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민윤기/박지민] 남초 직장에서 살아남기
w. 티태
04 : 남자의 첫사랑은 무덤까지 가나요?
내가 일을 시작한 지 한달하고 좀 지났을 때였나, 처음으로 가게 밖에서 같이 밥을 먹었었다. 직업병이 도져서 여기는 서비스가 어떤것 같네 맛이 어떠네 하는 이상한 이야기들을 하다가 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사적인 이야기를 시작했었다.
"그래서 지금 다 솔로다, 이거지."
"너랑 나는 급이 다른 솔로지 지민아."
"야 솔로에 급이 어딨어."
"아 형님! 솔로 된 기간이라는게 있는데-"
"넌 여자친구랑 세달을 좀 넘겨봐라. 어째 한번도 오래가지를 못하냐."
평소에는 온 몸에 귀차니즘을 붙이고 다니는 윤기오빠도 그날만은 뭔가 신나서 서로 디스전이 벌어지기도 했었다. 그때 태형오빠의 인기와 연애스타일을 알기도 했고. 남자셋에 여자 하나가 무슨 재밌는 이야기를 한다고 카페로 자리를 옮기면서까지 한참 수다를 떨었다.
"막내는 남자친구 사귀어본 적 있어?"
"에이 저를 뭘로보고- 당연하죠!"
"오래갔었어?"
"네. 한..1년? 넘었던 것 같아요."
"야 김태형 너랑은 달라! 막내랑 비교하지마."
"형도 오래가는 편 아니잖아요?!"
태형오빠는 지민오빠와 윤기오빠에 비해 일한 기간이 별로 되지도 않는데 어떻게 저렇게 빠삭한지. 내가 신기하게 쳐다보자 윤기오빠가 대신 대답해줬다. 김태형 환영식때 다들 술이 거하게 취해서 흑역사 다 풀었다며 두고두고 후회하고 있다고. 지민오빠가 그 때 생각이 난 듯 조그만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좌절한다.
"아, 그때 내가 그걸 왜말해서.."
"왜요? 지민오빠 왜요??"
"지민이 모솔이잖아."
"야!"
"헐.."
"좀 충격이지."
"너무귀여워.."
"? 왜 얘기가 그렇게 되냐."
얼굴까지 빨개지며 야! 하고 소리치는 지민오빠의 모습이 정말 하나도 위협적이지가 않아서 귀여움이 뿜뿜 터져나왔다. 왠지 모솔이라는 게 어울리는 이유는 뭘까.. 순수함이 온몸에서 흘러내리는 사람같다. 물론 첫인상도 그랬다.
"그럼 오빠들은 첫사랑 없어요? 왜 남자들은 무덤까지 생각난다고 그러던데."
"난 없어."
"넌 그럴 것 같더라."
"지민오빠는요?"
"나..모르겠어 아직."
"난 있었지."
태형오빠나 지민오빠는 잘 모르겠다고, 없다고 하는데 의외로 윤기오빠가 첫사랑이 있었다고 말한다. 우리보다는 나이가 있어서 당연한건가, 싶었는데 표정이 별로 좋지 않길래 바로 다른 이야기로 넘어갔었다.
그때는 정말 더운 날이었는데 벌써 추워서 온 몸이 덜덜 떨릴 정도다. 이른 아침에 출근해서 밤 아홉시에 퇴근하는 우리 일상에서는 꼭 패딩이 필요한 날씨다. 그래도 지금같은 오후 두세시 쯤이면 가장 나른하고 여유로운 시간이다. 밥도 맛있게 먹고 내려와 카운터에 엎드렸다. 잠이 솔솔 오는게, 밥을 배부르게 잘 먹었단 소리다. 졸린 눈을 꿈뻑이고 있는데 윤기오빠가 이층에서 내려온다.
"막내, 졸려?"
"네에..식곤증이요.."
"너 오늘 나랑 마감 해야될 것 같은데."
"오늘 태형오빠 하는 날 아니에요?"
"맞는데, 썸타는 여자랑 심야영화 보기로 했단다."
"..아주 살 맛 나겠네요."
부러움과 탐탁치않음이 섞인 내 표정과 말투에 중간정산을 하던 윤기오빠가 작게 웃는다. 가서 뭐라고 좀 해보라며. 그 말에 깨갱해서 몸을 움츠렸다.
"제가 아직 막내라서 힘이.."
"민윤기?"
낯선 여자의 목소리가 윤기오빠를 부르고, 나를 보며 웃고있던 윤기오빠의 얼굴이 확 굳어졌다. 그렇게 몇 초 동안 정적이 일고, 여기저기 눈치를 보다가 낯선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피해달라는 듯 한 아련한 눈빛에 슬그머니 일어나 올라가려는데, 윤기오빠가 그 여자를 쳐다보지도 않고서 말한다.
"막내 어디가."
"네?? 아..그.."
아씨. 왜 잡는거야 난감하게. 오빠 저 여자가 저한테 쏘는 눈빛 안보이세요..? 속으로 젠장을 수백번 외쳤다. 그냥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내적갈등이 절정으로 이르러는 순간 다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깐 자리 좀 비켜주실래요."
