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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뉴뮤직/임영민] 자신의 구여친과 닮은 내가 싫다는 이 놈을 어쩌면 좋죠? | 인스티즈






 임영민은 저를 싫어한다. 친구들 몇에게 이를 털어놓아도 그들에게 돌아오는 답은 항상 하나였다. 야, 그거 네 착각이라니까. 그러니까, 이게 언제부터였더라? 놈의 존재를 알게 된 게 올해 2학년이 되어서부터, 그리고 놈 또한 제 존재를 알게 된 게 아마... 올해 2학년이 되어서부터일 것이다.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다정한 성격으로 꽤나 평판이 좋았던 놈이었다. 꽤나 잘생긴 외모와 다정한 성격 탓에 여자아이들에겐 항상 짝사랑의 대상이 되었고, 유머러스함까지 겸비한 놈은 남자아이들과도 큰 탈 없이 어울렸다.




" 아, 싫은데. "




 그런 놈이 저를 싫어한다는 게, 그러니까... 뭐랄까. 매우 좆같았다. 이런 표현이 적당할지 모르겠지만, 지금 제가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기엔 더하고 뺄 것 없이 아주 완벽한 것 같기도 했다. 같은 반이 돼 마주치기를 여러 번, 놈은 그럴 때마다 절 보며 항상 웃는 낯인 표정을 굳혔다. 저를 제외한 아이들도 처음 보는 표정인 듯 무표정도 잘생겼다며 그를 추앙하기 바빴지만 정작 그 시선을 받은 저 자신은 그런 게 아니었다, 이 말이다.




" ㅇㅇㅇ랑 같은 조 하기 싫다고, 나. "




 그러니까, 지금 이 상황도... 꼭 이상한 것만은 아니다, 이 말이지. 2인 1조로 함께 해야 하는 과제가 하나 생겼다. 뭐, 그것이라고 해 봐야 고작 박람회 하나를 정해 두 사람이 함께 체험한 후 같이 하나의 보고서를 작성하는 게 전부였다. 그런데 임의대로 조를 짜다 보니 놈과 저는 같은 조가 되었고, 그 편성표를 보자마자 놈이 뱉은 한 마디는 그것이 전부였다. 모두들 놀란 눈으로 저와 임영민을 번갈아 보는 게 느껴졌지만, 놈은 여전히 웃는 낯 그대로였다.




" 야, 임영민. "

" 왜? "




 너 내가 왜 싫냐? 이로써 제 착각은 착각이 아니었음이 확실해졌다. 항상 저를 바라볼 때면 굳어있던 놈의 표정, 어딘가 묘연히 뒤틀린 놈의 행동. 그 전부가 제 착각이 아니었음을 놈은 지금, 자신이 직접 증명해 주고 있더라. 남녀 할 것 없이 누구와도 친하지 않은 사람이 없던 놈이었는데, 그런 놈과 유독 잘 지내지 못하는 것은 저 한 사람뿐이었다. 그러니까 이게 다, 우연이 아니라 이거지.




 순식간에 뻗치는 열에 놈의 이름 석 자를 날카롭게 뱉어냈다. 제 날카로운 부름에 찬물을 끼얹기라도 한듯 교실은 정적에 휩싸였다. 여전히 웃는 낯이었지만, 예의 그 표정대로 묘하게 뒤틀린 웃음을 뱉으며 절 바라보는 놈과 시선을 맞췄다. 제 질문 아닌 질문에 잠깐 고민하던 놈이 퍽 다정한 웃음을 내보이며 답했다.




