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일곱, 여자 하나
─ 호석 번외
61. 그 남자의 속사정
00과 호석에 관한 열애설이 터졌다. 회사가 시끄러웠다. 숙소 또한 시끄러웠다. SNS를 보던 윤기가 웃으면서 말했다. 욕 깨나 먹겠는데? 목소리가 마냥 가벼웠다. 회사는 수습하려 난리였지만 사실 별 생각은 없었다. 오히려 웃긴 일이었지.
별거 아니었다. 자신들의 안무를 담당하는 안무 크리에이터를 따라 안무 창작에 한창이었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연습실에 가는 것도, 귀가하는 것도 같이. 회사도 같이 들락날락거렸고, 편의점과 카페에 가서 음료를 사들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한 마디로 둘이 있는 시간이 많아진 거다. 손을 잡는 행동이야 일도 아니니 나름 다정하게 손도 잡은 채로. 어제 새벽에도 그랬다. 연습실로 가는 동안 카페에 가서 이야기를 나누고, 손을 잡고 연습실에 갔다. 그 틈에 00과 호석을 목격한 기자가 사진을 포착해 버린 게 일이었다.
기사는 쉴 새 없이 올라왔다. 평소 우정반지 겸 맞춘 반지도 커플링이라며 떠들어댔다. 호석은 기사에 있는 사진을 빤히 바라보았다. 연인만큼 다정한가?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그저 손을 잡은 거잖아. 별로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좋은 편에 속했다.
"망할 기자들."
"누나 여태까지 터진 열애설이 몇 개예요?"
"나 알아. 친구랑 한 번, 현오랑 한 번, 호석이 형이랑 한 번. 총 세 번!"
"방탄의 트러블 메이커네, 트러블 메이커야."
"김남준 입 다물어."
비록 00은 상태가 썩 좋지 않았지만. 00이 이마로 식탁을 쾅쾅 치자 석진이 깔깔 웃었다. 이런 날도 있는 거지, 뭐.
"괜찮아요. 욕은 내가 더 많이 먹고 있어."
"진짜 정호석 쓸데없이 희망적일래?"
"이미 일어난 일인 거 어떡하겠어요."
"그래, 이미 일어난 일인 거 체념해요."
"김남준, 입 다물라고 했지."
호석이 다정한 손길로 00의 이마를 쓰다듬었다. 00이 눈을 감았다. 호석은 그럼 00을 보고 조용히 함박웃음을 지었다. 열애설이 나쁘지 않았다.
62. 관찰
호석은 타고난 연예인이었다. 제 희망적인 이미지를 잘 살리면서도, 그렇지 않은 면들이 이질적이지 않게 조화롭게 하는 게 분명한 엔터테이너였다. 지금도 마찬가지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손을 00이 가만 쳐다보았다. 건반에 올려진 손가락이 곱다. 아. 정호석은 짱이다, 진짜. 00이 새삼 감탄했다.
"고마워서 눈물이 날 지경이야."
"뭐가요."
"너랑 연애설이 난 거."
그게 무슨 소리예요. 카메라가 돌 때보다 조금 낮은 호석의 목소리가 웃음을 머금었다. 00은 습관처럼 호석의 머리카락을 슥슥 쓸어 주고는 물었다. 볼 만져도 돼?
"웬일로 윤기 형 작업실 안 가고."
"내 맘."
"……다른 애들이랑 있을 때는 볼 안 만지잖아요."
하다 못해 그 망개떡인 지민의 볼살도 만지지 않는 00인데, 왜, 자꾸!
"내가 여기 있는 거 싫어?"
그게 아니라, 누나가 자꾸 나를 더듬으니까 그렇지.
"호발이 말 안 할래? 진짜 나 싫어?"
시무룩한 목소리를 하면서도 볼쪽으로 자꾸 손이 슬금슬금. 호석이 낮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 누나가 진짜.
"고마워서 눈물이 날 지경이에요, 누나랑 열애설 난 거."
호석의 접히는 눈을 보면서 00은 다시금 생각했다. 호석은 참 곱다.
"자. 볼 만져도 돼요."
"응."
"맞다, 우리 사무실 출입 금지래요. 기자들 쫙 깔려 있대. 그러니까 오늘은 빨리 집 들어가요."
