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욱-bonb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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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밑에 글 확인해주는 센스!
내가 뭘 잘못했는데!!! 이가 득득갈리고 화가 나고 어이없네! 아까 전의 상황은 폭풍전야와도 같았다. 내가 전화를 끄자마자 느껴지는 쎄함이란... 분명 형이 웃고 별 무표정은 없었는데 뭐가 이렇게 실경쓰이지? 미치겠네! 내가 밥먹으면서 실수했나? 아니면 차를 험하게 몰았나? 으아아아아아악!!! 내가 머리를 쥐어뜯으며 발광을 하자 세훈이는 예의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날 쳐다봤는데, 표정에서 으이고 한심한 삼촌..이라고 하는게 느껴졌다. 아니 이자식아!!!!!
[카디]동물 무서워하는 직장인 김종인X호랑이 사육사 도경수 w.레퀴엠
부제-인생은 역시 타이밍이지!
결국 밤에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도 그럴것이, 평소같았으면 헤어진뒤 문자를 보내주는 형이였는데 어제는 그 문자가 없었다. 뭐 일단 여기까지는 견딜만 했다. 나만 좋아하는 거지 형이 나를 좋아하는건 아니니까. 형도 무슨 일이있겠지...라는 마음으로 넘기고 다시 퓨대폰을 꺼내 페이X북에 들어갔는데 아니 이게 웬일? 형의 페북에 친구들과 술마시는 장면이 올라와있었다. 으아니 도대체 왜? 토요일날 약속 있다고 하지 않았어? 근데 왜 지금 술을 마셔? 말하지는 못하고 끙끙대기만 몇시간을 했다. 이러니 잠을 설칠 수 밖에. 그냥 나가서 적당히 거절하고 와야겠다... 물론 이 사실을 알면 엄마가 나를 죽이려고 들겠지만. 옷장에서 가볍게 회색니트와 검은색 긴바지를 대충 주워입고 밥을 먹고있었는데 세훈이가 눈을 비비며 걸어왔다. 토요일이라고 늦잠도 자는구나 자식.
"삼촌 어디가?"
"응 너네 할머니가 나한테 맞선보라고 해서..."
"쯧...형아가 불쌍하다."
"야! 여기서 경수형 얘기가 왜 나와!"
"형 성질좀 죽여... 완전 어제부터 하는 행동이 나보다 애야."
아니 근데 저놈의 자식이 어제부터 나를 현란하게 까는거지? 꼬치꼬치 묻고 싶었지만 어린애+말하지 않아도 알수 있는 표정 때문에 먹던 밥을 계속 먹을 수 밖에 없었다. 하여튼 어려서 건드릴 수가 없어. 밥을 다먹고 식기를 싱크대에 놓아두는데 예전에 여기서 밥을 해줬던 경수형의 모습이 생각났다. 형... 어제 왜그랬어요... 이곳에 있다면 백번이고 물어볼 질문을 다시 한번 읊조렸다. 참 혼자 허공에 하는 삽질이 힘들기만 하네, 씁쓸하다.
*
차를 끌고 나올까 하다가도 경수형과 많은 시간을 보낸 공간에 낯선 여자를 태우고 싶지 않아 지하철을 타고 나왔다. 토요일 오후시간대라 그런지 전철안에는 사람이 북적북적했지만, 그 소란스러움이 내 걱정을 환기시켜주지는 못했다. 저기 키작은 남자를 봐도 형이 떠오르고 눈큰여자를 봐도 형이 떠오르고... 지금은 돌봄교실에 있는 세훈이가 이런 내 모습을 봤다면 한심하다고 했을지도 모르지만 난 심각했다. 내가 어제 뭘 잘못했냐고 물어보기라도 해야하나? 아니야 그러다가 잘못하면 사이가 더 멀어질거야. 휴.... 이래서 더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 힘들구나... 아니 형이 나를 좋아하기는 하나?
어제 전화로 알려준 장소로 도착하니 시간은 약간 여유가 있었다. 시간이 여유가 있으면 뭐해, 형이 삐진거 같은데... 한숨을 다시한번 쉬고 카페에 들어갔다. 딸랑-하는 카페의 전형적인 종소리와 함께 펼쳐지는 모습은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공간일 것같던 내 예상과 달리 나무느낌이 강한 따뜻한 공간이였다. 여자한테 적당히 거절하고 여기서 죽치고 있다 갈까? 어차피 세훈이는 돌봄교실에 있는데.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햇빛이 가장 많이 비추는 자리에 앉았다. 여기 위치는 모든공간이 다 보이네... 다른데 앉을까? 고민하고 있던 찰나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야 김준면. 얘 왜데리고 왔어?"
"아하하... 솜이가 할말있다고 해서!"
"아 그래? 그럼 됐고."
