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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몬스타엑스
l조회 672l 2

 

 

 

 

 

 

 

 여자친구. 여자친구라.

 나는 침대 위에 드러누웠다. 엄마의 말은 이랬다. 최근 동창회를 나갔더니 아들 있는 엄마의 친구분들께서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고. 결혼 얘기를 꺼내는 동창도 있었고, 아들의 여자친구가 되는 애들이 선물을 해준 것이라며 자랑을 해대는 동창도 있었고. 그러면서 묻더랜다. ‘너네 아들은 여자친구 없데?’ 라고.

 이 얼마나 웃기지도 않는 상황인가. 고작 제 친구들의 허세가 가득 묻어나는 이야기들에 열등감을 느끼고 이 시간에 그것도 오랜만인데 아들에게 전화를 한다는것이. 게다가 전화를 해서 별안간 한다는 소리는 고작 여자는 언제 소개 시켜주는가, 여자친구는 없는가, 이따위 질문들이니. 어지간히도 그것이 부럽고 그 꼴이 보기가 싫었던 모양이였는지 엄마는 재촉한다. 없는거니? 하고. 없어요 라는 나의 대답에 한동안 말이 없는 엄마.

 그런데, 내가 잘못들은 걸까.

 

  - 잘됐네.

 

 엄마의 말을. 내가 잘못들은 것일까. 잘됐다고? 무엇이?

 불길한 예감이 점점 느껴졌다.

 

  - 너 주말 마다 쉬지?

  「아, 네.」

  - 뭐, 이번주에 약속 잡힌거라도 있니?

 

 그 물음에 그가 떠올랐다. 프레젠테이션이 끝나는 주말 만나기로 한 그가. 약속 장소는 그의 집. 프레젠테이션이 있는 날을 곱씹어 생각해보니 다음주였다. 그와의 약속, 다른 사람들과의 약속은 없지만 약속이 있다는 듯 대답하고 싶어졌다. 바쁘다고, 시간이 없다고 그렇게 말했다.

 

  - 얘는. 주말 마다 쉰다며? 시간이 없긴 왜 없어?

  「요즘이 한창 바쁠 때라서요. 주말에도 시간이 잘 안나요.」

  - 두 시간도 안나? 두 시간도?

  「……왜 그러시는데요.」

  - 두 시간은 나지? 아무렴. 암만 바빠도 그 짧은 시간은 나겠지.

  「엄마.」

  - 음, 어디보자. 오늘이 목요일……내일 회사 끝나고 본가로 좀 와.

 

 다른 말은 들을 생각이 전혀 없는 듯. 엄마는 왜 그러냐는 내 물음에는 단 한 마디도 대답을 하지 않고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어버렸다.

 ……지금 떠오르는 그것들은 아니겠지. 설마, 그래. 아니겠지. 아닐거야.

 

 

 

 

 

 

 

 

 

  T u b e r o s e

  ; 위험한 관계, 위험한 쾌락.

  N a m e . Byeol

 

 

 

 

 

 

 

 

 

  5. 오류 2

 

 

 

 회사에 홀로 남아 일하던 지용의 핸드폰이 바쁘게 울려댔다. 마우스 휠을 돌리며 자료를 수집 중이던 지용의 손가락이 멈추었다. 한숨을 쉬고, 지용은 핸드폰을 들어 전화를 받았다. 불만이 가득 담긴 엄마의 목소리가 텅 빈 팀실 안을 채웠다.

 

  - 아직도 안 끝났니?

  「후……, 네.」

  - 일 끝나고 본가로 오라는 말, 까먹었어?

  「엄마, 이유를 말씀 해 주셔야 가든지 하죠.」

  - 오면 얘기 해준다니까, 글쎄. 일 끝나려면 얼마나 걸리는데 그래?

  「…….」

  - 얼마나 걸리냐니깐?

  「……지금 정리하고 본가로 갈게요, 그럼.」

 

 지용이 자리에서 일어서고 책상을 정리하며 말했다. 그래, 얼른와. 그 말을 하고 엄마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지용이 핸드폰을 던지듯이 책상에 올려놓고 두 팔로 책상을 집어 고개를 숙였다. 어젯밤, 엄마와의 통화를 마친 뒤로 자꾸만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왠지, 설마……하는 그런 것들이.