"그래."
천만다행이지. 호석과 열애설이 난 것은. 음. 그렇지. 그렇고 말고. 호석은 다시 건반에 올려져 있는 손가락들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00은 자신과 호석이 손을 잡고 있는 사진들이 올라와 있는 기사들을 곱씹었다. 음. 으음…….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들었다.
63. 진 게임
시작은 호석이었다. 미미한 팔랑임이 스며든 손끝에 반했다. 자신의 춤사위를 확인하려 집중했던 모니터링은 어느새 자신보다 00의 모습을 쫓기 바빴다. 연결 동작 하나하나에 스며든 웨이브,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턴. 호석은 집중했다. 00의 몸짓 하나하나를 맛보려 애썼다. 그리고 늘 한 번만 하던 모니터링이 두 번이 되고, 세 번이 될 때, 호석은 인정했다.
저 사뿐한 발 끝이 좋았다. 나풀거리는 머리카락이, 호흡에 오르락 내리락 하는 어깨가, 잠시 바닥을 보고 있을 때 그림자를 드리우는 속눈썹이. 모든 게 날아와 콕콕 박히는 기분이었다.
"홉아, 나 그만 보고 연습에 집중하세요."
그런데 그 콕콕 박히는 것이, 이상하게 아프지 않고 간지럽더라.
"누나 박자가 빨라서 쳐다본 거였어요."
"아닐걸. 옆에 있는 김태형 박자가 느린 거야."
"그런 것 같기도 하다."
00이 가만히 앉아 있는 태형에게 대뜸 시비를 걸며 킥킥 웃었다.
"아니거든요? 나 박자 완전 맞거든요? 누나가 이상한 거거든요? 둘이서 나한테, 와, 진짜. 못됐다, 진짜."
쿡 찌르면 곧이곧대로 반응이 와서 귀엽단 말야, 얘는. 욱한 태형의 눈이 땡그랗다. 00과 호석이 마주보곤 다시 키득키득. 호석이 웃음기가 남은 목소리로 말했다. 김태형 얼굴은 또 오늘따라 왜 이렇게 부었어.
"아, 아니라고여."
00과 호석은 태형의 모습을 보고 웃느라 서로의 거리가 가까워지는지도 몰랐다. 격하게 움직인 탓에 뜨끈하게 열이 올라 있는 팔이 맞닿을 때즈음 먼저 놀라 떨어지는 것은 00이었다. 뒤늦게 00의 옆에서 조금 물러난 호석은 손으로 달아오르는 귓바퀴를 매만졌다. 잠깐이었대도 맞닿았다 떨어진 팔이 괜히 허전해 쓸어내리기도 했다. 괜스레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열기가 가득한 연습실에서도 잠깐 마주했었던 공기는 놀라우리만치 청량해서, 00과 호석은 상기된 얼굴을 숨기려 고개를 돌려야 했다.
64. 피드백 내놔
둘의 열애설에 대한 피드백 기사는 아직도 없었다. 그야 그럴 수밖에, 00과 호석이 짜기로 한 듯이 입을 꾹 다물었으니까. 스태프들은 난리가 났다. 사귀면 사귄다고 할 것이지, 입을 다물긴 왜 다물어? 우리가 너희 혼내니? 요즘은 예전처럼 열애에 관해 그렇게 엄격하지도 않고 거의 다 인정하는 분위기라, 00과 호석이 대답만 한다면 둘의 답 그대로 기사가 날 예정이었다. 그런데 왜 말을 안 하냐 이거지. 스태프들은 이 둘이 왜 입을 열지 않는가에 대해 3시간 23분 동안 토론했고, 결국 나온 결론은 이거였다. 둘을 같이 부르지 말고 따로따로 불러 물어보자. 스태프들이 먼저 부른 건 호석이었다. 얼마 전 실장으로 승진한 여자는 답답한 마음에 물었다. 그래서, 도대체 니네 관계가 뭔데?
그에 호석은 입을 꾹꾹 누르고선 잠시 고민에 빠졌다. 대혼란이었다. 호석이 고민에 빠진 지 30분이 되어 갈 때쯤, 호석은 드디어 말문을 열었다.
"애매해요."
뭐?
"애매해서 잘 모르겠어요."
