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뜸했죠..? 주말에만 연재할 수 밖에 없는 슬픈 현실...밥 먹자마자 올립니닼ㅋ
암호닉S2 |
김철수 송중기
눈사람 계란라면 꾸앙이 쫑 루아 눈사람 방화범 야누스 봄 캔디 몽쉘 츄파 신의퀴즈 박보영 토갱이 바카루 나의 왕자님 턱살 풋사과 마이쮸 뱅갈 뽀 기다려 마리아 월요일 아이딤 철순이 쿠키 |
늑대소년2 |
수현은 멍하니 창 밖을 바라보는 은주를 여러 번이나 불렀다. 은주는 돌아보지 않았다. 슬슬 짜증이 올라왔다. 넋을 놓고 있는 은주를 한 번 툭 쳤다.
"아, 미안."
그제서야 은주가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수현은 커피를 홀짝이는 은주가 미웠다. 요즘들어 은주가 달라진 건 확실했다. 아마 몇 주전 강원도에 다녀오고부터였던 것 같다.
"너 요즘 왜 그러냐."
수현이 턱을 괴고 물었다. 수현이 은주를 '너'라고 부르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은주가 수현에게 무언가를 잘못했을 때나 부르던 호칭이었다. 수현의 질문에 은주는 자신이 무언가 잘못했다는 것을 깨달았고, 머리 속에 철수의 얼굴이 가득 차 올랐다.
"내가 뭐?"
철수의 얼굴을 지우고 아무 것도 모른다는 듯이 말했다. 수현은 은주를 똑바로 쳐다봤다. 자신을 쳐다보는 수현의 눈빛이 마치 심문을 하는 형사 같았다.
"요즘 너 진짜 이상한 거 알아? 계속 멍하니 있고 내가 묻는 말에 대답도 안 해. 전화랑 문자, 카톡은 다 씹고. 내가 걱정하는 거 뻔히 알면서 그러잖아. 다른 남자 생겼냐?"
"다른남자라니, 나 그런 거 없어."
"그런데 왜 태도가 그러냐고, 내가 질렸어? 권태기야?"
감정이 터진 수현은 슬슬 언성이 높아졌다. 은주는 한숨을 뱉었다. 수현은 얼굴을 두어번 쓸었다. 정적이 흘렀다. 그 누구도 그 정적을 깨지 않았다. 그리고 정적을 깬 것은 은주였다.
"요즘 정신이 없어서 그래. 강원도에서 해결해야 할 것도 많았고, 과제도 많았고. 피곤했어. 다른 남자 생긴 것도 아니고 권태기도 아니야. 연락 씹은 건 미안해."
수현은 나즈막히 말하는 은주를 보니 미안한 감정이 밀려왔다. 자신이 은주를 의심한 것 같아 미안했다.
"화내서 미안해. 걱정되서 그랬어. 이해 못 해줘서 내가 더 미안."
은주는 자신에게 사과하는 수현을 바라보니 머리가 복잡해져서 터질 것 같았다.
*
"이번 주에도 강원도 가는 거야?"
"응, 저번에 집 수리도 조금씩 했어. 지내기는 더 편할 것 같아."
수현이 은주의 손을 잡았다. 은주가 베시시 웃었다. 수현은 팔을 앞뒤로 흔들었다.
"그럼 나도 가면 안 돼? 나 알바도 없고 약속도 없는데."
"어..어? 강원도를?"
은주가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당황스러웠다. 수현이 철수를 본다면 큰일이었다.
"안 돼? 장모님이 여자 혼자서 그렇게 멀리 가는 거 걱정된다고 하셨어. 나도 좀 걱정되고."
"그러면 같이....가자.."
은주는 아른아른 떠오르는 철수에게 미안해졌다. 그리고 자신이 왜 이렇게 철수에게 미안한지 갈팡질팡하는 자신이 미웠다.
"김철수!"
방 안에 있던 철수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황급히 나왔다. 시장에서 자신을 챙겨주는 구멍가게 김 씨였다. 김 씨는 늘 철수에게 일자리를 구해주었다. 그래봤자 힘을 쓰는 일이었지만 철수는 개의치않았다.
"철수군, 우리 동네 시장에 건어물가게 있지? 거기서 일자리를 준다네. 거기 배달다니고 목요일마다 물건 들어오는 거 옮기고 진열하는 일이야."
"고맙습니다."
철수가 고개를 숙여서 인사했다. 김 씨는 사람좋게 껄껄 웃으며 손사레를 쳤다.
"뭘 이런 걸 가지고 그래. 그래도 이번 일이 저번에 공사장 일보단 쉬울 거야. 월급이라는데 저번보단 괜찮지?"
철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철수는 순이가 떠나고 한참이 지나고 인간처럼 살기 위해 말을 배우기 시작했고 그 이후에 화폐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때 김 씨를 만났다. 김 씨는 철수가 고아인 줄 알았다. 낡은 별장에 혼자 산다고 말하는 철수를 보고 안쓰러움을 느꼈다. 말도 어눌하고 어리숙했다. 김 씨는 그 때 공사장 인부일을 두 어개 맡기기 시작했다. 무지막지하게 힘이 센 철수를 보고 놀랐지만 기특하기도 했다.