 지용은 컴퓨터에 있는 파일들을 저장하고 자신의 USB에도 저장을 시켰다. 어지럽게 뒤엉켜있는 포켓 화일들도 덮어 정리하고 주변 바닥까지 대충 치운 후에 팀실 안을 한바퀴 돌아보고 나오는 것을 마지막으로 지용은 본가로 갈 채비를 마쳤다.

 지하주차장에 주차 되있는 차에 올라타는 순간까지도 지용은 머리가 복잡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그 이유만은 아니기를 빌며 지용은 차에 시동을 걸었다.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본가에 도착한 지용이 집안으로 들어섰다. 자신이 마지막으로 들렀던 날 이후로 바뀌어 있는 도우미아줌마가 지용을 맞았다. 그녀는 지용이 집안의 아들이라는 것을 안 모양인지 지용을 처음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지용도련님’ 하고 부르며 인사를 올렸다. 얼떨결에 지용도 그녀의 허리숙임에 맞춰 인사를 했다.

 

  「지용이 왔니?」

 

 현관문 맞은 편에 있는 방의 문이 열리며 지용의 엄마가 나왔다. 집안에 있으면서도 조금 화려하지 않나 싶은 옷차림이였다.

 

  「안녕하셨어요, 아버지는요?」

  「응, 오늘부터 출장. 일요일에 들어오신데. 그나저나 우리 지용이 회사 일이 힘들긴 한가봐. 얼굴이 완전 헬쑥해져선. 밥은 먹었니?」

  「대충요.」

  「대충 먹으면 쓰나. 아줌마, 갈비 남은거 있죠? 지용이 상 좀 차리세요.」

  「아뇨, 됐어요. 아주머니, 괜찮으니까 안 차리셔도 되요.」

 

 어떻게 해야하는 건지 잠시 갈팡거리는 도우미아줌마를 향해 지용은 차를 한 잔 타 달라고 말했다. 지용의 엄마가 그 말을 얼른 거들었다. 도우미아줌마가 주방으로 향했다.

 

  「피곤하지? 씻을래? 물 좀 받아놔줄까?」

  「됐어요. 금방 돌아갈거에요.」

  「아니, 왜? 온 김에 좀 더 있다가 가. 너 차있으니까 여기서 출근해도 되잖아.」

  「여기서 출근하면 길이 너무 막혀요.」

 

 지용이 거실로 가서 소파에 앉으며 말을 이어 나갔다.

 

  「그리고 회사에도 일이 남았는데 하도 오라고 하시니까 온거에요.」

  「……아쉽네.」

  「죄송해요. 근데, 엄마.」

  「응. 왜.」

  「이유가 뭐예요?」

  「뭐가?」

  「본가로 오라고 한 거 말이에요.」

 

 지용의 엄마가 작은 탄식을 내뱉았다.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지 좀 처럼 입을 열지 않아 이어간 침묵을 깨고 도우미아줌마가 차를 내왔다. 답답하고 복잡한 마음에 지용은 찻 잔을 들었다. 냄새는 커피였지만 일반 믹스커피가 아닌 모양인지 색깔이 까맣기만 했다. 그것을 보고 지용이 잠시 멈칫하자 도우미아줌마가 입을 열었다.

 

  「커미머신으로 사모님이 에소프레소를 즐겨 마시길래 똑같은걸로 내왔는데……도련님 다른 차를 드릴까요?」

  「네? 아, 아니에요.」

 

 지용은 결코 에소프레소를 마시지 못하거나, 싫어해서 멈칫한 것이 아니였다. 카페에서 승현과 이야기를 나눈 날 마신 커피가 에소프레소여서, 그래서 멈칫한 것 뿐이였다. 편의점에서 담배를 보았을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언제고 어느때고 상관없이 승현이 떠올랐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잠시 다른 생각을 하던 지용이 자신을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찻 잔을 내려놓았다.

