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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915l 6

 

 

 

 

 

 

 

 

 내가 나에 대해서 알게 된 이후로 나는 한 번도 제대로 된 사람을 사귀어 본 적 없고, 사랑을 해 본 적이 없다. 겉치레 적으로 여자와 사귄 수는 몇 있지만 다 부질 없는 짓이였다. 당연한 일이다. 나는 여자와 사귈 수 있는 몸이 아니니.

 사귀는 사람이 있고 없고 상관없이 일단 나도 사람이고 남자인지라 끓어오르는 성욕을 주체 할 수 없었던 적이 물론 있다. 그럴 때 마다 나름의 방법으로 해소를 했으나 시간이 지나고 내가 점점 더 대담해질 때 나는 인터넷 카페도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 곳에서 원나잇을 목적으로 올라오는 글들을 보며 여러 생각이 들었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의 관계는 가능한가? 가능 하다. 가능은 하지만 나는 할 수 없었다. 여자로 따지면 혼전순결 까지는 아니더라도 내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내 몸을 주기는 싫었다.

 항상 자주 가던 이반 카페의 접속을 끊었다. 그리고 왠만해서는 학업에 몰두하고 돈 벌기에 매진하며 살아왔다. 그렇기에 지금 나는 이 젊은 나이에 이만큼의 직위를 갖추며 돈을 벌고 있다. 때때로 외롭고 쓸쓸했으나 최대한의 노력으로 그것들을 떨치고 지금 내가 하는 일에 집중을 다했다. 그가 내 앞에 나타나기 전까지 말이다.

 그를 좋아하게 되고 비밀이 만들어졌을 그 때 동안에 나는 사람이 사람을 모르는 상태에서 밑도 끝도 없이 좋아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내가 아는 그에 대한 정보는 한 손에 꼽을 만큼 적었다. 이름, 나이. 정말 기본적인 두가지가 전부였다. 그 외에는 회사 업무상 알게 된 학력과 업무능력 정도? 이렇게 넷. 내가 아는 그는 이게 다였다. 최승현, 스물 여섯, 대학 졸업, 다른 사원들과 비등비등한 업무능력. 정말 이게 전부였다. 권지용, 스물 일곱, 대학 졸업, 팀장. 그가 알고 있을 나에 대한 것들도 이것들이 전부일 것이다.

 나는 그에 대해 많은 것을 알지 못한다. 아마 그도 모를 것이다. 이유야 간단하다. 회사 일이 아닌 이상 그와 개인적인 대화는 한 번도 한 적이 없으니. 대리도 아닌 사원인 그와 팀장인 나 사이에서 오갈 수 있는 업무 상 대화들도 한계점이라는 게 존재한다. 그러므로 알고 있는 서로의 정보가 네 가지일 수 밖에.

 그러나 나는 그에 대한 또 하나의 정보를 알게 되었다. 그것도 내가 알고 싶어서 안 것도 아니고, 내가 알려고 노력해서 안 것도 아닌. 알려달라고 하지 않았음에도 그가 먼저 나에게 알려주었다. 자신이 어디에 사는지를. 아무리 보상이란 이름의 핑계를 댄 입막음 중에 비롯된 정보지만 출처야 상관 없었다.

 이로써 다섯 개. 내가 아는 그에 대한 것이 한 손에 꼽혔다. 이제 나머지 한 손에 더 꼽을 수 있을까. 아니, 손에 꼽힐 수도 없을만큼 그를 알 수 있을까.

 

 

 

 

 

 

 

 

 

 

  T u b e r o s e

  ; 위험한 관계, 위험한 쾌락.

  N a m e . Byeol

 

 

 

 

 

 

 

 

 

 

 3. 휴일

 

 

 

 지용이 끌려간 승현의 방은 깔끔했다. 베이지 색의 벽지로 도배가 되있는 방구조에 맞게 이리저리 들어가있는 물건들에서 모던한 분위기가 물씬 풍겨왔다. 얼떨결이지만 방에 들어오게 된 지용은 눈을 굴려가며 방을 구경했다. 지용을 방 안으로 끌고 들어간 뒤 잡고 있던 지용의 팔을 놓고 방 문을 닫은 승현은 제 방을 구경하는 지용을 보고 작게 웃었다.

