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사는 김민규 03호
진짜 김이름이는 일주일 내내 날 두고 최승철이랑 학교에 갔다. 처음에는 내가 더 일찍 일어나 김이름이의 집 앞에서 함께가려고 기다리다가 내가 왜 굳이? 라는 생각에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 학교에서도 나만 쏙 빼놓고 전원우랑 권순영이랑 이지훈이랑만 놀고 쉬는 시간에는 최승철이 오거나 최승철한테 가고, 둘이 사귀지도 않는데 맨날 붙어있는게 꼴보기 싫어서 나도 자존심 상해서 먼저 말도 안 걸었다. 그렇게 개학 첫 주를 보내고 지금은 토요일 나른한 점심이다. 빈둥빈둥 거리다 배가 고파졌다.
"김이름 밥 먹었으려나..."
[김이름]
12:30 밥?
ㄴㄴ안먹 12:32
12:32 ???
나 약속 12:35
순 집순이인 애가 어딜 나간다는거야. 궁금한 마음에 일어났다.
들어갈까 말까 문 앞에서 망설이고 있는데 어이가 없어졌다. 전 같으면 그냥 들어갔을텐데 내가 왜 고민를 하고있는거지?
띠링-
"아!!!!!!!!!!!!!"
번호키를 누르려던 찰나에 문이 열렸다. 물론 내 머리랑 쾅 부딪혔고, 난 지금 엄청 아프다.
"아 엄마... 아... 아파..."
"아 뭐하냐 남의 집 앞에서"
"아... 미친 ... 너무 아파... 피 나는 거 같아..."
"피 안 나니까 빨리 일어나"
"아 진짜... 아프다고..."
"괜찮냐?"
"아니... 아..."
머리를 쥐어싸고 일어나니 김이름 꼴에 말문이 막혔다.
-
문을 열었더니 뭐에 쿵 부딪혔다. 보니까 김민규가 넘어져 있었다. 솔직히 문도 세게 열어서 좀 걱정 되긴 했는데, 말이 툭툭 나왔다. 좀 미안하긴 했다.
"너 미쳤냐?????? 옷이 그게 뭐니?????!?????!!!???"
방금 한 말은 전부 취소한다.
"미친거니????????? 그래 넌 미친거야!!!!!!...읍읍!!!!!!!!!"
"조용히 좀 해 제발 좀!!!!!!!!"
입을 틀어막아도 계속 손짓 발짓 다 써가며 난리를 치는 김민규였다.
"좀 진정해"
"그 슨으느 츠으 즈시즈???????"
"손 치우라고?"
"으!!! 으!!!!!"
손을 치우니 파- 하고는 다시 잔소리를 뱉기 시작한다.
"너 어디가는 거야? 치마는 왜 이래? 야 너무 짧다고 이딴걸 어디서 샀어? 왜 천 쪼가리를 사!!!!!! 니가!!!!!!!!!!"
"아 뭔 상관이야!"
"뭔 상관???? 상관없니??????? 세상에 세상에"
"너희 어머니 이 꼴 보면 기절하신다"
"아니거든?"
"화장도 했네? 고데기도 했어? 너 또 걔 만나러 가? 최승철????"
"뭐야 어떻게 알았어"
"세상 사람들 다 알겠다!!!!!!!!!!!!"
"아 씨, 야 나 늦어. 간다."
사실 시간은 많이 남았는데도 김민규가 그걸 알고 있을 거라는 생각은 못 했었어서 좀 당황스러웠다. 빨리 이 상황에서 벗어나야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급하게 계단을 내려갔다.
"아 씨......ㅃ네..."
김민규의 목소리가 조그맣게 울려서 들렸다.
"뭐라고 김민규???????????"
"암말도 안했어!!!! 빨리 가기나 해!!!!!!"
-
진짜 말이 안 나왔다. 생전 몇번 꾸미지도 않던 애가, 나랑 영화보러 갈 때도 추리닝에 머리도 안 감고 나오던 애가 저러고 있으니까 어이가 없다. 근데,
"아 씨, 예쁘네... 예쁘긴..."
"뭐라고 김민규???????????"
아 미친 들렸나.
"암말도 안했어!!!! 빨리 가기나 해!!!!!!"
갑자기 힘이 쭉 빠지는 느낌이다. 혼자 라면이나 끓여먹어야겠네. 집으로 들어갔다. 창문 밖으로 내다보니 1층 현관에 혼자 서 있다. 최승철은 오지도 않았는데 왜 혼자 기다려. 라면 물을 얹히면서 괜히 마음이 답답해졌다. 라면 물이 팔팔 끓고 있는데도 창밖엔 김이름 혼자였다.
"저 멍청이 진짜..."
가디건 하나 걸치고 나가보려 했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최승철에 가디건은 다시 바닥에 놓였다. 뭐가 그리 좋은지, 둘 다 아주 입이 찢어지겠다. 혼자 툴툴 거리면서 라면을 먹었다. 짜증나 진짜.
