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독약 향기가 퍼지는 순간
낯선 내 모습에 두려워 하면서도 멈추지않고 나에게 온다.
" 할 말...있어....종인아....학교 끝나고 ...우리.....그....놀이터에서 보자. "
" 난 너랑 할 말 없어. "
" 기다릴께.."
-
싫지 않았다.
부모가 자식을 대하듯 무조건 적인 사랑.
사실 좋아한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시작된 이유없는 고백.
" 경수야! 나랑 결혼하자! "
" 왜 내가 너랑 결혼을 해야돼? "
" 내가 널 좋아하니까! "
" 결혼은 여자랑 하는거야? "
" ....여자? "
"......"
바보같은 김종인.
내 감정은 한번도 생각 안해본 김종인.
그 날도 그랬다.
노래를 부르는 내내 나보다 더 크게 소리를 지르던 김종인 때문에 짜증이 머리 끝까지 올라왔었는데
축제가 끝나고 아이들과 얘기를 하고 있어도 김종인이 오지 않았다.
그렇게 날 축하해주는 아이들에게 고맙다며 인사를 해주고 있었는데 누군가 내 어깨를 가볍게 톡톡 친다.
뒤를 돌아보니 김종인.
아주 잠깐 반가웠지만, 애들 앞에서 꽃다발을 꺼내보이고 사랑한다 말해버린 그가 너무 당황스러워서 화를 냈다.
싫다고 했다.
창피하다고 했다.
그러던 도중,
나와 김종인을 둘러 싼 아이들 무리에서 날 조롱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눈물이 났다.
슬퍼서 난건 아니였다.
그냥 억울했다.
이 상황이 너무 억울했다.
눈물이 흘렀다.
당황하는 김종인의 표정도 눈에 밟히긴 했지만 이 참에 제대로 선을 그어야겠다 싶어
왠지모르게 아픈 가슴을 무시하고 마지막으로 묻는다는 아이의 말에 차갑게 대답하자
꽃다발을 바닥에 내동댕이 치고 뒤를 돌아 나가버린다.
그리고 다음 날 학교에 갔을 때는 완벽하게 변해버린 김종인이 있었다.
.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보이지도 않았고, 살려달라 소리칠 수도 없었다.
그저 남자의 손에 괴롭힘 당하다가 갑자기 들려오는 비명소리에 겁을 먹고 덜덜 떨고있었다.
불투명한 시야 속에서 어렴풋이 실루엣이 느껴져 뭔가를 잡자 그게 바지였던 듯 거칠었던 행동이 멈췄고 비명소리 또한 멈췄다.
누구지.
누구야.
나를 가볍게 만져오는 손길이 무서워 뒷걸음질 치자
곧 이어 나를 안아온다.
또 같은 일을 당하는 건가 싶어 온 힘을 다해 빠져나가려했는데
" 도경수. "
익숙한 목소리.
김종인이다.
눈과 입이 편해져오자 울음부터 나왔다.
어디에 있었던거야.
뭐하고 있었길래 지금 왔어.
그 날, 그렇게 매정하게 대했어도
다음날 아침이면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우리 집 문앞에 서서 날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였다.
김종인은 그 날 이후로 날 완벽하게 무시했다.
그리고 알게됬다.
내가 김종인을 좋아하고 있었다는 걸.
눈을 뜨자마자 김종인 생각.
하루종일 생각하다 못해 자기 직전까지 네 생각.
꿈에서도 네가 나와.
김종인.
방금 전까지 그렇게 따뜻하게 나를 안심시켜주고 껴안았으면서
차가운 눈빛으로 변해 매정한 말을 쏟아낸다.
나를 거칠게 일으켜 문 밖으로 밀었다.
걸어가려했는데 다리에 힘이풀려 주저 앉아버렸다.
문에 기대자 작게 들려오는 욕설과 뒤이어 들리는 울음소리.
눈물이 흘렀다.
가슴이 아팠다.
날 생각하며 이러고 있었니.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조용히 숨을 참으며 나보다 더 서럽게 울고있었니.
언제나 해맑던 너는 뒤에서 항상 아파했구나.
미안해.
바보같은 날 용서해.
이제 내가 다가갈께.
" 할 말...있어....종인아....학교 끝나고 ...우리.....그....놀이터에서 보자. "
" 난 너랑 할 말 없어. "
" 기다릴께.."
기다릴께.
.
칼연재!ㅋㅋㅋ
스피드한 카디를 위해...
뭔가 글이 싸구려가 되어가는 느낌이네요..(흡)
미안해 종이니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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