세상에 설마설마했는데 경수형일 줄이야. 형의 옆에는 어제 페이X북에서 봤던 사람이 있었고, 앞에는 어떤 여자가 앉아있었다. 전체적으로 귀엽게 생기긴 했는데 그저 그렇네. 근데 왜 형앞에 있는거지? 설마...? 귀를 쫑긋세우자 들려오는 내용은 시시콜콜한 내용이였다. 할말이 뭔데 할말이!!! 절규를 하면서 본 시계는 만나기로 한 시간에서 10분정도 지나있었지만 상관은 없었다. 지금은 저 대화내용이 훨씬 더 중요하니까. 다시 집중해서 듣고 있는데 의자 끄는 소리와 함께 나중에 보자며 나가는 남자였다. 이름이 김준면이랬나... 근데 왜 나가지? 왜????왜!!! 저 여자가 고백하게 타이밍이라도 잡아줬다. 저 여자 뭔가 위험해! 그냥 귀엽게만 생겼는데 취향일 수도 있잖아!
"저 경수야..."
"응 다솜아 왜?"
"그니까..."
한참을 집중해서 듣고 있는데 왠 여자가 뒤에서 툭툭 건드려왔다. 방해받기 싫어 손만 휘휘 내저었는데도 끈질기게 두드리는 손에 왜요!라면서 큰소리를 내며 뒤돌아봤더니 왠 여자가 있었다. 대놓고 나 청순해요-라고 광고하는 옷차림을 한 여자가. 저 누구...? 내가 듣기에도 얼빠진 소리로 질문을 하니 반대편의 여자가 살짝 웃으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종인씨 맞선녀예요. 아차 나 맞선나왔지! 형의 얘기를 듣느라 앞뒤생각은 다 짤라 먹은 탓일까, 이제서야 기억이 났다. 아 죄송합니다. 살짝 무안해져 테이블에 손만 두드리고 있었다. 참 민망하고 어색하고만... 이게 아니라 형은?
"무슨 얘긴데 그래 말해봐."
"저 경수야... 너 좋아해. 동물원에서 일하는 니 모습에 반했어."
"저 다솜아...."
나는 처음 본 순간부터 반했는데.... 아니지? 저여자는 뭔소리를 하는거야!!!!!!!!! 다솜이라는 여자가 한참이나 뜸들였는지 내가 살며시 귀를 다시 기울일때쯤 말했고, 전혀 몰랐는지 당황한듯이 눈을 굴리는 경수형이였다. 저런 모습도 귀여울 건 또 뭐야... 손톱을 잘근잘근 뜯으며 형의 다음말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여태까지 가만히 있었던 여자가 질문을 해왔다. 종인씨라고 했죠? 나이가 몇살이예요? 펀드매니저라면서요? 전 음악하는데... 직업이 뭔지 다 듣고 왔어요... 마음같아서는 정말 저렇게 대답해주고 싶었으나 하하 네... 라는 말로 대충 대답해줬다. 나는 지금 그쪽이 중요한게 아니라 우리 경수형의 대답이 중요해요!
"미안해 다솜아... 나 좋아하는 사람 있어."
"아 그래?...미안......"
"아니야 미안할게 뭐있어."
"근데 그 여자 내가 아는여자야? 어떻게 생겼어?"
"...키가 크고 웃는게 귀여운 사람. 너는 모르는 사람이야."
오 지저스. 요 몇달 사이로 형 덕분에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구나.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니? 키가 크고 웃는게 귀여워? 루한형인가? 그형은 민석이형 좋아하는 거 같던데??? 누군지는 몰라도 그여자는 좋겠다. 아니, 도대체 그 여자랑은 언제부터 만난거야? 응? 형보다 나이는 많나???? 끝없이 몰려오는 질문들과 깨져오는 멘탈에 어지러웠다. 그런데 이여자는 왜 자꾸 질문질이야. 사람 화나게!!! 딱 봐도 자기한테 흥미 없어보이는거 눈에 보이는데 어? 나랑 장난하자는 것도 아니고!! 내 표정은 보이지도 않는지 이것저것 물어보는 여자때문에 화가 났다.
"저기요."
"종인씨는 연봉이 얼마나 되요? 아시다시피 제가 음악을 해ㅅ..."
"저기요!!!"
"...네? 왜요?"
"저 여기 별로 나오고 싶어서 나온거 아니거든요! 저 좋아하는 사람 있으니까 그냥 끝내죠?"
이크 내가 너무 흥분했나. 화가 나서 테이블까지 치며 이것저것 열변을 토하고 나니 시선이 모두 쏠렸다. 경수형까지 여기를 보나 확인하고 싶었지만 차마 볼 용기가 안났다. 나 어떡해.... 내 무례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는 사람이 어떻게 생겼냐는 말에 다시 한번 화가 몰려왔다. 작고 하얗고 귀여워서 깨물어버리고 싶어요! 그러니까 가시죠?? 얼굴을 굳히며 화를 내자 이제서야 가버리는 여자였다. 이제서야 가나... 여기 분위기 좋아서 죽치고 있을려고 했는데 시선들 때문에 그냥 가야겠구나... 급속도로 쳐져오는 기분에 벗어놓았던 외투를 입으며 나갈 준비를 했다. 나가주는게 예의겠다, 시선들이 장난아니네. 그래도 가기전에 형 얼굴이나 한번 더 보고가야겠다. 고개를 돌려 아까 있던 곳에서 형을 봤는데....
"....형?"
".......종인아."
역시 인생은 타이밍이야..... 그것도 엄청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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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슬럼프 극복하고 온 레퀴엠입니다! 이번편은 생각외로 잘써져서 조금 놀랍네요... 허허. 항상 봐주시는 독자분들 감사하고 사랑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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