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이준혁 몬스타엑스 샤이니 온앤오프
l조회 746l 3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는 것은 정말 예상치도 못할 때 찾아온다. 내 뇌에서는 ‘예상치 못한 오류 인하여……’ 하고 알림 메세지가 뜬 것 처럼 느껴졌다. 그의 말은 나를 이렇게 혼란스러움에 쉽게 가둬버린다. 내가 잘못들은 건가? 제대로 된 고백이라도 한 나에게 저런 말을 한다면야 어떠냐고 물음과 동시에 너무 고마워서 눈물을 흘릴 지도 모른다. 근데 이건 아냐. 왜? 지금까지의 상횡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있으니까.

 뭔가 잘못된거 같은데, 이상하게 흘러가는 분위기에 대답도 못하고 있던 내가 어떻게 집에 돌아왔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다만 확실한건 고백을 받아주려는데 어떠냐고 물어오는 그에게 부정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그도 순순히 내 답변에 응해주었다는 것.

 ……잠깐만. 나 지금 그러니까 애인이 생긴거 맞지? 아닌가? 아냐?

 복잡하고 심란한 마음을 달래려 맥주캔 이라도 하나 사셔 마실 생각으로 집 앞 편의점으로 갔다. 알바생으로 보이는 남자아이의 명찰을 보았다가 무심코 뒤를 보니 수많은 종류의 담배가 나열되어 있다. 그리고 거짓말 처럼 마인드맵이 펼쳐지듯 그가 내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연기를 뱉은것이 떠올랐다. 정말, 거짓말처럼. 어떻게 담배를 보자마자 그렇게 떠올랐을까. 황급히 맥주 값을 계산하고 편의점에서 나오자마자 캔을 따고 벌컥벌컥 들이켰다. 알싸한 느낌이 목구멍을 감쌌다.

 내 비밀을 들키고, 입막음을 하게 되고, 그리고……그리고 너무나 이상하게 하지도 않은 고백을 하게 됨과 동시에 내 고백을 상대방이 받아들이게 되고. 이 모든 것들은 예상치 못한 결과들이였다. 어째서 이렇게 흘러가지? 깨끗하게 흐르는 강물 중간을 누군가 발을 디뎌 물을 흐리게 만든 듯 하다. 영화가 시작 된 지 얼마 안됐는데 화면 위로 크래딧이 올라오는 것을 보는 느낌이다. 중간 과정이 빠진 느낌. 이렇게 되도 되는건가? 나는 혼란스럽다.

 예기치 못한 상황은 그가 내 고백을 받는다며 본의 아니게 연인 사이로 발전해 버린 것 뿐만이 아니였다. 이것이 무슨 소리냐.

 

  - 지용아, 엄마랑 아빠한테 언제 여자 소개 시켜 줄거니?

 

 어느 날 걸려온 엄마의 전화도.

 

  「갑자기 무슨 말씀이세요.」

  - 아무리 요즘 시대가 결혼을 늦게 하는 추세라지만…….

 

 생각지도 못한 사이, 일은 삽시간에 일어나고 말았다.

 

 

 

 

 

 

 

 

 

 

  T u b e r o s e

  ; 위험한 관계, 위험한 쾌락.

  N a m e . Byeol

 

 

 

 

 

 

 

 

 

 

 4. 오류

 

 

 

 승현의 집에서 있었던 날 이후 정확히 일주일 하고도 이틀이 지났다. 둘의 사이는 그 날이 지나고 ‘연인사이’ 라는 타이틀을 갖게 되었으나 그 누구도 알 지 못했다. 물론 알아서는 안되는 내용이지만 문제는 지용과 승현 서로도 그 내용을 모르는 것 처럼 행동하는게 문제였다.

 

  「팀장님같은 분이 저한테 어떤 모습이던 고백까지 해주셨는데 거절하면 예의가 아닌 거 같아요, 아무래도.」

  「…….」

  「그 고백 받으려고 하는데, 어때요?」

 

 퇴근 시간이 임박해질 무렵 뜬금없이 지용의 머릿속에 승현의 집에서 나누었던 대화가 떠올랐다. 내가 저 질문에 뭐라고 대답했더라. 켜놓은 컴퓨터 화면이 보호상태로 바뀌었음에도 신경 하나 쓰지 않은 채 생각에 잠겼다.

