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390386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동거 전체글ll조회 689


 

 

 

 

 

 

"흐아아아아우!!!"

 

 

 

괴상한 소리를 지르며 쭈욱 기지게를 핀 태일은 뒤늦게 피로해진 눈을 비비며 문서출력 아이콘을 클릭했다. 팀장이 제출하라고 말했던 시간까지 어떻게든 제출하려고 애를

쓰다 보니 어느새 저녁시간이 훌쩍 지나 퇴근시간에 가까워졌는데, 야근을 기대하라던 팀장의 말대로 서류정리를 끝내고 시말서를 쓰기 시작할 때에는 부서내에 아무도 남

아있지 않았다. 즉, 퇴근시간마저 훌쩍 지나버렸다는 것이다.

 

 겨우 주식하나 봤다고 사람을 이렇게 혹사시키다니... 이게 사내 왕따지 뭐야. 아예 대놓고 괴롭히기나 하고...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를 한숨을 푹푹 내뱉고 다시 키보드에 손을 올려두려던 찰나. 문득 자신의 동거인이 집에 들어왔나, 그의 행적이 궁금해졌다. 같이 살게 된지가 올해

로 4년이 조금 넘은 그는 자신보다는 한 살 많은 연상으로 대학교를 졸업 하고 알게된 친구 건너 건너로 알게 된 사람이었다. 그때 그의 친구의 말로는 원래 사교성이 없

어서 상호간에 친하게 알고 지내는 사람이 몇 안된다고 했었는데 그 말이 진짜임을 증명하듯 술자리나 모임에서 그를 만날수 있는 기회는 극히 드물었다. 거의 열에 일곱

여덟은 피곤하고 바쁘고를 핑계로 빠지기 일수였으니.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태일은 겨우 몇 번 본 것 가지고 그와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이유는 그때나 지

금이나 모르겠다. 처음의 그는 자기 딴에는 반갑게 군다고 보면 인사하고 살갑게 구는 자신을 영 아니꼽게 대했지만 어쩌다가 번호를 알고나서는 시간 날때마다 친한 친구

들에게 하듯 전화나 문자로 안부를 묻는 태일에게 하나 둘 답을 해주고 나중에는 시시껄렁한 이야기도 서슴없이 주고 받았다. 그리고 한 달 뒤, 취직한 곳과 집이 너무 멀

어 출근시간이 길다는 태일의 투정 아닌 투정을 듣고나서 그는 당연하다는 듯이 이렇게 말했다.

 

그럼 우리집에서 살아. 방 하나 비어.

 

 

 

 

 

 

 

책상위에 두었던 핸드폰을 집어 잠금을 풀고 익숙한 열한자리 번호를 눌렀다. 뚜르르ㅡ, 뚜르르ㅡ, 신나는 컬러링으로 매달 바뀌는 태일의 것과는 달리 고리타분한 신호음

이 열댓번 정도 울리고, 못 받나 싶어 끄려던 순간 스피커로 그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나야.]

 

"어 지훈, 집이야?"

 

[...아니. 너는?]

 

"난 아직 회사.. 오늘 야근이라서 늦을 것 같아서 미리 전화했지."

 

[야근이란 말 못 들었는데.]

 

"음... 하하. 그게 그렇게 됐네. 그러는 넌 왜 아직 밖이야. 일 안 끝났어? "

 

[곧 가.]

 

"그래... 부럽다. 밥은 먹었지? 그래도 혹시 배고프거나 출출하면 수납장에 빵이랑 너 좋아하는 간식거리 넣어뒀으니까 꺼내 먹어."

 

[응.]

 

"그럼 있다 보자. 기다리지말고 먼저 자."

 

[응.]

 

 

 

 

 

 

 

 

엄마마냥 이것저것 말하고 챙겨주는 태일에 비해 돌아오는 말은 극히 짧거나 무심했지만 그럼에도 전혀 서운해하는 기색 없이 전화를 끊은 태일은 다시금 시말서를 쓰는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사실 지훈 특유의 단답때문에 초기에는 무지하게 싸웠었다. 왜이렇게 성의가 없냐. 전화하는 것이 귀찮은거냐, 불만이 있으면 대놓고 말을 해라 등등.

