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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몬스타엑스 샤이니 온앤오프
l조회 766l 3

 

 

 

 

 

 

 

 일이 이렇게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어째서? 왜 이렇게 돌아가는거지? 이렇게 혼란스러울 수가 없다. 현재 나는 며칠 만에 다시 찾은 본가에 와 엄마의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들으며 흔히들 말하는 멘탈 붕괴 현상을 겪고 있다.

 

  「이렇게 된거 그냥 결혼 준비를 할까요?」

 

 며칠 내 고대하고 머리 아프게 준비했던 프레젠테이션을 끝내고 나를 찾는 그에게 나중에 연락하자는 소리만 하고 다시 온 본가다. 엄마가 나를 불렀기 때문이였다. 더이상 바쁘지 않을뿐더러 엄마가 한 얘기들로 인해 걱정덩어리를 안고 있던 상태라 나는 당장 본가로 올라왔다. 그러나 이런 얘기들을 들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아니, 나는 어쩌면 이미 상상을 했을 수도 있는 일이긴 했다. 선 이야기가 나왔을 때 부터 짐작하고 있던 문제들일 수도 있다. 그치만 너무 빨랐다. 결혼이라니. 선만 보고 맘에 들지 않으면 나보고 알아서 하라던 얘기는 한 적도 없다는 듯이지금  엄마의 입에서 자연스레 나온 결혼 얘기로 한창이다.

 

  「우리 의견만 중요한게 아니지. 지용아, 넌 어떠냐.」

 

 암일지도 모른다던 건강검진 결과를 안고 있는 아버지가 내게 물었을 때 무슨 대답을 해야 하는건가, 아니 무슨 대답을 해드려야 맞는건가 고민했다. 암 얘기를 먼저 들어 그런가 수척해보이기만 하는 아버지 얼굴을 보자 입이 쉽게 떨어지질 않았다.

 본가에서는 끝까지 나에게 의견을 물었지만 나는 확답을 내지 않고 그저 최대한 돌려 말한 뒤 집으로 돌아왔다. 머리가 아팠다.

 결혼? 결혼이라고? 선도 싫었는데, 결혼이라고? 이 상황, 이 상태에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물음표들에 못이겨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핸드폰을 들었다.

 

 

 

 

 

 

 

 

  T u b e r o s e

  ; 위험한 관계, 위험한 쾌락.

  N a m e . Byeol

 

 

 

 

 

 

 

 

 

  6. 시작

 

 

 

 승현은 현관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익숙한 인영에 순간 웃음이 나왔다. 밤 11시. 제 발로 직접 찾아온 지용이라 그런지 몰라도 자꾸만 웃음이 새어나왔다. 하지만 그 새어나오던 웃음은 머지 않아 그치고 말았다. 비오기 전 먹구름이 낀 듯한 하늘의 얼굴을 하고 있는 지용을 본 이유였다. 들어와요, 하고 승현이 말하자 지용은 기운이 쫙 빠진 표정으로 승현을 본 뒤 천천히 그의 집 안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당장 무슨 일이냐고 묻고 싶은 마음을 꾹꾹 접고 승현은 우선 지용을 거실 소파에 앉게 한 뒤, 냉장고 부터 열었다. 하지만 마땅한 것이 없자 도로 냉장고 문을 닫고 커피포트에 물을 받았다. 찬장을 이리저리 열고 닫다가 괜찮은 컵을 찾아 내려놓았다. 에소프레소를 즐겨마시는 승현인지라 습관처럼 병커피를 컵에 담다가 문득 스치는 생각에 나머지 컵에는 병커피가 아닌 믹스커피를 타기 시작했다.

 양 손에 커피잔을 쥐고 거실로 온 승현이 여전히 먹구름이 낀 얼굴을 하고 있는 지용에게 자신이 탄 커피를 내밀었다. 지용은 고맙다고 말하며 그가 내미는 커피를 받았다.

