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닉S2 |
김철수 송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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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소년2 |
(오늘은 수현찡으로...ㅁ7ㅁ8)
은주는 뒤를 돌아 밖으로 나갔다. 수현과 철수는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다. 수현은 은주가 했던 말이 머릿 속을 맴돌아 미칠 지경이었다. 철수는 이 상황이 정리 되지 않았다. 수현은 힘없이 주저 앉아 한참동안 눈물을 흘렸다.
은주는 정처없이 걸었다. 가슴 속이 답답했다. 3년 가까이 만났었다.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었었고 만나는 사람마다 잘 어울린다고 칭찬을 했었고, 은주 또한 수현과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을 아빠만큼 걱정을 했었고 늘 나에게 양보를 했었다. 수현과 보내온 시간들이 떠올라 눈물은 멈추지 않고 계속 흘렀다.
"은주..."
정신을 차리고 수현은 자리에서 힘겹게 일어났다. 밉기는 했지만 수현이 조금은 안쓰러웠던 철수는 수현에게 물 한 컵을 가져다 주었다. 수현은 철수가 건넨 물을 마시고는 컵을 철수에게 건넸다.
"은주 찾으러 갈 겁니까?"
철수가 수현에게 물었다. 수현이 급히 신발을 신고서 고개를 끄덕였다. 무언가에 홀린 것마냥 밖으로 나가는 수현의 뒷모습을 보니 옛날의 자신의 모습이 떠올라 수현에게 미안한 감정도 들었다. 이 모든 일이 철수 자신 때문에 생긴 일 같았다.
*
한참을 걷던 은주는 눈물을 닦고선 주위를 둘러보았다. 목적지 없이 그냥 쭉 걸어왔더니 어딘지도 모를 곳에 와 버렸다. 밤은 깊었고 바람은 세차게 불었다. 은주는 스물스물 올라오는 공포에 소름이 돋았다. 휴대폰을 주머니에서 찾았지만 코트조차 걸치지 않고 왔다. 은주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았다. 빛도 없었고 소리도 없는 곳이었다. 낙엽이 바스락 거리는 소리만 들렸다. 한참을 웅크려 있으니 어둠에 점차 익숙해졌다. 정처없이 걸어 산 중턱까지 온 것 같았다. 혼자서 가볼까 용기를 내어 일어났다. 아무리 어둠에 익숙해졌다해도 빛도 없이 산을 내려가려니 다리에 힘이 빠졌다.
누군가 자신을 찾으러 와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눈물이 또 차올랐다. 추위에 온몸이 덜덜 떨렸다. 은주의 눈이 스물스물 감겼다.
수현은 한참을 돌아다녔다. 은주의 이름을 부르며 한 시간을 넘게 찾아다녔지만 은주가 보이지 않았다. 이 밤 중에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겼을까봐 걱정이 되었다. 별장으로 돌아왔을 거란 기대에 얼른 별장으로 달려갔다.
"은주야!"
수현이 가쁜 숨을 고르며 별장으로 들어왔다. 별장 안은 조용했다. 철수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수현을 쳐다봤다.
"은주, 오지 않았습니다...전화기도 두고 갔습니다."
"어떡하지...지금 신고라도..."
"제가 은주 찾겠습니다, 수현은 여기서 기다리세요."
철수가 은주의 코트를 들고 현관으로 향했다. 수현이 철수의 뒤통수에 대고 말했다.
"한 시간 넘게 찾았어요, 은주...아무데도 없었어. 괜히 고생하지 말고 얼른 신고해요. 여기 주소가 정확히 어디에요?"
힘없는 목소리로 힘겹게 말하는 수현을 바라본 철수가 말했다.
"찾을 수 있습니다. 그니까 쉬고 있으세요."
덤덤한 표정으로 말하는 철수였지만 은주를 찾을 수 있다는 확신에 찬 목소리에 어딘지 신뢰를 하게 되었다. 철수가 조심스럽게 문을 닫고 나가자 수현은 무릎에 고개를 묻고 생각에 잠겼다.
철수는 흐릿하게 남아있는 은주의 냄새를 쫓아갔다. 별장 앞을 지난지 꽤 됐는지 은주의 냄새는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바람이 세게 불었다. 코트도 걸치지 않고 나간 은주가 걱정이 되었다. 순이와 놀던 언덕배기를 지나 동석이와 동미가 살던 집을 지났다. 점점 은주의 냄새가 진해졌다. 은주의 냄새는 산에서 더욱 짙게 느껴졌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둠이 깔려 있었지만 철수는 개의치 않았다. 산 속을 계속 걸었다. 점점 가까워 지는 냄새에 조금 빨리 걷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은주의 냄새가 끊겼다. 은주가 하얗게 질린 채 눈을 감고 있었다. 철수의 심장이 점점 빨리 뛰기 시작했다.
