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구홍구]한라봉선생님
w.성춘향
05:계약연애
"저..저기 그럼..."
자철이 선뜻 답은 하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이며 우물쭈물댔다.
그걸 보던 홍 선생이 말해봐요,하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자철은 말할까 말까 한참을 고민하더니 입을 뗐다.
"그럼...호...홍 선생님은 게..게이신가요?"
자철의 질문에 홍 선생이 피식,웃었다.자철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정말이에요?라고 물었다.
홍 선생은 허공을 보며 음...뭐 그런 셈이죠.라고 대답했다.자철은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자철이 그럼 여자가 싫어요?남자가 예쁘나요?등등 뚱딴지 같은 질문들을 내뱉었다.
홍 선생이 미소짓더니 멍하니 있던 자철의 옆에 고개를 불쑥 내밀었다.
"왜요,신기해요?게이 처음 보죠?"
"어...신기하긴 한데요..."
처음 보는 건 아니에요...라고 말하려다 자철이 입을 꾹 다물었다.
아니야,성용이는 게이가 아닐 수도 있어.아직 질풍노도의 시기니까 헷갈리는 걸지도 몰라.자철이 온갖 생각을 하며 니트를 만지작댔다.
홍 선생이 벤치에서 일어나 자철의 앞에 서서 자철을 내려다보았다.
"그럼 우리 지금부터 연애 하는 겁니다?"
너무나 당당하게 말해오는 홍 선생에 자철이 얼굴을 찡그리며 그건 좀...이라며 중얼거리다 곰곰히 생각했다.
생각해 보면 수리비 낼 형편도 안 되는 마당에 넙죽 받아도 모자랄 제한이였다.
문제는 홍 선생이 남자라는 것이였다.자철이 어....음...라고 중얼대기만 하자 홍 선생이 자철의 니트 주머니에서 펜을 꺼내 자철의 손등에 뭐라고 쓱쓱,적었다.
자철이 차가운 기분에 앗,하고 눈을 찌푸렸다.
"결정하면 연락 줘요."
홍 선생이 손으로 전화기 받는 시늉을 하며 뒤를 돌아보고 뛰었다.
자철은 손등을 보았다.홍 선생의 전화번호로 보이는 숫자들이 나란히 일렬로 쓰여져 있었다.
자철은 띵한 머리를 부여잡고 벤치 아래 바닥에 쌓인 낙엽을 마구 짓밟았다.
이건 소심한 자철이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였다.
나이 27에,인생의 꽃이 폈다.
지금껏 살아오다가 한 번도 받아보지 못했던 고백을 벌써 두 개씩이나 받았다.
참 대단하다,구자철...자철이 한숨을 내뱉으며 중얼거렸다.
물론 핀 꽃에서 여인의 향이 나지 않고,사내의 향이 났다는 것이 흠이지만.
자철은 손등에 써져 있는 번호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이내 한숨을 푹 쉬었다.
저 뒤에서 눈치가 빠른 흥민이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쌤 고민있어여?라고 물었다.
자철은 아니란다..하고선 손을 뒤로 숨겼다.책상 밑에서 발로 축구공을 건드리며 장난을 치던 성용이 자철을 보았다.
자철은 성용을 보고 눈을 깜빡 깜빡 움직였다.
왠지 이 번호로 연락하면 성용에게 큰 죄를 끼치는 것 같은 기분이였다.성용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자철을 응시했다.
자철은 이내 고개를 돌리고는 자,종례하자.라는 한 마디를 꺼냈다.
동시에 우당탕,하는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아이들이 사라졌다.자철은 허허...하고 웃으며 교탁에 털썩 앉았다.
맨 뒤에 성용이 실눈을 뜨고 자철을 쳐다보고 있었다.반에는 자철과 성용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성용이 교탁으로 다가갔다.
"성용이는 안 가고 뭐해?"
"자봉쌤 뭔일이야?"
자철이 고개를 도리도리 젓자 성용이 손 다쳤어?라고 물었다.자철은 강하게 부정하며 손등을 가렸다.
성용이 자철의 손을 휙 낚아챘다.자철이 헉,하고 숨을 들이마쉬며 성용을 올려다보았다.
자철의 손목에 볼펜으로 새겨진 전화번호를 보던 성용이 눈썹을 살짝,찌푸렸다.
자철은 혀로 입술을 축이며 안절부절한 표정으로 성용의 눈치를 보았다.
"...이거 뭔데?"
"아..아무것도 아냐."
"누구 번호야?"
추궁해오는 성용에 자철은 끝내 호..홍 선생님 번호야.라고 대답했다.
성용이 뭐?하고 주먹으로 책상을 쾅 쳤다.큰 소리에 자철이 움찔,하며 왜...하고 울먹였다.
"체육 번호는 또 왜 손에 달고 다녀?"
"응...?"
"둘이 진짜 뭔가 있어?"
"그...그런건 아니고..."
성용이 답답한지 눈을 찌푸리고 고개를 젖히더니 이내 주먹으로 자신의 가슴을 때렸다.
자철이 왜 그래!하면서 말리자 성용이 아 존나 답답하다고!!!!라며 소리쳤다.
자철이 성용의 호통에 한 쪽 눈을 슬쩍 감았다.성용이 아이씨,하며 교탁 옆에 주저 앉았다.
"....얘기해줄 때까지 나 안 일어난다."
자철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성용을 내려다보았다.이 기성용,이라는 아이는 정말 자신이 말을 안 하면 영영 여기에 눌러앉아 있을 것만 같았다.
자철이 입을 삐쭉거리더니 성용의 앞에 털썩 쪼그려 앉았다.아빠다리로 앉고 있던 성용이 자세를 고쳤다.
