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조 - 동경소녀 (feat.옥상달빛 김윤주)
28~29 |
와, 재환이가 너를 끌어안고 얘기하는데 방안에 정적소리가 네 심장소리로 채워진듯한 착각이 들정도로 쿵쾅쿵쾅 뛰는거야. 한참동안이나 말없이 멍하니 있는데 재환이가 안은팔에 조금 더 힘을 줬어. "나, 아픈거 싫어하잖아." "…이재ㅎ," "지금도 너무 아파. 응? 나 지금 온 몸이 다 아파. 혼란스러운 머릿속에 술이 들이부어져서 머리도 아프고, 갈팡질팡하던 내 감정 이제서야 붙잡은 내 마음도 너무 아파. 근데, 근데. 내 옆에서 너만 있어주면. 괜찮아질것같아." "…" "ㅇㅇ아.." "저기, 재환아. 그러니까 그게, 난 아직… 난 아직 니가 많이 버거워." 넌 재환이의 손을 푸르곤 뒤돌아서 널 올려다보는 재환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줬어. 그 모습이 너무 안타까운거지. 엄마잃은 강아지마냥 널 쳐다보는데. 넌 재환이의 머리를 가만가만 쓰다듬어주다가 침대에 앉았어. "자자. 재환아, 눈 감고 자. 너 자는거 보고 갈게." 재환이를 눕히고 이불을 덮어주며 재환이를 내려다봤어. 재환이는 마지못해 눈을 꼭 감았지. 한참동안, 재환이를 바라보고 있다가 입술을 깨물었어. 왜 이제와서, 이런생각도 들었고 다시 돌아가고싶다. 하는 생각도 들었어. 하지만 넌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어. 재환이에게 없던 마음이 생기고, 내 마음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고 해도 우린 이미 너무 멀리 와버렸거든. 더 이상 재환이와 함께있으며 관심을 갈구하고, 사랑을 퍼다주고 하는 관계는 지긋지긋했어. 아주 일시적인 감정일 거라고, 내가 없는 환경이 낯설어서 그런거라고, 금방 잊혀질 감정이라고 생각했어. 재환이는 진짜로 잠든건지, 색색 거리는 숨소리가 울렸어. 재환이가 깨지 않게 조용히 방문을 열고 방에서 빠져나왔어. 재환이는 감은 눈을 스르륵 떴지. 아직 너의 온기가 남아있는듯한 이불위를 한참동안이나 바라보다가 눈을 가려버렸어. - 조용히 방문을 닫고 나와 신발을 신으려 몸을 숙였는데, 내일아침에 속이 아플거라는 재환이 말이 떠올랐어. 넌 한숨을 한 번 푹 쉬더니, 마지막이다. 마지막이야. 이렇게 생각하고 부엌으로 향했지. 칼질도 눈치보며, 핸드폰으로 불빛을 비춰가며 요리를 했어. 그래도 경리와 나름대로 잘 살고 있는건지 냉장고에 음식들은 꽤나 많이 차있었어. 보글보글 끓는 콩나물국을 한 입먹어보곤, 이정도면 되겠지. 싶어서 뚜껑을 닫았어. 냉장고앞에 붙어있는 메모지를 한 장 떼서 펜으로 글씨를 끄적였어. '속 아프지말라고, 콩나물국 끓였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빈속으로 회사가지말고 꼭 아침 먹고 가요' 식탁위에 메모지를 올려놓고선 넌 뒷정리를 대충 끝내고선 까치발을 든채로 현관까지가서 신발을 신었어. 문을 열고 마지막까지 소리가 안났으면 하는 마음에 문을 아주, 아주 살짝 닫았지. 좋은 꿈 꿔요, 꼭. - 시계를 바라보니까 벌써 12시가 다 되가는거야. 핸드폰 상단바를 바라보니까 카카오톡이 와있더라고. 아깐 정신 없어서 못봤는데. 누나 11:38 pm 눈나ㅓ나난11:38 pm 아아아난누나11:38 pm 언제와여11:38 pm 어디간거에요?11:39 pm 형이랑 집정리 다했는데 11:39 pm 상혁이한테 다섯통, 헷11:18 pm 누나11:18 pm 언제와요11:18 pm 꼬맹이랑만 있기 좀 그래서 헷.11:18 pm 무슨일 있는건 아니죠?11:18 pm 상혁이랑 먼저 잘게요 11:46 pm 일찍 들어와 11:46 pm 원식이한테 일곱통, 겨우 12개의 문자였지만 걱정스러워하는 마음이 여기까지 느껴져서 넌 걷는 걸음을 좀 빨리했어. - 상혁이네 집 문을 열고 들어가니, 집안은 원식이의 드르렁, 거리는 소리만 울렸어. 