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독약 향기가 퍼지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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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열아, 애비다. "
" 네. "
" 내일 좀 봤으면 한다. 저녁에 찬백호텔에서 7시에 보자. "
" 네. "
나 만큼이나 낮고 조용한 목소리로 말하는 남자.
인정하긴 싫지만 나의 아버지다.
피 한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어딘가 모르게 닮은 부자.
허나 뿌리부터 닮은 것은 아니였다.
나는 입양되었고, 풍족하게 자라왔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하나밖에 없는 누구의 태생인지도 모를 남의 자식에게
모든 사랑을 쏟아부었지만,
친자식을 갖게 된 이후로 나는 그들에게서 멀어져갔다.
그것은 커가면서 더 심해졌다.
어린나이에 차별이라는 것을 알아버렸고,
항상 눈치를 보며 지내왔다.
내가 동성애자인 것을 알고나서 부터
나를 대하는 태도가 눈에 띄게 심해졌다.
그래도 자식이라고 걱정되었는지 내 성정체성을 고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여자들을 붙여온지 10년은 된 것 같다.
계속 그렇게 하다가 언젠가 맘에 없는 결혼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돋아서 독립을 해버렸다.
그리고 오늘. 몇년만에 연락이 왔다.
휴대폰 번호는 또 어떻게 안거지.
내일 저녁은 아이와 함께 있지 못할 것 같다.
.
" 찬열아 "
" 또 그렇게 부르지. "
" 뭐 어때 내껀데. "
" 할 말 있어. "
" 알아 나 사랑하는거. "
" 오늘 저녁 같이 못있어. "
아이한테 엄청난 째림을 받고
오는 길에 아이스크림을 사오겠다 약속한 뒤에야 나올 수 있었다.
" 어서오세요, 예약하셨나요? "
" 박찬열이요. "
" 이쪽으로...... "
10분째 아무말이 없다.
딱히 생각나는 말이 없어 입을 다물고 있자 결국엔 먼저 얘기를 꺼낸다.
" 요즘 잘 지내고 있냐. "
" 네. "
" 여자는 있겠지? "
" 없습니다. "
" 아직도 그 병신같은 짓을 못끊은거냐. "
" 아버지. "
" 알고 있다. 요즘 만나는 애 있는거. 꽤나 어린애더군. "
씨발.
" 또 뒷조사 하고 다니신겁니까. "
" 내가 너를 모를리가 없지.
눈에 띄지 않으려고 선생님을 직업으로 택한건 좋은 생각이다만,
자꾸 그 잘난 얼굴 때문에 일이 터지니 안쓰럽구나. "
" 건들지 마세요. "
" 네 행동을 봐서 그리하마. "
" 가만히 있지 않을겁니다. "
" 다음에 보자. "
유유히 걸어나가는 그 뒷모습을 보면서
집에 있을 아이를 생각했다.
.
일단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어가긴 했는데,
종류가 너무 많아 뭘 어떻게 사야할 지 모르겠다.
" 도와드릴까요 손님? "
이쁘게 생긴 여직원이 웃으며 나에게로 온다.
" 어린 남자애가 먹을건데요.
추천 좀 해주ㅅ....아니, 그냥 여기에 있는거 하나씩 다 주세요. "
" .....네? "
" 여기에 있는거 하나씩 다 포장해주세요. "
내 말에 놀랐는지 한동안 벙쪄있는 여직원을 보며 살짝 눈을 찌푸리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듯 작은 컵에 종류별로 하나씩 담고 포장을 하기 시작한다.
" 저.. 손님. 하프갤런으로 주문을 하시면 더 가격이 ㅆ... "
" 그럼 섞이잖아요. "
" ...네... "
일단 다 사서 차 안으로 가지고 오는 것 까진 성공했는데,
이걸 집에 어떻게 들고갈지가 걱정이다.
" 푸...푸흡..... "
" 전화를 받았으면 대답을 해야지. "
" 흐..흐흐....흐하하하...!!! "
" 끊는다. "
" 아녜요!!! 아...크흡...왜요? 남?편?님? 푸흐...흐흐... "
" 후우....옷입고 밖으로 나와. 기다리고 있을께. "
통화를 끝낸지 얼마 되지 않아 후드집업 모자를 푹 눌러쓰고 나오는 아이가 보여서
가볍게 클락션을 울리자 우스운 걸음으로 달려온다.
" 왜 불렀ㅇ.....이게 뭐야? "
" 아이스크림. "
" ....멍청해. "
" 니가 좋아하는걸 몰라. "
" 괜찮아, 나 이거 다 먹을 수 있어. "
조수석에 타서 뒷자리에 있는 아이스크림을 한개 두개 꺼내 먹는 아이를 신기하게 바라봤다.
저게 어디로 들어가는거지?
" 근데 어디가? "
" 드라이브. "
" 흐응, 좋아. 가서 키스하자. "
" 어딘줄 알고. "
" 모텔가자. 섹스하고 싶어. "
.
죄송합니다 짧아서...ㅠㅠ..
스토리를 빠르게 진행을 하려다 보니
(답답한건 싫어서..★☆)
엄청 스피드한 저를 발견하네요
마지막 백현이의 말을 쓰는데 부모님이 방에 들어오셔서
하....야동보다 걸린 줄 알았어요....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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