"그게 무슨 말이야."
"그냥… 진짜 애매해요."
마음이 있는 것 같기도 한데. 호석이 엄지 손톱을 잘근 씹었다. 제 마음은 확실하다. 00의 해사한 웃음을 볼 때면 갈증이 밀려오고는 했으니까. 춤을 출 때에 섬세한 손을 볼 때면 손을 잡고 싶다고 생각했으니까. 확실하다. 그런데 문제는, 누나가 나한테 마음이 있냐는 건데.
……그걸 도저히 모르겠다는 거지.
호석의 초조한 모습에 스태프들은 할 말을 잃었다. 여자는 아직도 사무실을 찾아오는 기자들을 떠올리곤 이마를 짚었다. 야, 얘네 상태가 이런데 무슨 피드백이야…….
졸지에 연애 상담을 하는 꼴이 되어 버렸다.
65. 들어 봐
"야, 지금 여기서 연애를 제대로 해 본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연애 상담을 하냐…."
"어떻게 이 중에서 연애를 제대로 해 본 사람이 없지? 이것도 능력 아니야?"
남자 여섯이서 삥 둘러앉아 하고 있는 게 연애 상담이라니. 도긴개긴인데 누가 누굴 상담해. 윤기가 허탈하게 웃었다. 그래도 요 며칠 입술이 시옷 모양이 되어 돌아다니는 호석이 제법 안타까워 일단 엉덩이를 딱 붙이고 앉긴 했다. 그 옆에서 남준이 멤버들 얼굴을 차례대로 보더니 빵 터져 웃었다. 연애에 연 자도 모르는 사람들이 둘러앉아서 뭘 해.
"누나 어디 갔어여?"
"트위들 보러."
방금 자다 깨 발음이 새는 지민이 눈을 비비면서 끄덕였다. 트위들을 보러 갔으면 적어도 몇 시간은 있다 올 테니, 시간은 충분하다. 얼른 끝내야 해. 눈빛들이 비장한 것도 같다.
"형, 자고로 남자는 돌직구죠."
정적을 깬 건 바나나 과자를 먹던 정국이었다. 정국은 봉지 안까지 얼굴을 들이밀어 부스러기 하나하나까지 입에 털어 놓고선 저런 귀여운 얼굴로 말했다. 옆에 있던 지민이 정국의 입가를 털어 주면서 살짝 웃었다.
"누나가 그런 구시대적 발상이 가득 담긴 말은 개소리라고 듣지 말랬는데."
"아이씨…."
오늘따라 호석의 눈이 밑으로 처져 있었다. 원체 눈꼬리가 올라간 편이 아니라 늘 유순한 얼굴이었지만 오늘은 더욱 그러했다. 쌍꺼풀 때문에 조금 깊은 눈이 깜빡이며 뱉는 소리에 정국이 난감한 듯 얼굴을 쓸어내렸다. 무슨 말을 해도 들리지 않을 게 뻔해. 호석은 피드백 기사에 관한 스태프들과의 회의 이후로 눈에 띄게 우울한 비색을 내비쳤다.
"근데 난 정국이 말에 동감. 이럴 때에 빙빙 돌려서 물으면 답이 안 나오잖아요. 돌직구로 물어야지. 우리 무슨 사이야? 하고."
가만 목을 매만지던 태형도 말을 보탰다.
"근데, 야, 보통은 여자들이 주로 남자들이 우리 무슨 사이야? 하고 묻지 않나?"
"000이 보통이냐?"
그리고 누가 그런 것 좀 물으면 어때. 서로 마음만 확인하면 됐지. 남준의 말에 표정 없이 앉아 있던 윤기가 답했다.
"연애 못하는 것들이 모여도 괜찮은 답변이 나오긴 한다, 야."
석진이 조용한 호석의 어깨를 약하게 쳤다. 호석은 시선을 바닥으로 고정한 채 눈만 깜빡였다.
66. 있잖아 우리 말이야
"누나."
소파에 앉아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던 호석이 나지막이 00을 불렀다. 날이 갈수록 기세가 강해지는 기자들 때문에 받은 강제 휴가는 나른해도 너무 나른했다.
"응. 왜. 아씨, 손에 묻었어."
