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편 |
"헤어지자."
헤어지자 말하는 너를 나는 잡지 못했다. 내리는 비에 가려져 네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나는 망설이기만 했다. 아직도 너를 사랑하고 있는데 그까짓 자존심이 뭐라고 나는 너를 그냥 보내줬다. 쿨한 척 그렇게 하라고 했다.
- 숙소로 돌아온 나는 그제서야 후회하기 시작했다. 너를 잡아야 하는데 그러지 않은 내가 미웠다. 너와 함께 찍은 사진이 들어 있는 액자를 바라보며 소리 죽여 울기 시작했다. 네가 너무 보고싶다. 내 이름을 부르던, 내게 사랑한다 말하던 너의 목소리도 듣고 싶다. 하지만 이제는 너의 모든 것을 볼 수 없고 들을 수가 없다.
- "홍빈아, 힘든거 알겠는데 조금만 더 힘내서 연습하자." "네."
너와 이별한 이후, 나는 제 정신일 수가 없었다. 하루종일 네가 떠올라 미칠 것만 같았다. 당장이라도 너에게달려가 너를 잡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네가 나를 떠난 진짜 이유를 알아 버렸으니까.
- "홍빈아, 내가 이걸 너한테 말해야 될지 말아야 될지 고민 엄청 많이 했거든?" "네?" "내가 회사분들께서 하시는 말씀 주워 들은건데.. 별빛이 말이야.. 별빛이가 너한테 헤어지자고 한게..."
재환이형은 네가 나를 떠나기로 마음 먹은 이유는 나 때문일 것이라고했다. 아이돌인 나를 위해 너는 나쁜 사람이 되기로 마음 먹은 것이라고 했다.
"이게 약간 말이 안 되기는 한데.. 별빛이라면 충분히 그랬을 것 같아서.."
착한 너는 언제나 나를 위했다. 혹시나 팬들의 눈에 띄일까 영화관에 가지도 못했고 맛있는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사람들의 눈을 피해만 다녔다. 그래도 너는 투정 한 번 하지 않았다. 행복하다고 했다. 나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했다. 나는 그렇게 착한 너에게 어울리지 않는 나쁜 사람이었다. 이기적이라서 내 생각만 했다. 그래서 내가 보고싶다고 말하는 너에게 쉬고 싶은 마음에 없는 스케줄을 만들어 거짓말을 했었다. 너는 나에게 스케줄이 없었던 것을 알면서도 믿어줬다. 그렇게 착한 너에게 내가 줬던 건 사랑이 아니라 상처였다.
- "홍빈오빠, 어디 아파요?" "아니요."
팬들은 요즘 나만 보면 어디 아픈 것이 아니냐고 물어왔다. 마음이 아파 죽을 것 같았지만 아프지 않다고 했다. 팬들이 걱정하지 않도록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야 했다. 그래서 나는 너를 억지로 지워야 했다. 너에 대한 모든 추억들이 너무나도 생생했지만 모두 잊어야 했다. 너를 잊지 않으면 나는 웃을 수가 없었다. 너를 잊기 전까지 나는 절대 웃을 수가 없었기 때문에.
- "김원식, 너 뭐 보냐?" "어?!! 홍빈아, 보면 안 돼!!"
네가 없어도 시간은 너무나도 잘 흘러 갔다. 어이없게도 잊을 수 없을 것만 같던 너는 점점 흐려져 갔다.
"뭔데 그래?"
나는 원식이 손에 들려 있던 하얀 종이를 빼앗았다.
"결혼..." "그게... 별빛이네 아버님께서 별빛이 억지로 결혼 시키시는 것 같아. 왜 기업 자녀들끼리 정략결혼 하기도 하잖아."
너는 결혼을 한다고 했다. 잊은 줄만 알았던 네가 다시 또렷하게 떠올랐다. 그리고 네가 보고싶었다. 나는 아직도 너를 잊지 못한 것 같다. |
2편 |
너의 결혼식이 다가왔다. 너의 결혼식이 다가올수록 네가 떠올라 미칠 것 같았다. 너를 되찾고 싶었다.
"너도 가게?" "네. 갈래요."
- 멤버들과 함께 너의 결혼식을 보러 왔다. 너를 잡고 싶은 마음에 이 결혼식장에 왔지만 나는 너에게 다가갈 수가 없었다. 여전히 천사 같이아름다운 너에게 감히 다가갈 수가 없었다.
