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와 연애하는 썰 01
안녕!
이라고밖에 아직 안쳤는데 벌써 현타온다ㅋㅋㅋㅋ 내가 이걸 왜 쓰겠다고 했을까..
정말 쓸 생각은 없었는데 내 남자친구가 요즘 페북에서 꽤 핫하다고 친구들이 하도 쓰라고 부추기더고ㅎㅎ..
임자있는 몸이라는 거 어필해줘야한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나름 이름 많이 알려진 애라서 이름 까야하냐고 하니까 꼭 까야한대. 그래야 누가 안 넘본다고ㅋㅋㅋ
그래서 쿨하게 이름 깐다. 내 남자친구 이름은 이민형이야. (민형아, 너가 인터넷을 안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ㅎ)
페북하는 익인이들은 아마 빙상국대 F4라는 다소 오그리토그리한 이름으로 민형이를 알 지도 모르겠다ㅋㅋㅋㅋㅋㅋㅋ
지난 삿포로 동계 아시안 게임때문인지, 아니면 내년에 있을 평창 동계 올림픽때문인지는 몰라도 페북에서 자주 언급되는 모양이야ㅋㅋㅋㅋㅋ
맞아, 내 남자친구는 동계스포츠에서 효자종목으로 떠오르는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야.
스케이팅 팬이면 알겠지만, 원래는 쇼트트랙 국대였는데 1년전쯤에 코치님 권유로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꿨어.
근데 그 시기가 민형이의 스트레스와 예민함이 폭발하던 때라 나한테 짜증 엄청 냈었는데 우리가 헤어진 적이 딱 한 번이 있거든? 그게 이때였어..ㅎㅎ..
이 얘기는 나중에 깊게 하기로 하고ㅋㅋ큐ㅠㅠ 왜냐면 첫글부터 아픈 과거를 회상하고 싶지 않아..^^...
여하튼, 민형이는 나보다 1살 연하고 내가 고3때 피터지게 공부해서 온 대학교에 스카우트 되서 나랑 같은 대학 새내기!
나름 CC지만 나는 물리치료학과고 민형이는 체육교육학과여서 사실 마주칠 일이 1도 없어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친인 나도 민형이 얼굴보기 힘들더라..^^ 얘가 링크장에서 나오질 않아.. 흑흑..
다시 본점으로 돌아와서 나랑 민형이가 지금 2년? ... 맞나? ..ㅎㅎ 2년 가까이 사귀면서 생겼던 일들위주로 여기에다가 썰을 풀어볼까해.
오늘은 이번 새학기때 있었던 이야기를 할게.
우선 민형이는 무심한데 다정한 성격이라고 해야하나... 얘가 운동만 해서 좀 의도치 않게? 무뚝뚝해. 생각해보니 츤데레같기도 하고..?
여튼 코치님들이랑 선수들사이에서도 혀를 두를 정도로 훈련에 미쳐있어. 자길 좀 (지나치게) 혹독하게 대하는 애야.
그러니 어린 나이에 쟁쟁한 선배들 다 제치고 맨 꼭대기에서 버티고 있는 거겠지만ㅋㅋㅋㅋ
그래서 연락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아.
나는 고딩때처럼 같은 학교를 다니게 되서 너무 기뻐서 수업 빌때마다 연락하는데 답장은 한~~~참 뒤에 오고 그러는 식이라고 하면 이해가 되려나?
그래도 답장은 꼭 해줘. 위에 썼듯이 안그런 것 같아도 다정해서ㅋㅋㅋㅋㅋㅋㅋ
오늘 쓸 그 문제의 날에도 다름없이 수업듣다가 너무 지루해서 민형이한테 카톡을 보냈었어.
나름 훈련이 좀 쉬엄쉬엄해질 시간이였어서 답장하겠지싶어서 계속 핸드폰만 쳐다보고 있었는데 5분.. 10분.. 15분이 지나도 답이 안오는거야ㅋㅋㅋ큐ㅠㅠ
하 오늘도 점심 같이 먹긴 글렀나.. 하고 우울해하고 있는데 나랑 같이 수업듣는 내 절친한 동기 승완이가 내 노트를 자기쪽으로 끌고가더니 뭘 적어서 내쪽으로 다시 내미는 거야.