 

  「팀장님이 전에 카페에서 제 멋대로 커피 시켰더니 잘 안 드시길래. 일부러 그렇게 탔어요.」

 

 눈물나는 세심한 배려심이다. 지용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오랜만에 처음 본가에 들렀을 때 도우미아줌마가 내왔던 커피를 떠올렸다. 그리고 금방 지워버렸다.

 소파에 앉아 조용히 커피만 마셔대는 지용을 서서 보다가 승현은 지용의 맞은편 바닥에 앉았다. 지용이 그런 승현을 쳐다보았다.

 

  「이 시간에 오셨으면 뭔 말이라도 해야될 거 아니에요. 아무리 내가 탄 커피가 맛있어도 그렇지. 여기 커피 마시러 왔어요?」

  「……미안.」

 

 마음이 조금은 진정되는 기분이였다. 지용은 소파 앞 테이블에 커피잔을 내려놓았다. 내일까지 출근을 해야하는데, 지금 찾아온 지용을 보아하니 무슨 문제라도 있는게 맞는것 같지만 승현은 지용 스스로가 입을 열 때 까지 재촉하지 않았다. 그렇게 재촉을 하지 않다보니 어느새 승현의 커피잔은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거의 다 식은 커피를 물 마시듯 다 마신 승현은 쿵 소리가 나도록 바닥에 잔을 내려놓았다.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 행동인지 알것 같아서 지용이 슬그머니 입을 열었다.

 

  「승현씨……나 할 말 있어.」

  「아아, 죽겠네. 그 소리를 지금 해요?」

  「미안해.」

  「알면 얼른 말씀하시던가.」

 

 지용이 입을 달싹였다. 이 말을 해도 될까 싶었지만 지금 당장 자신이 처한 상황을 털어놓을 상대가 승현밖에 없었다. 그것이 다행스럽기도, 안타깝기도 하는 마음이 공존해서 어떻게 말문을 열어야 할 지 막막해졌다. 무작정 답답한 마음에 찾아오긴 했지만 늦은 밤에 와서 이런 얘길 전해도 되나 싶어졌다.

 

  「커피 한 잔 더 타요?」

  「응? 아냐. 휴……, 승현씨.」

  「네, 팀장님.」

 

 입술만 잘근잘근 깨물던 지용이 말했다.

 

  「나……나, 어떻게 해야되지?」

  「뭐가요?」

 

 되물어오는 승현을 보니 왠지 모르게 울컥해진 지용이다. 지용은 점점 아파오는 목울대 언저리를 손으로 만지다가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고인 얼굴을 하고 승현을 향해 말했다.

 

  「왜, 왜 이렇게 됐지? 일이 왜…….」

  「에엥? 팀장님 지금 울어요? 뭐야, 갑자기 왜이래?」

  「승현씨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되. 나 무지 혼란스러워.」

 

 지용의 눈물에 당황한 승현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지용의 옆으로 가 앉았다. 어깨를 감싸고 승현은 지용 쪽으로 얼굴을 돌린 채 다독였다. 갑자기 울어대는 지용에 혼란스러운건 승현도 마찬가지였다.

 

  「무슨 정확한 설명이라도 좀 하고 울지, 이게 뭐예요.」

  「내, 내가, 승현씨, 나…….」

  「아, 그러니까 설명을 좀 하시라니까? 이렇게 울면 어쩌자고.」

 

 다소 거친 말투였으나 지용을 다독이는 승현의 손길은 부드러웠다. 어린 아이를 달래듯 토닥토닥 어깨를 다독이던 승현은 제 소매를 지용의 얼굴로 가져다 대었다. 어느새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선 계속 울먹이며 말하는 지용의 손을 제 힘으로 떼어낸 후 소매로 볼을 톡톡 치며 눈물을 닦아 주었다.

