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고민의 끝
"그래,이상하다 모두다"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손길이 좋다.그래도 눈물이 자꾸만났다.
며칠 전 마지막으로 아저씨의 집에 갔었던 그날부터 왠지 모르게 가슴이 울렁울렁했는데,오늘 갑자기 터져버렸다.오늘 아저씨를 봤을때?막대사탕을 사줬을때?아니면 아저씨와 같이 조용한 차 안에 타있는 상황?...뭐 때문에 이러는지 알수가없다.처음엔 그냥 심장께가 간질간질 거리는 느낌이 설레고 왠지 좋아서 가만히 있었는데,갑자기 그게 저릿하게 너무 아파서 눈물이 났다.
"저 올라갈래요."
옆집에 사니까 같이 올라가는게 정상이지만 왠지 더이상 같이 있으면 안될거 같았다.아저씨는 아무말없이 머리에서 손을 뗐고 나도 그냥 인사도없이 차에서 내려 앨리베이터까지 뛰어갔다.앨리베이터에서도,내 방에 들어가서도 눈물은 멈추질 않았다.
대충벗어놓은 마이에서 떨어져나온 분홍색 사탕들이 달아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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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늦도록 울고 뒤척이다가 겨우 잠들었지만 푹 잔 시간은 고작 두세시간도 되지않아서 아침이 전혀 상쾌하지 않았다.어쨌든 떠진 눈때문에 대충 씻고 교복을 챙겨입고 집에서 나왔더니 하늘이 아직 푸르렇다.그제서야 손목시계를 봤는데 시간은 6시.아무래도 너무 빨리나왔다.
그래도 다시 집에 들어가기는 싫고 학교나가자는 생각에 막 아파트 건물을 나오는데 가장먼저 아저씨의 차가 눈에띠었다.흠집하나 없이 깨끗한 벤츠,문득 이제서야 차종을 확인했는데 딱 어울려서 이와중에도 웃음이났다.주머니를 뒤적거렸더니 어제 박경이 대충 구겨넣어왔던 담배대신-학교가서 꼭 때려야 할거같다-아저씨가 사준 막대사탕 두개가 나왔다.하나는 어제 아저씨 드렸고 두개는 방바닥에 떨어져있을거고 손에 집힌 막대사탕 두개를 꺼내서 하나는 도로 집어놓고 남은 하나를 벤츠에 다가가 와이퍼 옆에 대충 끼워놓고 아파트를 벗어났다.
삐빅_
아직 시간이 조금 이른지 한적한 버스 맨뒷자리에 가서 털썩 앉았더니 피곤해서 머리를 대자마자 잠이 쏟아질거라 막연히 생각했던 내 예상과는 달리 머릿속엔 잠대신 아저씨에 대한 생각만 잔뜩 흘러들어왔다.
'아저씨,아저씨.저 옆집사는데 알아요?'
'알아.'
'맞다,저번에 집앞에서 마주쳤죠 우리!그때 학교가던 중이였는데'
사실 그때 깨어나서 치료고뭐고 바로 그 집에서 나올수도 있는일이었지만,왠지 호기심이 들어서 멀뚱히 치료해달라하고 짐짓 밝은 척 말을꺼냈었다.그래도 학교는 제시간에 가자는 주의였고 딱하루 아주 늦게 집에서 나가다가 마주친적 외에는 사실 본적도 없었지만 얘기를 꺼낼 접점이 그것밖에 없었기에 아는척 했는데 그 반응은 정말 시니컬했다.나 혼자 실실 웃으면서 얘기를 꺼내는데 약간 귀찮아 보이기는 했어도 크게 뭐라 안하길래 계속 떠들어대고 집열쇠가 없다는 핑계로 늦게까지 붙어있다 나가는데도 그냥 묵묵히 앉아 내얘기를 들어줬고,상처난 팔을 치료해주는 손길이 딱딱해보이는 얼굴과 다르게 너무 부드러워서 놀랐었다.
부모님은 어차피 본인들일이 더 바빠서 내게는 신경쓸 겨를이 없어서 거의 매일 비워져있는 집보다 그래도 내 얘기를 모두 들어주고 내가 나갈때까지 계속 옆에 있어주는 아저씨의 집이 더 좋아서 염치없이 일주일을 그집에 드나들었다.
내가처음 또래애들과 싸우고 잔뜩 다쳐서 집에들어왔을때 엄마가 나에게 한 행동은 나를 혼내는것도,부드럽게 달래는것도,아무말없이 상처를 치료해주는 무엇도 아니라 일이생기면 해결하라면서 준 카드 하나와
"네 성적만 잘 챙기면 밖에서 어떻게 다니든지 상관없다."