그래서 뭐지??? 하고 보니까ㅋㅋㅋㅋㅋㅋㅋ
[ 오늘 K대 경영학과 애들이랑 과팅있대. 가자가자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인진 모르겠는데 나랑 민형이 둘다 애인있는 걸 티내고 다니지 않았어ㅋㅋㅋㅋ
그래서 아는 사람만 아는 우리의 연애여서 승완이가 알리가 없지ㅋㅋㅋㅋ
여튼 난 그래도 남자친구 있는 몸이니까 됐다고 손사레를 치는데 과탑 손승완은 역시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님..ㅎㅎ..
정말 찰나의 실수로 내가 승완이 PPT자료 날려먹은 적이 있거든...??
" 피피티.. 그거 나 이틀 밤새서 다시 만들었는데.. 듣고 있니 시민아..?? "
풀죽은 표정으로 저렇게 말하는 거야ㅋㅋㅋㅋ큐ㅠㅠ 김시민 A.K.A 죄인은 비록 자료조사 도와줬다지만 할말이 없잖아..
그래서 사실 내가 남친이 있어서 못간다니까 안믿더라..^^.. 1년 넘게 나랑 알고 지냈는데 내가 남친 있는 걸 본 적이 없다고ㅋㅋㅋㅋ
... 틀린 말은 아니지.. 작년에 민형이는 고딩에 링크장에서 안벗어나던 애였으니까 이 대학교 근처에서 데이트고 자시고 했을리가ㅠㅠㅠ
" 나 진심 2년 가까이 사귄 남자친구 있어.. 정말이야..ㅠㅠ "
그래서 여태 민형이랑 주고받은 카톡방도 보여줬어ㅋㅋㅋㅋㅋㅋ 거의 나 혼자서 카톡 한 열개보내면 두개 답장오고 그런.. 짠내나는.. 카톡방을...
승완이가 카톡방을 보더니 짝사랑인 거 아니냐고 물을정도였어ㅋㅋ큐ㅠㅠ 그래도 나름 내용은 애인끼리의 대화는 대화였어서 넘어간듯 싶었는데,
" 아 우리 머릿수 안맞는다고 꼭 한명 데려오라는데... "
" 난 정말 안돼. 진짜. 정말. 승완아..ㅠㅠ.. "
" 그냥 앉아만 있어주라, 응?? 응??? "
절대 2차로 안빠지게 철통수비를 해준다면서 승완이가 계속 꼬드기는 거야. 12시 반이 약속이라 새로 사람 구하기도 애매하다고ㅋㅋㅋ
그와중에 민형이한테 답장은 여전히 없었어.
그리고 승완이마저 과팅가면 나 정말 혼밥해야하는데 나는 이 나이먹도록 혼밥 진짜 싫어하는 사람..;;
그래서 점심만 먹고 빠지는 조건으로 과팅에 참석했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지금생각해보니 그래도 그냥 혼밥을 해야했어..
" 오늘 하고 오신 팔찌가 정말 잘 어울리세요. "
" 아하하, 감사합니다^^; "
이탈리안 식당이 약속장소여서 점심메뉴는 까르보나라였는데 자꾸 나한테 추근덕대는 건너편 남자때문에 코로 넘어가는지 입으로 넘어가는 지 모르겠는거야ㅋㅋ큐ㅠㅠ
대충 자기랑 마주보고 있는 상대랑 화기애애한 분위기여서 자리바꾸기도 너무 애매하고ㅠㅠㅠ
그래서 테이블 밑으로 승완이한테 바로 S.O.S의 카톡을 보냈어.
근데 승완이가 핸드폰을 안보는 거야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눈 마주칠때까지 열심히 곁눈질을 했지.
내 뜨거운 시선을 느낀 승완이가 내쪽을 보자마자 난 바로 핸드폰 확인하라고 눈빛을 보냈고 승완이가 핸드폰을 확인하더니 고개를 살짝 흔드는 거야.