 

  「……아, 아퍼.」

  「아프다고 할 정신 있으면 이제 말해요. 답답해 지려고 하네, 정말.」

 

 지용을 약간 째려보며 말하던 승현은 이내 다시 소매로 지용의 볼을 톡톡 쳤다. 눈가가 빨개진 채로 승현을 쳐다보던 지용이 조금의 침묵을 하다가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어, 음.」

  「…….」

  「승현씨, 나 결혼 할 지도 몰라.」

  「……뭐라구요?

  「결혼……으, 왜 이렇게 됐는지는 몰라도. 그래 정말 모르겠다. 혼란스러워. 결혼이라니, 어쩌다…….」

  「팀장님.」

  「으응?」

  「지금 그거 때문에 이 시간에 나 찾아와서 운거에요?」

  「……응?」

 

 다시금 슬슬 새어나오려던 눈물들은 승현의 말에 쏙 들어가 버렸다. 지용의 어깨에 얹었던 팔을 내리고 승현은 소파에 몸을 기댄 채 팔로 얼굴을 가렸다. 그리고는 연신 아이고, 소리를 해대며 한숨을 쉬어댔다.

 

  「미쳐, 정말. 무슨 일인가 했네.」

  「……스, 승현씨?」

  「결혼 할 지도 모른다구요? 그래서? 그런데요?」

  「…….」

 

 지용이 벙찐 표정을 하고서 소파에 몸을 기대고 있는 승현을 쳐다보았다. 얼굴을 가린 팔을 스르륵 내린 승현은 천장을 향해 눈만 몇 번 깜빡거리다가 지용을 향해 말했다.

 

  「그게 얼마나 대단한 문제라고 울어요, 울기는.」

  「이, 이게 그럼……아니 그보다도 승현씨 우리 사, 사, 사…….」

  「네, 사귀는 사이죠.」

  「그, 그런데도 그런 말이 나와? 승현씬?」

  「전 팀장님이 울기까지 하셔서 무슨 죽을병이라도 걸려 온 줄 알았죠. 그런 얘길 굳이 이 밤에 와서 해요, 왜?」

 

 승현이 소파에 기대었던 몸을 일으켰다.

 

  「일단 처음부터 어떻게 된건지나 들어봅시다. 아무렴 팀장님이 이 밤에 저를 찾아왔는데 서론은 좀 들어봐야죠.」

 

 멍하게 그를 쳐다보던 지용이 이내 어떻게 된것인지를 설명했다. 본가에 갔었던 것도, 가서 들었던 얘기도, 선을 보게 된 것도 전부 다.

 지용이 겪은 일들은 이러했다. 지용이 회사에 다니는 동안 내내 진희 쪽에서 지용의 본가로 연락을 넣은 모양이였다. 선을 본 대체적인 이유가 결혼이니 마음에 들게 된 거 결혼까지 가자는 내용이였다. 이를 거절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기에 지용의 엄마는 지용에게 계속해서 진희 얘기를 하였고 본가로 와 조금 더 깊은 얘기를 나눠보자며 지용을 본가로 불러내었다. 지용은 ‘진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라는 뉘앙스를 풍기며 말했지만 그 의견을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다. ‘아무도’ 라고 해 보았자 본가 있는 사람은 도우미아줌마를 빼면 지용의 부모님이 다지만.

 평양 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라는데……. 지용은 속으로 자신이 평양 감사보다도 못한 것인가를 생각하며 부모님이 하는 얘기를 아주 불편한 마음으로 들어야 했다. 이전에 본가에 와서 들은 얘기가 있어 더욱 그랬다. 그 이후로 지용의 엄마가 지용에게 아버진 암이다, 나는 폐경이 온 늙은 애미다, 라는 핑계라면 핑계일 이유들을 대며 지용을 곤란하게 했다. 아무리 평소에 연락도 제대로 안하는 사이라지만 자식이 되어 부모가 아프다는데 어떻게 모른척 할 수 있겠는가. 진희라는 여자도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나오는지 여러 의문이 들긴했으나 그 의문들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문제는 갑자기 들이닥친 결혼이였다. 승현과의 연애는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결혼을 하게 될 꼴이였다.