"별빛이 진짜예쁘더라.." "홍빈아." "형, 나는 못 볼 것 같아. 차에 가 있을게."
너의 결혼식을 보면 안 될 것 같았다. 너의 결혼식을 본다면 달려가 너를 붙잡고 도망이라도 갈 것 같았다. 나 때문에 힘들어한 너를 또 다시 힘들게 하고 싶지가 않았다.
"홍빈이형."
너의 동생이 나를 불렀다.
"누나 결혼 하는 거 형 때문이에요." "미안해.." "미안하다고해서 해결 되는 거였으면 나 이렇게까지 화 안났을거에요. 누나가 왜 결혼 하는지 모르죠?"
- 결혼식장을 나서자마자 비가 내렸다. 울지 못하는 나 대신 하늘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왜 나 때문에..."
이번에 내가 드라마에 출연하게 된 것이 너 때문이었다. 너는 나 때문에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이랑 결혼을 한다. 내가 꿈을 이룰 수 있게 도와주기 위해 너는 그 사람과 결혼식을 올린다. 너는 나를 위해 너의 행복을 버렸다.
'이홍빈, 사랑한다고 좀 말해주면 어디가 덧나냐?'
나는 너에게 사랑한다는 말조차 해주지 않았다. 네가 그토록 원했지만 나는 단 한 번도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지 못했다. 나는 지금 그게 너무 후회가 됐다.
"사랑해.. 사랑해.."
지금 너에게 사랑한다고 말해봤자 들을 수가 없을테지만 그래도 해본다.
(이제부터 별빛의 시점) - "근데 진짜 홍빈오빠한테 여자친구 있는거야?" "내 친구의 친구가 어떤 여자랑 데이트 하는 거 봤다던데?"
내가 너의 곁에 더 이상 있으면 안 될 것 같았다. 팬들의 사랑이 필요한 너에게 나는 독약과 같은 존재였다. 그래서 나는 너를 떠나기로 마음 먹었다.
- "헤어지자."
너에게 죽어도 하고 싶지 않은 말이었다. 내 전부였던 너를 나는 놓아주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너를 놓아주지 않으면 너는 행복할 수가 없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나는 사랑하는 널, 놓아주었다. 너는 나에게 그렇게 하라고 했다. 잡아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너는 나를 잡지 않았다. 그래서 다행이었다.
- "결혼하면 이홍빈 더 성공하게 해줄게. 알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 "그러니까 나랑 결혼해. 응?" "약속... 지켜요."
너의 곁에서 행복할 수 없다면 너의 행복을 위해 살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과 결혼을 결심했다. 오직 너의 행복을 위해서.
- "이홍빈이 뭐라고 누나가 그 사람이랑 결혼을 해! 누나 제발 정신차려!!" "너까지 나한테 그러지마."
내 동생은 나에게 미쳤냐고 했다.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지만 나는 미치도록 너를 사랑했다. 너만 행복하면 된다.
- "결혼 축하해." "고마워.."
다른 멤버들은 내 결혼식에 와주었지만 너는 오지 않았다. 다행이었다. 너를 본다면 이 결혼을 하지 않고 너에게 매달릴 것 같았다. 네가 이 곳에 오지 않은 것이 나에게는 다행이었다. 무사히 결혼식을 마칠 수 있을 것 같았다.
- "오늘 연기대상 신인상 이홍빈이 받았어."
그와 나는 무사히 결혼식을 마쳤다. 그리고 너는 오랜 꿈을 이루었다.
"너 놓아줄게." "네?" "못하겠다. 날 사랑하지도 않는 널 내 곁에 두는 거 더 이상 못하겠어." "..." "걱정마, 이홍빈의 앞 길은 막지 않을게. 1층에 내려가봐. 이홍빈이 와 있을거야."
- "별빛아."
그의 말대로 네가 있었다. 지금 내 눈 앞에 네가 있는 이 상황이 꿈만 같았다.
"미안해. 미안해.."
너는 차마 너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는 나를 안아주었다.
"사랑해."
너무나 듣고 싶었던 말이었지만 절대 해주지 않았던 그 말을 들은 나는 눈에 눈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한 번도 네 앞에서 눈물을 흘린 적이 없었지만 너를 꼭 끌어 안고 너에 품에 기대어 울기 시작했다.
"미안해.. 이제는 내가 널 지켜줄게. 행복하게 해줄게." |
독방에서 이 글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신 분들 정말 나라세♥
아 근데... 이거 이별썰인데... 결국 행쇼네요...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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