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형우 - 메이비메이비 (달콤한인생 OST)
![[인피니트/수열] Bionics_01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file/20150819/9/1/0/910ac9dfd843c522a148034c869134bc.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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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멀다 하고 2090년의 대학 등록금은 계속 올라갔다. 과거에는 반값 등록금 운동이다 뭐다 하고 일어났다고 하던데 정부에 눌려 뭍힌 모양이였다. 새학기 등록금 고지서를 받은 성열은 깊은 한숨을 쉬었다. 빈익빈 부익부가 더욱 심해져서 설 길이 줄어들고 있었다. 알바를 하나 더 늘려야 하나. 찬바람 쌩쌩 부는 단칸방에서 패딩을 껴 입으며 성열은 머리를 굴렸다. 고층 빌딩이 낭자하게 지어진 도시촌의 뒤편. 사회에 서지 못한 사람들이 사는 씁슬한 뒷구석이였다. "성열학생. 안에 있누?" "네. 할머니!" 허리가 심하게 굽으신 주인집 할머니가 단칸방의 문을 두드렸다. 성열은 바딱 일어서서 문을 열어 드렸다. 휘이잉. 찬 바람이 거세게 불어닥쳤다. "사정 딱한건 알겄는디, 우리두 너무 궁해서 이번달도 월세 못낼꺼면 방좀 빼줘." "아, 네…" 그럼 수고혀. 할머니가 입구에서 매정한 뜻이 담긴 말을 성열에게 남기셨다. 할머니가 가시고 성열은 신발을 신고 빈민촌의 거리로 나섰다. 돈이 될 만한 일은 무조건 찾아 봐야 하는 상황이여서 게을리 앉아 있을 시간이 없었다. 신문을 찾으려 구멍가게로 향했다. 요즘엔 다 전자화가 되서 종이로 인쇄된 신문도 얼마 없었다. 주인집 아저씨가 그나마 신문을 찾는 사람이 없다며 공짜로 주는 신문을 받아 들어 구인란을 펼치는 성열이었다. 거의 다 대졸자 이상을 희망하고 조건부로 걸어놨다. 전화 해 봤자 퇴짜를 맞는다는건 성열도 명백히 아는 사실이여서 섣불리 번호를 누르지 못했따. 성열은 껍질이 오른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더 나은 구인광고를 찾아보고 있었따. 성열이두 많이 힘든갑네. 주인 아저씨가 씁슬하게 담배를 벅벅 피며 말했따. 성열은 억지 웃음을 지어보이며 네. 라고 답했다. 아날로그적 요소가 많이 사라지고 디지털 시대가 도래한 한국은 더이상 예정 모습이 아니었다. "사람을 돌봐줄 보호인을 구한다…?" 구인란의 반 칸을 크게 차지하고 쓰여진 보호인 광고. 주인 아저씨는 피던 담배를 끄고 아는체를 했따. 고거? 국립 연구원에서 사람을 구한다나. 성열은 조건과 월급을 보고 눈이 동그래졌다. 아무나. 그리고 성열이 수없이 알바를 해도 벌 수 없는 액수의 돈. 크게 쓰여진 번호를 보고 구형 모델의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아저씨. 이거 오늘자 신문 맞죠?" "응. 배달인이 말해주더라고. 국립연구소가 얼마나 급했으면 신문에까지 광고를 냈을까 하더라." 아아. 성열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우우웅 하고 불어오는 찬 바람에 성열의 양 손이 발개졌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성열은 망설였지만 이내 그 번호를 다이얼에 치기 시작했다. 꾹꾹. 액정을 누르고 전화를 걸자 수화음이 얼마 안가고 사람이 전화를 받았다. - 국립 연구원입니다. 용건을 말씀 해 주세요. "저기. 신문에 난 구인 광고 보고 전화 드렸는데요." - 보호인 모집 말씀이십니까? "네. 저같은 사람도 가능 한가요?" - 성명을 대 주십시오. "이 성열 입니다." 띠딕 띠딕.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신원 조회의 소리. 숨기고 싶어도 다 드러나는 부끄러운 인적사항들. 성열은 뜨끈해진 핸드폰을 꼭 잡고 침을 삼켰다. 기다리는게 이렇게나 긴장 될 줄이야. 무언가가 집히는 소리가 들리고 무뚝뚝한 여자의 목소리가 다시 성열의 귓가에 들려왔다. - 이 성열씨. 내일부터 나오시면 됩니다. "우앗. 진짜요?" - 핸드폰과 옷가지는 챙겨오지 마십시오. 오로지 몸만 오시면 됩니다. 내일 아침 9시 집 앞에 서 계세요. "네?" 뚝. 용건만 밝히고 끊긴 상대에게 성열은 불쾌감과 당황함을 보였다. 원래 그런 사람들이야. 신경 쓰지 말라구. 아저씨가 물건을 정리하며 성열을 달럤다. 