 승현이 말하는 ‘서론’ 들을 전하며 지용은 중간중간 승현의 눈치를 살폈다. 승현은 무표정으로 지용이 하는 얘기들을 들어주었다. 서론이 끝나고 지용은 이렇게 된거야, 라고 말하며 입을 다물었다. 승현이 별 것 아니라는 듯 심드렁한 얼굴을 하더니 아예 하품까지 해대며 그게 다에요? 하고 물었다. 믿기지 않을 정도인 반응에 멍한 얼굴로 지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부모님 말씀 안들으면 불효자가 될 거 같다 이거 아니에요?」

  「…….」

 

 듣고 보니 그 말이 가장 맞는듯 싶어졌다.

 

  「아픈 부모님이 아들 결혼하는 꼴을 보고 싶다는데 그거 하나 못 들어주는 못난 자식새끼가 될까봐 겁나서 그러는거네. 아픈게 대수인가? 어차피 부모님들이란 다 늙어가는 것을.」

  「승현씨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아, 팀장님은 모르시겠구나. 저 부모님이라는 거 별로 안 좋아해서요.」

 

 이건 또 무슨 소리? 지용이 놀란 눈으로 뭐라고? 하며 되물었다. 돌아오는 대답은 방금 한 말과 똑같았다.

 

  「전 부모님이 없어요.」

  「……아…….」

 

 그 말에 지용이 승현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 그 모습을 본 승현은 아무렇지 않다며 말을 이어갔다.

 

  「아예 없는건 아니구요. 그냥 친 부모님이 없다는 거에요. 지금 부모님은 있긴 한데 영 맘에 들지 않거든요.」

  「그래도……부모님이시잖아.」

 

 우선 부모님이 있다는 말에 지용이 용기내어 질문을 던졌다. 승현이 그 질문에 비웃었다. 허나 지용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그렇지. 부모님이긴 하죠. 겉모습만.」

  「…….」

  「제가 기억하기로는 아마 여섯 살? 부모님이 이혼했어요. 친 부모님이. 저는 어린애니까 당연히 엄마랑 살았어요. 그러다 새아빠를 얻었는데 그 둘 사이에서 동생이 하나 태어났어요. 그랬는데, 어라? 이 둘이 또 이혼을 한거야. 내참, 나는 왜 그렇게 부모 복이 없는지. 아니, 엄마 복이 없는건가? 엄마가 바람이 났었거든요. 그래서 동생이랑 아빠랑 저, 이렇게 셋이 살다가 이번엔 새엄마를 얻었어요. 지 새끼들도 아닌데 둘 씩이나 데리고 살려니 얼마나 싫어? 새엄마라는 년이 어지간히 말썽피웠죠. 그 덕에 둘은 맨날 싸우고……아니, 왜 이런 얘기까지 나온거야? 여하튼 그렇다구요.」

 

 승현의 과거 이야기를 듣던 지용이 아까보다 더 승현을 똑바로 볼 수 없어서 다시 시선을 옮겼다. 승현이 지용의 턱을 쥐고 제 쪽으로 조금 돌렸다. 하지만 지용의 시선은 따라오질 않았다.

 

  「괜찮아요. 지금은 제 과거가 중요한게 아니니까. 중요한건 지금 팀장님이 결혼하게 될 상황에 처했다는거니까요.」

  「……그런 애기들을 들을 생각은 아니였는데……미안해.

  「괜찮다니까?」

 

 지용의 턱을 잡고 있던 손을 내리고 웃는 얼굴로 승현이 말했다.

