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다.
[ 짓궂은 조선 양반 윤정한 TXT. ]
w.스프라이트 수녕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오전부터 비가 내리니 적당히 눅눅하고 축축한 기분이 딱 김여주 너를 생각할 때와 같구나.
마루에 걸터 앉아 신발이 놓인 곳과 마당만 멍하니 바라보다가 문득 너의 발소리가 들려오는 듯 하였다.
종종 거리며 바닥의 진흙이 찰박거리는 발소리와 나를 애타게 찾는 너의 종달새 같은 귀여운 목소리는 어찌 떨어지는 빗소리 속에서도 그렇게도 잘 들리는 것인가.
"허억, 허... 주인님 애타게 찾고있었습니다- 어딜 가시면 가신다고 말씀을 해주셔야-"
"네가 나를 놓친 벌이라고 생각하거라"
온 몸에 비를 흠뻑 맞는 줄도 모르고 숨 가쁘게 달려 온 너의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웃음이 끊이지를 않더구나.
그래서인지 나는 너를 대할 때 더욱이 짓궂어지는 듯 하다. 종종 내 입에서 나온 말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짓궂은 말도 튀어나온다.
그럴때면 너는 금세 옥구슬 같은 눈물을 뚝뚝 떨궈내곤 하는데, 너의 우는 모습은 웃는 모습엔 미치지 못하지만 가련한 매력이 있다. 분명히 말이다.
"잠깐의 소나기인 것 같으니 염려치 않으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나으리."
"그럼, 밝을 때 내 잠깐 어디 좀 다녀오마"
"따라 갈까요?"
"혼자 가도 괜찮으니 따라오지 말거라."
내가 어딜 간다고 말하자, 똘망똘망한 눈빛을 한 채로 어딜 가시길래 몸종도 두고 혼자 가십니까? 라며 물어오는 너의 어린아이와 같은 모습에 여차하면 웃음이 터져나올 뻔 하여 나는 입술을 꽉 깨물 수 밖에 없었다. 대답을 피하려는 내 모습에 더욱 흥미를 가지며 재차 어딜 가냐고 물어오는 너에게 장난이 치고 싶어져서 나는 또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지어낸다.
"기생들을 본지가 참으로 오래됐구나, 그래서 기방에 가려한다. 뭐 문제있느냐?"
"아, 아닙니다! 문제라뇨..."
"모름지기 양반인 사내라면 음양의 조화를 따라야하지 않겠느냐-? 오랜만에 음기를 좀 받고싶구나"
내가 기방에 간다는 말을 하자 눈에 띄게 굳어지는 너의 표정은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다. 내가 이렇게나 사람을 놀리는 걸 좋아하는 악 취미가 있었던가. 네 표정이 굳어갈 수록 내 입꼬리는 하늘 높은 줄을 모르고 위로 치솟는다. 그리고 날씨는 웃기게도 너의 표정이 어두워지자 거짓말처럼 밝아지기 시작했다.
비가 멈춘 하늘을 바라보던 너는 이제 날이 밝아졌으니 기방에 다녀오소서, 빨래는 다 해놓겠습니다. 라며 평소 내가 자주 들고 다니던 부채를 건네주었다.
왠지 뾰루퉁해보이는 너의 모습에 기분이 좋아져 건네받은 부채를 이리저리 손에서 돌리다가 부채를 잡고 너의 이마를 아프지 않게 톡 쳤다.
아- 왜 또 그러십니까 나으리... 힘 없는 목소리로 이마를 붙잡은 채로 나를 노려보는 듯한 너의 모습에 결국은 참아왔던 웃음이 터졌다.
"기방은 무슨, 여주 너는 나를 그렇게 오랫동안 모셔왔으면서 내가 기방을 싫어하는 것 조차도 몰랐느냐?"
"그, 그럼 어디를 가시는 겁니까...?"
" 네 옷 한벌 사러 간다. 아까 보니 치마 밑단이 많이 더러워졌더구나. 쨍하고 고운 걸로 하나 맞춰올터이니 빨래는 꼭 해놓거라."
나는 말을 끝마치고는 너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뒤를 돌아 옷 가게로 향했다. 아까전에 비가 내릴 때의 하늘 같은 짙은 회색빛의 치마에, 하얗고 깔끔한 저고리.
그리고 꼭 네가 웃는 모습 처럼 밝고 노오란, 쨍한 색의 머리 장신구를 하나 사줄 거라고 다짐하며 걸어갔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아까 그렇게 짙게 깔려 있던 구름들은 어디로 간 건지 모두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오늘 날씨 한번 참 좋다.
| 스프라이트 수녕의 주저리 |
안녕하세요 스프라이트입니다. 오늘은 답지 않게 시대물을 들고 왔어요! 저번에 준휘 글도 그렇고, 왠지 글잡에 많이 없는 듯한 멤버 중 하나인 정한이 글! 정한이는 뭔가 능글맞게 웃으면서 여주를 괴롭힐 것 같은... 예, 그런 캐릭터... (쭈굴) 이런 분위기 좋아하실런지 모르겠습니다... 대충 써서 좀 죄송하긴하지만... 여튼!!! 는 이제 졸리니까 이거 얼른 후딱 올리고 자야겠어요! 이번에는 답글 제대로 달아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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