물티슈 없나. 물티슈를 찾으려 고개가 양옆으로 도리도리, 휘저어진다. 결국 물티슈는 찾지 못하고 초코 아이스크림이 묻은 새끼 손가락을 쫍, 빨았다. 아, 아이스크림 겁나 꽝꽝 얼었어. 00의 미간이 좁혀졌다. 통에 있는 아이스크림은 이래서 먹기가 불편하다고.
"누나."
"어. 왜."
"누나."
"나 지금 아이스크림 먹느라 바쁜 거 안 보이지? 왜 자꾸 불러. 왜."
"누나."
"호비호비, 죽고 싶어?"
결국 00은 티스푼을 쨍 소리가 나도록 테이블에 두고 고개를 휙 돌렸다. 왜, 왜 부르는데.
"있잖아요, 우리……."
"어."
"우리 무슨 사이예요?"
우리 무슨 사이예요? 하고 문장이 끝맺음했을 때의 목소리가 온전하지 않아 00은 호석의 얼굴을 유심히 살펴야 했다.
"무슨 사이였으면 좋겠는데?"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던 무심한 어투가 지금은 어째서 이리도 서러운지. 호석의 눈이 점점 아래로 쳐지며 시선 또한 바닥으로 쿡 박혔다. 호석은 쿠션을 껴안은 팔에 조금 힘을 주며, 입을 조그맣게 열었다.
"……서로 좋아하는 사이요."
"그래, 그럼."
네?
"사귀는 사이야, 우리. 그렇게 해."
"…나 지금 고백받은 거예요?"
"따지자면?"
"못 들은 걸로 하겠습니다. 고백은 내가 할 거였는데, 아, 당황스럽네."
"누나가 사귀자고 할 때 얌전히 네, 해. 누나는 참한 남자가 좋아."
"헐. 그게 무슨 말이에요, 지금? 느낌 완전 이상했어."
호석이 눈을 땡그랗게 떴다. 무슨 의미가 담긴지도 모를 웃음들이 흘러나왔다.
"장난이고. 고백을 누가 하든 그게 뭐가 중요해. 너 나 좋아하잖아. 아니야?"
그야 맞긴 맞는데. 정적이 흘렀다. 00은 아무렇지 않게 다시 스푼을 들어 아이스크림을 펐다. 작은 손이 아이스크림 통에 들어가더니 나올 때는 초코 아이스크림으로 범벅이었다. 이제는 신경조차 쓰지 않을 것인지 그냥 스푼에 얹혀진 아이스크림을 입안으로 넣기에 바쁘다. 호석은 그것을 멍하니 관찰하다 빨개진 귀와 목덜미를 보았다.
…귀여워.
호석은 굴러다니던 물티슈를 한 장 뽑아 소파에서 내려갔다.
"좀 닦아요. 끈적거리지도 않나. 그리구요, 스푼 그렇게 쥐는 거 아니에요. 그렇게 쥐면 손가락이 눌려서 아프잖아."
"……."
"자, 다른 손도 봐요. 묻었을 거 아냐."
00은 호석의 말에 얌전히 다른 손도 내밀었다. 호석은 아이스크림으로 얼룩진 물티슈를 내려 놓고 다른 한 장을 다시 뽑아 세심히 손을 닦아 주기 시작했다. 하얀 손이 새삼 작아서 비식비식 웃음이 비집고 나온다. 그리고 손을 다 닦아 내었을 때, 호석은 물티슈의 물기가 남은 작은 손을 조심스레 잡아 쥐었다.
"손 잡으면 아이스크림 어떻게 먹어?"
"아이스크림보다 내가 좋으면서."
대답이 없다. 호석이 00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목부터 서서히 열기가 올라오더니, 얼굴까지 익어 버린다. 호석은 또 피식피식 웃더니 푸흡, 하고 소리 내어 웃었다. 아, 귀여워. 호석은 실실 웃으며 00의 옆모습을 빤히 바라봤다. 꽝꽝 언 아이스크림도 녹을 정도로 뜨거운 시선이었다.
67. 자기야 여보야 사랑아
"자…."
"자기의 '자'만 나와도 너 내쫓는다 그랬다."
"김남준 나쁜 놈아."