 

  「팀장님.」

  「어……?」

  「미어캣이라고 알아요?」

  「……미어캣?」 

 

 되물어오는 지용에겐 그저 웃기만 하며 침대에 올라가 누워 자리를 잡은 승현이 거실 소파를 두드리며 지용을 부른 것 처럼 침대를 팡팡 두드렸다. 쭈뼛쭈뼛 지용은 승현이 두드린 자리에 걸터앉았다. 승현은 지용을 보는 쪽으로 누웠고, 지용은 승현에게 등을 보인 채 맞은편에 있는 승현의 책상 위만 쳐다봤다.

 

  「팀장님. 제가 생각을 해봤는데요.」

  「뭐를.」

  「회사라면 모르겠지만 회사 밖에서까지 팀장님보고 팀장님이라고 부르는건 좀 그런 것 같아요.」

  「…….」

 

 그럼 뭐라고 부르게, 하는 표정으로 지용이 고개를 돌려 누워있는 승현을 쳐다보았다. 정말 잠이 안오는 게 맞는건지 쌩쌩한 목소리와 같이 승현의 눈은 피곤한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음……, 제 생각엔…….」

 

 눈을 위로 치켜뜨고 곰곰히 생각에 잠겨있는 듯하던 승현이 웃긴게 생각났는지 뭐라고 말도 하기 전에 입꼬리 부터 올리며 웃었다. 지용은 그 미소에 불안함을 느꼈다. 뭐라고 말을 해올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지용아?」

  「이보세요, 최승현씨.」

 

 지용의 이름을 부른 승현이 큭큭대며 조금 크게 웃었다. 그에 지용은 몸을 승현의 쪽으로 살짝 고쳐서 틀어 앉고 다소 민망해하는 얼굴로 승현을 높여 불렀다. 그것도 웃긴 모양인지 승현은 엎드려서 더 크게 웃기 시작했다. 화가 나야 되는데 화가 안나고 이상하게 부끄러움이 밀려든 지용은 웃기만 하는 승현의 등을 쳐다보는게 다였다.

 어느 정도 다 웃은 승현이 여전히 웃긴다라는 미소를 띈 채 엎드렸던 몸을 조금 일으켰다.

 

  「맘에 안들어요?」

  「당연한거 아니야?」

  「왜? 다정다감하고 좋잖아요, 이름 부르면.」

  「……나 승현씨 팀장이야.」

  「그래, 팀장이죠. 회사 안에서는.」

  「그리고 승현씨보다 나 나이 많거든?」

 

 승현은 지용의 말에 몸을 완전히 일으켜 아빠다리를 하고 앉았다.

 

  「알아요. 스물 일곱인거.」

  「거 봐. 승현씨는 스물 여섯이잖아.」

  「원래 사회생활 하다 보면 열 살 차이도 친구사이 한다던데 고작 한 살가지고 너무 째째하게 구는거 아니에요?」

 

 그런 소리는 또 어디서 들은거야. 지용은 몸을 조금 더 틀어 승현 쪽으로 앉았다. 거의 마주보는 자세가 된 둘은 한동안 말없이 얼굴을 쳐다보다가 승현이 먼저 다시 누으며 눈을 감았다.

 

  「그래도 저는 이제부터 회사 밖에서 팀장님이라고 안 부를거에요.」

  「그런게 어딨어, 내가 엄연히 승현씨보다 위인데……!」

  「팀장님이 나이 가지고 째째하게 구니까 저도 좀 째째하게 나와야 겠네요.」

  「뭐?」

 

 슬며시 눈을 뜬 승현이 다짜고짜 지용의 팔을 잡아 당겼다. 무방비 상태였던 지용은 당연히 승현 쪽으로 몸이 완전히 기울어져버렸다. 승현의 허리를 감싸안은 것 처럼 된 지용의 얼굴은 한순간에 빨간 사과가 되었다.