성열은 어쨋든 살 자리는 찾았다고 안도하며 신문을 다시 아저씨에게 돌려 드리고 집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하나 둘 내리던 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했다. 원래 비가 온다고 되있었는데. 기상부에서 일부러 그런건지 오류를 낸건지 성열은 갸우뚱 했다. 이내 상관 없는듯 노래를 흥얼거리며 즐겁게 폴짝 폴짝 뛰어 내려간다. 자취방에 도착해 주인 할머이에게 자초지종을 얘기하자 할머니는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성열의 손을 꼬옥 잡아 주셨다. 짐은 자신이 알아서 할테니 성열 학생은 그냥 가라고 할머니는 이야기했다. 성열은 뭔가 찜찜했지만 그냥 넘어갔다. 눈은 소복이 쌓여 빈민촌을 반짝이게 만들었다. 문 앞 계단에서 가만히 눈을 맞던 성열은 살풋 웃었다. "어쩌다 세상이 이렇게 변했지." 그러게. 가로등만이 성열의 친구가 되어 성열의 말에 소리없는 대답을 해줄 뿐이었다. 눈은 더욱 소복이 길 곳곳에 쌓이고 있었다. /
아침 9시. 새벽에 일어나 집 앞 계단에 앉아 깁김만 허허 하고 내밀던 성열은 빈민촌에 나타난 고급 승용차를 보고 눈이 동그래졌다. 너무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자신은 아니겠지 하며 성열은 고개를 푹 숙였지만 다가온 인기척에 다시 고개를 들었다. 검은 양복을 말쑥하게 차려 입은 남자가 성열의 앞에 서있었다. 성열은 꿈뻑꿈뻑 쳐다만 보고 있었다. "이 성열씨?" "네." "반갑습니다. 국립 연구소에서 나온 H라고 합니다."
국립 연구원은 비밀이 많은가. 성열은 어색해서 계속 네. 라고 대답을 할 뿐이었다. 깍깍. 까치가 목청껏 울어댔다. "타시죠. 소장님이 기다리십니다." "아. 넵." 별것 아닌 일이라고 생각한 성열은 소장이 기다린다는 H의 말에 또 놀라서 몸이 잠깐 굳었다. H는 풉 하고 약간 실소를 터뜨렸다. 성열은 기분이 나빴는지 살짝 미간을 구기고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승용차에 올라 탔다. 사람 무시하는 것도 아니고. 따뜻함이 도는 차 안에서 성열은 언짢아했다. 운전석에 H가 올라타고 차는 부드럽게 빈민촌을 출발헀다. 도시촌으로 진입이 가까워지며 성열에게는 낮선 풍경들이 펼쳐졌다. 온통 고층 빌딩들과 인공적인 것들. 안드로이드와 인간이 서로 어울리는게 성열은 신기하고 의아해했다. "신기하십니까?" "팔자에 이런걸 다 보다니. 전 참 운이 좋네요." 비꼬는건지 뭔지. 성열의 말에 H는 그냥 묵묵부답이었다. 평생 빈민촌에서 썩을것 같았는데. 시트에 몸을 기대며 성열은 지나가듯 말했다. H는 앞만 보고 계속 핸들을 굴렸다. 낮인데도 하늘은 회색빛이 감돌았다. 기상부에서 종일 날씨를 이따구로 설정 해두려나보다 하고 성열은 짐작했다. 이 세상은 온통 인공으로만 이루어 졌다. 의구심이 성열의 마음에 품어졌다. "H씨 라고 불러야 되나요?" "그냥 H라고 하십시오." "H. 전 거기서 무슨 일을 하는거에요?" "가보시면 압니다." 피이. 성열은 입을 비죽 매일고 H의 뒤통수를 흘겨봤다. 어쩔 수 없습니다. H는 반론을 제기했다. 계속되는 커브길이 이어지고 올라가는 듯 몸이 뒤로 쏠리는 느낌이 들었다. 국립 연구원은 산에 있나. 우거진 나무들을 보면서 성열은 계속 의구심을 품었다. 여기도 이상하다고. 성열은 지나가는 풍경들을 뇌리에 박아두었다. "다왔습니다. 내리지시요." H가 먼저 내리고 성열이 앉은 뒷좌석의 문을 열어주었다. 성열은 얼떨떨하게 내려 국립연구소의 건물을 올려다 보았다. 성열이 생각했던 규모보다는 작았다. 그렇다고 건물 뒤에 건물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이 성열씨. 하얀 옷을 입은 한 남자가 성열을 불렀다. 이쪽으로. 저를 따라오라는 눈치를 주는 남자에게 성열은 머리를 긁으며 뒤따라 들어갔다. H는 성열의 뒷모습을 보며 씁슬하게 웃었다. 어서 이 모든게 끝났으면. H는 중얼거렸다. 성열의 뒷모습이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지자 H는 성열과 타고 온 고급 승용차를 몰고 건물 뒤편으로 사라졌다. |
와우 어제 프롤 올렸는데 흡 또들고왔어요
봐주신 익인들 모두 금스해요! 우리 끝까지 같이 달려봐요!
같이 달리면 외전이 선물로 갑니당 유의하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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