 

  「어떠……냐니.」

  「일단 사귀는 것 부터 시작할까요.」

  「……승현씨 진심으로 하는 소리야?」

  「거짓말 같아요?」

  「당연하지.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긴 팀장님한테는 뜬금없긴 하겠네요.」

  「…….」

  「그래서, 싫어요?」

  「뭐?」

  「싫냐구요. 저랑 연애하는거.」

  「…….」

  「싫은가.」

  「……아니.」

 

 거기까지 떠올렸을 때. 지용은 알 수 없는 오글거림에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발을 동동 굴렀다. 거만하게 웃는 승현의 표정이 떠올랐다. 그래, 거만했다. 거만했지만 하나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너랑 연애하는게 싫냐고? 싫겠어? 당연히 아니지. 내용이 어떻든 간에 결과는 그렇다. 승현이 지용의 고백을 받아들임과 동시에 ‘연애’라는 것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서로의 행동이 문제였다. 그 날 이후 벌써 열흘이라는 엄청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둘의 사이는 전과 다를 바 없었다.

 

  「승현씨 이거 가서 복사해서 기획실에다가 갖다줄래? 열 장씩만 복사하면 되.」

 

 지용의 자리 가까이에 있는 대리 한 명이 승현의 이름을 부르며 부탁을 했다. 지용이 움찔거리며 반응했다. 파티션 위로 쑥 올라오는 승현의 눈과 마주쳤다. 알게모르게 웃고있는 승현을 보자 또 다시 귀부터 빨개졌다. 지용은 습관처럼 양 쪽 귀를 주물럭 거렸다. 그리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복사기는 자신의 뒤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이유였다. 지용의 옆으로 승현이 지나갔다. 두근두근. 심박수가 올라가는 느낌에 지용은 더 분주히 귀를 주물렀다. 다들 제 할 일에 바빠보였다. 지용은 제 뒤에 있는 승현을 힐끔 쳐다보았다. 너른 등판이 눈에 들어왔다. 침이 절로 넘어갔다.

 

  「팀장님!」

  「어, 어?」

 

 이 대리가 지용을 불렀다. 승현을 보고 있던 고개를 얼른 돌려 지용이 이 대리를 쳐다보자, 이 대리는 한 번만 부른 것이 아닌 모양인지 의아함이 담긴 얼굴을 하고 지용에게 이것 저것 물어왔다. 지용이 말을 더듬 거리며 이 대리의 질문에 답을 해주었다. 그러는 동안 지금 자신이 이러고 있는 것을 승현이 보고 비웃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피했다.

 그러고보니 생각난다. 이왕 들킨건데 적극적으로 나와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던 승현의 말이. 그렇게 말한 사람이 벌써 열흘이 지났는데 변한게 없냐? 출처가 없는 짜증이 솟구쳤다. 승현이 왠지 자신을 마구 휘두르는 것 같았다. 고백 받아준다면서 연애 하자는 말에 그러자고 했더니 이게 뭐야? 이게 연애야? 자신이 진심을 다해 사귄 사람은 없지만 겉치레 적이더라도 여자를 사귄 경험이 있는 지용이기에 지금 승현과 자신의 모습에 대해서 불만스러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였다.

 이러한 말만 ‘연애’인 상태가 삼 일정도 더 지속되자 지용이 더이상은 못 참겠다는 듯 메신저프로그램에서 승현의 이름을 눌러 대화창을 띄웠다. 시간은 퇴근 시간인 7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였다. 자신의 파트에서 일이 없는 다른 사원들은 퇴근 준비를 하고 있었고, 약간 일이 남은 사원들은 머리를 싸매고 서류들과 싸우는 중이였다.