 

  「이, 이게 무슨 짓이야!」

  「저 입막음 시키셔야죠, 팀장님.」

  「……너, 너…….」

  「지용이라고 부를거에요, 이제부터.」

  「그건 진짜.」

  「지용아.」

 

 승현의 목소리에 지용은 입을 확 다물었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승현이 그저 자신의 이름을 불렀는데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이름 두 글자만 읊었는데도. 지용의 심장이 마구 뛰었다. 더 들으면 흥분이 될 만큼 승현의 목소리가 섹시했다. 지용이 아무 말도 못하고 입을 다물어 버리자 승현이 말했다.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거에요. 허리 저리게.」

 

 지용이 당황해서 승현의 허리에서 완전히 떨어졌다. 그런 자세를 만들어 준 것이 승현임에도 지용은 자신이 잘못한 것 처럼 느껴졌다. 불에 덴 것 처럼 재빨리 떨어진 지용의 몸을 승현이 팔을 뻗어 지용의 어깨를 감싸안고 느닷없이 지용을 확 침대 위로 넘어뜨렸다. 그로 인해 지용이 승현의 팔을 베고 누운 자세가 되었다. 지용이 안절부절하며 눈을 똑바로 뜨지 못하고 아래만 쳐다봤다. 지금 눈을 위로 뜨면 분명 가까이에 승현의 얼굴이 있을 것이다.

 

  「저기……승현씨 꼭 이러고 있어야겠어……?」

  「네.」

  「응?」

  「이러고 있어야 겠어요.」

  「…….」

  「그거 알아요?」

  「…….」

 

 뜬금없는 질문에 지용이 대답도 못하고 여전히 아래만 쳐다보았다. 눈을 아래로 내리깔아서 길게 늘어진 지용의 속눈썹만 보던 승현이 말했다.

 

  「지금 토요일이라서 출근 안 하는거.」

 

 벌써 토요일이 됐나. 지용은 그 생각이 먼저 들었다. 나뭇잎 사이에 아무도 모르게 놓은 사냥꾼의 덫에 걸린 기분이였다. 그 쯤되자 지용은 아래를 쳐다보던 눈을 위로 뜨며 승현을 쳐다보았다. 지용의 예상대로 승현의 얼굴은 너무 가까이에 있었다.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자신을 보고 있는 승현의 눈을 보자 쉽게 그 눈을 피할 수 없었다.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하는거야?」

  「내가 팀장님 안 보내면 이 집에 계속 있어야 되요.」

  「…….」

  「아아무런 뜻은 없어요. 그냥, 그렇다구요.」

 

 승현이 씨익 웃었다.

 

 

 

 

 

 

 

 

 

 

 아침 7시. 지용은 뜬 눈으로 날을 꼬박 새었다. 일주일 간 일했던 피곤한 몸이라 잠이 쏟아질 것 같았지만 잠을 잘 수 없었다. 자신이 벤 팔의 주인 때문이였다. 주인은 팔이 저리지도 않는지 자세 한 번 바꾸지도 않고 잘만 잤다. 그 때문에 지용은 더욱더 몸을 움직일 수 없었고 잠을 잘 수 없었다. 뻑뻑하고 안봐도 뻔히 충혈되있을 눈을 꿈뻑이며 발끝을 꼼지락 거렸다.

 어디선가 시끄럽게 소리가 들려왔다. 알람시계 소리가 시끄럽게 방안을 메꾸었다. 원래부터 잠을 자지않고 깨있던 지용이 그 소리에 놀라 몸을 움찔거렸다. 소리와 지용의 몸 움직임에 승현은 표정을 살짝 찡그리며 한 쪽 눈을 떴다. 그리고 다시 눈을 감고 팔을 이리 저리 움직여 소리의 근원지를 찾았다.