주말인데 김이름도 없고 너무 심심해서 피씨방이라도 가려고 장장 몇시간만에 몸을 일으켰다. 화장실에서 양치를 하고 나오니 창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아, 비 오네..."
"김이름 우산 챙겼나..."
♬요즘 말야 내가말야 생각이 많아 따 따 따♬
김이름이 지 좋아하는 노래라고 설정해둔 벨소리가 울렸다.
[이름]
"여보세요?"
-야 김민규... 나 버스 내렸는데 비 와...-
"어 비오더라"
-나 우산 안 챙겨왔단 말야...-
"데리러 오라고?"
-웅...-
"어딘데"
-사거리 정류장...-
"기다려"
아 양치 하길 잘 했네. 방바닥에 놓여져있던 가디건을 걸치고 우산을 챙기고 나왔다. 계단을 몇칸 내려가다가 아까 높은 신발을 신었던 김이름이 생각나 김이름 집에서 운동화 하나를 챙기고 다시 뛰었다. 갑자기 기분이 좀 좋아졌다. 드디어 내가 미쳤나보다.
-
최승철이랑 영화 하나 보고 밥 먹은 뒤 헤어졌더니 예상치 못한 비가 쏟아졌다. 어떡하지. 버스 정류장이랑 별로 멀지 않으니 그냥 집까지 뛰어갈까 하다가 내 옷과 신발을 보니 그건 안 될 거 같았다. 아 김민규 안 나갔으려나.
다행히 김민규가 온다고 했다. 이럴 때만 좀 좋다. 전화를 끊고
노래를 몇 곡 들으니 저 멀리서 김민규의 모습이 보였다.
"김이름!!!"![[세븐틴/김민규] 옆집사는 김민규 03호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7/01/08/18/75fb125fd6c6db4e179e3a50e919ae18.jpg)
뭐 좋은 일이 있었는지 얼굴이 활짝 피어서는 뛰어오는 게 꼭 커다란 멍멍이 같았다. 개새끼라는 말은 아니다.
"앉아봐"
대뜸 정류장 안 쪽으로 와서 우산을 잠시 내려놓더니 앉으라는 김민규에 의자에 걸터 앉았다.
"이럴 줄 알았어. 발 봐바, 다 까졌잖아."
하면서 챙겨 온듯한 내 운동화로 갈아신겨 준다. 아, 약간 감동.
"오빠밖에 없지?"
방금 말 취소다.
"1절만 해라 진짜"
"나같은 친구 없다 진짜. 가자."
뭐 틀린 말은 아닌 거 같기도.
걷다 보니 어깨가 다 젖어있었다.
물론 김민규 어깨 말고 내 어깨가.
"야 김민규 나 다 젖어"
"아 나 지금 입은 가디건 비싼거야 드라이 맡겨야 돼 젖으면"
"개새끼 진짜"
"그니까 왜 우산을 하나만 들고와 멍청아"
"니 신발 챙기다 못 가져온 거잖아!!!!"
"아 진짜 옷 다 젖는다고ㅡㅡ 축축해"
"그러니까 좀 붙어"
라면서 내 어깨에 손을 둘러 자신의 쪽으로 붙이는 김민규에 잠깐 움찔했다.
"손 치워라"
"싫어"
둘 다 괜히 걸음이 빨라졌다. 그래서인지 평소보다 빨리 집에 도착했다.
"들어가라"
빌라에 들어와서 본 김민규의 어깨는 나보다 더 많이 젖어있었다. 새삼 우리가 많이 커서 우산 하나로는 턱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 김민규"
"왜"
-
자꾸 자기 어깨가 젖는다고 툴툴거리는 김이름을 내 쪽으로 잡아 당기니 단호하게 손을 치우라고 말하는 너다. 괜히 심술이 나서 싫다고 더 꽉 끌어당겼다. 괜히 민망한 마음에 어색하게 집에 도착했다.
들어가라고 하고 뒤를 돌았는데 저를 부르는 목소리에 다시 뒤를 돌았다.
"고,고맙다고 오늘"
"뭐, 어차피 나가려고 했어"
고맙다는 말을 들으니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요즘 김이름에 대한 감정이 전과 같지는 않은 거 같다.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건 참 좋은 거 같아요. 하루종일 글만 쓰고 앉아있네요ㅎㅎㅎㅎ 그래도 즐겁습니다!
권쌤과 마찬가지로 암호닉 받으니 신청해주셔도 무방해요!
컴퓨터가 미친건지 카톡 부분이 오른쪽 왼쪽 정렬이 안 되네요ㅜㅜ 나중에 수정해보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드려용♥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변우석) 아 빈첸시오 가브리엘라 라파엘라 미친 이거뭐임 ㅋㅋ (찐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