 

  승현씨

 

 메신저에 접속한 상태를 보고 보냈지만, 일부러 그러는 것인지는 몰라도 승현은 대답이 없었다. 굳은 결심을 했다는 듯 지용이 한 번 더 대화창에 ‘승현씨’ 하고 글자를 띄웠다. 상대방이 타자를 치고 있다는 알림문구를 보자, 토할 것 같은 목울림이 느껴졌다. 그의 깔끔한 외모를 닮은 간결한 글자가 채팅창 위로 올라왔다.

 

  왠일이세요?

 

 승현이 말하는 ‘왠일’ 이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지용은 알아차렸지만 그에 동요하지 않고 자신이 승현을 부른 이유를 치기 시작했다.

 

  우리 얘기 좀 해

  무슨 얘기?

  알면서 물어보는거야?

  아뇨? 진짜로 몰라서 묻는건데.

 

 그의 말은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럴만도 했다. 왠지 놀림을 당하는 기분이 들어 지용은 입술을 앙 다물고 빠르게 타자를 쳤다.

 

  모르든 말든 상관없어. 우선 얘기 좀 하자

  그래요 그럼

 

 너무도 간단하게 얻어낸 그와의 대화는 조금 남은 사원들이 퇴근하고 나서야 시작할 수 있었다. 팀실 안에 걸린 벽시계가 가리키고 있는 시간은 오후 9시 30분.

불을 켜놔서 밝은 팀실과 달리 밖은 이미 어두컴컴하였다. 제 할 일을 마친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사원은 팀장에게 인사를 하고 퇴근을 했다. 시계 초침이 흘러가는 소리가 적나라하게 울려퍼졌다. 지용과 승현, 둘만이 팀실안을 지키고 있었다.

 

  「제가 그리로 갈까요?」

 

 반대쪽 파티션 위로 승현의 머리가 쑥 올라왔다. 두 팔을 파티션에 포개고 그 위에 얼굴을 기댄 승현이 대뜸 말했다. 지용은 포켓 화일이며 어지럽게 널부러진 종이들이며 그것들을 정리하고서 승현을 쳐다도 보지 않고 대답했다. 승현의 발소리가 가까워졌다. 그에 맞춰 지용은 제 책상 위 정리도 끝내었다. 승현이 사무 의자 하나를 끌고 와 지용의 앞에다 놓고 그 위에 앉았다. 승현은 거만해 보일 수 있는 포스를 취하며 다리를 꼬았다. 깍지를 끼고 무릎 위에 깍지 낀 손을 얹은 승현이 입꼬리를 올린 채 지용을 쳐다봤다. 지용은 승현 쪽을 내내 쳐다보지 않고 있다가 마지막으로 컴퓨터까지 종료 시킨 후에야 의자를 승현 쪽으로 살짝 돌려 앉았다. 아무런 표정의 변화도 없는 승현과 눈이 마주쳤다. 지용은 눈을 감고 한숨부터 쉬었다.

 

  「갑자기 왠 한숨?」

  「……승현씨.」

  「왜요?」

  「……우리 좀 이런 저런 얘기가 오가야 될 거 같지 않아?」

  「이런 저런 얘기, 어떤거요?」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물어오는 승현에게 지용은 혀로 입술을 축이며 자세를 고쳐 앉았다.

 

  「정말 몰라서 물어보는거 맞아?」

  「아는걸 왜 물어보겠어요.」

  「승현씨라면 아는 것도 물어볼 거 같아서.」

 

 승현이 갑자기 크게 웃었다. 웃음기를 머금은 얼굴로 지용의 놀란 표정을 쳐다보자, 지용은 뻘쭘한지 뒷머리를 긁적였다.

 

  「왜 웃어.」

  「그냥요. 팀장님 귀여워서.」

  「놀리지 마.」

  「놀린거 아니에요. 정말로 귀여워서 그런건데.」

  「뭐가 귀엽다고…….」

  「그래서 하고 싶은 얘기가 뭔데요?」

 

 이번엔 웃음기가 별로 남아있기 않은 얼굴로 승현이 물었다. 지용은 다시 한 번 자세를 고쳐 앉고, 심호흡을 몇 번 한 뒤 승현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얼굴에 물음표를 띄우고 자신에게 시선이 고정되있는 승현을 보자 말하려던 것도 말문이 막혀버려 입만 달싹이게 되었다. 그치만 해결 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지용은 결심했다는 듯 침을 한 번 삼키고 입을 열었다.