"아..네..!"
"왜 가. 니가 쟤 직원이야?"
아니요. 아닙니다. 바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이렇게 무서운 윤기오빠의 모습은 처음 본다. 화난 표정이라기 보다는 뭔가 분위기가 착 가라앉은 느낌. 저기압. 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상태다. 쭈뼛쭈뼛 아무 말 없는 둘 사이에서 울상만 짓고 있는데 저 멀리 이층 난간에서 올라오라고 손짓하는 지민오빠가 보였다. 다시 눈치를 보다가 슬금슬금 빠져나와 재빨리 위층으로 올라갔다.
"저 죽는 줄 알았어요.."
"그랬어, 우리 막내."
"근데 저 분 누구에요?"
"...윤기 형 첫사랑."
첫 사랑. 지금 윤기오빠를 보면, 저번에 첫사랑 이야기를 할 때 왜 표정이 어두웠는지 짐작이 간다. 아마 끝이 좋지 않았을 것 같다. 지민오빠도 덩달아 심각해진다. 형 오늘 기분 별로겠다, 하면서. 오래 일한 만큼 그동안 본 것도 많아서 그런건지.
"..이와중에 태형오빠는 연애나 하고."
"그러게. 마감하는 날이면서 너한테 떠넘기고, 그치."
"씁. 지민아. 사람 뒷담화 하는거 나쁜 버릇이에요."
갑자기 뒤에서 나타난 태형오빠에 깜짝 놀랐다. 태형오빠의 큰 손에 지민오빠의 작은 얼굴이 반도 넘게 가려진다. 지민오빠가 찌릿 째려봐도 전혀 상관하지 않는 눈치다. 가끔씩 덤앤더머같은 부분이 있다.
"윤기 형 첫사랑?"
"그렇대요. 대박이죠."
태형오빠도 별로 신기하진 않은지 내 말에 별다른 반응이 없다. 윤기오빠가 여자와 저렇게 대면하고 있는 게 나에겐 너무 낯선 모습이여서, 적응이 되지 않았다. 뭔가 기분이 좋지도 않은 게, 그냥 저 여자가 끼어있는 이 분위기가 싫다.
"아 맞다. 지민오빠."
"응?"
"아까 그 여자분한테 번호 줬어요?"
"어? 아까 봤어?"
내가 궁금하다는 눈빛을 마구 쏘며 고개를 끄덕거리자 오빠가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헐. 진짜 준건가? 지민오빠가 번호를 따인 적은 조금 있었지만 준 적은 한번도 없었다. 내가 의외라는 듯 쳐다보자 손사래를 치며 부인한다.
"아냐 안줬어!"
"에? 왜요? 엄청 이쁘던데.."
"..그랬나."
"헐. 오빠 눈 생각보다 엄청 높네요??"
내 기억으로는 되게 여성스럽고 이뻤는데. 지민오빠는 뭐가 마음에 들지 않은건지 모르겠다. 착하게 생겨서 드디어 잘되는건가 싶었는데. 장난기 섞인 내 말에도 잔잔히 웃어보이기만 하는 지민오빠다.
"어, 저 여자 간다."
태형오빠의 말에 일층을 내려다보니 여전히 윤기오빠는 관심도 없고 그 여자가 터덜터덜 가게를 나서는 모습이 보인다. 혼자 말하다 지쳤나. 이제 슬슬 또 바빠질 시간이라 일층으로 다시 내려갔다. 윤기오빠에게 슬그머니 다가가니 나와 눈이 마주치자 살짝 웃어보인다.
"내 눈치 좀 그만봐.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진짜요?"
"어. 주문 받고."
"아, 어서오세요! 주문 도와드리겠습니다."
말로는 아무렇지도 않다는데, 확실히 평소보다 다운되어있다. 그 여자가 가고 난 뒤부터 자꾸 멍때리는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주위를 어슬렁거리며 어색해하는걸 느낀건지, 윤기오빠가 내 머리 위에 손을 턱 올려놓는다.
"막내."
"네?"
"아까 왜 올라갔어. 가지 말라고 했는데."
"아..뭔가 있으면 안 될 분위기길래.."
"우리 가게에 그런게 어디있어. 너한테."
아니 오빠가 아까 그 여자의 눈빛을 봤어야 한다니까요.. 그래도 꽤 다정한 목소리와 머리를 헝클이는 손길에 대답하려던 마음이 쏙 들어갔다. 말없이 헤헤 웃어보이니 덩달아 같이 미소짓는 오빠다.
"다음부터는,"
"내 옆에서 응원해줘야 돼."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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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부가 있겠습니까, 군주님 (윽)
예상외로 태태가 제일 먼저 남주 후보에서 제외됐어요!
요즘 최대한 빨리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이쁘게 봐달라는 소ㄹ..)
암호닉은 항상 받고 있습니다!
신청해주셔서 감사해요 ❤️
윤기윤기 / 캔디 / 달슈가 / 몽마르뜨 / 무네큥 / 카라멜모카 / 황새 / 한드루 / 디즈니 / 찌밍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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