열이 뻗쳐서 혼자 마구 몰아붙였던 태일에 비해 화가나자 오히려 입을 다물고 표정이 싸늘하게 식어버린 지훈은 그에게 딱 한마디 하고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멋대로 오해하고 오밤중에 지랄하지마.'

 

 

 

 

 

 

지금 생각하면 그저 웃음만 나오지만 그때는 정말 그말을 듣고나서 한동안 멍해있었던 게 기억이 났다. 맞아.

나 그때 엄청 쫄았었는데.

 

 

 

어차피 지금에 와서는 모두 좋은 추억거리이니 누가 뭐라 해도 별로 신경 쓰이지도 않았다. 그저 귀가가 조금 늦는 지훈이 걱정될 뿐.

 

 

 

 

 

 

"이놈의 시말서... 다음부턴 화장실가서 몰래 봐야겠어."

 

 

 

 

 

 

시말서의 두번째 페이지를 채우고 엔터를 누른 태일의 굳은 다짐이었다.

 

 

 

 

 

 

 

 

 

 

**

 

 

 

 

 

 

 

"동거인이랑 사이가 좋으신가봐?"

 

 

 

 

 유권은 같이 온 토마스에게 현장 처리를 맡긴 뒤에 피에 절은 지훈을 보고 쯧쯔 혀를 차면서 차에 올랐다. 평소에는 깔끔하게 잘 하더니 오늘은 어째 상태가 영 아니었다

. 무슨 기분나쁜 일이라도 있었는지 주변이 온통 저기압으로 문을 열고 몸을 들이자 마자 왜 이제 오냐며 욕을 내뱉어 토마스를 겁먹게 만들더니 갑자기 울리는 핸드폰에

인상을 팍 썼다가 놀랍게도 액정에 뜬 번호를 보고는 표정이 점차 누그러지더랬다. 그리고나서 뒤돌아서서 내는 목소리는 언제 화를 냈냐는 듯 평소와 같은, 오히려 기분

이 업된 듯한 소리로 통화하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이 봐서는 잘 모르겠지만 10년 넘게 서로를 알고 지낸 유권은 미묘한 변화를 금방 눈치챌수 있었다. 다정하다면 다정한

통화를 끝내고 비아냥거리는 투로 말을 꺼낸 유권을 흘기며 지훈은 그가 가져온 여벌의 옷가지를 집어들었다.

 

 

 

 

 

 

 

 

"헛소리하지마."

 

"내가 틀린말 했나. 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변하냐? 와 질투나."

 

"미친새끼."

 

"누가 보면 애인인줄알겠네."

 

 

 

 

 

 

진담 반 농담 반으로 던진 말을 지훈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면서 피에 절은 셔츠를 한쪽에 던져두고 새것으로 갈아입었다. 피 혹은 화약냄새같은 것은 혹여라도 태

일이 눈치채면 안됐기에 셔츠와 수트 모두 자신이 입고 있던 것과 같은 브랜드의 것이었다.

 

 

 

 

 

 

 

"넥타이."

 

"엉?"

 

"...넥타이 어디있냐고. 챙겨오라고 했잖아."

 

"너 오늘 안매고 있었잖아."

 

"하아...."

 

 

 

 

넥타이는 태일이 선물해 준것이라서 혹시나 피가 묻으면 버려야 했기에 임무를 나오기 전 본부에 두고 왔었다. 집에 들어갈때는 당연히 그것을 매고 가야 했기에 챙겨올

목록을 따로 줬었는데 평소와 같을 거라고만 여기고 확인을 안한 눈앞의 뻔뻔스러운 자식은 넉살좋게 웃기만 했다. 거기에 대고 화낼 기운도 없어서 지훈은 한숨을 푹 내

쉬고 의자 시트에 편히 몸을 기대앉았다.

 

 

 

 

 

 

"멍청한 군인한테 내가 뭘 바래."

 

"...누가 멍청하다는 거야?"

 

"할 줄 아는 거라곤 그저 몸쓰는 일 뿐이지"

 

"듣자듣자 하니까."