 

  「우리……그니까……그, 우리 맞지. 저, 사,사,사.」

  「팀장님 답지 않게 왜 말을 더듬어요?」

  「사, 사……사귀는…거……. 마, 맞지?」

  「네.」

 

 어렵사리 말문을 튼 지용과 달리 승현은 너무도 쉽게 네, 하고 대답했다. 그것이 왠지 김 빠지는 듯한 기분을 들게 만듦과 동시에 무슨 말을 해도 승현은 쉽게 쉽게 대답해 줄터이니 어떤 질문을 해도 괜찮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 말 하고 싶어서 얘기 하자고 한거에요?」

  「아냐.」

  「그럼요?」

  「……우리가 사, 사……귀는게 맞으면 왜, 왜…….」

  「아이고, 또 말 더듬으시네.」

 

 안타깝다는 것 처럼 깍지꼈던 두 손을 풀고 허공을 가르던 승현이 발로 의자를 끌어 지용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섰다.

 

  「사귀는게 맞으면……왜, 왜 이렇게…그니까……아이씨.」

  「네?」

  「안 사귀는거 같잖아!」

  「……네?」

 

 지용이 승질을 부리며 쏘아붙이자, 진심으로 당황한건지 승현이 좀처럼 보기 힘든 진지한 얼굴을 하고 되물어왔다. 지용이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다가 눈을 질끈 감고 이내 투정을 부리듯 말을 쏟아냈다.

 

  「우리 사귀는거라며. 근데 이게 뭐야. 이게 사귀는거야? 이게? 사귀기 전이랑 뭐가 다른데?」

  「푸,푸흐흐…….」

  「웃지 마! 나 진지하다고, 지금! 사귀는게 뭐 이래? 말만 사귄다 뿐이지 이거야 순전……웃지 말라니까!」

 

 주먹을 쥐고 입가에 댄 채 바람 새는 소리만 하던 승현이 흥분하는 지용을 보고 안되겠는지 고개를 숙이고 끅끅 웃어댔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얼굴이 붉어져서는 어린아이가 짜증을 내는 것마냥 말을 하는 지용을 보자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눈꼬리에 눈물까지 달고 승현이 계속 웃자, 지용이 이제는 민망함이 밀려오는지 팩 토라쳐서 팔짱을 끼고 씩씩거렸다. 눈물을 닦고 승현이 여운이 가시지 않았는지 중간중간 웃다가 겨우 진정을 하고 다시 깍지를 끼고 깍지 낀 손을 무릎 위에 얹었다.

 

  「그게 그렇게 불만스러웠구나, 팀장님은.」

  「다, 당연한거 아니야? 나 진짜……!」

  「솔직히 회사에서 티내기는 힘들고 곧 있을 프레젠테이션 때문에 힘들어하시길래 좀 참고 있던 중이였어요.」

  「……어? 뭐?」

  「회사에서 어떻게 티를 내겠어요? 더군다나 우리가 다른 사람들이 알아 줄 정도로 친한 사이도 아니였던 데다가, 저도 주말에 팀장님 좀 부르려고 했더니 팀장님 계속 프레젠테이션이다 뭐다 하면서 회사에서 쭉 야근하고 엄청 헬쓱해져서는 다시 출근하고. 그런 팀장님이랑 어떻게 뭘 하겠어요, 제가.」

  「…….」

 

 승현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지용은 곧 닥칠 프레젠테이션 준비로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었다. 좀 더 탄탄한 자료를 찾고 완벽하게 발표해야 할 내용들을 위해 이것 저것 조사하느라 점심시간을 밥을 먹지 않고 보내기를 일쑤였다. 퇴근 시간이 가까워지면 휴게실에서 커피캔 두세 개를 뽑아놓고 자리로 돌아와 퇴근하는 사원들을 보냈고, 자신은 그 커피캔에 의존해 야근을 하였다. 그런 지용을 보며 승현은 도저히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자신은 프레젠테이션에 도움을 줄만한 사원도 아니라는 것을 본인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다. 지금 하는 일이나 무사히 마치면 될 정도인 승현인지라 눈에 다크서클을 끼고 다음 날 출근하는 팀장이자 제 애인을 보고 어떠한 것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계속 참고 또 참다가 프레젠테이션이 끝나는 대로 지용을 데리고 서로 알아가며 데이트를 즐길 계획 이였다.