 

  「지용이 정말……사귀는 사람 없니?」

  「없어요. 말씀드렸잖아요.」

  「왜? 대학 다닐 땐 그나마 좀 사귀는가 싶더니.」

  「대학이랑 회사랑 같나요. 일 하느라 바빠서 시간도 없는데.」

  「회사에서  356일 일 한다니? 내내 바빠? 그건 아니잖아. 융통성 좀 가져, 지용아. 너 지금 니 나이때 느긋하게 있다가 서른 금방이다? 서른 되면 장가 가기도 얼마나 힘든데.」

 

 지용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

 

  「엄마, 본가에 오라고 한 이유가 뭐예요, 도대체.」

  「……너 선 안 볼래?」

 

 불안하게 내내 생각했던 그것들이 맞아 떨어지는 순간이였다. 선 얘기를 꺼내놓자 마자 엄마의 입에선 여러 얘기들이 순식간에 쏟아져 나왔다.

 

  「엄마는 우리 지용이가 알아서 잘 사귀었으면 했는데, 영 소식이 있어야 말이지 원. 엄마가 먼저 전화 거는거 아니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를 정도고. 엄마 아는 사람이 이런 쪽에서 일하는데 다리 놓아주는 애들마다 전부 다 결혼을 한다지 뭐니? 몇 년동안 시집, 장가 안간 노처녀 노총각도 한 방에 보내버린덴다, 얘. 이러니, 소식 없는 아들 둔 엄마가 솔깃 하겠어, 안하겠어?」

  「…….」

  「사진도 보고 얘기도 들어봤는데 엄마는 아주 쏙 맘에 들더라. 너 보여주려고 사진도 가지고 왔어.」

  「…….」

  「사실 난 부탁하는게 좀 그랬지만……, 사진 보니까 잘한거지 싶더라니까. 아들도 사진 보면 그렇게 생각할껄?」

 

 지용이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마른세수를 했다. 그 모습을 보며 지용의 엄마가 잠시 말하는 것을 멈췄다.

 

  「역시 물 받아 놓는게 좋겠지? 피곤해 보여, 아들.」

  「엄마. 저 선 볼 생각 없어요.」

  「뭐? 왜!」

  「왜긴요. 선 보는거 자체도 싫고, 지금 별로 누구 만나고 싶지도 않아요. 일 하는것도 바쁜데 제가 누굴 만나고 결혼을 목적으로 연애를 하겠어요. 안해요, 저.」

  「어머, 아들. 이러기야? 오랜만에 엄마 얼굴 봤는데 그렇게 말핼래?」

 

 그러는 엄마는 오랜만에 불러 놓고 이런 얘기만 하실거에요? 그렇게 말하고 싶은 욕구가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지용은 그 말들을 한숨으로 내보냈다. 이런 내용들은 아니길 바랬는데. 왜 불길한 생각들, 예감은 틀리지 않는건지.

 지용은 더 있고 싶지 않았다. 이유도 들었으니 이제 그만 제 집에 돌아갈 생각으로 내려놓았던 가방 끈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가보겠다는 말을 하려는데 지용의 엄마가 소파에서 일어나 방으로 들어갔다. 그 뒷모습을 멍하니 쳐다보던 지용이 손에 무언가를 들고 나오는 제 엄마를 보고 입술을 깨물었다.

 소파 앞에 있는 테이블 위로 여자 사진을 올려놓으며 지용의 엄마가 말했다.

 

  「자. 봐 봐. 보고 엄마 말 좀 더 들어봐.」

  「글쎄 저 생각 없다니까요, 엄마.」

  「일단 들어. 나이는 너랑 동갑이야. 고등학교 가기 전에 유학 갔다가 검정고시로 대학교 들어갔데. 그것도 네가 졸업했던 학교랑 비슷한 수준인. 바이올린 하는 앤데 다른 공연에 초청될 만큼 실력도 뛰어난 애야. 집안도 애 유학도 보내고 음악 시켜줄 정도면 말 안해도 될 거 같고. 거기 생긴 것 좀 봐. 애가 얼마나 예쁘장하게 생겼어? 예쁘면 맘씨도 곱다는데.」

  「…….」

  「이래도 싫어? 이 나이에 이만한 애가 또 어딨다고.」

  「그만한 사람이 그정도 나이, 스팩에 여태껏 결혼 안하고 있다는게 더 이상해요.」

  「그야 우리 아들 같은 사람 만나려고 그러는거 아니겠어?」

  「……엄마, 저 진짜 선 볼 생각 없어요. 본가에 온 이유도 들었고, 선도 안 볼테니까 저 그만 가볼게요.」

 

 지용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자, 지용을 약간 째려보듯 보며 지용의 엄마가 말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어.」

  「…….」

  「이미 약속은 다 잡아놨거든.」

  「엄마……!」

 

 지용이 조금 신경질을 내었다.