 

 

 

 

 

닥치고 출발이나 해. 자기할말만 하고 시트에 기대 눈을 감아버리는 지훈을 백미러로 쏘아보던 유권은 어쩔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고 기어를 바꿨다. 자신이 어째서 이

쁘지도 않은 놈의 운전기사 노릇이나 하고 있어야 하는지, 요새들어 국가에서 직접 손을 부치고 나선 '마피아 소탕작전' 때문에 마피아 조직들은 대개 비상이었다. 벌써 2

년 사이 십 수개의 중소마피아가 사라지고 조직원들은 잡혀가거나 뿔뿔히 흩어졌으니 이탈리아 정부가 이 작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 분명했다.

이러한 정부에게 위기 의식을 느낀 것은 200년 넘게 이어진 카포라보로 또한 마찬가지였는지 한때 해군잠수기습부대 'comsubin'의 대원이었으나 교관직을 위임받고 부터

프리랜서로 활동하던 유권에게 협조해 달라는 부탁을 해왔다. 그것도 카포라보로의 보스께서 친히 불러서. 딱히 보스의 부탁때문이라기 보다는 옛날부터 꽤 가깝게 지낸

사람들이 많아 유권은 흔쾌히 그 제안을 승낙했다.

 

 

 

 

 

 

 

 

"내가 이럴줄 알았으면 도와준다고 하는게 아니었지...."

 

"사내새끼가 한입으로 두말하냐."

 

"넌 닥치고 잠이나 자. 하여튼 저 새끼가 제일 꼴뵈기 싫다니까?"

 

"그것 참 듣던 중 다행이군."

 

 

 

 

 

 

 

부슬부슬한 머리칼을 왼손으로 짜증스럽게 헤집으며 자동차의 속도를 올렸다.

같이 있을 때 제일 짜증나는 인물 세손가락안에 드는 지훈을 하루라도 빨리 집에 갖다 놔야 기분이 풀릴 것 같았다. 애인이든 동거인이든 가서 된통 깨져라 이 얄미운 자

식아.

 

 

 

 

 

 

 

 

 

 

 

**

 

 

 

 

제일 낮은 포인트 십포인트!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1
ㅠㅠㅠㅠㅠㅠ아왜이리설레는거죠ㅠㅠㅠㅠㅠㅠ별말없는데도설렌닿ㅎㅎㅎㅎ조직물이라니ㅠㅠㅠ진짜보고싶었던장르였는데 써주셔서감사합니다ㅠㅠㅠ사랑해요
11년 전
대표 사진
동거
저도 사랑해요 뿅뿅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으아설렌다 ㅠㅠㅠㅠㅠㅠ얼릉셋이만나는 장면보고싶네료.
11년 전
대표 사진
동거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3
재밋져영ㅜㅠㅜㅜㅜㅡㅜㅜㅠㅜㅜㅜ지훈이 무뚝뚝함ㅜㅜㅠㅜㅜㅜㅜㅜ짱멋져ㅜㅜㅜㅠ
11년 전
대표 사진
동거
으앙 감사해여ㅠㅠㅠ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4
으잉?? 신알신 온거같은데...
11년 전
대표 사진
동거
있다가 수정해서다시올리려고요ㅜ
죄송함니다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5
감사해요ㅜㅜ진ㅊㅏ이러글써주셔시사랑해요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배우/주지훈] 시간 낭비 _ #016
12.03 00:21 l 워커홀릭
[김남준] 남친이 잠수 이별을 했다_단편
08.01 05:32 l 김민짱
[전정국] 형사로 나타난 그 녀석_단편 2
06.12 03:22 l 김민짱
[김석진] 전역한 오빠가 옥탑방으로 돌아왔다_단편 4
05.28 00:53 l 김민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一3
01.14 01:10 l 도비
[김선호] 13살이면 뭐 괜찮지 않나? 001
01.09 16:25 l 콩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2
12.29 20:5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九1
12.16 22:46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八2
12.10 22:3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七2
12.05 01:4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六4
11.25 01:33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五2
11.07 12:07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四
11.04 14:5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三
11.03 00:2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二
11.01 11:0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一
10.31 11:18 l 도비
[김재욱] 아저씨! 나 좀 봐요! -024
10.16 16:52 l 유쏘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74
08.01 06:37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22
07.30 03:38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18
07.26 01:57 l 콩딱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20
07.20 16:03 l 이바라기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192
05.20 13:38 l 이바라기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번외편8
04.30 18:59 l 콩딱
/
11.04 17:54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1.04 17:53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713
03.21 03:16 l 꽁딱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7
03.10 05:15 l 콩딱


12345678910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