 

  「아……알람을 안 꺼서……저 소리……때문에…….」

 

 잠이 묻은 목소리로 느릿느릿 승현이 중얼거렸다. 그도 그럴 것이 새벽 3시에 지용을 부르고 새벽 4시에 잠이 든 터라 겨우 3시간 밖에 자지 못한 이유였다. 어느새 환해진 주변을 실눈으로 둘러보던 승현은 지용과 마주쳤다. 승현이 지용의 눈을 보고 흠짓 놀랬다.

 

  「눈이……안 잤어요?」

 

 너 같으면 편하게 잠이 오겠냐? 승현이 깬 것을 본 지용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허리가 아파왔다. 찌뿌듯한 몸을 손으로 몇 번 치고 지용은 몸을 조금 위로 올려 허리를 침대헤드에 기대었다. 그런 지용을 보고 승현이 잠이 덜 깬 목소리로 말했다.

 

  「이리 와. 다시 누워요.」

  「됐어.」

  「누워요.」

  「됐다니까.」

  「지용아.」

  「…….」

  「누워라. 좀.」

  「승현씨 자꾸 나한테 은근슬쩍 말 놓을거야?」

  「네. 그러니까 누우시라구요.」

 

 말문이 막혀 지용이 멍을 때리고 자신을 쳐다만 보자 그것이 답답했는지 승현은 몸을 일으켜 지용의 허리로 양 팔을 뻗었다. 순간 승현의 팔에 의해 가둬진 지용이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지용이 무릎을 세우려다 제 무릎에 걸리는 승현의 몸에 다시 다리를 뻗었다. 갑자기 승현의 얼굴이 점점 다가왔다. 지용은 더이상 갈 곳도 없는데 고개를 뒤로 최대한 빼고 슬쩍 돌렸다. 조금만 실수를 하면 입술이 닿을 듯한 거리까지 온 승현이 뜬금없이 울상을 지어보였다.

 

  「졸리지도 않아요? 좀 더 자요.」

  「……나, 난 벼, 별로…….」

  「아, 싫어. 그냥 좀 자요. 누워요, 빨리.」

  「조, 졸리면 승현씨나 좀 더 자면 되지 왜 굳이 나까지…….」

  「팀장님 눈이 그 모양 그 꼴인데 저만 어떻게 자요. 그리고.」

 

 울상 지엇던 표정을 한순간에 무표정으로 바꾸며 승현이 약간 무섭게 말해왔다.

 

  「나 혼자 자는 동안에 팀장님이 도망갈 수도 있잖아요.」

  「지금 나 납치했어? 무슨 도망이야.」

  「그니까 누워요.」

 

 막무가내인 승현에 못이겨 지용은 결국 아래로 내려와 다시 몸을 뉘었다. 만족스러운 듯 승현도 지용의 옆에 눕고 지용의 가슴 근처로 손을 올렸다. 화들짝 놀란 지용을 신경도 쓰지 않으며  승현은 그대로 토닥토닥 두드렸다. 마치 엄마가 어린 아이를 잠 재우듯. 어이없다는 얼굴로 그 모양새를 지켜보던 지용은 거짓말 처럼 밀려드는 잠에 못이겨 눈을 감았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지용은 귀에 들리는 두런두런 거리는 소리에 눈을 떴다. 눈에 들어오는 배경에 일순간 놀랐으나 곧 상황파악을 하고 도로 눈을 감았다. 여전히 두런거리는 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그제서야 지용은 얼른 몸을 일으켰다. 제 옆에는 승현이 없었다. 얼마나 잔거지? 지용이 두리번거리다 침대 옆 협탁 위에 있는 시계를 집어들었다. 오후 1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다. 시계를 다시 협탁 위에 올려두고 지용은 양 손으로 머리를 쥐어싸맸다. 절망적이였다. 왜 이리 절망스러운지는 잘 모르겠으나 어쨌든 기분이 상쾌하진 않았다. 승현의 집에서 잔것은 지용에겐 꽤나 좋은 일이지만 하루 사이에 무슨 사이나 된다고 이렇게 집에 와서 맘 놓고 퍼질러 잤는가에 대해 너무도 좌절스러웠다.