 

  「네가 거절 할 줄 알고 약속 잡아놨지. 물론 그쪽에다가도 네 사진 보여줬고. 아주 좋아라한데.」

  「이러시는게 어딨어요!」

  「지용아.」

 

 또 무슨 말을 더하려나 싶어 지용이 표정을 구기며 엄마를 쳐다보았다. 지용의 엄마 표정은 열심히 선 볼 여자를 칭찬하고 말하던 표정이 아니였다. 그 얼굴을 보고 지용은 다시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

 

  「……네 아빠 건강검진 받으셨는데. 너 그거 아니?」

  「…….」

  「간에 문제 생겼덴다.」

  「…….」

  「암 초기 같다고.」

 

 지용이 놀라며 제 엄마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담담하게 별 얘기 아니라는 듯 말하는 것 같이 보였지만 한순간 걱정이 잔뜩 긴 얼굴이 된 엄마를 보자 정신이 들었다. 이게 왠 날벼락인가.

 

  「무슨, 그게……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암이요?」

  「당장에 암 걸렸다는건 아니고 그런것같다고 병원에서 결과 나왔어. 그 와중에 네 아빠 출장 간거고.」

  「…….」

  「엄마는 폐경까지 왔다. 하나는 암, 하나는 폐경에……이게 다 무슨 꼴이야. 아주 하루하루 고달프게 늙어가. 그런데 아들이라고는 딱 하나 있는 네가 어쩜 엄마 말을 그렇게 딱 잘라서 거절 할 수가 있어?」

 

 지용은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 일에 치이고 바쁜 생활을 하며 살아갈 동안 본가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승현을 좋아하는 마음에 비밀이 생기고 그 비밀이 들켜버려 얼떨결에 승현과 사귀게 되는 동안에도 계속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었다. 보이지 않던 엄마의 눈가 주름이 지용의 눈에 들어왔다. 지용은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조금 숙였다.

 

  「남들이 하는 아들 자랑 배 아파서 나도 잘난 아들 자랑 좀 하려고 했더니만. 그게 그렇게 싫니?」

  「엄마, 저는…….」

  「내가 당장 결혼 하래? 그냥 선만 보라고. 선만. 보고 마음에 들던 안들던 보고 난 후면 네가 알아서 해도 되잖아. 그냥 좀 보기만 하라는건데 왜 그렇게 딱딱하게 구는거야, 아들. 왜 이렇게 변했어. 엄마 말이면 다 듣던 네가.」

 

 지용은 어쩔 수 없었다.

 

 

 

 

 

 

 

 

 

 

 

 

 

 

 프레젠테이션을 하루 앞 둔 날. 마지막 자료 정리를 하는 지용의 전화가 울렸다. 근무 중에 울린 거라 지용은 사원들의 눈치를 보다가 자리에서 슬그머니 일어섰다. 팀실 밖으로 나가 지용이 수신자를 확인했다. 엄마였다. 지용은 마른 침을 잠시 삼켰다가 눈을 감았다 뜨며 전화를 받았다.

 

  - 전화 늦게 받네?

  「근무 중이에요.」

  - 어머, 그래? 미안하게 됐네. 미안, 아들.

  「아니에요. 전화는 왜……?」

  - 응, 기쁜 소식을 전하려고 전화했지.

  「……기쁜 소식이요?」

 

 지용은 생각했다. 아버지가 암이 아니라고 하거나, 뭐 그런 말들이기를. 그런 것이 아니면 기쁜 소식이랄게 없는데.

 

  - 진희 말이야. 너는 선 보고 엄마한테 따로 연락도 안 하니?

 

 진희는 지용이 만난 선 상대였다. 진희라는 이름 두 글자를 듣자마자 지용은 지난 주말 선 자리가 떠올라 표정을 구겼다.

 

  「그건 바빠서……,」

  - 그래, 그래. 아무튼 진희가 너 아주 맘에 든다더라.