널 위해서 애들이 거실에 불을 환하게 켜두고 자는것같더라고. "전기세 많이 나올텐ㄷ, 엄마! 깜짝이야!" "왜 이제와요?" 상혁이었어.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나온건지 얼굴에 물기가 약간 남아있었어. "왜 거기서 나와? 자는거 아니었어?" "형이 코골아서 깼는데 누나 아직도 안와서 기다리려고 정신도 차릴겸 세수하고 나오는길." 넌 놀란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어. "그럼 얼른 들어가서 자. 누나도 세수하고, 양치하고 잘게." "누나 술마셨어요?" 상혁이가 너에게 물었어. "응? 아니." 당연하다는듯 말했지, 실제로 넌 술을 마시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곧 아차했어. 재환이 술냄새가 너한테 베인 모양이야. 상혁이가 너에게 다가가며 킁킁 대며 "아닌데? 술냄새 막 나는데?" 계속 추궁하듯 묻는거야. 넌 상혁이의 머리를 밀어내곤 "어여 가서 자." 태연하게 말했지. 상혁이는 이내 고개를 끄덕이더니 원식이가 있는 방으로 쏙 들어가 버렸어. - 물기를 닦곤 너도 상혁이 방에 들어가려하다가 멈칫했어. 상혁이 방엔 벌써 원식이랑 상혁이가 들어가 있었거든. 문을 조금 열고 바라보는데 상혁이가 문을 벌컥열었어. "왜 안들어오고 거기서 그러고 있어요?" "ㄴ,너네 둘 거기서 자. 난 소파에서 잘게." "됐거든요. 원식이형이랑 저는 이불깔아놓고 자려구요. 새 이불 산 기념. 누나가 침대에서 자요." 너의 팔을 당겨서 상혁이가 침대에 널 눕히고 이불까지 덮어주곤 자신은 원식이 옆 자리로 가 누웠어. 넌 미안함에 이불만 꾹 쥐고 있는데, 상혁이가 한참 있다가 묻는거야. "자요?" "…" "자?" "…ㅇ," 안잔다고 말하려했는데 원식이 코고는 소리때문에 묻혀버렸어. "…누나, 오늘 이재환한테 갔다 왔죠?" 흔들리는거… 아니죠? - 넌 하루빨리 상혁이 집에서 나가야겠다고 생각했어. 상혁이는 자꾸만 널 좋아하는 마음을 너에게 드러내는데 그걸 모른척 할 수 밖에 없어서. 짝사랑이 얼마나 지독한건지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너니까. 상혁이가 혼잣말로 중얼거린 것 때문에 넌 결국 잠을 자지 못했어.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지. 상혁이와 원식이가 자는걸 확인하곤 침대에서 내려와 베란다로 나가서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어. "엄마, 집 구했어요?" - 진작에 구했지. 근데 상혁이랑 사는게 더 낫지 않을까? 여자 혼자살기엔 좀 위험 할 것 같아. 엄마 생각은 그래. "상혁이도 다 컸는데, 내가 잔소리하면 싫어하지." - 그래도… "엄마 그럼 주소 좀 보내줘요, 나 최대한 빨리 나가야 할 것같아." - 알겠어, 딸 조심하고. 응? "응, 엄마도 건강관리하고 아빠한테도 안부 전해줘요. 나중에 엄마아빠 보러갈게. 응, 끊어요-" 전화를 끊고 찬바람을 맞으며 베란다에 기대서 바깥풍경을 바라봤어. 그냥 멍하니 바라보고있었는데 갑자기 누가 뒤에서 "뭐해요?'하며 널 끌어안는거야. 화들짝 놀라가지고 뒤를 휙 돌아보는데, 상혁이가 널 내려보고 있었어. "깜짝 놀랐네." "뭘 또 깜짝 놀라고 그래. 안 추워요? 반팔하나입고 거기 서있는거?" "곧 들어가려고 했어." 상혁이가 무어라 말을 하려는데 원식이가 머리를 긁적이며 나왔어. "누나, 나 해장국-" 넌 거실로 들어가선 원식이를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다가 콩나물을 꺼냈어. 근데 문득 재환이가 생각이 난거야. 밥은 먹었나, 먹었겠지. 못일어나는건 아닌가? 온통 머릿속이 재환이 생각으로 가득차서 간을 어떻게 했는지도 기억이 안나. 대충 식탁을 차리고 상혁이와 원식이를 불렀어. 