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불마크 쓰고싶당
*근데 불마크 아닙니다 ㅠㅠ
*역시 뒤돌아봐를 들으면서 썼습니다.
*암호닉이 뭔가요 :/ 진짜모름 ..
The Festival축제中
아니 그러니까, 맨처음에 약간 동물의 왕국 시작하는 것처럼 멜로디 깔고, 드럼대신 북을 집어넣자고. 아 하이햇심벌은 치고. 호랑이랑 사자 포효소리같은거 믹스해서 맨앞에 집어넣고, 텀 좀 두고 고양이소리 넣어도 좋을거같어. 아 진짜, '짐승'이라니까 '짐승'. 그냥 동물이 아니라고. 니가 그 목소릴 들었어야 돼.
"도대체 어땠는데 니가 이렇게 흥분해?"
경이 웃으면서 물어왔다. 흥분? 어어. 좀 흥분한 것도 같네. 부딫힌 뒤로 바로 작업실에 와버렸으니까. 한동안 곡을 쓰질 않아서 오랜만에 만난 형들한테 인사도 하지 않았다. 못한 게 아니라 안한 거다. 조금이라도 이 느낌을 잊어버리면 곡이 망가져버릴 것만 같아서. 이 완벽한 악상이 흐트러지면 그 매력적이던 목소리에 실례일 것만 같아서. 지호는 언뜻언뜻 떠오르는 가사를 끄적이며 다시 그 목소리를 떠올렸다.
"어, 몰라. 그냥, 그냥 '짐승'이야. 몰라."
"너 이런 거 오랜만에 본다."
그러게. 왼손은 호랑이, 나쁜남자, 워너비 따위를 끄적이다 마지막으로 급히 휘갈기곤 후크부분 가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Mr.Pyo'
*
"어어, 야 지호야. 2시 거의 다 돼가는데?"
이것도 다 돼가. 후크, 벌스 부분의 멜로디는 다 완성했고 이제 곡 구성만이 남았다. 이것도 거의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 작업일테지만. 평소의 훨씬 못 되는 작업시간에 경도 놀라고 자신도 놀랐다. 경이 가사를 완성하고 지호가 작업중인 멜로디에 맞춰 중얼거렸다.
"그가 되고싶어, 그게 되고싶어. 니 심장을 되게 물어뜯고싶어, 이부분 엄청좋다."
"나도."
라임은 좀 뻔하고 병신같지만. 다음말을 삼키고 지호는 회전의자를 빙글 돌려 경을 올려다보았다. 경이 눈이 의문을 담았다. 뒤이어 설마, 하는 표정으로 변해가는 커다란 이목구비.
"이거 오늘 부르자."
내 이럴 줄 알았어, 우리자기. 경은 당장 자신의 MP3를 준비했다. 이동시간에라도 연습해야한다. 지호씨를 화나게 하고 싶지 않으면. 이렇게 어쩔 수 없다는 척 순응하는 자신도 이 곡이 아주 마음에 든다는 건 안비밀.
*
오후 3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 햇살은 따끈하게 피부를 감싸지만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초가을 날씨에 지호와 경은 땀범벅이 되어 체육관 뒷문을 들어섰다. 헉헉대는 꼴과 땀에 젖은 티셔츠는 보너스겠다. 딱 봐도 나 급히 왔어요 란 어필을 하는 둘에게 축제 스텝 중 한명이 다가온다.
"지금 딱 세번째 순서에요. 마이크는 아까 잠깐 체크하신 그대론데 괜찮죠?"
"네, 죄송합니다."
왔으니까 괜찮아요. 숨 고르세요. 하고 다시 무대쪽으로 돌아서려는 스텝을 경이 붙잡았다.
"근데, 저기. CD를 좀 바꾸고 싶은데요."
"네?"
곡이 좀 바뀌어서 CD를 새로 구워왔거든요, 그대로 틀어주시면 돼요. 경이 몇곡이다, 곡 사이 텀은 미리 넣어놨으니 그대로 재생하면 된다. 이런저런 설명을 하는 동안 지호는 손부채질을 했다. 티슈라도 없나, 뛴 것 때문이 아니라 늦으면 끝장이라는 긴장에 난 땀이 아예 줄줄 흐른다. 한 숨 돌리며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지호에게 불쑥,
"어?"
손수건이 내밀어졌다.
"써요."
"어어! 짐,"
승. 까지 튀어나오려던 목소리를 겨우 삼킨 지호의 뒤로 무대가 조용해지고 이어 박수소리가 크게 들렸다. 아마 앞 무대가 끝난 것이리라. 지호야! 하고 부르는 경의 목소리와 어째선지 쿵쾅거리는 심장에 살짝 조급해진 지호는 손수건을 들고있는 그 '짐승'의 손을 그대로 붙잡아 땀에젖은 이마를 부볐다. 지호는 자신이 딱 두번 마주친 상대에게 무슨행동을 한 건지 인식도 끝내지 못한 채로 그대로 튀어나갔다. 손수건을 툭, 떨어트린 지훈을 보지 못하고.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서실음고에서 왔습니다. 오늘 축제라고 해서 몇곡 들려드리려고요! 괜찮죠? 으아ㅏ!! 꺄아ㅏ아!! 멋지다! 예쁘다! 키크다!! 쏟아지는 호응에 심장이 쿵쿵 뛴다. 역시 무대는 좋다. 근데,
"야 예쁘다 누구냐. 확그냥."
하하하, 하고 웃음소리가 머물더니 또다시 여기저기서 이뻐요! 하는 소리가 들린다. 부드럽게 풀린 분위기 속에서 경이와 시선을 맞췄다. 시작. 경이 살짝 고개를 끄덕이자 조명이 꺼졌다. 갑자기 찾아온 웅성이는 소리가 어둠을 타고 흐른다. 첫곡의 시작을 알리는 비트가 심장소리에 맞춰 흘러나오고 붉은 조명이 어느새 두 사람이 사라진 무대위를 비췄다. 모두가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며 둘을 찾는데,
"야, 저기 쟤 이쁘지 않냐?"
"어어, 어? 어 쟤 괜찮은데? 헣, 허."
야 내 거, 내가 할래. 내가할래. 객석 중간에서 나타나 바로 오른편의 여학생을 두고 이리저리 대화를 주고 받는 경과 지호에게 핀 조명이 비춰졌다. 아니 내가 먼저하고. 아니 같이, 일단 내가 먼저하고. 아이! 내가 먼저하고! 투닥투닥 말싸움을 하던 둘이 함께 벌떡일어나면서 후크가 시작됐다. 다툼이 귀여워 작게 웃음짓던 객석으로 비트가 크게 울렸다. 첫번째 곡은 뒤돌아 봐. 지호가 처음 찍었던 여학생의 머리카락을 쓸며 무대로 걸어나갔다.
뒤돌아 봐. 뒤돌아 봐.
Please, Contact your eyes to me.
'짐승'은 낮게 울리는 지호의 가사를 머릿속으로 되뇌이며 둘의 무대를 바라보았다.
말 좀 걸자. 말 좀 걸자.
Please, Contack your eyes to me.
아니 사실 지호만.
*???? 읽어줘서 사랑합니다
*피코인데 경이가 더 많이 나온건 안조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