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날리는 벛꽃잎처럼 번외-
w.어화둥둥 미늉기
(윤기 시점)
태형을 만난것은 차디 찬 겨울이 끝나고 꽃이 피는 어느 봄날이었다.
벛꽃잎이 흐드러지게 핀 벛꽃나무에 서있던 태형을 본 순간 마음에 꽃이 핀 듯이 화사해지는 느낌을 받았었다.
그때부터였나, 태형에게 조금씩 다가간 날이.
교실에서 지켜본 태형은 조용하고, 왠지 모르게 슬퍼 보였다.
게다가 어느 날에는 몸과 얼굴에 상처와 시퍼렇게 멍이 들어 있었던 적도 있었다.
난 항상 그런 태형을 보고만 있을 수 없어서 항상 그에게 말을 걸었었다.
용기를 내서 태형에게 말을 걸면 항상 태형은 날 가만히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리거나, 간단한 응답을 해주었었다.
그래봤자 응답을 해준 횟수는 얼마 되지 않았었지만, 그래서 더 좋았다. 어쩌다 한번 태형이 말을 해 주었을 땐 하루종일 싱글벙글 웃으며 지냈었던 것 같다.
항상 그에게 말을 걸고, 그의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그 자체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어김없이 엎드려 있는 태형에게 말을 건넸었다.
그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평소에 듣던 태형의 목소리가 아닌 목이 쉰 듯한 소리가 나와 정말 놀랐었다.
혹여나 태형이 아플까 이런걱정 저런걱정을 혼자 다 하면서 괜찮냐고, 물었었다.
그런데 갑자기 울음을 터트리는 태형때문에 적잖이 당황했었다.
그런 태형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거라곤, 따스히 손을 잡아주는 것 밖에 없었다.
이젠 아예 안겨오며 울음을 터트리는 태형 때문에 수업도 제대로 듣지 못하고 학교 수업이 끝나버렸다.
우느라 기력을 소진한 태형을 위해 음료수라도 주려 잠시 밖에 나갔다 왔는데 그 사이에 태형이 사라져 있었다.
집에 갔나 하고 생각해봤지만 그건 아니었다. 태형의 자리에 그의 가방이 걸려있었기에.
갑자기 불안한 생각이 들어 학교 전체를 샅샅이 뒤졌었다.
맨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옥상이었다. 그곳엔, 그토록 걱정하며 찾아다니던 태형이 난간을 향해 걸어가는 모습이 보였었다.
모든 사고가 정지되고, 황급히 태형에게로 다가가려 하는데 석진이 앞을 가로막았다.
"비켜."
"내가 자초한 일이니까 나한테 맡겨."
솔직히 내키지는 않았지만 번뜩 태형이 눈물을 흘린 이유가 석진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한번만 더 김태형 울리면 알아서 해."
"...."
대답않고 태형을 붙잡는 석진, 그리고 울며 소리치는 태형.
그리고 이어지는 석진의 고백. 태형의 마음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어차피 나와 이어지지 못하는 인연이었다. 태형과 나는.
'마지막으로 니가 웃는 모습 봐서 너무 좋다 태형아.
그동안 고마웠어 사랑해.'
항상 태형을 보며 떠올렸던 말을 차마 내보내지 못하고 삼켰다.
그렇게 난 마음속에 태형을 묻었다.
그가 행복하다면 나도 행복하고.
그가 슬프다면 나 또한 슬프다.
나의 첫번째 사랑아, 부디 행복하여라.
평생 너만을 기억하며 살테니 부디 나를 잊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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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날리는 벛꽃잎처럼편에 댓 달아주신 내님 사랑해요ㅠㅠㅠ 첫댓ㅇ우ㅜ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