아무것도 안 왔다는 뜻이여서 진짜 뭐지?? 하고 있는데 내 손에 들고 있는 핸드폰에 진동이 한 세 번 정도 울렸어.
......
...........???
나 진짜 거짓말 안하고 한 3초간 멍하니 핸드폰 화면만 쳐다봤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뚱띵이같은 내 손가락이 승완이 카톡방대신에 제노 카톡방을 눌렀던 거고 난 확인도 안하고 카톡을 보냈었나봐ㅋㅋㅋㅋ
참고로 제노는 그 F4멤버중 하나 맞아. 쇼트트랙 국가대표..;; 즉 민형이랑 엄청 친한 동료사이..☆
마음이 급해져서 '제노야 이거 잘못보낸거야' 를 치는데 아침내내! 연락이 없었던! 민형이한테 카톡이 왔어. 타이밍 정말ㅋㅋㅋㅋ큐ㅠㅠ
'누나'라고 보내고 난 뒤에 갑자기 카톡이 또 없는 거야;ㅠㅠㅠㅠ
아 그리고 궁금할까봐 덧붙이는데 민형이는 나한테 존댓말 써ㅋㅋㅋ 처음 만날때부터 그래와서 나도 그게 더 익숙하고ㅋㅋㅋㅋ
근데 사귀면 보통 서로 말 편하게 한다고들하는데 민형이가 왜 말 안놓는지 모르겠다.. 말나온 김에 나중에 한 번 물어볼게ㅋㅋㅋ
다시 카톡이야기로 넘어와서
얘가 계속 카톡이 없어서 내가 조심스럽게 응?? 이라고 보내니까 1이 바로 없어졌어.
이건... 정말 보기드문 현상이라 당황타고 있는데 잠깐 잊고 있었던 제노가 생각났어. 우리 제노가 누나 실수를 막 말하고 다닐 애는 아니지만 혹시라는 게 있잖아?
나 바보 인증...???
누가봐도 '나 지금 애인 있는 상태에서 하면 안되는 무언갈 하고 있어요~~' 라고 하는 듯한 카톡이잖아ㅋㅋㅋ큐ㅠㅠㅠ
" 자꾸 핸드폰만 보시네요. 뭐 재밌는 거라도 있어요?? "
" 르에?? 네?? 아.. 급하게 답장해줘야 하는 게 생겨서요^^... "
한번 찌그러진 캔은 다시 펴지지 않는 것처럼 한번 보낸 카톡은 다시 돌아오지 않잖아..? 카톡 개발자 뭐하냐... 빨리 개발해줘 보낸 카톡 취소하기ㅠㅠㅠ
괜히 초조해져서 계속 핸드폰 힐끔대니까 남의 속도 모르고 건너편 남자가 계속 말을 거는 거야.
당장이라도 나 사실 혼밥싫어서 여기 나온거고 남친 있는 몸이니 각자 시킨 메뉴나 잘 먹읍시다! 라고 외치고 싶었는데 사실 주선자한테도, 여기 온 모든 사람들한테도 예의는 아니니까 바보같이 웃기만 함..^^...
아 나 진짜 생각할수록 노답이였네... 애초에 그냥 나오질 말았어야했는데.
엄청엄청 급한 일이라 계속 핸드폰 확인해야한다고 아무말이나 하고 있는데 또 진동이 여러 번 울렸어.
.....
..........
나는 분명 제노한테 카톡을 보냈는데 왜 민형이한테 답장이 온 건지 머리로는 이해가 안되지만 왠지 내 손가락이 잘못한 건 알겠다..^^
내 계산속의 민형이는 내가 과팅 온 걸 절대 알 리가 없고 (이민형 = 링크장에 뿌리를 내리신 몸) 난 그냥 밥만 먹고 빠질 거라 완전범죄 아닌 완전범죄가 될거라고 생각을 했었는데..ㅎㅎ... 그래서 어디냐고 묻는 카톡에 마땅한 대답이 생각이 안나는 거야. 남친한테 나 과팅해^^ 라고 보낼 수 있는 사람 있음?? 최소 난 아니야..
