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영 망상] 이별 후 1년 9개월
W.아가철
"우와- 엄마! 눈온다 눈-"
길거리를 걷고있으니 벌써 여기저기에서 겨울이라 춥다. 목도리 하나 사야겠다. 등, 겨울에 익숙해지고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친구와의 약속시간에 늦어 발을 동동 구르며 엘레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을때. 상가를 나가던 어린 아이가 엄마에게 신이난 말투로 눈이온다고 소리치는게 들렸고, 그 소리에 의해 동동 구르던 발을 멈춰버렸다.
첫 눈.
너와 내가 처음만난 그날이 또 다시 생각나기 시작했다. 카페에 앉아있는 내게 다가와 조심스럽게 허니브래드와 연락처를 남기고간 너. 그때부터 우린 연락을 주고받으며 연인사이로 발전하게 되었지. 그때를 생각하니 또 다시 입가에 씁쓸한 미소를 머금을 수 밖에 없었다.
"왜 이렇게 늦게와"
"아, 밖에 첫 눈 오길래"
"…그냥 나가자"
'첫 눈' 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이제 막 들어왔던 카페임에도 불구하고 친구는 나에게 나가자고 말하며 손을 잡아 끌었다. 유독 첫 눈, 벚꽃. 이 두 단어만 들으면 정색을 하는 이 친구. 이 모든게 너 때문이겠지.
어딜가든 나와 함께 다니던 이 친구는 너와 나의 첫 만남도, 이별도 다 지켜봐왔었기에 나보다 더 너를 싫어하는것같다. 그러지 않아도 돼, 이제 그만 미워해. 라고 아무리 말을해도 내 친구는 그 얘길 귀담아 듣지 않는다. 이미 오래 전 너는 내 친구에게 못된놈으로 낙인이 찍혀버린것 같다.
너에게 이별선고를 들은 그 날. 4월 초로 접어들즈음이였던 그 시기. 유난히도 이쁘게 흩날리던 벚꽃들이 가로수길을
더욱 빛내고 있을때, 너는 나를 가로수길로 불러내 '너질려' 라는 차디찬 한마디를 남기고 돌아섰지. 그 날이 우리가 만난지 1년째였던걸 너는 기억하는지 모르겠다. 이별선고를 듣고 나오려는 눈물을 애써 참으며 1년 이벤트겠지- 라고 헛된 망상에 빠져있었던것도 잠시, 돌아서서 걸어가는 너의 뒷모습을 아무 말 없이 쳐다보고 있을때, 너에게 다가가 팔짱을 끼는 한 여자를 보게됐다. 그 여자를 바라본 너는 나를 처음 만났던 그날처럼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발그래해진 볼을 감추기 바빴고 그 모습을 본 나는 참던 눈물을 터뜨려버렸다. 흩날리는 벚꽃들은 날 위로하며 눈물을 닦아주는듯 내 볼을 스치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너는 저리 행복하게 웃는데 나는 이리도 비참하고 처참한 모습을 하고 떠나간 너를 보며 가만히 서서 눈물을 떨굴 수 밖에 없었다.
"………."
"잘 지냈어?"
"…응, 너는?"
"난 그냥 그랬지"
"아, 그래. 그럼 먼저 가볼게"
"ㅈ,잠깐만! 아주 잠깐만 시간 좀 내줄 수 있어?"
"미안"
"잠깐이면 돼. 5분만"
"………"
카페를 나와 엘레베이터를 기다리며 너와의 기억을 회상하고 있을때. 띵동- 하는 소리와 함께 엘레베이터의 문이 열렸고, 그 엘레베이터 속에서 너와 너의 여자친구로 추정되는 한 사람이 나왔다. 1년 9개월이 지난 지금. 아직까지 널 다 잊지못한 난 너를 무시하려했지만, 너는 날 보자마자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잘 지냈냐고 물어왔고 나는 그 말에 애써 대답하며 너에게 잘 지냈냐며 되물었다. 그냥 그랬다는 너의 말을듣고 '왜, 날 떠났으면 행복하게 잘 지내기라도 했어야지' 라고 말하며 널 타박하고 싶었지만, 이렇게 말했다간 아직도 널 잊지 못한 나를 보여주는것만 같아 먼저 가보겠다며 자리를 회피하려했다. 옆에 있는 여자친구의 심기가 불편해져오는걸 눈치채지 못했는지 회피하려는 날 계속해서 붙잡는 너. 5분이면 됀다고 말하며 날 카페로 잡아끄는 너에의해 결국 아무런 반항도 못하고 카페로 들어오게 되었다.
"용건만 간단히 말해줘"
"보고싶었어"
카페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은 너와 나. 아무런 말도 없이 내 얼굴만 쳐다보는 너가 너무 부담스러워 붉어지려하는 얼굴을 숙이며 용건만 간단히 말해달라고 하자, 너는 보고싶었다고 말하며 또 다시 날 흔들어놓기 시작했다. 너의 말을 난 어떻게 받아쳐야하는지, 아니면 그냥 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야하는지 모르겠다. 1년 9개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나타나서 이런말을 하는지 정말 너의 속마음이 궁금할뿐이다. 너의 말을 듣고 머릿속이 멍-해졌고, 머릿속이 멍해짐과 동시에 초점이 없는 눈으로 너만 바라 볼 수 밖에 없었다. 지금 너의 속마음은 어떤지, 테이블 위로 올려져있는 너의 왼손 네번째 손가락에 끼워진 그 반지의 의미는 무엇인지. 왜 이제서야 나를 흔들어놓는지. 너에게 묻고싶은 질문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워버렸다.
댓망은 써봤는데.. 망상 처음써봐서 스토리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겠음........
나랑 망상은 안맞는건가..?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