 지용이 이렇게 좌절과 절망감에 휩싸여있을 때, 승현이 방문을 열고 들어섰다. 지용은 여전히 머리를 쥐어싸맨 채로 승현을 쳐다보았다.

 

  「왜 그러고 있어요? 일어났으면 나오지.」

 

 그 말만 하고 승현은 방문을 열어 둔 채 방에서 나갔다. 한참을 침대에 앉아있던 지용이 번쩍 드는 생각에 엉망일 것 같은 머리를 대충 정리하고 방에서 슬그머니 나왔다. 방 맞은편 주방에서 승현이 무언갈 하고 있었다. 방문을 최대한 소리를 죽여서 닫은 지용은 그 자리 그대로 서서 주방에 있는 승현을 쳐다보았다.

 냉장고 문을 열고 닫으며 이것 저것 꺼내놓던 승현은 토스트기에 빵을 넣고 뒤를 돌아보았다. 차렷자세로 지용이 자신을 보고 있는 모양새가 웃겼다. 지용은 승현이 자신을 보고 웃는걸 보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실 승현의 저런 약간 가정스러움이 묻어나는 행동들을 처음 보기 때문에─물론 볼 일이 없지만─그 모습들을 넋놓고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승현은 슬라이스 햄과 치즈 등 간단한 샌드위치 재료를 다 구워진 빵에 얹고 그릇에 놓았다. 그 그릇들을 들고 식탁에 놓은 뒤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어 컵에 붓고 그릇 양 옆으로 놓았다. 그리고 식탁 앞 의자를 빼내어 앉은 뒤 아직도 넋놓고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지용을 불렀다.

 

  「점심 드세요. 거기서 그러고 있지 말고.」

  「어?……어, 어. 응…….」

 

 지용이 슬금슬금 승현의 앞 자리 의자를 빼고 앉았다. 승현은 자신이 만든 샌드위치를 맛있게 먹어갔다. 그걸 물끄러미 보던 지용은 샌드위치를 집어 들고 승현의 눈치를 보다 한 입 베어물었다.

 

  「…….」

 

 맛있다.

 

  「표정이 왜 그래요? 별로예요?」

  「아, 아니! 아니, 전혀!」

 

 지용이 급히 아니라며 소리를 질렀다. 그에 승현은 아니면 말지 뭘 그렇게 급하게 말하냐고 하며 우유를 한 모금 마셨다.

 

  「맛있으면 됐구요.」

 

 우유를 거의 다 마신 승현이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 다시 컵에 부었다. 그동안에 지용은 샌드위치를 다 먹어가고 있었고 우유는 이미 다 마신지 오래였다.

 

  「우유 좀 더 드릴까요?」

  「……응.」

 

 승현이 지용의 컵에도 우유를 따랐다.

 

  「팀장님.」

  「응?」

  「제가 받아야 되는 보상이랍시고 입막음 하는거.」

  「……응.」

  「언제까지 해야 되는지 생각해봤어요?」

 

 승현의 질문에 지용은 빵가루가 묻은 제 입술을 털던 행동을 멈추었다. 조금 난데없는 질문이긴 하나 생각 해 볼, 생각 해야 할 내용인 것 같았다. 그러게. 언제까지해야되는거지? 지용은 생각에 잠겼다. 뒷머리를 긁적이던 지용이 승현을 쳐다봤다. 쉽사리 답이 나오지 않은 이유였다. 식탁 위에 팔을 걸치고 한 쪽 손으로 턱을 괴어 지용을 보던 승현도 별 다른 답을 찾은건 아닌 모양인지 무표정으로 지용을 보는게 다였다.

 

  「……승현씨가 만족 할 때 까지?」

  「제가 평생 만족 못하면요.」

  「어…….」

  「저 따라다니면서 제 입막음 할 수는 없잖아요.」

  「그건……그렇지.」

  「팀장님이 그렇게 절 입막음 시킨다고 해도 제가 다 불어버리면 그만이고.」

 

 지용이 놀란 눈으로 승현을 쳐다보자, 승현은 농담이에요, 하고 웃었다. 안도의 한숨을 쉬며 지용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 방금 그 말을 곱씹어며 승현은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믿었다.