그리고 민형이한테 그런 날벼락을 던져줄 순 없잖아ㅠㅠㅠ
그래서 과선배들이랑 학식먹는다고.. 대충.. 둘러대는 카톡을 보냈어.
한 10분동안 민형이 답이 없길래 제노가 말했나하는 생각이 들었어. 아 진짜... 보낸 카톡 취소하기 기능 왜 없냐고..ㅠㅠㅠ
애꿎은 카톡 개발자만 욕하는데 민형이한테 답장이 온거야.
민형이 답장을 읽자마자 갑자기 속이 안좋아지는 거야. 나 사실 거짓말 진짜 못하는 편인데 누가봐도 어색한 핑계로 둘러대는 내 카톡보고도 별 말 않고 체하지 않게 밥 조심히 먹으라는 답장을 보니까... 내가 뭔 짓을 한 건가 싶기도 했고... 정신이 확 들더라.
그래서 그 뒤부터는 진짜 혼자 도닦으러 온 사람처럼 조용히 까르보나라만 먹는데, 이게 너무 느글거리고 느끼하게 느껴지는 거야.
.... 결국 체한건지 밥 다 먹고 자리이동할때 머리도 아프고 계속 울렁거리기 시작했어ㅠㅠㅠㅠㅠㅠㅠ 분명 벌받은 거였을 거야 ㅠㅠㅠㅠ
2차로 갈땐 정말 단호하게 난 못갈 것같다고 주선자랑 승완이한테 얘기했어. 원래 좀 더 질척대야할 애들이 내가 아파보였는지 바로 보내주더라고.
나는 오후 강의도 있어서 다시 학교쪽으로 돌아가면서 민형이한테 바로 전화했어.
- " 여보세요. "
" 응, 민형아. "
- " 누나 지금 학교예요? "
" ... 어어, 방금 정문 지났어. "
- " 다음 수업까지 2시간정도 남은 거죠? "
" 응.. "
- " 그럼 같이 있을래요? 누나 다음 강의 건물로 가있을게요. 거기 1층 카페로. "
" ... 응, 알았어. 그럼 1층 카페에서 보자. "
세계 선수권이랑 아시안 게임 끝난지 얼마나 되었다고 내년 평창 동계 올림픽때문에 더 빡센 훈련받는다더니 피곤한 모양인지 민형이 목소리가 아예 잠겨있더라..ㅠㅠㅠ
아아 죄책감 장난아니게 들었음ㅠㅠㅠㅠㅠㅠ
체해서 울렁거리고 정신없고 그러는데 다음 강의가 있는 건물까지 뛰어서 갔어.
최소 민형이보다 먼저 와있기라도 해야 좀 덜 죄책감 느낄 것 같아서..
근데 1층 카페가니까 민형이가 먼저 와있었어;; 진심 깜놀함...ㅋㅋㅋㅋ...
쭈뼛대면서 정말 누가봐도 나 뭐 잘못했어요 하는 모드로 카페에 들어가는데 마침 고개 든 민형이랑 눈이 마주쳤어.
근데 너무 미안해서 슬그머니 눈 피하면서 민형이 건너편에 앉았지ㅋㅋ큐ㅠㅠㅠ
" 음료는 시켰어.. ? "
" 그냥 아이스 아메리카노 하나 시키고, 물 하나 따로 샀어요. "
" ...??? 물? "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음료시켰냐고 물으니까 아이스 아메리카노 하나랑 물을 샀다는 거야.
나랑 민형이가 한때 (나때문에) 카페에 자주 들락날락해서 서로 음료취향을 아는데, 난 커피를 안마신단 말이야.
그래서 물음표 가득한 표정으로 나도 모르게 민형이랑 눈을 마주쳤어ㅋㅋㅋㅋ 근데 놀래서 바보같이 또 눈 피함..^^...;
힐끔 보니까 민형이가 별 다른 표정변화 없이 입고 있던 져지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서 테이블 위에 놓더니 내쪽으로 미는 거야.
그래서 보니까 소화제였어.