" 너 보면 전 여친 생각나서, 그래서 싫은데. "






[브랜뉴뮤직/임영민] 자신의 구여친과 닮은 내가 싫다는 이 놈을 어쩌면 좋죠? | 인스티즈






 아, 존나 열받아. 존나, 존나, 존나 열받는다고. 웃는 낯의 임영민이 재수없어 놈을 피해 친구들과 함께 매점으로 향했다. 각자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입에 물곤 다시금 교실로 향하던 때였다. 열에 채여 손부채질을 연신 행하는 제 옆에 붙은 친구들이 재잘댔다. 헐, 대박. 임영민이 너 싫어한다는 거 진짜였어? 아니, 나 임영민이 누구 싫어하는 거 처음 보잖아. 아, 씨팔. 짐 누구 놀리냐?




" 내가 나 싫어하는 거 같다고 했지, 그럴 때마다 아니라며? "

ㅡ 야, 걔가 워낙 아무한테나 친절해야지. 그래서 당연히 네 착각인 줄 알았다니까?




 맞아, 맞아. 옆에서 열심히 맞장구나 치며 웃음을 쏘아대는 친구들이 퍽 얄미워 그들을 흘겼다. 제 시선은 아랑곳 않은 채 저희의 대화 주제는 교실을 향할 때까지 놈을 벗어나지 않았다. 아, 그놈의 임영민. 진짜 지겹다. 연신 꼬리에 꼬리를 무는 놈의 얘기와 더불어 제 머릿속까지 지배하는 놈이 괘씸해지려는 찰나, 어느덧 가까워진 교실과 함께 대놓고 열린 문틈 사이로 남자아이들과 놈의 목소리가 들렸다.




ㅡ 야, 맞다. 영민아 너 ㅇㅇㅇ 왜 싫어하냐?

" 아까 말했잖아, 전 여친 생각나서 싫은데. "

ㅡ 진짜 그게 전부임? 와... 야, 나 네가 누구 싫어하는 거 첨 봤잖아. 




 그러게. 남자아이들의 대화 주제도 저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다만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었다면 우리는 제가 주축으로 이루어진 대화였다면, 남자아이들은 놈을 주축으로 이룬 대화를 주로 나눴다. 그렇게 저와 친구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복도에 가만히 서 숨죽인 채 아이들의 대화를 엿들었다. 뭐, 어쩔 수 없이 재밌는 걸 어쩌냐고. 궁금하기도 하고. 그렇게 절정을 향해가던 찰나 한 남자아이의 목소리가 다시금 크게 울렸다. 근데 ㅇㅇㅇ 존나 예쁘잖아, 아니냐?




 들려온 제 칭찬에 기분이 좋아지려는 찰나였다. 몇몇의 동조 섞인 목소리가 들려오고, 그때까지도 놈의 목소리는 제 귀를 때릴 생각을 않더라. 그렇게 한참이나 이어진 대화 끝에 처음 물꼬를 텄던 남자아이가 다시금 놈에게 물었다. 영민아, 안 그냐? 예쁘면 존나 다 용서되고 그럴 것 같은데. 낄낄대는 아이들의 목소리 틈으로 퍽 듣기 좋게 낮은 놈의 목소리가 울렸다.




" 예뻐서 싫은 건데. 걔 존나 내 이상형이거든, 그래서 싫어. "




 와, 씨이팔... 뭐 저딴 또라이가 다 있냐? 염병... 저 새끼를 어쩌면 좋죠?






ㅡ 이건 로맨스도 아니고, 배틀도 아니고... 아무튼 초록글, 추천, 댓글, 스크랩 항상 감사합니다. ㅎㅎ 독자님들이 남겨 주시는 댓글 하나가 저에겐 큰 힘이 된답니다, 항상 예쁜 댓글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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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13
뭐얕ㅋㅌㅋㅋㅌㅋㅌㅋ 전여친 닮아서 싫다니 이유가 너무 납득할 수 밖에 없네요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8년 전
대표 사진
독자214
ㅋㅋㅋㅋㅋㅋㅋㅋ싫어하는건 싫은데 또 이상형이라니까 좋은..?ㅋㅋㅋㅋㅋㅋㅋㅋ배틀연애 아닙니까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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