  「……그게……기쁜 소식이에요?」

  - 그럼! 당연하지.

 

 이후로 들려오는 엄마의 말들은 지용의 두통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 주말, 지용은 엄마의 말에 못이겨 결국 선을 보고 말았다. 순전히 엄마가 했던 말들 때문에 그럴 필요는 없지만 선을 보지 않으면 뭔가 죄책감이라도 들 것 같아서 나간 자리였다. 등 떠밀려 나간 선 자리에서 본 상대의 얼굴은 사진 속 얼굴과는 약간, 약간 달란다. 그치만 예쁘장한건 틀린 말이 아니였다. 그저 사진이 조금 잘 나온 사진이겠거니 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명 레스토랑에서 만남을 가진 뒤 지용이 기억하는건 여자의 이름과 성격 뿐이였다.

 이 진희, 그녀는 그리 좋은 성격이 아니였다. 적어도 지용에겐 그랬다. 자신이 아닌 남들에게 태하는 태도며 말들이 온통 가식이 묻어난다는 것이 한 눈에 보일 정도였고 자기 주장이 필요 이상으로 억센 여자였다. 게다가 사람을 조금 깔보는 듯했으며 자신을 쳐다보는 시선은 말할 것도 없이 기분이 나빴다.

 서로에게 오간 대화도 길지 않았다. 서로가 통성명을 하고 난 후에는 별 대화가 오가지는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지용은 선 보는 것을 싫어하는 이유도 있지만 선을 보는 내내 승현이 떠올랐던 이유였다. 승현이 보고싶었고, 그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 얼떨결이라지만 그와 연애를 하는 중 아니던가. 그에게 말하지도 않고 이렇게 선을 보러 나온 것도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다.

 선 보는 내내 일말의 웃음도 없었고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이 불편해 질 때 쯤, 진희가 먼저 지용에게 연락처를 교환하자고 말해왔다. 그리고 그 이후에 헤어졌다. 서로에게 잘 들어갔냐는 예의상 보내는 연락도 없이, 그것이 다였다.

 그렇기 때문에 지용은 지금 기쁜 소식이라며 말하는 엄마의 말들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자신을 아주 마음에 들어한다는 소리가 당연히 이해 될 리 없었다. 지용도 아주 연애란 것을 안 해본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방이 자신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구분은 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지용은 진희가 자신을 마음에 들어한다는게 거짓말 처럼 들려왔다. 그리고 별로 달갑지도 않았다.

 

  「엄마, 저 내일 중요한 일이 있어서 그거 때문에…….

 

 지용은 전화를 끊었다. 어지러운 기분이 들어서 지용은 휴게실로 향했다. 휴게실 안에 있던 다른 팀 사람들이 지용에게 인사를 건네왔다. 지용은 그 인사를 받으며 제일 안쪽 구석 자리에 앉았다.

 선을 본 이후에 지용은 승현을 똑바로 쳐다볼 수 없었다. 물론 회사에서 승현과 마주치면 회사 안이라 형식적인 행동, 말들이 오가고는 했지만 제 자신 스스로가 자연스럽지 못했다. 그건 지용도 느꼈다. 그래서 더 어떻게 승현을 대해야 할 지 막막했다. 사귀자는 말을 할 때 보다도 더 그랬다. 지용은 머리를 쥐어 뜯었다.

 휴게실 안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 제자리로 가버리고 휴게실 안에는 지용만 남았다. 머리를 쥐어 싸매고 얼마나 있던건지. 어느새 횡해진 주변을 살피며 지용은 휴게실에 걸린 시계를 쳐다보았다. 이제는 가야겠다 싶어서 지용이 자리에서 일어섬과 동시에 휴게실의 문이 열렸다.

 

  「…….

 

 승현이였다.

 

  「거기서 뭐하세요, 팀장님.

 

 정말로, 승현이였다. 지용이 시선을 어디로 처리해야 할 지 몰라 갈팡질팡 거리다가 도로 자리에 획 앉아버렸다. 속으로는 이게 아닌데! 하고 생각했지만 이미 앉아버린 후라 어쩔 수 없었다. 승현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제 머리 위로 그림자가 지자, 지용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안 들어가세요?

  「드, 들어 가야지. 승현씨 여긴 왜…….

