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의 숫자네
-
똑똑똑
'아...'
리바이가 한숨을 쉬었어
-리바이? 자?
엘빈이 문을 열고 들어올지 몰라
리바이는 일단 조용히 자리에 누웠어
적어도, 죽는 장면은 안보여주는 게 예의겠지
자는척이라도 하자
가만히 눈을 감았어
달칵-
역시 엘빈이 들어왔어
조용한 방안
엘빈이 쟁반위에 가지런하게 자른 과일을 들고 있었어
리바이는 못 보겠지만
엘빈은 리바이가 자고 있는 침대맡에 앉아 조용히 이마에 손을 짚어보았어
"이렇게 안 먹고 어디 아프면 안되는데"
엘빈 나 걱정하지마
"얼른 나아져서 나랑 행복해야지"
미안해 엘빈
"나랑 같이 과일도 꼬박꼬박 먹고, 밥도 먹고"
...이젠 더 이상 너 귀찮게 안할게
감은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렀어
악몽이라도 꾸나, 엘빈이 리바이 손을 이불속에서 꺼내 꼭 잡아줬어
이렇게 잘 대해줄수록 내가 떠나기가 힘들잖아, 엘빈
으실으실 춥다 싶었는데
창문이 열려있었다는 걸 안 엘빈이 창문을 조용히 닫았어
"아... 창문 청소 좀 해야겠네"
리바이는 더러운 거 질색하는데, 라며 엘빈이 구시렁거렸어
그러다가 잠시 멈칫하다가, 곧 방을 나갔지
리바이를 흘깃 돌아보면서
"잘자, 리바이"
방문고리를 잡아 돌리면서 엘빈이 말했어
"내일, 보자"
-
엘빈이 나간 뒤로 리바이가 눈을 슬며시 떴어
리바이가 문쪽을 바라봤어
"...내일은 없어"
다시 아까처럼 창문쪽을 향했어
바람은 여전히 시원했고
아직도 자신을 부르는 거 같았어
그래.
내 자리는 저기야
...여기가 아니라
앞으로 덜 불행해지기 위해서
지금의 행복을 포기한다는 어이없는 논리가 아무에게도 안 통하겠지
리바이 빼고
"미안해 엘빈"
나 때문에 많이 힘들었지
내가 이제 떠나줄게
땅아래를 쳐다보니까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았어
머리가 깨져서 흉하겠지만
그 아픔도 받아들일 수 있을정도로 관대해졌지
몸을 기울이고 창틀에 발을 올렸어
창문위에 걸터앉고 마지막으로 시원한 야경을 바라봤어
아래는 어둡지만 위쪽은 밝게 빛나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어두운 쪽
그리고 그 후에 밝은 쪽으로 갈 수 있겠지
설레기까지 했어
이게 설레는 건가
아니, 모르겠어
어쨌든 기분이 더이상 나쁘지 않았어
다시 아까처럼 리바이는 서서히 몸을 기울였어
"리바이"
....엘..
"지금, 뭐하는 거야?"
....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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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모를 써서 아이를 낳고 싶다는 새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