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상/국대/조각/기성용] 그 해 여름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8/4/3/843bab5e446ab159b1801ab67ceae2ef.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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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망상] 그 해 여름
W. 아가철
오랜만에 찾아간 시골. 항상 시골에 찾아갈때에는 너의 생각에 줄곳 빠지기도 한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한번도 찾아오지 않아서인지 예전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기 시작했다. 넓지도, 좁지도 않은 이곳 마당에서 너와 백구와 함께 뛰어놀며 장난을치던 그 때, 그때가 아마 이맘때쯤이였을거다. 마루에 앉아 그때를 생각하니 내 다리를 감싸듯 불어오는 높새바람도 정겹게만 느껴진다.
"하- 여기도 오랜만이네, ○○○ 떠난후엔 한번도 안왔었는데…."
지친몸을 마루에 뉘이고 살며시 들어오는 햇살을 맞으며 눈을 찌푸리고 있을때, 저벅저벅 거리는 발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어느덧 익숙하지만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발소리의 주인공 입에서 나오는 내 이름에 크게 반응한 몸은 벌떡 일어서며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았다. 역시나, 내가 예상했듯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10년 전 나와 함께 이 마당을 뛰 놀던 너의 목소리였다. 너도 아직 날 기억하는지 추억에 젖은 목소리로 혼자말을 되뇌이고 있는 듯 했다. 너에게 다가가 어릴적 우리처럼 정답게 맞이하여야할지, 아니면 너를 그리워한만큼 달려가 안겨야할지 한참동안이나 고민을 했다. 고민에 빠져 멍- 하니 있으니 어느새 넌 놀란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 다가왔고, 정신을 차려보니 넌 마치 일주일 전 마지막으로 본 친구처럼 나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잘 지냈냐? 어떻게 연락 한통이 없냐…10년동안."
"미안…"
"나는 아직도 그때 여름…기억하고있는데, 너는?"
"나도 뭐…"
"에휴- 너랑 무슨말을 하겠냐"
10년 전 그때와 전혀 다를게 없는 너. 아직까지도 날 친구로만 생각하는지, 그저 편한 남자애를 만난듯하다. 내 머리를 대충 헝클어뜨리고 마루에 벌러덩 누워버리는 너를 보고 괜히 씁쓸한 미소를 한번 지어봤다. 아직 나는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마음을 갖고있으니까.
"나 안보고싶었냐?"
"보고싶었어 미치도록, 죽을만큼."
"어?…"
멍하니 앉아있다 너의 물음에 속으로 되뇌이던 말을 입 밖으로 내뱉어버렸다.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날 바라보는 널 보니 잘못말했다 싶은 생각이 머릿속을 깊숙히 파고들었다. 친구 … 친구로서 … . 말을 덧붙이자 너는 당황했던 표정을 풀고 하늘을 바라본다.
눈을 감고 한참동안 생각했다. 10년만에 만난 친구지만 11년동안 좋아한 친구이기 때문인지, 너의 마음에 대답을 확실히 듣고싶었다. 너도 나에게 호감이 간다면, 그렇다면 조금 더 노력해서 좋은 사이로 발전하길. 그게 아니라면 그냥 친구사이로 남는것. 너에게 확실한 대답을 들으면 내 맘을 정리 할 수 있을것같았다. 지금도 계속해서 하늘을 바라보고잇는 너의 어깨를 톡톡 치고 말을 걸었다. 너가 부담스러워 할거 안다고, 하지만 너가 좋다고. 예전에 우리가 헤어지기 전부터 좋아했다고. 너는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장난치지 말라고 하며 또 다시 내 머리를 헝클어버린다. 너의 대답은 이거였구나,
"장난 아니였어. 이제 니 대답도 확실하게 들은것같으니까 정리할게"
"10년만에 만나놓고 좋아한다고 했다가 바로 정리한다고 하냐? 할 말이 그거밖에 없냐 멍충아"
"미안…"
"맨날 뭐가 그렇게 미안해, 10년전도 지금도 변한거 하나도 없네"
"그냥 미안"
"이제 그만 미안해해. 나도 너 좋아해 10년 전부터 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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