  「팀 사원들이 팀장님 안 들어온다고 말하길래 찾으러 왔죠. 그리고, 여기 회사 휴게실이잖아요. 저는 뭐 여기 오면 안됩니까?

  「아냐, 아니지. 아냐. 응. 미안.

  「……왜 그러세요? 어디 아파요?

  「아니? 안 아파. 아프긴. 가, 갈게. 가자. 갈래? 승현씨도?

 

 역시나 부자연스러웠다. 지용은 당장에라도 제 입을 틀어막고 싶어졌다.

 

  「팀장님 지금 좀 이상한거 알아요? 아니, 지금이 아니라 요새.

  「내가? 그래? 이상해보여? 어디가?

  「전부 다요. 생긴 것도 이상해보이려고 하네.

  「새, 생긴거……. 으, 아냐. 승현씨 휴게실에 있을거면 나 먼저 갈게.

 

 지용은 다시 벌떡 일어났다. 휴게실 밖으로 나가려 발을 옮기는 지용의 팔을 승현이 잡았다. 지용이 놀라 몸을 움찔거렸다.

 

  「팀장님 찾으러 왔다니까 뭔 휴게실에 있어요. 팀장님 진짜 이상하네? 왜 이러실까?

  「뭐, 뭐가. 나 아무렇지도 않은데.

  「아무래 보이니까 하는 소리죠. 내일이 발표 날이라서 긴장해서 이러시나?

  「응? 아, 응. 그런가보다. 내, 내일이니까. 프레젠테이션.

  「아니면 그거 끝나고 주말에 잡힌 약속 때문에?

 

 승현이 씩 웃었다. 하지만 지용은 웃을 수 없었다. 주말이라는 말만 들어도 지난번에 본 선이 떠올랐기 때문이였다. 지용은 고개를 떨구고 제 팔을 붙잡은 승현의 손을 잡아 팔을 빼내었다. 승현은 정말 뭔가 이상한 듯해서 올렸던 입꼬리를 내렸다.

 

  「그것도 그런가 보다. 그, 그럼 나 들어갈게. 승현씨도 여기 더, 아……나 찾으러 왔댔지. 가자.

  「팀장님.

 

 약간 낮은 목소리에 지용이 고개를 들고 어색하게 승현을 쳐다보았다.

 

  「……알았어요. 일단 들어가죠, 팀실로.

  「…….

  「일단.

 

 

 

 

 

 

 

 

 

 

 

 

 

 

 

 

 

 


*

으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오랜만임다 한별이에요

저번에 4편 올렷을때 필명 안치고 올려서 수정하고 올렷더니

모르시는건지 대,댓글이......☞☜

그닥 투정하는건 아니고 그저 담부턴 제목을 빼놓더라도 필명은 잊지말자ㅠㅠㅠ하고다짐햇슴다

내용이 좀 엉뚱해진거같져?

네 그래서 저도 많이 민망함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민망하니까 빨리 꺼우져볼게요

앙영녀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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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이런 좋은글이...!! 신알신이여 어째 빅뱅글은 아무도... 또르르
11년 전
독자2
안녕하세요 푸른비입니다. ㅇㅁㅇ 헉.. 4편이 언제;;;; 왜 글 안올라오나 ㅠㅠ 기다렸는데;;; 부주의군요;; 저의 불찰입니다;;; 헉헉;;;
글 너무 좋으네요 +ㅅ+ 한별 작가님.. 저 완전 초 집중해서 읽었어요~ 원래 글 쓰시는분인가요?? 읽으면서도 다음은 다음은... 이러고있답니다..ㅋ
다음글도 열심히 기다려봅니다.. ㅎㅎ 좋은금 감사합니다!! ㅎ

11년 전
한 별
헉 아뇨 불찰이라뇨ㅠㅠ제 실수라서 쪽지가 안갓을텐데ㅠㅠ매번 좋은 댓글 감사드려요!ㅠㅠ
11년 전
독자3
옥메와까예요ㅎㅎㅎㅎ 매번 탑뇽글 올려주셔서 감사해요ㅠㅠㅠㅠ 얼른 달달한 연애 모습들을 보게 되면 좋을텐뎅...ㅎㅎㅎ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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