 

  「어디보자……, 그 여자가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아, 가만. 그러고보니 진짜 웃긴 여자네.」

  「응?」

  「팀장님이 말했잖아요. 선 본 날 말도 별로 안하고 번호 주고 받은게 다라고. 이후에 연락도 한 번 안하고.」

  「응. 나도 좀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기는 해.」

  「팀장님은 결혼하기 싫죠?」

  「그걸 말이라고 해?」

 

 지용이 눈썹을 약간 내천(川)자로 만들며 반문했다. 승현이 소리내어 웃었다. 다 웃은 모양인지 웃겨 죽겠다는 표정을 하고선 지용에게 이유는요? 하고 물었다. 이유? 그야……. 지용은 말 끝을 흐리고 생각에 잠겼다. 생각 끝에 지용은 나 원래 결혼 할 생각 없었어, 하고 말했다. 자신이 생각했던 답변이 아닌 모양인지 승현이 한 쪽 눈썹을 치켜 올리고는 그리고 또, 라고 말하며 얼굴을 조금 가까이 들이밀었다.

 

  「또, 또……라니.」

  「이유가 고작 그거에요?」

  「음……, 정말이야. 나 원래 결혼 하기 싫었는…데…….」

 

 지용은 너무 가까워진 승현의 얼굴에 식은땀을 흘리며 고개를 뒤로 슬슬 빼며 말을 흐렸다. 그러자 승현은 지용이 뒤로 못가도록 아예 그의 어깨를 뒤로 확 밀어 소파에 눕혔다. 히익, 놀란 지용이 일어나려고 하자 승현은 아까처럼 다시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었다. 절로 침이 삼켜지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또.」

  「…….」

  「정말 이유가 그게 다에요?」

  「아, 아니 그게. 아, 나, 그, 그래, 그……!」

 

 지용은 머리를 굴리고 또 굴렸다. 빠르게 머리를 굴리다가 생각나는 것이 있는지 약간 언성을 높여 말했다.

 

  「승현씨랑 사귀니까……! 나, 나는 그니까……그 여자를 아, 안좋아하고. 어, 나는…….」

  「풉.」

 

 더듬더듬 말하는 지용을 보다 승현이 참지 못하고 웃었다. 아예 지용의 옆으로 엎어져서는 끅끅댔다. 엥? 지용은 승현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아 한동안 꼼짝하지 않았다.

 

  「미치겠다, 진짜…….」

 

 승현이 지용의 위를 짓누르고 있던 몸을 일으켰다. 승현이 몸을 일으키자 가벼워진 몸에 지용은 숨부터 들이마셨다. 그리고는 승현을 따라 자신도 몸을 얼른 일으켰다.

 

  「완전 구석에 몰린 쥐 같아가지고.」

 

 여전히 끅끅 웃어대며 말을 하는 승현을 보고 이젠 기분이 좀 별로인건지 지용이 짜증을 냈다. 뭐? 쥐라고 그랬어? 쥐? 집에 와서 울며 불며 말하던 그 모습은 어디로 가고 회사에서 일 처리 잘하는 팀장의 모습을 하고 짜증을 내는 지용을 보다 승현이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약간의 목운동을 하더니 앉아 있는 지용을 내려다 보며 말했다.

 

  「따라 와요.」

  「어딜.」

  「얼른.」

 

 그렇게 말하며 승현은 지용의 팔을 붙잡아 지용을 일어서게 했다. 향한 곳은 승현의 방이였다. 영문도 모른채 끌려 들어오는 것이 처음이 아닌지라 지용은 잠자코 승현의 방 안으로 들어섰다. 승현의 뒤이어 들어간 지용이 방문을 닫자, 승현은 갑자기 지용 쪽으로 몸을 휙 돌렸다.