 

  「저도 제가 불리할 때 마다 팀장님 그짓하고 있던걸 들먹이면서 뭐 협박까진 아니더라도, 여하튼. 그렇게 나올 생각은 없어요.」

 

 지용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말인데.」

 

 지용은 승현이 무슨 말을 할 지 궁금해하며 고개를 끄덕이던 것을 멈추었다.

 

  「이거 하나만 짚고 넘어가요.」

  「뭘.」

  「내가 대답을 못들은 거 같아서 묻는건데, 팀장님 저 좋아해요?」

  「……또 그 소리야?」

  「대답을 못들은 거 같다니까요.」

 

 언제는 무언의 긍정이니 어쩌니 하면서 지가 할 말 다 하더니. 지용은 승현의 눈을 피해 다른 곳으로 시선을 옮겼다. 제가 느껴도 지금 점점 귀가 빨개지는 것 같아 황급히 손으로 귀를 만지작거렸다.

 

  「맞아요? 좋아하는 거.」

  「…….」

  「맞구나.」

  「…….」

  「맞죠?」

  「그만 해. 내가 승현씨 좋아해서 기분 나쁘면 사과한다고 했던거 잊었어? 왜 그렇게 물어봐. 그래, 좋아해. 좋아한다고. 최승현씨 좋아한다고, 내가. 됐어?」

 

 승현이 바람 소리를 내며 웃었다. 재수 없어 보였다.

 

  「뭘 그렇게 화를 내면서까지 말을 하고 그러세요.」

  「승현씨가 계속 물으니까 그렇지.」

  「제 자리에서 자기 위로했던 사람 치고 너무 당당한 고백이네요.」

  「…….」

 

 승현이 저렇게 말하면 지용은 할말이 없었다. 말없는 지용을 보고있다가 컵에 따랐던 우유를 한 번에 마신 승현이 자리에서 일어나 제 앞에 있던 그릇과 컵을 싱크대에 담궜다. 그리고 몸을 돌려 두 팔을 싱크대에 뻗어 얹고 식탁 앞에 앉아 있는 지용을 향해 말했다.

 

  「팀장님이 저를 그렇게나 좋아해주시니까 하는 소린데, 전에도 말했지만 거절 할 의사는 없어요.」

  「……무슨 말이야?」

  「맞춰보세요, 무슨 말인지.」

  「장난하지 말고.」

  「팀장님 거절 안 한다고요, 저.」

 

 승현의 갑작스런 돌변한 태도에 지용은 적응이 되지 않았다. 언제는 입막음 하라더니 이제는 자신을 거절 안한다고? 이게 다 무슨 소리야? 기한 없는 입막음에 대한 것은 생각해 볼만 했지만 승현의 저 말들은 어떻게 생각을 해야하는지 지용은 알 수가 없었다. 자고 일어나더니 하루 사이에 어떻게 되기라도 한걸까. 왜 저런 말들을 해오는지 묻고 싶었다. 지용은 승현에게 물었다.

 

  「날 거절 안 한다는게 정말 몰라서 묻는건데, 뭔 소리야 대체?」

  「이렇게 눈치가 없어서야. 팀장님 여태까지 일 어떻게 했어요?」

  「뜬금없이 시비걸지 말고 대답해.」

 

 승현이 싱크대에서 팔을 떼고 다시 식탁으로 돌아와 앉았다.

 

  「그 때도 말했듯이 저도 제가 살아온 가치관이라는게 있잖아요. 왠만한 여자들한테 고백도 많이 받고 또 그만큼 많이 사귀어도 보고.」

 

 왠 자기 자랑? 지용이 그렇게 생각하며 승현이 말하는 것을 잠자코 듣기만 했다.

