진하고 순수했다.


"예쁘다. 몸매도 좋고. 죽이기 아깝다. "


하지만 통화내용만은 살벌했다.






-




수정은 명수와 헤어지고 정문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회색 렉서스에 몸을 실었다. 

이름이 김명수. 자꾸 웃음이 나왔다. 도시적인 얼굴에 그런 촌스런 이름. 안 어울려. 

헤어질 때 그는 약속했다.


- 다음에 비오는 날 우산 없으면, 내가 또 씌워줄게요.


수정은 다시 그를 볼 수 있을까 확신 할 수 없었다. 또 보고 싶은데... 비가 멈추지 말았음 좋겠다. 내일도 내렸으면.


"왜 그렇게 웃고 계십니까."


남자의 말에 수정은 작게 눈썹이 꿈틀거렸다.


"몰라도 돼."

"아까 그 남자 때문입니까?"


그는 핸들에서 손을 떼지 않고. 담담하게 수정에게 말했다. 구릿빛 피부에 낮은 목소리. 단정한 검은 머리. 

외모는 얼핏 강아지를 닮았지만 그보다는 늑대의 느낌이 더 났다.


"김종현."

"네."


수정의 부름에 남자, 종현은 살짝 고개를 숙였다.


"운전이나 제대로 해. 그리고 오늘 저 남자에 관해 언니한테 보고하지마. "

"..."


종현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수정은 조금씩 더 표정이 구겨졌다. 하지만 이내 미소지으며 그를 보고 있던 시선을 창밖으로 돌렸다. 

여전히 비는 하늘에 구멍이 난 듯 세차게 내렸다.



"너가 언니에게 말하면, 이쪽에서도 보고할게 있지."


운전대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아직도 우리언니, 좋아하고 있지않아?"


달콤한 협박. 종현은 이번에도 수정에게 이길 수 없음을 직감했다.




-



노크소리가 났다. 성규는 진료시간이 끝났는데 또 환자가 들어왔나 의아했다. 문이 열리고 나타난 건 간호사도 환자도 아니었다.


"오늘이야.“


그였다. 자신의 동료. 성규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금방 끝날거야. 걱정하지마."

"걱정안해."

"갔다올게."


그가 성규의 진료실을 벗어났다. 성규는 마저 하던 일에 집중하기 위해 펜을 집어들었지만, 던지듯 내려놓고 그를 향해 뛰어갔다.


이 녀석은 걸음이 빠르다. 따라잡으려고 성규는 노력을 하지만, 결국 따라 잡으려면 뛰어야했다. 

동료로써 친해졌다 싶으면 또 저만큼 멀어져있고. 위태로웠다. 항상 둘의 사이는. 

성규는 그에 대해 알고 가까워지는 것에 언젠가 자신이 지칠까. 두려웠다. 외로운 녀석이라. 그에겐 아무도, 자신말곤 없는데.


그에게 닿자, 성규는 숨을 몰아쉬면서 그의 팔을 잡았다.

 

"...우리랑 같은 훈련을 받은 사람이야. 얕잡아 보지마. 위험해..."

 

성규는 두 손을 의사가운 주머니에 넣고 진료실로 돌아갔다. 작게 경련하는 손을 가리기위한 나름의 방책이었다. 

동료가 임무에 나서는 건 자신이 나가는 거보다 더 불안한 일이다. 불안한 기색은 얼굴로는 감출 수 있지만 떠는 손만은 어떤 훈련을 해도 고쳐지지 않았다.


"걱정 안 한다면서,"


하여튼 김성규. 그는 기분 좋은 웃음을 흘렸다.





-

티파니는 접선시간으로부터 30분이 지나자 초조해 졌다. 

일이 틀어진건가. 아님 내가 죽임당하러 온건가.

하루에도 몇 번씩 하는 생각. 조직에의해 싸늘한 시체가 되는 것. 그녀는 본인의 인생은 거기까지임을 알고있었다. 

조직을 배신해서, 죽을 수도 있지만 그런 용기는 없으니, 버려져 죽임당할 확률이 훨씬높았다. 

조직의 소모품일 뿐이니까. 언제든 대체될 수 있는 존재.

검은 매니큐어가 칠해져 있는 손톱을 물어뜯었다.


침착하자.


티파니는 자세를 바로 했다. 그때 누군가 타파니의 어깨를 잡았다. 인기척이 없었는데. 분명. 당황했다. 

이정도로 기척을 지울 정도면 보통이 아니다. 적어도 자신과 같은 훈련을 받은 사람. 혹은 그 이상.


"W.No. 801 Tiffany. 맞습니까?"


낮은 목소리. 남자. 키는 175정도 되는 것 같고 몸쓰는 일을 하는 사람 같다. 

티파니는 목소리와 기척, 자신의 어깨위에 올려져있는 손. 이것들을 통해 뒤의 그를 읽었다. 그녀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쉰다고 생각해요."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그녀가 쓰러졌다. 남자는 주사기를 케이스 안에 넣고 여자를 들쳐 안았다.

1초만 늦게 주사기를 놓았으면 당할 뻔 했다. 이미 그녀의 총구는 자신을 향해 있었다. 

들키지 않고 자신의 배를 조준한 순발력. 행동력. 빠른 판단력. 남자는 감탄했다. 

확실히 W의 사람이 맞았다.

그는 그녀를 가볍게 안은 채, 백화점을 유유히 빠져나갔다. 적막한 그곳에 그의 구두소리만 울렸다.



-





새우깡님, 고양이님, 뮬란님, 비밀님, 야누스님, 독자3님, 비회원님.

댓글 너무 감사했습니다. 성실히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암호닉 해주시면 댓글도 주시면, 저 뭔가 힘이 날 것 같아요!

아직 등장인물이 다 등장한것이 아닙니다. 더 있어요. 아직.

정체를 드러내지 않은 두 사람이 등장해 있는데.

누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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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엌....뭐죠....누구일까요....그 전에 흥미진진하네요....아 진짜 궁금해....새우깡이요!
11년 전
독자2
헐 저고양이 예요!!!겁나재밌어...
11년 전
독자3
얽...짱재밌서영
11년 전
독자4
우왕 새로운 소재네여!!재밋다...
11년 전
독자5
진짜ㅠ재밋네여ㅜㅜㅜㅜ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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