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죄송해요
#.0
안해본 알바가 없었다.
전단지 뿌리기, 주차장 안내, 고기집 서빙... 셀수도 없이 많은 알바를 해봤지만 모두 단기간에 끝났었다. 그 이유는 모두 내가 일을 못해서였다.
전단지를 들고 뛰다 바닥에 엎어버리고, 주차 안내를 하는 방법을 몰라 지하에 모든 차를 안내하고, 고기집 서빙을 하다가 상추를 손님 얼굴에 엎고
그야말로 난장판인 알바였다.
나는 오늘도 내 수많은 알바 커리어 중 하나. 인형알바를 잘린 뒤 집으로 가는 길이다. 오늘은 사장님이 준 헬륨풍선을 모두 놓치는 바람에 하늘에 양보했다. 한 어린 남자애가 얼마나 자지러지게 울던지 나는 그 아이를 말리지 못해 그 아이 부모에게 혼났고 이어 사장님에게도 박터지게 혼났다.
걔만 안 울었다면. 걔만 아니였다면. 내일부터는 잘할 자신 있었는데.
[긴급알바 구함]
터덜터덜 집으로 걸음을 옮길 때 나는 동네 작은 카페집 앞에 붙은 종이와 눈이 맞았다. 운이 좋았던 모양이다. 나는 무겁게 쳐져있던 어깨를 한번 켜고는 곧바로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이번엔 꼭 성공하고 싶었다. 대학까지 안좋은 곳으로 왔는데 부모님한테 손벌려 가며 살지 말자가 내 대학 첫번째 목표였기 때문에.
카페 안으로 들어가니 맑은 종소리가 울렸다. 어서오세요- 포근해보이는 카운터 여직원이 내게 제일 먼저 인사를 건넸다. 그러자 옆에 바닥을 쓸던 남ㅈ,
-어서오세요.
후. 숨이 멎는 줄 알았다. 저렇게 잘생긴 남자가 이 동네에 살았던가.
안녕하세요... 나는 짧게 멈췄던 숨을 가다듬고 뜨겁게 달아오르는 양뺨을 두 손으로 꾹꾹 눌렀다. 카운터 여직원은 여전히 생글생글하게 웃으며 나를 기다리는 듯 했다.
- ㅈ,저기 알바 구한다고 써져있길래 들어왔는데요
- 아 잠시만요
여직원은 알겠다는 듯 카운터를 두들기더니 사장님! 알바 구하시는 분 왔는데요!라고 소리쳤다. 이봐요... 내가 알바 구한다는 거 동네 사람들이 다 알겠다구요... 나는 카페에 사람이 없는걸 확인하고 나서야 고개를 들어 여직원의 고개가 향한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 끝엔
- 아 알바 하시러 오셨구나.
그 남자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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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홍수 현상 진짜 신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