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환은 학연과 데이트 할 생각에 기분이 다른날보다 업되었다. 앞머리를 동그랗게 말아넣고 입술에는 붉은빛이 도는 틴트를 발랐다. 거울을 보고 우~ 하고 혼자 입술을 내밀어 보고는 혼자 키득키득 웃었다. 반팔 카라티에 허벅지가 살짝 보이는 반바지를 입고 집을 나섰다.
멀리서 학연이 보이자 재환은 바가지머리를 휘날리며 학연의 품에 쏙 안겼다.
"늦어서 미안해..힝"
학연은 안겨오는 재환의 머리를 헝클며 괜찮다고 했다. 잘 보이려고 고데기했는데... 씨이.. 속으로 생각하며 헝크러진 머리를 다시 정리했다. 어디가지? 고민하던 둘은 룸카페에 가기로 했다.
룸카페에 남자 둘이 들어오자 알바생이 의심의 눈초리로 봤지만 둘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학연은 아메리카노 재환은 카페모카를 시켜서 방에 들어갔다. 휘핑크림을 떠먹는 재환을 바라보던 학연은 '맛있어?' 라고 물어왔고 재환은 맛있다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 잠깐 화장실 좀~"
학연이 자리를 뜨자 휴대폰을 꺼내 재환은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 봤다. 휘핑크림을 너무 열심히 떠먹었는지 틴트가 다 지워졌다. 학연이 오기전에 얼른 발랐다. 바르고 틴트를 가방에 집어넣는 순간 학연이 들어왔다.
학연은 아무렇지않게 재환의 옆에 앉았다.
"잉? 학연아 여기말고 저기 앉아야지..."
재환은 손가락으로 반대편 쇼파를 가르켰다. 하지만 학연은 재환의 어깨를 끌어안으며 말했다."내자린 니 옆자린데?"
"으으~ 차학연 완전 느끼해!"
학연은 느끼하다고 징징거리는 재환의 어깨를 더 세게 끌어안으며 티비나 보라며 런닝맨을 틀어주었다.
런닝맨에 집중하던 재환은 학연의 손이 자신의 허벅지 근처를 배회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몸이 뻣뻣해졌다. 어쩌지? 어쩌지? 하다가 웃는척 하면서 손을 슬쩍 떼어냈다. 재환은 안도의 한숨을 뱉으며 다시 런닝맨에 집중했다. 다시 정신차려보니 학연의 손이 허리에 있었다. 안되겠다 싶었던 재환은 학연에게 기대있던 몸을 떼어 쇼파에 기댔다. 아.. 런닝맨이 하나도 안들어와.. 미치겠다.. 어쩌지? 눈은 화면을 보고 있지만 재환은 이 상황을 모면 할 방법을 찾았다. 재환이 몸을 떼자 학연은 다시 재환을 끌어안았다."아~~ 놔줘~"
"싫은데?"
"이.. 불편하다구~"
빠져나가오기가 불가능하다는걸 깨달은 재환은 그 상황을 체념하기로 한다. 안긴채로 런닝맨을 보는데 학연의 손이 자신의 입술에 닿자, 흡! 하고 숨을 멈췄다. 그러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씨!!!!"
"왜?"
"하지마.."
학연은 방에서 나가려는 재환의 팔을 붙잡았다.
"놔!!"
"어디가?"
"화장실!" 팔을 잡고 재환을 돌려세운 학연은은 일어나 재환의 빨간 입술에 쪽~소리 나게 입을 맞췄다. "틴트색 이쁘다~ 고데기 잘됐어~ 넌 근데 이런거 안해도 이뻐... 그러니까 그냥 몸만와 이쁜아" "...""빨리 화장실 갔다와~"
화장실에 가서 거울을 본 재환의 얼굴은 틴트를 바른 입술보다 더 붉게 물들어있었다.
"하 설레여...힝.."
재환은 화장실에 주저앉아 붉어진 얼굴을 진정시켰다.
재환이 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던 학연은 피식 웃었다.
"저걸 언제 키워서 잡아먹냐..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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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제 경험 + 20% 픽션 = 이 썰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