 벙찐 표정으로 승현이 말하는 것을 듣던 지용은 승현과 얘기하기 전까지 프레젠테이션을 관련한 서류나 정리 중이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부끄러워졌다. 팀장이나 되서 사원에게 사귀는 사인데 뭐 이러냐며 투정이나 부린 자신이 너무도 부끄러워졌다. 지용이 고개를 푹 숙였다.

 

  「문자나 통화를 하자니 팀장님 하는 일에 방해나 될 거 같아서 못하겠고, 점심이라도 같이 하려고 했더니 팀장님이 먼저 우리보고 ‘난 밥 안먹을테니까 맛있게들 먹고와요.’ 하고 말하지를 않나.」

 

 승현은 지용이 말하는 것을 흉내었다. 지용이 찌릿, 승현을 째려보았다.

 

  「그렇다고 저녁이라도 한 끼 하자니 툭하면 야근이고. 사실 속으로는 이 사람이랑 연애는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 중이기도 했는데, 뭐 고민이 필요도 없어졌어요. 팀장님 일하느라 바쁘니까.」

  「그럼 마, 말을 좀 하지…….」

  「뭐라고 말을 해요. 팀장님, 팀장님은 일하느라 바쁘니까 우리가 사귀는 중이긴 하지만 나중에 티내요……이렇게라도 말 할까요?」

  「누가 그렇게 말하래?」

  「그럼 뭐라고 말을 하냐구요. 저라고 뭐 팀장님이랑 사귀는게 안 떨리고 그럴줄 알아요?」

  「……나, 나랑 사귀는게 떠, 떨려?」

  「네. 지금 팀장님이 말 더듬을 정도로 떨리는 것 처럼요.」

 

 근데 말하는 모양새는 영……. 지용은 침을 꿀꺽 삼켰다. 떨린다는 사람의 표정이나 말투, 얼굴이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같이 있으면 얼마나 떨리는데요. 물론, 지금도.」

  「…….」

  「팀장님 저 좋아한다고 했죠? 저도 팀장님 싫어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이렇게 떨리지. 이왕 사귀게 된거 최선을 다하고 싶지만 어쩌겠어요. 일이라는 타이밍이 이렇게 안 도와주는데.」

  「…….」

  「아직도 불만스러워요?」

  「…….」

 

 뻔하게 나올 대답이라 지용은 승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승현도 지용의 대답따위는 애초에 들을 생각이 아니였는지 그저 웃기만 하는 것이 다였다. 할 말이 없어진 지용은 손장난을 하며 지금 이 분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할 것인가를 생각했다. 뜬금없이 승현이 떨린다라고 말을 한 바람에 지용도 더불어 떨리기 시작했다. 그러고보니 사귀기 전 승현의 집에서 갔던 날 이후로 둘이 있기는 처음인 것 같았다. 그것도 회사에서. 지용이 긴장을 했다는 뜻으로 입을 오물거리기 시작했다.

 

  「팀장님.」

  「왜, 왜.」

  「누가 그랬는데. 사귀는 사람들이 이렇게……손 잡는게 자연스러우니까.」

 

 깍지를 꼈던 손을 풀고 승현이 손장난 중이던 지용의 손을 잡았다. 지용이 놀라 잡힌 손을 한 번 보고 승현을 한 번 보았다. 짙은 눈매가 자신을 향하고 있는 것을 보자 더 떨려왔다. 시선을 어디로 둬야할 지 난감했다. 듣기만 해도 흥분이 될 듯한 승현의 목소리가 지용의 귓속으로 파고 들었다.