" 누나. "
멍하니 소화제만 바라보면서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생각하고 있는데, 물병 뚜껑을 열어서 나한테 물병까지 건낸 민형이가 턱을 괸 채로 날 부르는 거야.
한 손엔 소화제, 다른 한 손엔 물병을 쥔 채로 민형이를 바라봤지. 가만히 날 바라보는 민형이랑 마주보는데 이번엔 눈을 못피하겠더라.
그러더니 민형이가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말을 이었어.
" 나 오늘 학식 먹은 거 알아요? "
" ... ???!! "
" 식당에 누나 없길래 먼저 갔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제노한테 누나랑 싸웠냐고 카톡이 오는거에요. "
" .... 아. "
" 뒤이어 누나한테 하기 싫은 생각을 하게하는 카톡이 오고. "
내 표정을 텍스트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아마 ◎ㅇ◎ 였을 거야..
원래 선수들은 자기마다 짜여진 식단이나 그런 게 있어서 학생식당 잘 안오는데 점심 먹자고 내가 했던게 마음에 걸렸던 건지 학식 먹었다고 하는데 진짜 내가 죽일 년이지ㅠㅠㅠ
그래서 민형이가 잠시 말을 멈췄을때 이실직고 했어...
" 내가 사실.. 과팅..을 갔었어. "
" .... "
민형이 눈치를 보면서 과팅이라고 말 꺼내자마자 내내 덤덤한 표정이였던 민형이 표정이 확 굳더라..
하 진짜 내가 혼밥하기 싫다고 대체 무슨 짓을 했던 걸까.. ㅠㅠ
" 그게 그런 목적으로 간 게 절대절대절대!! 아니고.. "
" .... "
" 승완이 알지? 내가 승완이한테 잘못한게 있어서 참석하자는 거 거절하기 너무 애매했고.. "
" .... "
" .... 무엇보다 나 밥 혼자 먹기 싫었어ㅠㅠㅠㅠ 미안해ㅠㅠㅠ 다음부턴 이런 일 있으면 그냥 다 까고 혼밥할게ㅠㅠㅠ "
내 말을 들으면서 민형이는 얼마나 어이가 없었을까..ㅋㅋ큐ㅠ 밥 혼자 먹는게 싫어서 남자친구 두고 과팅 나갔다는데...
민형이가 무슨 이유가 됐던 간에 나 몰래 과팅이나 소개팅같이 여자 만나는 자리에 나갔으면 나 정말 거품물고 쓰러졌을 거야.
... 바꿔서 생각하니까 민형이의 정색이 백번천번 이해가 되더라..
내가 말하는 내내 말이 없던 민형이가 잠시 뭔가 생각하는 듯 했어.
" 누나. "
" ... 어?? "
" 과팅 나갔다니까 솔직하게 좀 짜증나고 화나는데, "
" ... 응 "
" 사정이 있던 거면 다 이해해줄 수 있어요. 내가 뭘 어쩌겠어요, 누나가 사정이 있었다는데."
" ... "
" 누나가 둘러대면 둘러대는 대로 난 믿을 생각이니까, 오늘처럼 거짓말만 하지마요. "
" ... "
" 거짓말인 거 알면서 넘어가는 거 생각보다 힘들어요. "
ㅠㅠㅠㅠㅠㅠㅠ
민형이가 테이블 엎고 화내도 감수하려고 했는데ㅠㅠㅠㅠㅠㅠㅠ
과거로 돌아가서 손승완의 철통방어 어쩌구에 넘어가려는 내 뺨을 왼뺨 오른뺨 골고루 때려주고 싶었어ㅠㅠㅠㅠ 민형이한테 미안해서ㅠㅠㅠㅠㅠ
" 그리고, "
" ... 응? "
" ... 누나 밥 혼자 먹는 거 싫어하는 거 알고 있었는데 그거 신경 못 썼던 거 미안해요. "
미안하라고 한 말은 아닌데 민형이가 그거 사과해주니까 내가 더 미안해져서 아무 말도 못하고 있으니까,
" 그러니까 앞으론 점심 같이 먹어요. "
앞으로 같이 밥 같이 먹자는 거야ㅋㅋ큐ㅠㅠㅠ 뭐라고 해야하지, 막 감동받았다고 해야하나??...