 

  「왜, 뭐야.」

  「제 애인인 팀장님이 결혼 할 위기에 닥쳤는데 이렇게 재미없게 있으면 쓰나.」

  「뭐라고?」

 

 승현이 한 팔로 지용의 허리를 감아 제 쪽으로 확 잡아당겼다. 으앗! 지용이 소리를 내며 승현의 몸에 쿵 부딪혔다. 이게 뭐하는 짓이야! 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갑작스런 신체접촉에 본능적으로 심장이 두근대기 시작했다. 승현의 긴 속눈썹이 지용을 향해 있었다. 지용이 아무런 말도, 저항도 하지 못하고 그윽한 승현의 눈만 쳐다보았다.

 지용의 허리를 감고 있던 한쪽 팔이 풀리는가 싶더니 이내 승현의 두 손이 전부 다 지용의 허리를 잡았다. 승현의 고개가 조금 틀어지고 천천히 지용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동시에 승현의 한쪽 손이 위로 올라와 지용의 뒷목을 살짝 감싸쥐었다. 영락없는 야릇한 포즈와 다가오는 승현의 얼굴에 지용이 어찌할 바를 몰라 하다가 저도 모르게 눈을 슬며시 감았다. 그러자 바로 코 앞에서 승현의 짧은 웃음 소리가 들렸다. 번쩍. 지용이 눈을 떴다. 눈을 감았던 자신을 보고 비웃는듯 하고 있는 승현이 보였다. 지용이 민망함과 쪽팔림에 휩싸였다.

 

  「뭐, 뭐야 갑자기!」

  「눈은 왜 감아.」

  「이, 이러고 있으니…….」

  「이러고 있으면 눈을 감나?」

  「장난 칠래?」

  「눈 감은 다음엔 뭘 하려고?」

  「그만 해.」

  「이러고 있다가 눈을 감으면,」

  「그마…….」

 

 그만 하라는 지용의 말이 승현에 의해 짤리고 말았다. 팀실에서 늦은 밤 장난스럽게 닿았던 것 처럼 승현의 입술이 지용의 입술 위로 겹쳤다. 눈을 뜨고 지용이 지금 상황을 인지하려 애썼다. 입술이 닿다……입술이! 지용은 팔을 허둥거렸다. 가만히 차렷자세로 있어야 되는건 아니기에 허공을 휘저었다. 그리고 그 행동은 승현의 혀가 지용의 입술을 핥음과 동시에 멈추었다. 문을 열어달라는 듯 승현의 혀는 자꾸만 지용의 입술을 핥아대었다. 본능이 이성을 먼저 앞선 이유였을까, 지용의 입이 스르륵 열렸다. 그제야 지용은 비로소 눈을 감았다.

 갑작스런 키스는 끝이 날 줄을 몰라했다. 이 전에도 키스를 여러번 나누었다는 듯 자연스럽게 혀가 엉켜댔다. 허공을 가르며 부산스럽게 허둥대던 지용의 양 팔은 어느새 승현의 목을 감고있었다. 승현이 천천히 발을 움직여 지용을 침대에 앉도록 했다. 그 와중에도 둘의 입술은 떨어질 줄을 몰랐다. 점점 더 키스의 농도가 짙어져 갔고 승현이 손이 지용의 양 허벅지에 닿던 순간이였다. 으응, 하고 저도 모르게 콧소리를 낸 지용이 헉 하고 놀래며 흠짓 떨어댔다. 허벅지에 안착했던 승현의 손이 점점 올라왔다. 옷을 다 입고 있음에도 적나라하게 느껴지는 그의 손길에 지용은 어찌할 바를 몰라 몸을 베베 꼬기만 하였다. 더이상 하면 위험해 질 것같은 느낌을 감지한 지용은 승현의 손이 슬며시 자신의 옷 안쪽에 닿았을 때 그의 어깨에 손을 얹고 입술을 겨우 떼었다. 한동안 떨어진 입술 사이로 방안 임에도 불구하고 찬공기가 멤돌 듯했다.

 서로가 숨 찬 소리만 내뱉기를 반복했다. 지용이 승현의 어깨에 얹었던 손을 떼자 승현도 천천히 굽혔던 허리를 폈다.

