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자 소감 들어보겠습니다!!" "득츠르...금트흥..." "야야이런자리 만들어주는 친구 흔치도 않다?" 군입대 전 학과동기들이 모여 잔들 하나씩 꽉꽉채워 웃으며 건배하고 난리났다. 당사자가 우울한데 파티가 무슨소용이람..! 꿀꿀한 기분에 맥주를 따른후 소주잔을 넣어 폭탄주를 만들자 앞에 앉은 동기여자애가 자기도 해달라며 신기해한다. 그냥 맥주에 소주 넣으면 되는걸.. 나름 주인공이지만 이렇게 씁쓸한 주인공이 될줄 몰랐다. 그저 남은시간동안 김탄소에 대한 생각을 어떻게해야 알차게 보낼까 싶고.. 그냥 눈에 띄어서 일까 아니면 드라마처럼 첫눈에 라도 반한걸까. 애매했다 김탄소는 내게 애매한 존재가 되었다. '존재'라는 것이 되었다는 이상 내게 '아무것도'가 아닌 것이다. 내 머릿속 일부가 되어버린 이상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더 쳐다보고 더 생각하고 오늘하루는 김탄소에게 거의 사용한 기분이다. 옆에서 김태형이 슬쩍슬쩍 날 보다가 답답했는지 넌 술자리에서 재미없게 그러냐며 같이 건배를 제의했고 그래도 친구라고 챙겨주는 녀석에게 성의는 보여야하지 싶어 웃으며 건배와함께 원샷을 해보았다. 너도 이렇게 한번에 비어지는 맥주잔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아니다 넌 그대로 있어 보기만해도 좋으니까 "잘다녀올게요" "지민아 편지 꼬박꼬박 보내주고..엄마가 군대를 처음보내는거라..잘몰라 알겠지?" 엄마의 손길을 가만히 받으며 최대한 밝게 웃어보았다. 까까머리가 어색했고. 날쳐다보는 김태형의 얼굴은 더 어색했다. 넌 왜 수업안가고 여깄냐 "야 박지민" "잘다녀오마" "..내가 잘지키고 있을게" "학교?" 헛웃음을 지으며 말하자 녀석은 계속 굳은 표정뿐이다. 내가 뭔가 이상함을 느끼자 녀석은 눈동자를 가만 못두다가 부모님이 자리를 피해주는 것을 기회삼아 날 똑바로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김탄소" "...걔는 왜" "내가 친구도 되어주고 남자애들도 막아주고 그래줄게 내가" "무슨 소리하는거야 너?" "난 어제 니 말 듣고 너가 진심이라고 믿으니까. 너 복학했는데 마음 변했다 하면 죽는다 진짜" "나 어제 필름 끊긴거야..? 무슨 소리하는거야 인마..!" "잘다녀와라!" 혼란한 틈에 녀석이 나를 꽉 한번 안아주더니 뒤에 계시는 부모님을 이끌고 가버린다. 뭐야.. 나어제 무슨말을 한거야! 머리를 잡아봐도 잡히는게 없으니 짜증이 더 하면 더했다. 그래도 김탄소가 정리된거 같아서 다행이다. 물론 내 뒤죽박죽 이던 머릿속에서 휴지통속으로 정리가아닌 파일에 들어가 있는 자료마냥 잘 정리된것처럼 말이다. "태태..." "너 무거우니까..하아...후우..!입다물어..!" "자꾸 생각나고.." "..뭐가? 갑자기 뭐라는거야" "자꾸 또 생각나고..생각나고.. 나도 모르게 보고있고.." "김탄소?" "내가아..생각을 많이 해봐써...근데.. 다른 놈이 걔 옆에 있을 때 복학할 생각하니까아..군대가기가 싫어지더라..흐흐.." "좋아하냐?" "몰라아아!!...그냥 계속 머릿속에서 안사라져어!" "좋아하냐구 박짐!" "...손잡아 보고 싶으면 좋아하는거야?" "모솔이랑 무슨 말을 하냐 내가.. 그게 좋아하는거야" "그럼.. 나 걔 좋아할래. 좋아할거야아.." 군복무는 정말 죽을 맛 그 이상이었다. 시간 더럽게 안가고 아 취침시간만은 금방 가더라. 처음 입을땐 통이 남던 군복이 몸에 끼어갈정도로 근육도 늘고 몸이 전체적으로 남자로 변해가는 중이었다. 물론 군복무만 했다고 이런 놀라운 변화가 생길수는 당연히 없다. 틈틈히 자유시간에도 선임들과 운동을 했고 내가 상병 즈음에는 후임들을 데리고 가서 운동을 미친듯이 했으니 가능한 일이었다. 운동을 하며 여러생각을 했다. 멋진남자가 되어 그 애 옆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시간이 흘러 더예뻐지지 않았을까하는 기대와 조바심이 들었다. 면회오는 김태형에게 듣자하니 꽤 추파를 받는 것 같기도 하고 여간 불안한게 아니다. "수고했다 박지민!!" 제대 후 부모님을 뵙고 바로 김태형을 만나러 갔고 녀석은 날보더니 껴안을 기세로 달려오고 있었다. 녀석도 나름 남자다워진 모습이었다. 아 나도 참 순간 드는 생각마저 김탄소였다. 