그 말뿐이었기에,내 상처를 봐주고 어느순간부터 머리를 토닥거려준 어저씨의 그 커다란 손이 너무 좋았다.
'이번역은 -.-..-..입니다.'
학교까지가는 버스에서 한 생각과,밤새도록 울며 한 생각을 연결지어보면 어쨌든 결론이 하나는 있었다.
"다 아저씨 때문이에요."
내마음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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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병신아 담배는 어따 흘렸는데!"
점심시간에 내 교실로 찾아온 박경은 먹던 빵을 던지듯 내려놓고 내 마이부터 뒤지더니 나오는게 딸랑 막대사탕 하나라는 것을 알고는 절망하고 내 멱살을 잡고 짤짤 흔들기에 먹던 빵으로 머리를 쳐줬다.
"야 미친놈아!!"
...슈크림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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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빵 다시사줄까?"
"개새끼"
나도모르게 그냥 잡히는걸로 친것뿐인데 안타깝게도 그게 반쯤 먹던 슈크림빵이었고,그 크림이 다 터져나와서 박경의 머리를 뒤덮은것은 당연했다.대충 나혼자 어제 담배때문에 당황한 일은 이걸로 쌤쌤친거다 생각하고 실실 쪼갰더니 또 욱한 박경이 "내 슈크림!내 머리!담배는!왜 쳐웃는데!" 하면서 크림이 뒤덮인 더러운 머리로 달려들기에 한창 교실을 뛰어다니면서 피했다.비록 그것때문에 가만히 교실에 있던 몇몇 아이가 쫄고 피해를 봤지만 그정돈 신경쓸 일이 아니었다.
대충 화장실가서 머리를 감고나온 박경을보며 덜씻은 물오이다!했다가 신나게 매타작을 당한뒤 사이좋게 매점으로 내려가 슈크림빵에 딸기우유까지 더해서 사줬다.왜 또 딸기냐고 툴툴 거리다가도 결국은 맛있게 잘먹는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사라진 담배에 관해서는 용서를 해줄게"
"크림이나 떼고말해 등신아"
응?하는 얼굴로 혀로 입술을 훑어서 크림을 날름 집어먹는 머리를 가볍게 툭 치고 내가 먼저 얘기를 꺼냈다.
"나 여친없는지 오래됐나?"
"어..고3되고는 한번도 없었지 아마?"
"그래서 그런가?"
학교에 일찍 도착해서 내내 생각해본건데 계속 심장이 제주인도 모르게 쿵쿵 혼자 뛰어대는게 설레임이 필요해서 그런거같다.
"뭔 개소리야,여자친구 필요해?"
그런데 또 여자친구가 필요한거 같지는않다.
"이상해이상해"
"응 너 이상해."
"그거말고,등신아"
"그럼 뭐 병신아"
더 깊게 생각해보면,심장이 아저씨를 볼때 유별나게 뛰는거 같기는하지만,그래도..
"좋아한단게 뭐지?"
"지호야 미쳤어?"
"아 장난치지말고!넌 여자친구한테 고백하기 전에 어땠는데?"
"나?잠깐만 지금 여친이랑 깨진지 일주일된 나한테 시비거는거지?"
....크림빵이 안남은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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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또 점심시간이 다 가도록 박경이랑 투닥거리다가 박경이 막 수업종치기 5분쯤 남았을때 해주었던"보면 두근거리고,손닿으면 이상한기분들고,간질거리고 보고싶은거." 어쩐지 머리만 더 혼란스러웠다.
다시 심호흡을 하고 천천히 생각해보자,이미 수업종이치고 선생님이 들어와서 뭐라뭐라 수업을하지만 하나도 머리에 들어오지를 않는다.무의미하게 칠판에 써진 필기만 따라쓰다가 결국 그것은 펼쳐진 노트의 핀 페이지의 낙서로 연결되었다.내가자꾸 이상하다,이상하다 한 것은 도대체 왜 뛰고있는지 모를 내 가슴과 아저씨와 마주할때 드는 형용할수 없는 아프지만 설레는 기분때문이었다.박경의 말은 모두 내게 해당이 되고있었고,그래서 머리가 더 혼란스러웠다.내가?좋아한다?아저씨를?
'보고싶다'
노트 위쪽 빈 귀퉁이에 짧게 흩어지듯이 써있는 글자까지도 두근거리는 기분이었다.