데자뷰? 평행이론? 순이를 기다리며 읽었던 책들에 나왔던 단어들이다. 지금 자신의 상황이 딱 그 단어와 일치했다. 종잇장마냥 가벼운 은주를 엎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 옛날 순이를 엎고 뛰던 날이 생각이 났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날. 평온하기만 했던 사랑에 소용돌이가 치던 날. 그러다 문득 이렇게 은주를 별장으로 데리고 가면 은주를 잃을 것 같았다. 옛날처럼. 하지만 그 때는 철수에게 가장 익숙했던 곳은 산이었다. 이제 철수는 산보다 순이의 별장이 더 익숙했다. 철수는 그 자리에 멈춰 생각에 빠졌다. 철수는 발을 돌려 산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
고개를 들었다. 새벽 1시 40분. 철수는 돌아오지 않는다. 수현은 소파에 놓여있는 은주의 차키를 들었다. 황급히 차에 시동을 걸고 차를 출발시켰다. 파출소로 향했다.
"어떤 일로 오셨죠?"
여경이 귀찮은 듯한 말투로 물었다.
"아...집을 나갔어요...아니..."
두서없이 말을 내뱉었다. 여경이 네? 하고 되물었지만 뭐라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
"자세히 좀 설명해주세요."
"여자가 집을 나갔어요. 나간지 두 시간이 다 됐는데 돌아오지를 않아요. 저기 산 밑에 있는 별장에 있었거든요..."
"기다려보세요. 돌아오겠죠."
"안 오니까 문제죠! 여자 혼자에요. 이 밤 중에 길이라도 잃은거면 어떡해요..."
수현이 여경에게 힘없이 말했다. 여경은 성가신 표정으로 종이를 건넸다.
"그 여자 분 성함이랑 전화번호, 생년월일. 인상착의. 언제 실종 되셨는지 써주세요. 그리고 보호자 분 연락처도."
수현이 바르르 떨리는 손으로 글씨를 썼다. 다 쓴 종이를 여경에게 건넸다. 여경은 컴퓨터에 입력을 하고는 손전등을 들었다.
"보호자 분은 여기서 기다리고 계세요, 저희가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여경과 순경 두 세명이 파출소를 나갔다. 수현은 수척해진 얼굴에 마른세수를 했다. 가슴이 먹먹해졌다.
깊은 산으로 들어갔다. 은주의 몸이 조금씩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 기억을 더듬어 철수가 살던 폭포를 찾아갔다. 큰 바위가 그늘을 만든 곳에 은주를 눕혔다. 은주의 머리를 쓸었다. 차가운 은주의 손을 잡았다. 들고있던 코트를 은주의 몸에 덮었다. 은주가 눈을 뜨기를 기다렸다.
한참이 지나서야 은주가 눈을 떴다. 철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철수의 얼굴에 긴장이 풀린 은주가 몸을 일으켜 철수를 안았다. 은주는 또 눈에 눈물이 고여 눈을 감았다. 자신의 몸을 꽉 부둥켜 안는 은주에 얼떨떨한 철수가 조심스럽게 은주의 몸에 팔을 둘렀다. 철수도 은주처럼 힘주어 안았다. 철수의 따뜻한 몸이 추위로 가득한 은주의 몸을 녹였다. 철수는 은주의 머릿결을 부드럽게 쓸었다. 지금 이 순간이 끝나지 않기를 바랬다.
"거 참, 마음 편하게 가지고 앉아 계세요."
중년의 파출소장이 수현에게 말했다. 수현은 안절부절 못한 채 손톱을 잘근잘근 물어 뜯으며 파출소 안을 돌아다녔다. 긴장할 때마다 손톱을 물어 뜯는 버릇이 있었다. 은주가 고치라며 손톱을 물어 뜯을 때마다 손을 찰싹찰싹 치던 게 생각이 나 헛웃음이 났다. 자신의 모든 순간순간은 은주 투성이인데 수현은 또다시 가슴이 답답해서 한숨을 쉬었다.
문이 열리고 여경과 순경이 들어왔다. 수현이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은주는 없었다.
"못...못 찾았나요.."
"아무데도, 없었어요. 날이 밝으면 다시 찾읍시다."
여경이 손전등을 책상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수현은 다리에 힘이 풀려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
"여기 어디에요?"
"산. 예전에 내가 살던 곳입니다."
철수가 물기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도 둘은 손을 맞잡고 있었다. 서로의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았다.
"예전에 살던 곳?"
"나는 은주처럼 평범한 사람 아닙니다. 말하려면 깁니다."
"들어줄게요. 얘기 해 줄래요?"
