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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학교에서 가까워 매일같이 그가 들려준 것은 정말 다행인 일이었다. 집 밖으론 감히 한발짝도 나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뭐든, 먹는 동안에도 나는 내가 마치 시체같았다. 이런거 다 필요 없는데.
모든것이 완벽히 기계적이었다.
김유권이 학교에서 돌아오는 시간.
"나 왔어."
하루하루 흘러갈수록 그를 기다리는 시간이 점점 더 길어지는것 같다. 지치고, 참기 싫은 그 고요의 시간. 문이 열리고 들리는 목소리에 온몸이 반응한다.
"오늘은 왜 이렇게 늦게 와.."
그리고, 다른 한쪽 손에 들려 있는 것에 눈이 향한다.
"...미친, 안이래도 된다니까."
다 먹지도 못할 걸 뻔히 알면서도, 또 이것저것 한가득 사온 모양새에 한숨이 나온다.
신세 지는것만도 고개를 못들 지경인데 도대체가 끝이없다.
말은 안하지만 녀석 나름의 걱정이고 배려다.
그 자체가 너무도 무겁다.
이게, 은혜도 모르고. 죽을래?
되도 않는 협박에 못이겨 결국 어거지로 빵 하나를 입에 문다.
괜시리 민망해져 눈을 깔고 먹는데 열중하는 척을 하면 흐뭇한 얼굴로 옆에 앉아 웃는다.
사소하지만 겨우 숨 쉴 여유가 생긴다.
김유권은 나를 너무 배려한다. 내 생각에는.. 그게 문제인것 같다.
"언제까지 그럴건데. 이러다 너,"
당연히 알고 있다. 그저 내가 무서워서 피하는것 뿐이니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이기적이지만.
그저 계속 우지호 뜻대로인 김유권이면 충분하다.
그렇게 말하고 싶어?
누가 봐도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나는 차라리 그 위태로운 선이 끊어져버렸으면 싶다.
그래도 네 앞에서는 숨기고 싶다.
몸이 바짝 굳었다.
처음부터 형편없는 인간이었는데, 더이상 내려갈 곳도 없는데.
방 문을 거칠게 닫고서, 한참을 문에 기대 섰다. 그 자리에 멍하니 앉아있을 김유권이 눈에 선하다.
-후우....
깊은 한숨소리가 문을 사이에 두고 들린다.
그가 일어난 것이다.
-....미안해.
내 걱정을 한다.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에 다리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앉는다. 내가 무슨 소리를 했었는지 다시한번 떠올린다.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다음날 같은 시간 찾아왔다.
그와 마주친 나는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조금 울었다.
내가 바뀌어야 한다고 몇번이나 생각했다.
스스로 미쳐간다고 느끼는 것 역시 시간이 갈수록 더해졌다.
김유권에게 그러겠다고 말했고, 나는 그걸 지키고 싶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몇번이고 돌아와 줄 그에게 뭐든지 주고 싶었다.
몇일에 한번이었다. 그것도 주위가 어두워질때까지 기다렸다가, 후드를 깊게 뒤집어 쓴 채. 숨이 막히는 감각에는 진저리가 나 마스크조차 쓰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인 채이지만 몇분, 몇시간 할 것 없이 돌아다니다 보면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몇주 후에는, 김유권이 붙어있다면 간단한 외출까지 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그에게서 정신적으로 벗어나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니까.
"야, 우지호."
살그머니 꼬드겨 어디론가 데리고 나갈 작정인게 뻔하기 때문이다.
같이 어디 좀 가자, 나랑 누구 좀 만나러 가자. 어디에 뭐가 생겼다더라, 뭐가 유명하더라.
그 때문에 말꼬리를 어물어물 흐리자 아예 못을 박는다.
더 말할 것도 없다.
전처럼 온몸이 덜덜 떨릴 정도는 아니지만, 불안함이 줄어들질 않는다.
