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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2


민석은 그의 사무실에 조금 일찍 도착했다. 필요한 교과서를 찾아서 아파트로 돌아가 저녁을 먹고, 샤워를 하고 깨끗한 옷을 걸친 후에 다시 사무실로 돌아오는 동안에 민석은 인터뷰에 대해서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시간이 갈수록 마음은 심란해졌다.


인정하기 싫었지만, 두 어깨가 점점 무거워졌다. 이 인터뷰가 우리 잡지에 도움이 될까? 지원을 더 받고 사무실을 넓힐 수 있을까? 출판물이 유명해지려면 둘 다 꼭 필요한 것들이었다. 또한, 민석은 대학 음악에 대한 큰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되려면 루한이 사람들에게 기폭제가 되어 주어야 했다. 그가 해야 할 것은 이 인터뷰를 끝내 루한 스스로 사생활을 밝혀내게 하는 것뿐이었다.



간단했다.






21:02


민석은 몇 분간 벽시계를 쳐다보다가, 가끔 부재중 통화나 문자를 확인하기 위해 그의 휴대폰을 확인했다. 하지만 무엇도 뒤틀리고 있는 속을 낫게 할 수는 없었다. 작은 소음이나 복도 바깥의 움직임도 그의 신경을 곤두서게 했다. 기다리는 건 정말 지루했다. 





21:22


20분이 지난 지금도 루한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의심이 그의 머릿속에 슬금슬금 차올랐다. 솔직히 이게 사실이기에는 너무 좋은 기회이긴 했다. 그럼에도 그는 일말의 희망을 품고 종대가 거짓말 한 게 아니길 바랬다. 그냥 차가 막혀서 늦는 거라 믿고 싶었다.





21:42


기다린 지 1시간이 지났다. 민석은 이제 포기하려고 했다. 복도를 지나다니는 건 늦게까지 공부하는 학생들과 큰 소리를 내는 청소기를 가지고 다니는 청소부들뿐이었다. 민석은 루한이 진짜 서울대에 재학하는지 인터넷을 확인해 보기도 했다. 뉴스는 온통 그 이야기뿐이었다. 이런 정보를 왜 진작 몰랐나 싶었다.


결국 민석은 종이 뭉텅이를 던져버리고 떠날 채비를 했다. 우울했다. 민석은 짐을 챙기고, 컴퓨터를 끄고 문을 잠갔다. 기분이 나빴다.



그러나 건물을 나와 차가운 밤 공기를 맞았을 때, 그의 핸드폰이 바지 속에서 진동하기 시작했다. 민석은 휴대폰을 꺼내 화면을 확인했다. 


"발신제한?"
민석이 혼자 중얼거렸다. 보통 민석은 발신번호가 없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대부분 그런 전화는 장사꾼들의 전화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런 전화가 오기엔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민석은 받기 싫었지만 일단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거기...민선? 민선 씨 인가요?"
"민석입니다. 김민석. 누구세요?"
"아 맞다. 민석. 죄송해요. 저는 루한이에요!"

"루한?"

민석은 잠시 얼어붙었다. 이 남자가 내 번호를 어떻게 알지? 게다가 그의 한국말은 거짓을 조금 보태 완벽했다. 민석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혹시 찬열이가 이러라고 시킨 건가요? 아 진짜, 찬열이 좀 바꿔주세요."

"찬열? 그게 누군데요? 저기요, 제가 늦긴 했는데 가는 중이라고 전하려고 전화했어요. 지금 어떤 옷 입고 계세요?"


민석은 잠시 핸드폰을 귀에서 떼고 화면을 쳐다보았다. 이 상황을 믿을 수가 없었다. 일단은 상황을 마무리 지어야 했다.

"어...왜요?"

"곧 알게 될 거에요. 10시에 봐요, 민성씨!"

"저는 민성이 아니고 민ㅅ-"

민석이라구요. 하지만 통화는 이미 끊겨있었다. 민석은 휴대폰을 그의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민석은 몇 걸음 더 걸어 아스팔트 바닥에 앉아 머리를 감싸 쥐었다. 자신이 진짜 루한과 전화한 게 맞을까? 
하지만 이게 민석의 친구들이 한 장난 전화라고 하기엔 더더욱 믿기 어려웠다. 결국, 약간의 호기심과 작은 희망을 안고 민석은 그를 기다리기로 했다. 조금 춥긴 했지만.




21:57

15분 즈음 지났을 때, 윤기나는 검은 벤츠가 인문학부와 교육학부 사이로 매끄럽게 들어왔다. 차는 민석이 앉아 있는 곳에서 겨우 몇 미터 떨어져 있었다. 민석은 벌떡 일어나서, 목을 쭉 빼고 차 안에 누가 있는지 확인하려 했지만 창문이 너무 진하게 썬팅되어 있었다. 



민석은 바지를 툭툭 털고 기다렸지만, 차 안에서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곧 검은 창문이 내려가고 그 안의 모래 빛을 띈 머리가 나와 소리쳤다.

"저기요! 빨리 좀 오지?"

민석의 심장이 두근거렸다. 저건 분명 루한의 머리였다. 루한말이다. 그는 민석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어..어..."
민석은 얼어붙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아 진짜, 빨리 와라 좀."
루한이 중얼거렸다.
"갈 데도 많고, 만날 사람도 많다고..."
곧 창문이 올라가며 루한의 작은 얼굴이 검은 유리 너머로 사라졌다.

민석은 정신을 차리고 루한의 차로 급하게 달려갔다. 차 문고리에 손을 대고, 정신을 다잡기 위해 깊게 숨을 들이 마쉬며 차가 웅웅거리며 출발하기 전에 올라탔다.


"안녕하세요! 루한입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연예인이 자신의 앞에서 맑게 웃으며 인사했다.

