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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퇴사] 어차피 퇴사할 건데, 입사했습니다 | 인스티즈



도대체 누가 회사를 퇴사할 생각하고 회사를 다녀요? 그렇죠? 제가 썼던 글 중 인기 있는 글 제목이 ‘이렇게만 하면 회사 5년은 다니겠는데?’이거든요. 이러 것만 봐도 회사는 삶에 있어서 꼭 필요한 존재이고 되도록이면 오래도록 안정감을 유지한 채 다니고 싶잖아요.


하지만 저는 아니었어요. 저는 어차피 퇴사할 회사라고 생각하면서 회사를 다니고 있답니다. 그렇다면 왜 퇴사할 회사를 다니고 있냐고요? 그 이유를 말씀드리기 위해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제 이야기는 2023년 5월로 돌아가요.


저는 그때까지만 해도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었어요. 말이 조금 거짓말이 섞인 게 사실 일거리가 없어서 실제로 일하고 있지 않았어요. 그 당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이어가고 있고 경제적으로도 침체가 되면서 제가 하고 있던 편집 디자인 일이 뚝 끊겼거든요. 그래도 버텼던 이유는 제가 이전 회사(고인 물이 많았던 중견 건축 설계 회사)를 나오면서 다시는 회사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만연하게 선언을 하고 다녔거든요.


그래서 처음에는 스타벅스 바리스타나 유니클로 매장 알바를 알아봤었어요. 잘 아시다시피 알바는 대부분 최저시급에 맞춰져 있어서 제가 원하는 생활비를 벌려면 하루 8시간 주 5일을 일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죠. 진짜 눈 딱 감고 건축회사 한번 더 들어갈까. 워라밸이 좋은 회사로 들어간다면 좀 더 나은 월급을 받으면서 4대 보험도 가입하고, 복지도 누리고 휴가도 받으면서 일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어쨌든 주 40시간을 일 해야 하는데 돈을 더 벌 수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이력서를 돌렸죠. 경기가 침체되고 있어서 사실 취업의 문이 넓지는 않았어요. 곧장 연락 오는 곳이 없었죠. 그러다가 2주가 흘렀나? 어느 정도 규모 있는 건축사사무소에서 연락이 왔어요! 면접을 보고 싶다고. 그래서 아무 때나 상관없으니 제가 가겠다고 했죠(당연히 면접은 보러 가는 거잖아요?).


오랜만 보는 면접에 긴장을 많이 했어요. 막상 저의 걱정과 다르게 면접은 간단했어요. 이미 중견 규모에서 쌓은 포트폴리오가 있다 보니 새로운 회사에서는 너무 반기는 입장이었고 특별한 질문은 없었어요. 그리고 오히려 저에게 물었죠.


“혹시 물어보고 싶은 거 없어요?”


“야근은 많이 하나요?”


“저희는 계획된 야근 아니면 잘 안 해요. 요즘 회사들이 야근들 잘 안 하잖아요?”


“그런가요?”


나중에 잡플래닛을 찾아보니 워라밸이 복지인 회사더라고요. 그래서 단숨에 입사를 하겠다고 밝혔어요. 그랬더니 그쪽에서도 아주 흔쾌히 좋아하더라고요.


사실 월급은 전에 다니던 중견 건축사사무소 보다 살짝 적었어요. 요즘 야근 하는 회사가 어디 있냐면서 요즘에도 연봉을 13으로 나누는 회사였지만 저는 워라밸이 지켜진다면 월급이 줄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어요. 저에게 필요한 건 큰 월급이 아니라 알바보다는 조금 더 벌 수 있는 적당한 생활비였으니까요.


아. 아직 어차피 퇴사할 회사를 왜 다니는지 정확히 말을 안 드렸네요. 언제인가는 퇴사할 회사를 다니는 이유는 월급이었어요. 300만 원 언저리의 월급.

구체적으로 제가 고정적인 수입이 필요했던 이유는 딱 하나였어요. 이 돈으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제가 어렵게 찾은 꿈인 작가라는 일을 병행하고 싶어서였어요. 그래서 워라밸에 그렇게 집착하면서 일자리를 찾았고 아주 운 좋게 그런 건축회사에 경력까지 인정받아서 들어가게 되어버렸습니다.


제가 평일에는 건축 설계일을 하는 건축가로 살고, 주말에는 작가로 살기 시작한 건 그때부터였어요. 저는 언젠가 작가로 성공하면(그게 아주 더디더라도) 이 회사를 퇴사하고 작가일을 하고 살 거라고 꿈을 꾸었습니다.


첫 월급을 타고 확신했죠.


‘그래. 안정감 있게 생활비를 벌면서 글도 쓰고 완벽해! 건축 커리어와 작가의 꿈 모두 이뤄나갈 거야.’


그래서 어차피 퇴사할 건데 회사를 다니기 시작한 거예요.


꿈과 생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해서요.



여러분은 어떻게 꿈과 생계를 유지하고 있나요? 아니면 저처럼 퇴사할 회사인데 그래도 회사를 다니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댓글로 여러분의 이야기도 나눠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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