원식이가 "잘먹겠습니다" 하며 국을 한숟가락 떠먹더니 표정이 구겨졌어. 하지만 이내 표정을 피며 상혁이에게 얼른 먹으라며 손짓을 했지. 상혁이는 못미더운 표정으로 한입먹더니 숟가락을 내려놨어. "누나, 우리한테 뭐 화난거있어?" "아니? 왜?" "엄청 짜요. 깜짝 놀랐네. 소금국인줄 알았어" "새로 개발한 해장국이야?" "어떡해, 미안해… 라면 끓여줄게. 미안, 그거 다 버려 알겠지? 먹지마." 넌 몸을 일으켜서 새냄비를 꺼내 라면을 끓였어. 보글보글 끓는 냄비속에서 어젯밤 보았던 재환이 얼굴이 보이는것만같아 눈을 꼭 감아버렸어. - 원식이는 어느새 라면을 다 먹었다며 그릇을 싱크대에 갖다놓곤 새 칫솔을 꺼내 양치를 했어. 넌 상혁이가 라면을 먹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지. "그, 상혁아. 누나 빠르면 오늘, 늦으면 내일 새 집으로 갈거야." "네?" "너도 누나랑 같이 살면 잔소리때문에 귀찮고, 막 그렇잖아." "누가 그래요?" "그냥, 너도 다 컸는ㄷ" "왜 자꾸 누나 마음대로 날 판단해요? 나 하나도 안귀찮아. 누나때문에 하루하루가 행복해. 나 아직 하나도 안컸어요. 아직 난 엄마아빠 손길이 필요하고 …누나가 필요해요." "미안해, 미안. 내가 다 미안해 상혁아. 어쩔 수가 없었어. 이미 계약도 다 된 상태고.." "그럼 그냥 말없이 나가지그랬어요. 편지 한 통 남기고 나오지. 내가 붙잡을거 알잖아요. 붙잡혀 줄거 아니었으면 말하지 말고 나갔어야죠." "상혁아" "잘먹었습니다." 상혁이는 굳은표정으로 식탁에서 일어났어. 이게 아닌데… - 원식이는 이만 가보겠다며 널 한번 끌어안고 상혁이에게 인사를 하곤 홀연히 상혁이네 집에서 나갔어. 상혁이는 인사를 대충 받아주곤 자신도 옷을 챙겨입었지. "어디가?" "누나 가는꼴 보기 싫어서 먼저 나가있으려구요." "…한상혁." "미안해요. 말이 이렇게 나가네. 가면 연락해요." "일찍 들어와." "누나가 일찍 나가면요." 상혁이는 지갑을 챙겨두고 집을 나갔어. 예전에 재환이를 보는기분이 들어서 정신이 아찔했어. 텅빈방을 바라보다가 상혁이의 옷장한켠을 차지하고있던 너의 옷들을 다 가방에 넣어놓고 화장실에 있던 칫솔도 버리고 내가 쓰는 로션도 챙기고 최대한 너의 흔적을 지우곤 상혁이의 집에서 빠져나왔어. '나 집 나왔어. 이제 들어가 한상혁' |
*암호닉* (왜때문에 가운데 정렬이 안되는거죠?) |
*오렌* *까망별* *미대생* *힐뽀* *엉엉* *인듕* *뽀또* *달* *돼지갈비* *밀가루* *쿠키몬스터* *바나나우유* *누누* *스무디* *사레* *순대* *버블* *폭풍* *호피* *흐규흐규* *젬젬* *일요일* *정수리* *귤껍질* *샴푸* *거봉* *콩빈이* *노루* *수양* *만두* *배꼽* *에델* *다람쥐* *비회원* *삼다수* *땅콩* *바우* *메론사탕* *호박죽* *와디* *스폰서* *초코하임* *댜기* *힐링요정* *키보드* *버블티* *애환* *하나린* *독촉벌* *크림치즈* *요니* *봉봉* *한강* *코알라* *솔로* *하늘천땅지* *비밀* *손톱* *아디다쮸* *비유* *뱀뱀* *빽* *꽃* *조공* *허르* *진리버* *여보* *쿠크다스* *2721* *뿅뿅* *태태* *달밤* *엔트리* *대나무* *타팬* *이자르* *얼린앵두* *엔터* *석류* *꼬미* *문과생* *추천요정* *치즈케이크* *뚱바사랑* *리엔* *미자안녕* *개미* *아파트* *히코* *망고* *스티치* *차여지* *감귤* *트간* *교카* *롤롤* *우엉* *오레오* *새벽* *슬리피* *사월아이* *귤* *오렝지* *백홍* *스피커* *쟈니는쟈니?* *족발* *젖인형* *라바* *도토리묵* *핫팩* *말랑말랑* *타요* *빛* *아나* 암호닉들 모두 나라세♥ |
다들 엄청 오랜만이에요
보고싶어서 몸이 베베꼬였어 ㅜㅜㅜㅜ 미안해요....
고개를 들 수가 없다
재미도 없곰아ㅣ허미ㅏㄴㅇ하ㅣ
미안해요 너무너무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