 

  「손 잡다보면 아마도 자연스레 사귀지 않을까, 한다고.」

  「그, 그, 그. 그, 그래……그.」

  「그럼 조금 더 깊게 생각 해 볼까요.」

  「뭐, 뭐, 뭐를.」

  「좋아하는 사람끼리 키스는.」

 

 뭐? 하고 반박하려던 지용의 입술이, 승현의 입술로 인해 턱 하고 막혔다. 눈이 커질대로 커진 지용이 순간의 일에 당황해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잠깐 스치듯 닿았던 입술이 떨어졌다.

 

  「이렇게 자연스러우니까.」

 

 승현의 입술이 한 번 더 다가왔다. 아까보다 더 오래 머물러있던 입술이 다시 떨어졌다.

 

  「키스를 하다보면, 좋아지지 않을까요.」

 

 별 일 없었다는 듯 웃고있는 승현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볼 수 없었다. 기절할 것만 같은 스킨쉽, 아니 그를 넘어선 행동에 지용이 어떻게 할 지 몰라 당황해했다.

 

  「이, 이게 무, 무슨 가, 갑자기 왜, 왠…….」

  「팀장님한테 뽀뽀하고 싶어서 한 번 해 본 말이였어요. 아까부터 이렇게 오물오물 거리고 있길래.」

  「나, 나 놀려, 지금?」

  「제가 팀장님을 왜 놀려요? 뽀뽀하고 싶었다니까?」

 

 펑펑. 다짜고짜 승현이 한 뽀뽀에─그것도 두번씩이나─정신을 못차리고 지용이 표정을 찡그렸다. 어라, 싫었어요? 하고 물어오는 승현을 째려보다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머리카락 사이들로 빨개진 지용의 귀가 보였다.

 

  「팀장님 프레젠테이션 끝나면 다시는 팀장님이 이렇게 투정 부릴 일 없게 할게요.」

  「…….」

  「프레젠테이션 끝나고 오는 주말에 만날까요?」

  「…….」

  「장소는 우리 집.」

 

 지용이 손을 조금 아래로 내려 눈만 빼꼼 내놓고 승현을 쳐다보았다. 그의 눈은 왜? 라는 물음을 담고 있었다. 그것을 알아들은 모양인지 승현은 더이상 아무말도 하지 않으며 웃는게 다였다.

 

 

 

 

 

 

 

 

 

 

 

 

 

 집으로 돌아온 지용이 시계를 쳐다보았다. 꽤나 늦은 시간이였다. 어서 씻고 자야지, 하는 생각으로 겉옷부터 대충 벗어 아무 곳에나 던져놓았다. 욕실로 들어가 따뜻한 물이 나오도록 먼저 물을 틀어놓고 다시 욕실 밖으로 나왔다. 겉옷에 넣어 두었던 핸드폰 진동이 울렸다. 지용은 눈동자를 굴리다가 머릿속에 잡힌 수신자를 상상하고 새초롬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그런데 아니였다. 지용은 핸드폰 화면에 뜬 수신자에 잠시 어안이 벙벙하여 받을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가 놀라서 얼른 전화를 받았다.

 

  「어, 엄마.」

  - 아직 안자니?

  「지금 집으로 들어왔어요……이 시간에 왠일이세요?」

  - 왠일은. 네 목소리 들은지 꽤 된거 같아서 전화 좀 해봤지.

 

 거짓말. 지용은 엄마의 말을 듣자마자 처음으로 든 생각이였다. 목소리 들은지 꽤 된 것 같아서 전화했다는 건 순 포장일 뿐. 엄마의 전화는 분명 무언가의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 목적들 중 안부라고는 찾아 볼 수 없다. 지용의 엄마에게 있어 안부는 목적이 될 수 없었다. 지용은 그것을 알고있다.

 그 후 지용은 핸드폰 너머로 들려오는 엄마의 목소리를 들으며 문득 승현의 목소리가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래서 말인데, 지용이 넌 여자친구 없니?

 

 그리고 그 말을 듣자마자 당장 전화를 끊고 싶어졌다.

