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독약 향기가 퍼지는 순간
문이 닫히고.
" 안녕하세ㅇ... "
허리를 숙이려던 순간 강하게 남자의 손이 내 뺨을 올려붙였다.
-
날카로운 침묵이 나를 애워쌌다.
침 삼키는 소리가 남자에게 들릴까 걱정하면서 겨우 말을 꺼냈다.
" 안녕하세요. "
" 인사는 필요없다. "
얼음조차 갈라버릴 만큼 날카로운 목소리로 툭툭 말을 내뱉는다.
분명 박찬열과 많이 닮았음에도 불구하고 행동이나 눈빛은...
" 졸업도 했으니 그 애 앞에서 사라지거라. "
" ...시간을 주세요. "
너무도 다르다.
그가 책상쪽으로 가더니 검정색 가방을 나에게 던져온다.
서류가방보다 조금 더 크고 단단한 가방은 둔탁한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졌고, 열어봐-라고 하는 그의 말에 무릎을 굽혀 가방을 손에 쥐었다.
" .....뭐...... "
" 외국으로 가. 그 녀석이 찾지 못하는 곳으로. 추가적으로 필요한게 있다면 모든 다 주마.
우선 기본적인건 그 안에 다 들어있을거다. "
가방안에는 그 액수를 가늠하기 힘들정도의 많은 수표,
조작된 여권사진과 통장, 집문서 같은 것들이 들어있었고
그걸 본 내 손은 떨려왔다.
떠나지 않으면 죽는다는.
그 말이 너무 현실적으로 다가와서.
난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말이 없는 나를 긍정의 뜻으로 받아들인건지 살짝 웃으며 어깨를 두어번 가볍게 치고 방을 나간다.
꾹 눌러서 참고 있던 울분이 터져버려 들고있던 가방을 던지고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
그와 헤어진다는게 슬퍼서 눈물이 나는걸까
자꾸 나에게 떠나라고 협박하는 저 남자가 무섭고 두려워서 눈물이 나는걸까
박찬열의 아버지가 저런 사람이라서?
저 남자의 아들이 박찬열이라서?
아니.
이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내가.
스스로가.
너무 원망스럽고 바보같아서.
힘이 있었다면. 권력이 있었다면.
내가 조금 더 컸더라면.
다른 방법으로 박찬열을 보호하며 곁에 남아있을 수 있었을까.
그 생각조차 확실하지 않아 더욱 눈물을 흘렸다.
.
" 응. 여기 *마트 앞, 응응. 알았어, 로비에서 기다릴께. "
최대한 빨리 갈테니 추우니까 로비 안에 있으라는 박찬열의 말에 알았다고 하며 이 답답한 곳을 나가기 위해 문을 열었다.
바로 앞에 익숙한 얼굴의 남자가 문 앞에 서 있었다.
내가 나오길 기다린 듯 잔뜩 긴장한 상태의 남자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
깊숙히 숙인 고개를 들고 나를 바라보고 놀라며 말을 꺼낸다.
" 아읏.... "
" 볼이.... "
세게도 얻어맞았나보다.
그가 차가운 손을 볼에 갖다대니 그제서야 볼이 따끔거린다.
뜨거워진 볼을 식혀주려는 듯 손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차가운 부분을 볼에 댄다.
" 저기...부탁이 있어요.... "
" ...네. "
쉽사리 말을 꺼내지 못해 우물쭈물 하고 있자, 내 품에 안겨있는 가방을 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해온다.
" 연락, 하루 전에 미리 주시면 약속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 많이 기다리지 않아도 되요 "
.
" 누구랑 있다가 왔어? "
" 응? 아아, 어릴 때 친구. 졸업했다고 잠깐 연락이 왔네. 별로 안친했던 애인데. "
부드럽게 운전을 하며 이것저것 물어오는 그에게 거짓말을 들키지 않으려 최대한 연기를 했다.
다행히 그는 운전에 집중을 해서, 내 표정이나 얼굴 상태는 자세히 보지 못한 것 같다.
" 있잖아 선생님. "
" 오랜만에 선생님 소리 듣네. 꼭 항상 왠지모르게 불안해. "
" 왜? "
" 보건 선생님이잖아. 네가 날 선생님이라고 부르면 꼭 어딘가 사고쳐서 온 것 같아. 근데 왜? "
무의식중에서도 정확하게 내 상태를 파악하는 그에게 애써 웃음지으며 말을 꺼냈다.
" 나 놀이공원 가고싶어졌어. 오늘 만난 친구가 애인이랑 데이트한걸 자랑했거든. "
" 언제가고 싶은데. "
" 우리가 그런거 언제 정했나. 내일 아침에 일찍 가자. "
이별의 시간은 이제 움직이기 시작했다.
-
길에서 넘어져서 허리를 다쳤어요....
저도 참 바보인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날씨가 엄청 추웠죠...하아...
오늘 편은 좀 많이 짧네요....아무래도 끝을 향해 달려가다 보니... (흡)
이 쯤에서 잘라야 할 것 같아서
뒷부분이 다음편으로 가버렸네요...(흑)
그래서 구독료는 5p....ㅋㅋㅋㅋㅋㅋ
금방금방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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