호석이 힘 없이 제 발 밑에 앉아 있는 남준을 툭 찼다. 조금 더 세게 차고 싶었지만 이미 체력이 바닥을 보이는 상태였다. 아. 힘들어. 한 것도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유독 오늘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배터리가 방전된 기분이란 말이야. 호석이 소파에 늘어져 있다가 초콜릿을 까먹는 00을 불렀다. 남준 때문에 자기야, 라는 호칭은 집어넣기로 했다.
"누나."
"응."
"오늘 피드백 기사 나간대."
호석은 00에게 말을 놓았다. 다는 아니고, 예전보다 존칭을 붙이는 일이 적어졌다. 존댓말과 반말을 적절히 섞어 가며 사용했다. 00은 그럴 거면 말을 아예 놓으라고 했지만 호석은 완강했다. 안 돼요. 나는 누나를 존중하고 싶단 말이야.
말을 분명히 들었음에도 00은 반응 없이 초콜릿 껍질을 만지작댔다. 호석이 다시금 말했다. 오늘 피드백 기사 나간대요. 내 말 들었어요?
"호발이가 이렇게 눈치가 없어요."
나 왜, 하고 운을 떼자마자 초콜릿 껍질이 휙 날라왔다. 이마에 맞고 튕겨져 나간 초콜릿 껍질을 보고 벌떡 일어난 호석은 억! 하고 신음을 흘려야 했다. 00이 여태껏 해치운 초콜릿의 잔여물들을 죄다 호석에게로 집어던졌기 때문이다.
"내가, 어? 그걸 지금 잊으려고, 어? 일부러 초콜릿을 이따만큼 먹었는데, 어?"
"악, 자기야!"
"눈치도 없이, 진짜! 또 떨리잖아! 떨려서 초콜릿으로 진정시켰는데!"
"그만 던지세요, 여보야! 아, 아퍼. 쓰읍. 방금 거 진짜 아팠다. 대박. 나 완전 아퍼, 지금."
"무려 공개 연애라고. 그동안 먹었던 욕이 종합 선물세트로 오는 거라니까? 신경 안정제라도 먹어야 할 지경이야."
"알았으니까 그만 던져. 아! 또 맞았어. 머리 맞았어! 아, 사랑아! 좀!"
아. 진짜 짜증. 진심으로 남준은 얼굴을 구기더니 저만치 구석으로 물러났다. 옆에는 윤기가 있었다. 윤기는 고요한 얼굴로 00과 호석을 바라보더니 남준에게 물었다. 야, 우냐?
"봐 봐, 나 여기 혹 안 났어?"
"고작 초콜릿 껍질 뭉친 거야."
"아냐. 진짜 아팠어. 봐요, 나 여기 뭔가 만져지는데?"
"…봐 봐."
그래도 나름 걱정은 됐던지 00은 슬금슬금 호석의 머리를 보려 움직였다. 호석은 00이 매번 예쁘다고 했던 미소를 짓고는 00의 팔을 잡고 확, 이끌었다. 00의 몸이 확 기울어 같이 소파에 누운 꼴이 됐다. 그것도 호석의 품에서.
"오. 나 지금 갑자기 안 아파졌어."
"놔 봐. 나 진짜 떨려. 피드백 그거 안 내면 안 돼?"
"피드백 낸다고 누나 좋아하는 사람 없어지는 거 아니거든요. 나도 있고, 멤버들도 있잖아. 팬도 있고. 난 누나 좋아 죽겠어."
둘은 그 좁은 소파에서 같이 누웠다. 나름 편해서 그냥 가만히 있었다. 그 광경을 보던 윤기와 남준이 아니꼬운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버렸다. 남준은 아까 전 윤기의 물음에 답했다. 형이 지금 우는 것 같은데.
"욕 먹는 거 짜증 나."
"괜찮다니까요. 욕은 내가 더 많이 먹으면 돼."
"그건 내가 안 돼."
"그럼 욕 먹어도 우리가 안 보면 되겠다, 그쵸."
"너 나 정말 좋아?"
"좋아 죽겠다니까 그러네."
"아, 그래도 걱정돼."
"희망적이게 생각해요. 나 홉이잖아. 근데요, 누나 오늘 복숭아 같아요. 볼이 예뻐."