 

  「팀장님이 그러고 있던거 처음에 봤을 때 기분이 엄청 묘했어요.  여자들만 사귀었으니까 남자가 그러고 있는거 보면 기분이 불쾌할 법도한데, 하나도 그렇지 않은거야. 거기다 팀장님이 나 좋아한다고 하는데. 제가 또 저 좋다는 사람 뿌리치질 못하거든요.」

  「……그래서? 너 좋다는 사람 못 뿌리치겠으니까 불쌍해서 나 거절 안 한다고?」

  「그렇게 안좋게 받아들이지 마세요. 그런 뜻 아니니까.」

  「그렇게 받아들여 지는데 어떻게 해.」

  「근데 그렇잖아요. 나한테 고백한 사람 내가 싫으면 거절할텐데.」

  「…….」

  「거절 안 한다니까요?」

  「……승현씨 나 복잡해지려고 하니까 요점만 말해줄래.」

 

 지용이 조금 풀린 눈으로 승현을 쳐다보며 말했다. 사실 이미 머릿속은 복잡해지고도 남아 돌았으나 더 들으면 폭발해버릴 것만 같아서 참지 못하고 한 말이였다. 승현이 새벽처럼 씨익 웃으며 말했다.

 

  「팀장님같은 분이 저한테 어떤 모습이던 고백까지 해주셨는데 거절하면 예의가 아닌 거 같아요, 아무래도.」

  「…….」

  「그 고백 받으려고 하는데, 어때요?」

 

 

 

 

 

 

 

 

 

 

 

 

 

 

 

 

 

 

 


*

으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번편 왜이렇게 길져

아 저기 제목에 써잇던거 2편까지는 뒤에 부제를 붙엿는데 이제 별로 안붙여도 될거같아섴ㅋㅋㅋㅋ

됏고

드디어 저에게도ㅠㅠㅠㅠㅠㅠㅠㅠㅠ암호닉을 신청해주신 분들이ㅠㅠㅠㅠㅠㅠㅠㅠ

떡덕후님 루루님 초콜릿님!