저녀석이 잘생긴얼굴을 들고 옆에있어서 반하지는 않았을까 싶었다 안되는데... "너임마 이제 진짜 남자다 아주!" "야 김탄소는?" "너도 참 징하다 2년 째 아주 해바라기세요?" "이게" "아 알았어 알았어..!" 시원한 아이스티에 몸이 녹을 듯 했다. 설탕이 느껴지는 이 맛..! 군대에서 얼마나 마시고 싶던지 미치는 줄 알았다. "태태가 이제 너의 연애요정이 되어주마" "연애요정? 그건 또 무슨 개소리야 오글거려 임마" "요즘 드라마에 나와 그런게 있어! 모태솔로인 니가 뭘알겠냐. 그냥 들이대면 잘도 넘어가겠다 그 철벽녀가" "탄소 철벽녀야..?" "세상을 왕따시키는애 말로만 들었지 딱 걔야. 나도 친해지는데 꽤 걸렸어.." 안심이 들기도 하고..걱정도 되는게.. 나한테도 철벽치는 모습이 그려져서 걱정이다 벌써.. 아이스티에 꽂혀있는 빨때를 들어 얼음을 돌리자 김태형이 술. 이라고 한다 "뭔 술" "술로 친해져봐" "술? 탄소 술좋아해?" "나도 몇번 못마셔봤는데 술 못하지는 않더라 내가 술마시면서 친해졌어" "술을 꼭 마셔야겠네" "내가 우리누나한테 물어보니까 술마시면서 친해져가지고 남친되었던 친구도 있대" "...진짜?" "응 술이 답인듯" "술..이라.." 야 진짜 밑학번 애들 오는거 맞지? 내가일부러 여자애들은 무조건 오라했으니까 오겠지뭐 너 군대가기 전에도 나름 인기 많았잖아 걔가안오면 무슨소용이야 떨리는 마음으로 축하파티에 불러모은 애들을 기다리며 나름 차려입은 코트를 다시 펴서 입었다. 군대가기전에는 컸던 기억이 있는데.. 이젠 맞네.. 뭔가 기분 묘하다. 그 애에게 남자가 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빨리 "선배님 제대 축하드려요!" 그런데 왜 기다려도 너는 안오는건지 "야 박지민 오랜만이다!짜식 남자됐네!" 끝까지 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김태형은 당황한듯 휴대폰을 두드려대고 있었고 나는 반포기한 기분으로 멍하니 문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넌 처음 봤을 때 부터 어디에 속하려고 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었다. 귀찮음.피곤함 이런 모습이 더 자주 보였고 그렇다고 소심한 것도 아니다. 할말은 하고 할일은 하는 싹싹함도 있었다. 넌 아마 오늘 이자리에 안올건가 보다. 나는 알고있었을지도모른다 오지 않을 거란걸. 그래도 괜히 혼자 들떠서 기대한 내모습이 순간 부끄러웠다. "박짐... 연락이 안된다..힝.." "됐어 안올거같았어" "야 내일 나랑 걔 같은수업들으니까 그냥 도강하러 와!" "몰라.." 착잡한 마음에 술만 들이마셨던것같다 "야 너무 술 술 거리는거 아니냐..?" "너가 술로 친해지는거라며!" 이새끼가 왜 말바꾸는거야! 이미 난 김탄소에게 술에환장한 상철선배같은 인간으로 보였을것이다..아..연애경험이 이래서 중요한가 보다.. 김태형은 쯧쯧 거리며 내 손에 들린 캔커피를 들고가더니 지가 마시기 시작한다. 뒤질래? "넌 좀 연애드라마도 보고 그래 인마" "뭐가아.." "형이 연애요정이라 해서 이것저것 말해줘도 받아먹질못하니!" "너도 뭐 드라마보고 말해주는거잖아!" 큼큼.. 나간다! 저걸때려 말아... 아..이미 시작한거 끝은 봐야지! 그날저녁부터 인기좀 있었다는 로맨스 드라마를 찾아 보기시작했다. 세심하게 패션까지 유심히 보며 말이다. 요즘은 저런 디자인이 먹히는구나.. 예쁜탄소옆에 나도 완벽한 남자가 되어 예쁜커플이 되고싶어졌다. 이런 생각을 하게되다니 나도 내가 낯설어 지곤 한다. 연애드라마라니.. "나..너 좋아하냐..? 뭐야 장난해? 그런식으로 말한다고 반.." 반하네 그것도 엄청.. ost가 흐르며 여자주인공이 설레하는 표정이 어처구니가 없다 아주 "연애 참 어렵다..어려워.."
다음화까지가 지민이번외편 마무리 될거같네요! 슈비님 어서오세요~오랜만이네요 정말ㅠㅠㅠ 또 업뎃되었으니 달려와주실거라 믿어요^£^ㅎㅎ 한분한분 소중한 독자님들 이라 생각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할게요! 암호닉•£• [가위바위보][슈비][구이구오][바니][꽁뇽][망개슈][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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