왜냐하면 민형이 = 링크장/훈련장 붙박이여서 점심시간이 되도 제일 늦게 링크장 나갔다가 제일 빨리 돌아오는 애거든.
밥도 사실 체력유지때문에 먹는거라 밥 먹는게 인간에게 꼭 필요한게 아니면 밥도 안먹고 훈련 택할 애가 점심마다 같이 밥먹자고 먼저 말하니까....ㅠㅠㅠ
그리고 이 날 이후로 내 점심때마다 민형이가 내 강의실로 나 기다렸다가 같이 밥먹으러 가거나, 아니면 내가 링크장에 가서 민형이 기다렸다가 같이 밥먹으러 간다ㅎㅎㅎ
내가 링크장 들어오자마자 민형이가 나갈 준비하니까 코치님들이랑 다른 선수들이 깜짝 놀랬어 ㅋㅋㅋㅋㅋㅋ
이민형이 자기들보다 링크장 먼저 나가는 거 처음본다고ㅋㅋㅋㅋ(한편으론 맴찢..ㅠㅠㅠ)
아, 깜빡 잊고 안 쓸뻔했다
나 체한거는 어떻게 알고 소화제 사들고 왔냐니까 민형이가 그걸 몰라서 묻냐는 표정으로 내가 거짓말하고 태연하게 밥 먹을 사람은 아니라고 그러더라ㅋㅋㅋㅋㅋ
...응 맞아.. 나 거짓말같은 거 하면 모든 행동을 다 부자연스럽게 해서 다 티나거든...
이거 물어본 김에 제노가 그냥 싸웠냐고만 물어봤냐고 민형이한테 물어보니까,
[형이 잘 못해주니까 시민이 누나가 다른 남자랑 밥먹는 거잖아요!] 라고 했다는 거얔ㅋㅋㅋㅋㅋㅋ
제노 귀엽지 않아?ㅋㅋㅋㅋㅋ
여튼 그래서 민형이는 처음에 그게 학과선배들 이야기하는 건 줄 알았는데,
학생식당 가니 나는 없었고 전화해서 학교냐고 물어보니까 막 정문 지나고 있다고 해서 어디 나가서 밥먹고 온거 알았다고 하더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나는 바보입니다. 완전범죄 실패.... 거의 내 위치를 내 입으로 불어버린 거지 뭐.....
오늘 뭔가 분량조절 실패한 것 같은데, 다음 썰은 2월달에 있었던 삿포로 동계 아시안 게임때 있었던 일 얘기해줄게....ㅎㅎㅎ
안녕하세요 스덕이라고 해요..!!
제가 원래 스포츠를 얇고 넓게 파는, 스포츠만 덕질하는 사람이였는데,
NCT 드리미들로.. 입덕을.. 해서 글잡까지 왔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래 재민이가 스피드 스케이팅을 했었다고 해서 흥분해서 재민이로 설정을 짰었다가
설정이 점점 꼬여서 (...) 마크로 다시 설정을 짰습니당ㅎㅎㅎ
NCT 글잡에 있는 다른 작가님들처럼 금손이 아니여서 도저히 심장을 부여잡게하는 글형식 진행은 무리여서 썰 진행으로 진행할 생각이에요!
부디 읽는데 불편함이 없었으면 좋겠어요ㅠㅠ유흐ㅠㅠ
그리고 민형이를 제외한 다른 F4 멤버들 (동혁이, 재민이, 제노)는 쇼트트랙 국대로 나올 예정이에요.
NCT의 좋은점이 멤버들이 많아서 다양한 카메오나 조연으로 등장할 것 같구요..ㅎㅎㅎ
부가 설명을 쓰자면, 스피드 스케이팅은 기록으로 순위를 매겨서 최종적으로 누가 더 짧은 시간내에 들어왔냐를 겨루는 스포츠구요
쇼트트랙은 기록보다는 등수가 중요한, 어떤 선수가 빨리 통과하는지를 겨루는 스포츠에요.
..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하지..
.......
...........
다음 회에서 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