은주가 철수를 바라보며 물었다. 철수가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저는 언제 태어났는지 모릅니다."
철수는 흔한 자신의 생일조차 몰랐다. 공사장에서 일할 때 밥을 배달해주던 아주머니가 철수에게 생일을 물어보았을 때도 생일을 몰라 그냥 아무 날짜나 답하곤 했었다.
"그냥 눈을 떠보니, 산에 있었습니다. 늑대들 무리에 있었습니다."
늑대들 사이에서 무리들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소외감과 외로움에 파묻혀 살았었다. 늑대들보다 약한 탓에 늘 생존하기 위해 처절하게 목숨을 연명해왔다.
"그러다 한 남자가 왔습니다. 저를 창고에 가뒀습니다. 늘 나에게 이상한 약을 주었고, 피를 뽑아갔고 운동시키고 같은 창고에 있던 승냥이와 늘 싸웠습니다."
"승냥이? 그럼...그 남자가 일부러 승냥이랑 철수 씨랑 싸움을 시킨 거에요?"
철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은주는 점점 힘이 빠져가는 철수의 손을 꽉 잡았다.
"승냥이들에게 지면 그 남자가 저에게 약을 더 주었습니다. 근데 그 약을 먹으면 몸이 이상했습니다. 피가 뜨거워지고 몸이 단단해졌어요. 내 몸이 아닌 것 같고 뼈도 더 단단해지고."
은주는 철수가 생체실험을 당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은주가 훌쩍이는 소리를 내며 눈물을 닦았다.
"그렇게 오래 지냈습니다. 그러다 순이를 만났습니다. 순이는 나를 미워했습니다. 밥도 더럽게 먹고 냄새 나니까-"
힘없이 말하던 철수가 살풋 웃었다. 옛날 일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언덕배기에서 자신을 강아지 취급하던 순이의 모습이 눈에 보였다.
"내가 양치도 잘 하고 글씨도 잘 쓰면 순이가 머리를 쓰다듬었습니다. 나를 칭찬해주는 거였습니다. 순이가 머리 쓰다듬어주면 기분 좋았습니다. 그래서 매일 머리 쓰다듬어 달라고 했습니다."
예전에 철수가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걸 좋아한다는 말이 떠올랐다. 은주는 철수의 어깨에 고개를 기대었다. 덤덤한 철수의 목소리가 마치 새벽에 라디오를 듣는 것 같이 감수성을 자극했다.
"순이는 아팠습니다. 순이랑 언덕배기에서 노는데 순이가 쓰러졌습니다. 나는 무서웠습니다. 순이를 엎고 동네 어른들을 찾아다녔는데 아무도 없었습니다. 나는 순이를 산으로 데려갔습니다."
"왜...왜 산으로 데려갔는데요?"
"순이를 잃을까봐."
철수가 은주를 내려다봤다.
"은주를 여기로 데려온 것도 그 이유입니다. 은주를 잃을까봐. 그래서 내가 살던 곳으로 데려온 겁니다."
은주가 철수를 올려다보았다. 잡고있던 손을 넣고 철수의 볼을 쓰다듬었다. 철수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은주는 그런 철수가 안쓰러웠다. 손을 조금 더 올려 철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나는 철수 씨 안 떠나요. 철수 씨는 나 안 잃을거야."
은주는 한참을 철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
보블리S2 |
ㅠㅠㅠㅠㅠㅠ진짜 댓글 달아주시는 독자분들 너무 감사드려요ㅠㅠㅠ암호닉이 계속 빠지신다고 하시는 독자 분들 있어서 얼른 정리하고 다시 받겠습니다. 지금 결말을 세 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열린결말...또륵... 두 번째는 새드ㅠㅠㅠㅠ 셋째는 해피ㅠㅠㅠㅠ 열린결말은 나도 싫다ㅠㅠㅠ 뭐...열린결말이어도 텍파 보내드릴 때 번외로 결말을 확실하게 쓸 거긴 하지만... 원작이 너무 아련하고 훌륭해서 제 글은 보잘 것 없겠지만....늘 칭찬해주시고 좋아해주셔서 고마워요 ㅠ,ㅠ
혹시 글 읽으시다가 이해 안 되는 부분 있으면 질문 주세요^!^ 감독님 인터뷰를 토대로 철수의 과거와 현재를 쓴 겁니당... 감독님 말씀으로는 순이가 철수에게는 엄마, 연인, 선생님 같은 존재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철수는 늑대잖아요..평생 암컷을 하나만 둡니다.. 철수랑 은주랑 이어지는게 말이 안 맞는 거긴 하지만...또르륵...
보잘 것 없는 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얼른 결말 짓고 텍파 뿌리고 싶네욯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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