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훈이는 토끼. 공은 중종의 동물. (독자가 원하시는 대로)
중종과 경종의 만남이었지만 별다른 집안의 반대도 없었고,
더없이 알콩달콩하고 밤엔 야릇하게 신혼생활을 즐기고 있어.
이렇게 행복하기만 한 때에 무슨 고민이 있냐 하면,
결혼한지 1년의 시간이 흘렀고 공의 회사일도 승승장구하는 최적의 시기인데도
공은 아이가 갖고 싶다는 말을 단 한번도 한 적이 없다는 거야.
여태까지는 지훈이도 그렇게까지 아이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 없는지라
공이 먼저 얘기를 꺼내면 그때 의논해보고 임신을 준비해야겠다 했는데,
이렇게까지 시간이 흘렀는데도 단 한마디 얘기도 하지 않는게 이상해지기 시작해.
그렇다고 공이 바람을 피우는거 아니냐- 고 의심하기에는 공이 지나치게 지훈이를 좋아하고,
같이 산책이라도 나갔을 때 어린 아이들을 발견하면 그냥 지나치지 못 하고 꼭 쓰다듬거나 안아주는 것으로 봐선
아이 자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닌 것 같은데 말이야.
지훈이는 슬슬 아이가 갖고 싶어져. 공을 닮은 조그만 아이가 태어나면 얼마나 예쁠까.
아이를 하나 혹은 둘 정도 낳아서 공과 함께 어울리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니까, 갑자기 임신이 간절해지는거야.
그러던 어느 날 공이 늦은 저녁에 돌아오자마자 지훈이를 끌어안고 키스하며 애정표현을 하는데,
조금 긴장해있던 지훈이가 며칠을 고민했던대로 말을 꺼내. 아이를 갖고 싶지 않냐고.
그 말을 들은 공이 갑자기 몸을 떨어트리더니 약간 굳은 얼굴로 널 바라봐. 그리고 단호하게 말해.
난 아이 필요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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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뜻 심각해보이지만 전혀 심각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