자철은 고민하더니 성용의 눈을 보며 입을 열었다.
"사실 선생님이 아우디를 조금 손상시켰단다."
"아우디?"
자철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을 이었다.
"그런데 그게 홍 선생님 꺼였어."
"그래서 뭐?물어달래?"
"....그건 아닌데.."
"뭐 말해봐."
성용이 눈을 동그랗게 뜨곤 자철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자철이 이걸 말해야 해,말아야 해...갈등하고는 그래도 홍 선생님의 비밀은 지켜줘야겠다.생각하고는 머리를 굴렸다.
"그래서 일종의 계약을 할까 생각하고 있어."
"무슨 계약?"
"....그건 어른들만의 계약이야."
성용이 아 뭐야...하며 짜증을 내고는 일어서려고 하는 자철의 손을 붙잡았다.
그리고선 자철의 니트 포켓의 유성마카를 꺼내 자철의 손등에 마구 낙서했다.
눈을 휘둥그레 뜬 자철이 전화번호 다 지워지잖아!하며 손을 빼냈다.성용이 입술로 뚜껑을 물고 있다가 다시 유성마카를 자철의 주머니에 쏙 넣었다.
"어떤 계약인지는 모르겠는데,체육하고는 붙어먹지 마."
"응?"
"붙어먹으면...."
"...."
"죽는다."
성용이 알았지?라고 되묻고선 자철을 만족스레 쳐다보았다.
자철은 유성마카에 가려 보이지 않는 전화번호에 울상을 지으며 손등을 박박 문질렀지만 그대로였다.
"구 선생님 왜 이렇게 늦게 나와요?"
어둑어둑해진 하늘 밑 학교 건물 앞에 서서 추웠는지 빨개진 얼굴로 발을 동동 굴리며 자신의 앞에 서 있는 홍 선생을 보고 자철은 눈을 휘둥그레 떴다.
져지 말고 다른 옷을 입은 홍 선생의 모습은 처음이라 자철은 밤색 코트를 입은 홍 선생이 낯설었다.
전 영어 문제 내느라...그런데 이 늦은 시간까지 왜 서 있는 거에요?자철이 묻자 홍 선생은 코트 주머니에 있던 캔 커피를 건네면서 같이 가려고요.하고 답했다.
자철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따뜻한 캔 커피를 받아들다가 정호의 볼에 대 주었다.
홍 선생은 앗,하며 이내 미소짓더니 자철을 쳐다보았다.
"벌써부터 애인 행세 해 주는 겁니까?"
"그게 아니고,너무 추워 보이셔서요..."
"아무렴 어때요."
자철이 몇십초동안 캔을 대 주더니 휙 돌아서서 차로 향하는데 홍 선생이 자철의 손목을 낚아채었다.
"이거 왜 이래요?"
"아...이거...성용이가..."
손목의 낙서를 보며 자철이 허허 웃었다.전화번호 지우더라고요..자철은 머리를 긁적이며 고개를 숙였다.
홍 선생이 와 나 기성용 이 자식...중얼대더니 자신의 번호가 적힌 포스트잇을 꺼내 자철의 주머니에 쑤셔넣어 주었다.
자철은 왜 홍 선생이 번호가 적힌 종이를 갖고 다니는지 상상의 나래를 펼쳤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에이 설마 게이바 그런데에 다닐 리가 있겠어.자철은 홍 선생에게 미안해져 눈을 마주치고 살짝 웃었다.
"내 차로 같이 가요."
"아 괜찮아요!...저도 차 있는데..."
"어디요?"
자철이 저 멀리 주차되어 있는 잿빛 마티즈를 가리켰다.홍 선생은 저건 내일 가질러 오고 오늘은 제 차로 가요,하며 자철을 잡아끌었다.
자철은 아...괜찮은데...하며 거부했지만 홍 선생의 힘에 무자비하게 끌려가고 말았다.
홍 선생이 차 좌수석 문을 열어 자철을 앉히고 이내 자신도 운전석으로 털썩 앉았다.
차 안의 어색한 공기에 자철이 눈을 이리저리 굴렸다.확실히 아우디라 좋긴 좋구나....자철이 생각했다.
홍 선생이 웃으며 라디오를 켰다.라디오에서는 끈적한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자철이 하하...하고 멋쩍게 웃으며 다시 라디오를 껐다.
자철은 기분이 이상해졌다.
안녕하세여 나는 춘향아씨에여
오늘 좀 짧죠?봐주세여~~~~~~~~
이제부터 뿌잉뿌잉한 이야기 쓸거임 손발 붙들어 매세여
어떤 독자분이 여기 나오는 흥민이 귀엽다고 하시더라구여...
근데 여기 나오는 흥민이 캐릭터 설정은 제 성격을 토대로 했답니당
결론은 나도 귀엽다고 해 달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앙 오늘은 1회바께 못올리네여 미아내여
아아아 저 빨리 레벨8 하고 시퍼여 저 거지자철이 댓망 진짜 조아하거든여...
삿미니 바보성용이 그냥 다 조아여 아니 그냥 그 쓰니님이 조음...아 눈팅 힘듭니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자꾸 홍 선생을 정호라고 쓰게 돼여
아 미치겠넹 그냥 정호로 바꿔야지 아아 분량 너무 커져써 홍씨
으앙 축덕까진 아니여서 축선들 잘 모르는데 망해땅
조은 주말 되셨나여?
자처리 흥미니 골 완존...짱이여씁니당..머시썽
그러므로 오늘은 청순자초리 짤이 아닌 머싰는 골 자초리 짤로
앙뇽 빠이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