그렇게 말하며 호석이 00의 손과 볼을 장난스레 앙, 물었다. 촉촉 입술을 댔다 뗐다 하기를 반복하기도 했다. 그 모습에 윤기는 손등으로 눈가를 훔쳐 냈다. …형님, 우십니까? 닥쳐. 나 안 울어, 진짜야….
그런 둘을 비웃기라도 하듯 호석은 조심스레 00의 두 뺨을 붙잡고 00을 향해 웃었다. 자기야, 오늘따라 눈이 예뻐요. 오늘은 하늘에 있는 별 말고 누나 눈을 봐야겠다. 제법 낯부끄러운 말도 하면서.
| 68. 커뮤니티 |
정호석 뭔데ㅋㅋㅋㅋㅋㅋㅋ (N) 너 왜 00이 아카 취급하는 건데ㅋㅋㅋㅋㅋㅋㅋ 정호석 자기는 김석진이랑 음식 뭐 할지 상의하고 있고 뒤에 00이가 느릿하게 걸어다니니까 "누나, 누나 저쪽 장난감 코너에서 놀고 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댓글 (N) ???? 어디서? └ 본보야지 비하인드 그거에 고개 끄덕이면서 순순히 그쪽으로 가는 000도 괘웃김ㅋㅋㅋㅋㅋㅋㅋ 옛날부터 느낀 거지만 은근 호석이 00이 아가 보듯 봄ㅋㅋㅋㅋ 물가에 내놓은 아가 같은 느낌으롴ㅋㅋㅋㅋㅋㅋㅋ └ 맞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정홉 괘발려 (N) 일할 때는 00이 호칭이 누나고 사석에서는 자기야야… 존1나 발려…
댓글 (N)
이 세상 잘 살았다~~~~! 나 하늘로 간다 이제~~!~!~!~!
호비 일할 때: 누나, 누나 동선이 조금 이상한데, 조금 더 오른쪽으로….
은근 00이가 호칭에 대한 거부감이 없더라 나는 그런 거 좀 못 견딜 줄 └ 근데 00이가 자기야 라고 부른 적은 없지 않냐?
근데 호석이가 애인 생기면 나이 상관없이 애기야 라고 부르고 싶다고 하지 않았음? └ ㅇㅇ 00이가 치를 떨어서 안 부름
자기야 말고도 다르게 부르지 않나? └ 그거 00이 삐치거나 화났을 때 자기야 여보야 사랑아 이렇게 부르더라
홉이는 (N) 지민이와 00이를 귀여워하는 방식이 좀 다른 것 같음. 지민이 보면 귀여워서 어쩔 줄 모르다가 괴롭혀야지 하고 조물딱 조물딱 이거지만 00이 보면 귀여워, 누나. 귀엽다ㅋㅋㅋ(눈으로 00이 졸졸 따라댕김) 이건 듯ㅋㅋㅋㅋ
댓글 (N)
호석이와 지민이:
직접적인 터치가 있음
으로 양봉업 조심조심 다루려고 하는 탓에 터치하진 않음
└ 00이 앞에서 호석이가 차분해지는 것 같지 않냐? 오빠 같아 |
| 큰절받으세요 여러분 |
너무 많이 늦은 새해 인사예요. 늦어서 미안합니다ㅠㅁㅠ 이제 정말 2017년이네요! 아직도 영 낯설기만 한 숫자입니다. 새해라니. 연초라니. 아무튼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 저처럼 독감도 앓으시면 안 됩니다. 아셨지요. 새해가 밝았지만 저는 아직도 남일여하 번외를 붙잡아 두고 있슴니다... 지루하시더라도 조금만 더 힘을 내서 끝까지 달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참고로 완결까지는 완결편 포함 세 편 남았습니다! 아, 호석이 번외에 대해 짧게 말을 남긴다면 막내 라인과의 연애가 막내들의 짝사랑으로부터 시작했다면 호석이와의 연애는 쌍방통행으로 시작하는! 그런! 네. 눈치채셨을까 모르겠는데 62번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들었다.’ 요 부분이 00이와 호석이의 쌍방통행을 대충 나타 내고 있습니다. 그럼 이만 좋은 밤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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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방탄 찐팬이 올린 위버스 글인데 읽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