"어유, 오늘 손님이 왔나보네."
차 한 대가 별장 앞에 멈춰선 걸 보고 철수에게 말했다. 철수는 낯선 남자의 향기에 기분이 매우 상했다. 꽤 진하게 나는 걸 보니 차 안에 있는 것 같았다. 은주가 차에서 내리고 또 한 남자가 내렸다.
"철수 씨, 그럼 나는 갈 테니까 월요일부터 건어물 가게로 나와, 알았지?"
"네, 고맙습니다."
뒤돌아가는 김 씨에게서 시선을 떼고 낯선 남자를 눈에 힘을 주고 쳐다봤다.
*
"안녕하세요, 김수현이라고 합니다."
철수는 자신의 앞에 내밀어진 손을 내려다보았다. 악수를 청하는 것 같았다. 손을 잡지 않는 철수를 톡톡 치더니 악수해요-라고 말하는 은주 때문에 억지로 손을 잡았다. 수현은 철수의 손을 잡았다. 철수는 그런 수현을 보고는 황급히 손을 뺐다.
"여기가 그 별장이야?"
수현이 별장의 외관을 훑어보았다. 낡고 허름하고 금방이라도 귀신이 나올 것 같았다. 은주가 말하던 그대로였다. 자신을 노려보는 철수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철수가 수현을 노려보자 은주가 철수에게 말했다.
"이 쪽이 제 애인이에요."
"왜 혼자 안 왔습니까?"
철수의 물음에 은주와 수현 모두 멍해졌다. 은주는 수현의 눈치를 보았고 수현은 점점 화가 나려 하는 것 같았다.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질문이었다. 왜 혼자 오지 않았냐니. 수현은 눈 앞에 있는 남자가 은주가 혼자 오길 바랬다는 것이 거슬렸다.
"어...저기...그게..."
은주가 수현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수현은 은주를 자신의 옆으로 끌어다 어깨를 둘렀다. 그 모습을 본 철수의 눈이 살짝 찌푸려졌다. 은주가 수현을 올려다보았다.
"추운데, 안으로 들어갑시다."
별장 안으로 들어왔다. 낡은 소파 하나랑 낡은 상자 두 세개가 구석에 쌓여있었다. 그리고 은주의 기타도 보였다.
"그 쪽은 이름이 뭐에요?"
수현이 소파에 앉아 물었다. 은주의 옆에 앉아 있던 철수는 수현을 힐끔보고는 김철수입니다- 했다.
"철수 씨요? 몇 살이세요?"
"스...스물 셋! 우리보다 한 살 많으셔!"
은주가 황급히 대답했다. 수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수현이 문득 생각난 게 있어 은주에게 물었다.
"그 분은 어디계셔? 할머니랑 증조할머니 아신다던 그 분."
"어...그...그 분...음..."
은주는 조마조마 했다. 철수가 자신이라고 답할까봐. 철수는 안절부절 못하는 은주를 보고 대충 짐작을 했다. 자신 때문에 곤란한 것 같아 미안해지기도 했다.
"여행 갔습니다. 그 분 오래 있다가 옵니다."
철수가 대충 얼버무리자 수현이 그래요? 하며 시큰둥하게 반응했다. 한시름 돌리자 은주가 한숨을 뱉었다. 수현은 철수를 향해 물었다.
"그런데 철수 씨는 왜 여기 있는 거에요?"
"오빠, 철수 씨가 여기 지켜주고 계셨어. 그 군청 직원들이 계속 찾아왔대. 별장 팔아버리라고. 근데 철수 씨가 군청 직원들한테 잘 말해주고 그랬대."
은주가 빠르게 대답했다. 은주가 안절부절 못 하는 걸 보니 뭔가 꺼림찍했지만 그 모습도 귀여우니 그냥 넘기기로 했다.
*
세 사람은 어색함 속에 파묻혔다. 그러다 은주가 밥을 해 먹자며 트렁크에서 쌀과 가스버너와 냄비를 챙겨왔다. 수도를 고쳐서 추위에 떨어가며 손을 씻지 않아도 되서 행복했다.
"철수 씨, 반찬들 다 어딨어요?"
"은주가 따뜻한데 두면 상한다고 해서 추운데에 놨습니다."
주방에 딸린 문을 열자 다용도실이 나왔다. 다용도실 한 구석에 반찬통이 일렬로 있었다. 은주가 입꼬리를 올려 기분 좋게 웃었다.
"철수 씨는 말도 잘 듣네."
은주가 물 묻은 손을 닦고 철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철수도 기분이 좋은지 어색하게 웃었다. 소파에 앉아 그 모습을 보는 수현은 기분이 언짢았다. 자신이 모르는 무언가가 둘 사이에 있는 것 같았다.
*
어이구 동생놈이 컴퓨터 하겠다고 난리....땀땀...내일 돌아오도록 노력하겠음...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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