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빈아. 잘 할수 있지. "
" 그렇게 큰 자리에요? "
" 그럼. 이번 스폰은 꼭 필요한거야. 정말. " 연예계에 데뷔한지도 아직 1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무명이라는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누구나 마음 속에 뜨고싶은 마음이 자리잡고 있는건 당연한 일 일것이다.
어두컴컴한 장소가 조금은 마음에 걸렸지만 그래도 나름 빼입은 양복이 말끔한 얼굴에 잘 어울려 거울을 보며 미소를 지어보인다. 매니저의 신신당부를 들으며 들어간 그 곳엔, 꽤나 익숙한 장소인듯 소파에 앉아있는 홍빈 또래의 남자가 보였다. " 1분. 늦었어. "
" 죄송합니다. 매니저시계가 늦었 " " 이홍빈? "
" 예. "
" 이런 자리 처음 와보나? "
" 예. 좀 낯설기도 하고 …. "
" 그냥. 까라면 까고 벗으라면 벗어. "
" ……. " 연신 미소를 짓고 있던 홍빈의 입가가 파르르, 하며 떨려왔다. " 홍빈아. " " … 네. " " 벗어. " " 네, 네? " " 몸 좀 보자. 벗어봐. " 아무렇지 않은듯 한쪽 입꼬리를 올리는 김원식. 그렇게 일방적인 지배가 시작되었다. " 내가 벗겨야 되는건가. " " 아, 저. 그게. " " 싫으면 말고. " 허, 하며 비웃는듯 고개를 돌리는 원식을 유심히 바라보던 홍빈이 끝내 자켓을 벗었다. " 다른건 안벗고, 자켓만 벗겠다? " " ……. " " 회사에서 왜 너같은 애를 보냈을까. 니가 못뜨는 이유를 알겠다. " " ……. " 마치 들으란듯이 술잔을 어루만지며 낮게 깔리는 저음의 혼잣말은 그대로 홍빈을 할퀴었다. 홍빈이 어금니를 꽉 깨물며 와이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자 흥미롭다는듯 다시 고개를 돌린 원식이 이번엔 그에게 양주를 건넨다. " 마실래, 따를래. " " ……. " " 대답 안하는거, 상당히 거슬려. " 미세하게 떨려오는 손으로 양주병을 건네받은 그가 다시 원식의 잔에 술을 채웠다. 무엇을 위해 이 짓거리를 하는 것일까. 내가 왜 이러고 있을까. 아랫입술을 깨물던 홍빈을 바라보던 원식이 한 팔로는 홍빈의 어깨를 감싸고, 한 손으로는 깨문 홍빈의 아랫 입술을 어루만지며 홍빈의 귓가에 낮게 속삭였다. " 까라면 까고, 박히라면 박히고. 그러면 내가 한번에 뜨게 해준다니까? 홍빈아. " " 우리 홍빈이가 조금만 앙앙대면 내가 정상까지 키워줄지도 몰라. " " … 죄송한데 " 원식의 손을 뿌리친 홍빈이 옆에 놓아둔 자켓을 들고 일어나려는 순간. 홍빈의 어깨를 붙잡고 그대로 입을 맞춰오는 원식은 남자인 그도 어떻게 막을 수 없을 정도로 강했다. 입꼬리는 올라가있는데, 눈매는 시리도록 차갑다. 이미 파고들어와버린 원식의 혀를 피하던 홍빈이 끝내 힘없이 손목을 떨궈버렸다. 하나 둘. 옷을 벗겨내는 원식의 손짓이 빨라질수록 자신또한 왠지모를 흥분감에 정말 죽을 맛이었다. 여자랑도 몇번 해보지못한것을 남자랑 하고 있는 꼴상이라니, 이바닥이 정말 말만 들었지만 이리도 힘든 길일줄은 몰랐다. 홍빈의 쇄골에 원식의 뜨거운 숨이 뿜었다 내쉬었다를 반복할수록 달아오르는 화기를 잠재울 방법은 보이지 않는다. " 하아 …. " 홍빈이 원식의 목에 팔을 감싼 채 숨을 내쉬었다. 호기롭게 홍빈을 쳐다보던 원식의 시선이 또다시 홍빈의 입가에서 맴돌자, 홍빈이 뜻모를 눈매를 지으며 그대로 원식의 아랫입술을 혀로 햝았다. 이왕 가버린거, 끝은 봐야지. " 어떻게 하면. 됩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