 

 

 

 

 

 

 

 

 

 

 

 

 

 

 

 

 

 


한 별 임다

?ㅋㅋㅋㅋㅋㅋㅋㅋ컴퓨터가 갑자기 정상적으로 돌아가네염

컴퓨터가 왜이러나햇더니 하드디스크랑 램에 문제가 생겨서 그런거같다고

지식人에서 그렇게 말을 해주더라규요

그래서 딱히 다시 컴퓨터가 맛가기 전까지는 안고치고 쓰려고함니닼ㅋㅋㅋㅋㅋㅋㅋ

물논 이게 촘 오래되고 이름이 없는 컴퓨터라 돈이 많이 들거같아서 안고치는 이유도 잇긴 하..함니다

여하튼!

여러분들 보고시펏스마ㅢ듸ㅠㅠㅠㅠㅠㅠㅠ

떡덕후 루루 초콜릿 옥메와까 푸른비

암호닉 확인해쥬시구영!

그러탐 언제 컴퓨터가 망가질지 몰라 허덕이는 한별이는 이제그만 꺼우져보겟슴다

안뇽 ( - -)( _ _)( - -)/


이런 글은 어떠세요?

 
독자1
ㅜㅜ 컴퓨터고장나서 늦게오신다해서 기다리고있었는데
생각보다 일찍 써주셨어요 ㅠㅠㅠ 진짜감사해요

11년 전
독자3
안녕하세요 푸른비입니다. 이렇게 좋은글인데 댓글이 없네요;; =ㅅ=?
신알신 안와서 글 올라온지 몰랐는데 ㅠㅠ 안찾아본 제 불찰이겠죠?! ㅎㅎ 방금 5화까지 읽고 글 남기로 왔어요~ ㅎ
한별작가님 글 너무너무 잘 읽었어요~ 너무 좋으네요~ ^^ ㅎㅎ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빅뱅 [탑뇽] 이야기2 승쨩망상 11.25 00:12
빅뱅 뇽토리 Last Carnival3 로망스 11.24 00:30
빅뱅 [빅뱅/최승현X권지용/탑뇽] T u b e r o s e 65 11.22 01:03
빅뱅 [빅뱅/최승현X권지용/탑뇽] T u b e r o s e 54 11.20 02:41
빅뱅 [빅뱅/최승현X권지용/탑뇽] T u b e r o s e 42 11.14 16:46
빅뱅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33 깜둥이 11.11 22:01
빅뱅 [탑뇽] 같은그룹멤버랑연애함 111111114 누굴까 11.10 23:59
빅뱅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5 깜둥이 11.10 23:11
빅뱅 [빅뱅/최승현X권지용/탑뇽] T u b e r o s e 315 11.10 02:19
빅뱅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3 깜둥이 11.09 23:57
빅뱅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56 깜둥이 11.09 22:15
빅뱅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1 깜둥이 11.09 19:07
빅뱅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6 깜둥이 11.08 21:25
빅뱅 [빅뱅/최승현X권지용/탑뇽] T u b e r o s e 2. 비밀218 11.08 20:28
빅뱅 [빅뱅/최승현X권지용/탑뇽] T u b e r o s e 1. 비밀14 11.07 22:31
빅뱅 [탑뇽] 승현이형에게6 에이치 11.02 22:50
빅뱅 [탑뇽] 대박사건 018 귀여우니까 11.01 12:19
빅뱅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2 누구야 10.27 11:41
빅뱅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6 누구야 10.26 18:31
빅뱅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6 누구야 10.26 09:48
빅뱅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6 누구야 10.25 18:34
빅뱅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5 누구야 10.25 08:44
빅뱅 [지디망상] 권지용과 지드래곤13 물만두 10.20 22:39
빅뱅 [탑뇽] 그럼된거야1 에이치 10.13 23:24
빅뱅 [빅뱅/탑뇽] 짧디 짧은 글 데리고 왔어요 (제목공모합니다!)4 초코땡 10.10 23:50
빅뱅 [빅뱅/탑뇽] 넘고싶어도 넘을 수 없는 경계선 02 레쓰비 10.02 20:32
빅뱅 비원에이포 상황문답 수영장+빅뱅편!12 바나 10.02 1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