 

  「내일……출근 해야지…….」

  「…….」

  「추, 출근……. 나, 나는 집에 가야겠다.」

 

 허둥지둥거리던 지용은 얼른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만 갈게, 하고 승현에게 대충 인사를 한 뒤 방에서 나가려고 하던 그 때. 승현의 손이 다시 한 번 지용의 팔을 붙잡았다. 그리고는 조금 세지 않나 싶을 힘으로 지용을 끌어당겨 입을 맞췄다. 정말 위험할 것 같아서 지용이 얼른 승현을 밀어내야겠다고 맘먹고 손을 뻗었다. 하필이면 그의 손이 승현의 가슴부근에 닿았다. 지용이 놀라 손을 얼른 떼고 이번에는 정확히 어깨를 짚었다. 잠시 후 승현의 입이 떨어지자 지용은 새빨게진 얼굴로 승현을 나무랐다. 물론 그의 얼굴은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한 채로.

 

  「가, 가야겠다니까 왜 이래.」

  「팀장님.」

  「…….」

  「자고가요.」

 

 지용이 그 말에 얼른 승현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잘못 쳐다본 것임을 깨달았다. 그의 표정은 한없이 달아올라 있는 것 처럼 보였다. 아니면 이미 자신의 눈에 음란함이 잔뜩 끼었거나. 지용이 되물었지만 돌아오는 말은 변함이 없었다. 자고 가요. 그 네글자가 지용의 음란함을 마구 불러일으켰다.

 

 

 

 

 

 

 

 

 

 

 

 

 

 

 

 

 

 


*

아니 왜 저런 곳에서 끊엇져 저란 여자는........ㅎ...r......

이 밤에 그냥 한번에 써야지 안되겟다 싶어서 확 써내려갓는데

왜저럼ㅋ?

불마크를 달기에는 아무것도 아닌 스킨쉽이라 안달앗써영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됏고

저 지금 아주 이판사판ㅋㅋㅋㅋㅋㅋㅋ으롴ㅋㅋ글을ㅋㅋㅋㅋ싸지르고잇는중임니다

기왕지사 똥칠한거 더 할람니더

그렇담 으안뇽 여러분

( - -)( _ _)(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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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푸른비입니다 ^^ 한별작가님.. 날씨가 많이 춥네요.....
지용이 너무 귀엽네요.. ㅎ 승현과 있을땐 더.. ㅎ 일할때는 똑부러질거같은데.. 승현 앞에선 더 ㅎㅎ 부끄럼쟁이가 되는군요..ㅎㅎ
작가님 글 너무너무 좋아요~ ㅎㅎ 박력있는 승현이도 맘에들고 귀여운 지용이도 마음에들고.. ^^
다음글도 너무너무 기대하며 기다려봅니다. ㅎㅎ 오늘도 좋은하루 되시고.. ㅎㅎ 감기조심하세요~ ㅎ

11년 전
독자2
그런데 이렇게 좋은글인데 -ㅅ- 왜 사람들이 글만 읽는걸까요? 댓글을 안적으시나?!
댓글을 많이 적어주셔야 작가님이 더 힘내서 더더더 좋은글 적어주실텐데.. 아쉽네요!! ㅎ 작가님글 짱인데~ ㅎㅎㅎ

11년 전
독자3
우와ㅋㅋㅋ재밌어요 뇽토리지만 탑뇽행쇼!!!!! 좋네여 흐핳..
11년 전
독자4
ㅋㅋㅋㅋㅋ헐!!완전 흥미진진해요ㅠㅠㅠㅠㅠㅠ진짜 재밌어요!!다음편도 기대할게요ㅎㅎㅎ
11년 전
독자5
좋다 우와 헐 좋다 엉엉 왜 이렇게 좋은 글을 이제야 봤을까요
ㅠㅠㅠㅠ정말 잘 쓰세요 엉어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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