내가 밤새도록 운것만으로도 어쩌면 내 가슴은 이미 지금에서야 알게된 사실을-내가 아저씨를 좋아한다는?-알고있었는지도 모르겠다.그래도 나는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에 충분한 나이로써 다시 곰곰히 생각하다가 보고싶다라는 네글자 밑으로 낙서가 더 길게 잇는다.남자.아저씨.남자.나.사랑.사랑이라는 단어까지 쓰고는 짧게 두줄을 쭉쭉 그어서 글자를 지웠다가 자라는 글자를 다시보고,아저씨를 다시 떠올리고 아예 화이트를 꺼내서 하얗게 덮어버렸다.아저씨와 나도 화이트로 지운다.
남는거는 '남자'는 글자뿐이다.
심장이 이제는 아저씨 없이도 세차게 뛸줄안다.다시 눈물이 날거같았다.
화이트로 이번에는 남자라는 글자까지 깨끗하게 지웠다.이제는 '보고싶다'만 남아있다.진짜로 눈물이 날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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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또 혼자가게?"
"우리 경이 형아없어서 집에 혼자 못가요?"
"그냥 가.얼른 꺼져버려"
약간 섭섭한티를 내는 박경을 다시 빗자루를 쥐어서 교실로 돌려보내고는 가방을메고 학교를 나왔다.박경 앞에서는 오늘 점심시간때처럼 웃으면서 장난만 쳤지만 아까부터 가슴이 먹먹하기만 하다.아무리 고민을해봐도 보고싶다만 떠오르고 결국 그 글자는 머릿속을 돌고돌다가 어젯밤 제대로 얼굴도 못보고 헤어진 '그'의 얼굴을 그리는데 눈물이 자꾸 날거같아서 미치겠다.
어제밤부터,그 몇일전부터 계속 고민을 했던 내 '이상함'의 끝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않았다.내가 품은 감정인데도 이해가 되지않았다.
"아아아아아악!!"
교문앞에서 머리를 마구털면서 소리를 질렀더니 나가던 애들이 덩달아 멈춰서서는 움찔하고 서둘러 걸어서 내 곁을 벗어난다.하나같이 미친놈보는 눈빛아니면 나를 양아치로보고 피하는듯 하다.
한가지 사실이 더 떠올랐다.내가 그를 끌려했던이유,학생들이나 여느 학교 선생님들,우리 부모님과 달리 나를 편견하지않는 눈빛으로 봤다는것.부모님은 내 성적이 상위권인것을 당연하다 여겼고,선생님이나 동급생들은 '저런 양아치가 참 신기하다'하는 듯이 나를 취급했다.선생들이 나를 혼낼때 중요한것은 성적이 아니었고,그저 외향적으로 반항적인게 티가난다는 사실이었다.하지만 딱봐도 '불량학생입니다'하는 내 겉모습을 크게 신경쓰지 않아했던 그가 떠올랐다.그리고 또 보고싶어졌다.
그리고 마치 그 생각이 마술을 부린것 같이,
"우지호."
그가 내 앞에있다.
"우지호"
그가 부르는 내 이름을 처음 듣고 어째선지 박자도 안지키고 제멋대로 마구 안에서 튀어오르듯 뛰던 가슴이 잔잔해졌다.그리고 다시 천천히 속도를 빨리한다.이번엔 이상하고 슬픈 기분이 들게하는 뜀이아니었다.그건 분명-설레임이었다.
"아저씨..."
가슴이 먼저 알아챘고,이제서야 내가 인정한다.
나는 그를 사랑하게되었다.
으아ㅠㅠㅠㅠㅠㅠㅠ이거가 너무 쓰고싶었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러분 그거알아요?저 이거쓸려고 피아노학원 안갔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내레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제야 지호가 알았습니다.그리고 지훈이겠죠.그리고 다음은....???두구두굳구둑두구두구두둑두둗ㄱㄱ두 똥손으로 최대한 표현해보려고 하였으나 쓰는 저만큼의 설레임은 표현이 불가능해서 느무 슬펐어요.. 그래도 이쁘게 봐주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저도 서툴고 제 글속 피코도 서툽니다ㅠㅠㅠㅠㅠㅠㅠ 마지막문장은 일부러 핑쿠핑쿠!!!! ♡암호닉♡ 기염댕이님 꼬구마님 모기장님 현기증님 투투님 핫삥꾸님 꼬꾸마님 이불님 ^~^님 딸기사탕님 블루밍님 매니큐어님 암호닉분들 사랑해요!!댓글써주신느분들도 항상 고맙고 사랑합니다!!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