"이거 받아요."

루한이 긴 와인잔을 손에 쥐여주고는, 거품이 나는 와인을 따라주었다.

"어... 감사합니다...."

민석은 조심스럽게 잔의 향을 맡아보았다.

"이게 뭐죠?"

루한이 민석을 쳐다보았다.
"샴페인이요. 와, 샴페인 먹어본 적 없어요?"
"그런 거 같네요."
민석은 주저하다가 샴페인을 한 모금 삼켰다. 톡 쏘는 탄산이 느껴졌다. 샴페인은 생각보다 썼다.


"늦은 거 미안해요. 차가 존나 막혀서."
루한은 자신의 잔에 담긴 샴페인을 한 번에 반이나 마시며 말했다.
"그리고 준비하는 건 정말 악몽 같았어요."

그 첫 날 밤에, 민석은 루한의 모든 것에 빠져버렸다. 빳빳한 검은 블레이져, 그리고 그에 어울리는 흰 바지와 반쯤 풀려 하얀 가슴을 드러낸 흰 셔츠까지. 그의 금발은 옆으로 잘 넘겨 스타일링 되어 있었고, 짙은 아이라인과 반짝이는 버건디색의 쉐도우는 정말 잘 어울렸다.



그는 꼭 제임스 본드와 데이비드 보위를 섞어놓은 것 같았다.



"그거...진짜 반짝이에요?"
민석은 그의 야한 화장에 자꾸 눈이 갔다.
 
루한은 눈썹을 꿈틀대며 짓궂게 웃어보였다.

"왜요, 그쪽도 해줘요?"

"아뇨! 괜찮아요."


루한이 민석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어둡고 심플하게 입었네요, 잘 어울려요."

민석은 자신의 옷차림을 확인했다. 심플한 검은 티셔츠, 검은 청바지에 매일 신는 신발. 확실히 할리우드 스타일은 아니었다.

갑자기 무언가 민석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잠시만요? 지금 어디로 가는 거죠?"

창밖을 보았을 때는 이미 낯선 곳이었고, 루한은 어디로 가는지 말해 주지 않았다.
"인터뷰하러 온 거 아니에요? 짱 메거진에서?"
"맞아요, 근데 사무실은 누가 지키고 인터뷰는 언제 하죠?


루한은  잔을 비우곤 의자 사이의 디바인더를 열어 얼음에 묻혀있는 병 하나를 꺼내 들었다. 루한이 잔을 새로 채우며 말했다.

"오늘 밤은 정말 재미있을 거에요, 나 보려고 기다렸잖아요 성먼. 샴페인 더 줄까요?"

"민석이에요. 그리고...더주세요."
민석은 잔을 들고 금빛 액체가 잔에 가득 차는 것을 쳐다보았다.

"아, 민석! 맞다. 내가 이름 외우는 거에 젬병이라서요. 어쨌든. 치얼스!"

루한은 희미한 미소와 함께 잔을 들어 올려 민석의 것과 맞부딪혔다.

"아직 제 질문에 대답 안 하셨어요. 지금 어디 가는 건데요?"

민석은 어디선가 유명인사에게 납치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왠지 자신도 그렇게 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홍대로 가는 중이에요. 클럽이 새로 오픈해서. 개업파티로 '백투스쿨' 테마로 파티가 열려요. 그래서 내가 이걸 입은 거고."
루한이 자신의 블레이져를 가리켰다.
"걱정하지 마요. 고급 파티니까. 나는 스페셜 게스트로 혼자 초대받아서 그쪽 이름은 게스트 리스트에 올렸어요. 그 리스트 여기 어디 있었는데...."

루한이 그의 바지주머니를 뒤적거렸다.


민석은 속이 뒤틀리고 있었다.

"클럽이요? 그러니까, 나이트클럽?"

루한이 끄덕였다.

"당연하죠. 왜, 문제 있나?"

"아뇨. 그냥...내가 가는 곳은 아니라서."
민석은 가능한 한 부드럽게 설명하려 노력했다. 루한을 기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클럽 가본 적 없어요?"

민석은 망설이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뭘 해야 하는지 모르겠네!"

루한이 무릎을 탁 치며 말을 이었다.
"그럼 지금은 그냥 마셔!"

루한이 민석의 잔을 밀어 민석의 입술에 가져다 댔다. 


민석이 기대한건 이런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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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슈퍼노바가 이런분위기의 글이었구나. 덕분에 잘읽고 있어여. 연락줘서 보러왔는데 기대이상인듯. 감자해!!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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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명따위 없음
읽어줘서고마워영. 근데조회수랑댓글차이가 너무많이난당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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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아니 불량독자들같으니라구..;;ㅠㅠ 홧팅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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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무슨 내용인지 궁금했는데 정말 수고하고 고마워요 ㅠㅠ 잘 읽고 갑니당♥ 앞으로도 수고해줘요(꾸벅)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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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명따위 없음
감사합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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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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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명따위 없음
읽어주셔서 고마워요ㅎㅎ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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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루한이 캐릭터가...ㅋㅋㅋㅋ민석이가 꽤나 휘둘릴 것 같네여ㅋㅋㅋㅋㅋㅋ첫 만남부터 임팩트있네ㅋㅋㅋ끝까지 잘 부탁해여♥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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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명따위 없음
잘부탁드립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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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우와 재밌어요 ㅠㅠㅠ 번역 진짜 고맙습니다 ㅠㅠㅠㅠㅠ 궁금해도 영어 해석하다 진빠져서 못보고 있었는데 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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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명따위 없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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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저 이거 독방에 있는지도 몰랐는데.. 그냥 온건데 수퍼노바있어서 설마했는데 번역이란 단어보고 오열함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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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명따위 없음
ㅠㅠ감사합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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