어디선가, 나를 보고 있을 것 같은 느낌에....
선배, 란 말에 멈칫 한다. 스멀스멀 올라오는 불안감에 또 표정이 굳는게 느껴진다.
"선배...누구."
"너 요새 노력하는거 뻔히 다 보이는데 그러냐."
한숨을 푹 내쉬면, 그게 어쩔 수 없는 항복의 의미다. 그에 또 좋다고 웃는 녀석이 밉지 않아 툭 밀어낸다.
"토할것 같아...."
어린티 팍팍 내 봤자지, 우지호가. 응?
바에 앉아 띵한 머리를 콩콩 내리박아도 통 정신이 들질 않는다.
너무 시끄럽고, 너무 사람이 많다. 너무 현란하고, 너무...
"저기,"
"누구야...!"
지독히 낮은 목소리. 들어본 적 없다.
당황해 말을 잇지 못하고 있는데, 그가 먼저 입을 연다.
여기선 나를 알만한 사람이 없는데...
자연스럽게 웃으며 들고 있던 칵테일을 건네준다. 실실 웃는게....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헝클어뜨렸다.
빨리 와라, 김유권. 지금 생판 모르는 사람하고 태평하게 얘기나 나누고 싶지 않은데.
뭐라고 반응해야 할지 고민하던 찰나에,
김유권이랑은 약간 과가 다르다.
뭔가, 뭔가 더...
뭐가.. 뭐가 이상했던거지?
조금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열기가 가득한데도.
손에 들려있던 칵테일을 벌컥벌컥 마셨다. 목줄기를 타고 조금 센 도수의 알콜이 넘어간다. 조금 있으면 이 이유없는 한기도 가실 것이다.
술이 그렇지...
"마셨어?"
놀라 크게 뜬 눈 앞에 보이는 것은, 조금 전의 그 사람.
왜 돌아온거지?
"....당신.."
숨이 조금씩 가빠진다.
아니, 숨을 쉬는지.. 그게 느껴지질 않는다.
머리가 어지러워 고개를 든 순간,
"참 쉽네. 응? 아가."
낮은 웃음소리가 처연히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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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늦게 돌아와서 미안하다는 말은 이제 매화마다 하는것 같네요.... 다름이아니라.. 라섹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개아픔요 혹시나 라섹할 계획이신 분들.. 각오하고 하셈 개아픔!!!!! 양파즙과 모래를 잘 섞어서 끊임없이 눈에 들이붓는 느낌을 삼일간 체험하실수 있으십니다
2.
새로운 인물이 등장했네여 누굴까용 맞춰보세용 그래봤자 블락비의 누구 아니겠어요 (의미심장한 미소) 우지호...쯧쯧 모르는 아저씨가 주는건 아무거나 덥썩덥썩 받아먹지 말랬잖아......
3.
자세히 읽어보면 제가 빈지노 랩 가사 중 제일 좋아하는 말이 하나 있어요ㅋㅋㅋㅋㅋ
4.
언제나 드리고싶은 말씀이지만 제 글 재밌게 읽어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
수능치기 전부터 쭉 읽어주신 분들이나, 이후에 만난 분들까지 모두요. 댓글 써주시는 분들이나 안써주셔도 챙겨봐주시는 분들이나 암호닉 가지신 분들이나 모두 사랑해요!
스릉흡니다 뿅뿅뿅 ♥♥♥♥♥♥♥♥♥♥♥♥♥♥♥♥♥♥♥♥♥♥♥♥♥♥♥♥♥♥♥♥♥♥♥♥
자몽 병닭 건망증 홍홍 뀨 지메 잉여 후뢍 차녀리 꺄욱 주차 규요미 밤양갱 미레긔 꼬박꼬박 둥이 파인애플 어이구야.. Z 호빵 ♥♥♥♥♥♥♥♥♥♥♥♥♥♥♥
2013년도 건강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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