으어ㅠㅠ감사함다ㅠㅠㅠㅠㅠㅠ

세분에게 은총으류ㅠㅠㅠㅠㅠ어서 빨리 이분들께 좋은글을 싸질러야겟어요

물논 저는 똥손이라 오늘도 만똥칠을 햇지만☞☜

어쨌든 좀 이상한 내용전개이긴하나 3편이 나오긴햇네염

제목뜻에 따른 내용은 아직까지 발전 이라고 해둘수 잇겟네염

제목이 위험한 쾌락인데 위험하지도 않곸ㅋㅋㅋㅋㅋㅋ쾌락적이지도않으니깤ㅋㅋㅋㅋ

어쨌떤! 암호닉 신청해주신 그대들께 두번감사드리며ㅠㅠㅠㅠㅠㅠ

야무지고 옴팡지게 암호닉받는다고 두번말씀드리며!!!!!!!1

이만 꺼질게용

으안녕( - -)( _ _)(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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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저 암호닉 신청했던 초콜릿이예요..!!!!신알신 오자마자 바로 달려 왔습니당ㅎㅎㅎㅎㅎ 역시 승혀니는 지용이보다 한살 적군요!!연하공 무지 좋아하는뎅..ㅠㅠㅠㅠㅠ 승현이 말투가 넘넘 좋구 선덕거려서 제가 막 지용이한테 빙의해서 설레고 있어요ㅋㅋㅋㅋㅋㅋ이런 금손 자까님 같으니라구!!!ㅠㅠ그리고 왜 하필 여기서 끊으세요 엉엉엉ㅇ엉엉 뒤가 넘 궁금해서 잠도 못자겠쓰영..ㅋㅋㅋ작가님의 lte 돋는 업뎃 속도에 저는 좋아 죽습니다 *^0^* !!!! 얼마만의 탑뇽이나며ㅠㅠㅠㅠㅠㅠㅠㅎㅎㅎㅎㅎㅎ 1,2화 볼때마다 생각하는거지만 작가님이 쓰시는 얘들 말투..?같은게 넘 좋아요.제가 딱 좋아하는 말투라고 해야하나?ㅋㅋㅎㅎ이런 당돌한 승현찡!!!!!!!!!!!!!!!!!!!!!!!!!!!!!!!!!!!!!!!!!!!!!!!!!작가님 글 덕분에 흥분한 한 마리의 수니인 전 이만 물러나겠사옵니다.ㅋㅋㅋ담편에서 뵈어요!잘 봤습니다 ^^
11년 전
한 별
ㅋㅋㅋㅋㅋㅋ으앜ㅋㅋ감사해요유ㅠㅠㅠㅠ새벽에올린글이라댓글별로기대안햇는데ㅠㅠㅠㅠㅠ저도사실저런말투쓰는거좋아합니닼ㅋㅋㅋ읽는것도그렇고쓰는것도 그렇고...여하튼 최대한 자주자주 뵙고자 열심히 스토리생각하고 글쓰려고 노력중이에요! 칭찬해주셔서 너무감사드립니다ㅠㅠㅠ어휴저너무지금 뭐라고해야되 두근두근세근세근네근네근하뮤ㅠㅠㅠ초콜릿님 사탕함다!!!1111(☞ㅂ☜)
11년 전
독자2
작가!!!!! 스릉흔드.....S2
11년 전
한 별
즈ㅓ도스릉흠니드......S2
11년 전
독자3
하....대박...그대진짜금소ㄴ....
11년 전
한 별
☞ㅂ☜허헣...헣...
11년 전
독자4
연속 3편 읽고 +ㅅ+ 눈을 반짝이고있는 푸른비 입니다. ㅎㅎ 글 너무 잼있네요 작가님!! 다음편도 완전 기대되요 ㅎㅎ
승현은 진심...이겠죠?! 호기심인가?! =ㅅ= 흠... 암튼 다음편도 기대하며 기다립니다!!! 작가님 짱!!짱!!! ㅎㅎ

11년 전
한 별
으아으아으아연속으제글세편을읽으이아오으이아이잉아오이이어이시와이우와아오와어 감사함다다음글도열쒸미쓰겟슴다ㅜㅜ!!
11년 전
독자5
존댓말 쓰는거 왤케 달달해요ㅠㅠㅠㅠ지용이 귀엽곸ㅋㅋㅋㅋ아낰ㅋㅋㅋ엄마미소가 떠나질 않ㅇ네요ㅠㅠㅠ으으ㅡ 귀여운것들 ㅠㅠㅠㅠㅠㅠ내일 빼빼로 데인데 작가님 내 사랑 머거 두먼머거 ㅠㅠ
11년 전
한 별
bbbbbbbㅠㅠㅠㅠㅠㅠ으아ㅠㅠㅠㅠㅠ빼빼로가머졍 저는 독자5ㄴㅣㅁ의 사랑을계속계속 먹겟숨다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6
ㅋㅋㅋㅋ 옥메와까로 암호닉 신청할게요!!ㅎㅎㅎㅎ 연속 세편 읽었어요ㅋㅋㅋㅋ 너무 재밌네요!!다음편도 기대할게요 한별님ㅋㅋㅋㅋ탑뇽 느므 좋아요ㅋㅋㅋㅋ작가님 필력도!!
11년 전
한 별
으와옥메와까ㅠㅠㅠ옥동쟈멕톤봐일드바뒤까막쿤죠아ㅠㅠ저도옥메와까님너므좋슴다!!기억할게요!!!!
11년 전
독자7
헐 대박사건... 고퀄 탑뇽이 떴다ㅜㅜㅜㅜ방금 일편부터 보고 신알신하고가여! 작가님 제 사랑 받아두번받아ㅜㅜㅜㅜ빼빼로드립니다!ㅋㅋㅋㅋ
11년 전
한 별
우으아우와으아워앙 감사함다ㅠㅠㅠㅠㅠㅠ세번네번이고독자7님으 싸랑을 받을준비는 되어잇담니다으ㅠㅠㅠㅠㅠ빼빼로도사랑도감사히받겟슴다!
11년 전
독자8
으힝 ㅜ ㅜ 감사해요~ 완전 글 너무 잘 쓰시는 것 같아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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