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닉-♥♡조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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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수형을 알게 된지 일주일 정도가 지났다. 그 동안에 한거라곤 문자와 전화 뿐이였지만 하는 동안은 만나서 직접 대화하는것 같이 느껴졌다. 이렇게 좋아한 게 몇년 만인지... 십대 끝자락의 열병처럼 퍼져나가는 느낌이 주책스러웠지만 싫지만은 않았다. 지난주처럼 또 형보고 싶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면 머리를 세게 휘저었다. 그래도 잊혀지지 않는 얼굴과 목소리였지만.
[카디]동물 무서워하는 직장인 김종인X호랑이 사육사 도경수 w.레퀴엠
주말동안 경수형을 만난뒤 후폭풍은 굉장했다. 내 직업이 펀드매니저라 어디에 정신팔지 않고 무서울만큼 집중하는 집중력이 필요한데, 시장이 열릴때 부터 닫힐때 까지 집중은 커녕 제대로 보기조차 어려웠다. 심지어 가장중요한 분석을 할 때까지. 덕분에 여러 사람한테 꾸중들으면서 하루하루가 지났고 드디어 금요일이 왔다. 한주의 끝이오면 분석을 하기 마련인데 정신을 잡아야지 잡아야지 하면서도 잡기가 힘들었다. 결국 큰 사고를 칠 뻔했고 사적으로 친한 크리스팀장님 덕분에 면했지만 정말 죽지 않을정도로 욕을 먹었다. 참 꼼꼼한 내가 욕 들을때도 다 있구나...
"요새 왜 이렇게 집중을 못해.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생겼어?"
"응? ...아니아니."
"생겼구만? 어떻게 생겼어?"
"아니라고....안생겼어."
증권시장이 끝나 하나둘씩 짐을 싸는 사람들 사이로 나를 부르는 크리스팀장님이였다. 사적인 자리에서는 반말을해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아 정말 편하게 있었는데 날라오는 핵직구 질문. 저 형은 중국계 캐나다인이라 그런지 직구야... 날라온 질문은 정말로 굉장했다. 여자친구라니. 어쩜 내 마음상태를 잘 아는지 모르겠다. 그 사람이 남자라고 말하고 싶지 않아 없다고 하니 꾸준히 추궁하는 팀장님이였다. 끝없는 질문에 결국은 혀를 내두르며 나중에 알려줄게-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대답후에도 이어지는 이야기에 간간히 응하고 있는데 진동이 울렸다. 문잔 줄 알고 이야기가 끝난 뒤 받으려 했으나 뜻밖에도 길게 울렸다. 얼른 받아보라는 팀장님의 말에 핸드폰을 꺼내니 상대는 놀랍게도 경수형이였다. 무슨일인지 궁금한 마음에 얼른 받았는데, 그 내용은 심각했다.
"여보세요? 형 무슨일이예요?"
-종인아...으으....
"....형 괜찮아요? 왜 그래요."
-세훈이....세훈이가...
"울지 말고 천천히 대답해요. 세훈이가 왜요?"
-다쳤어...흐으..... 지금 당장... 올수 있어?
"금방 갈테니까 울지 말고 있어요. 동물원이죠?"
정말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라는 말을 이런 상황에 쓰이는 거 같다. 세훈이가 다쳤다니, 아니 그 보다도 왜 동물원에 있는거지? 여러 잡생각이 났지만 제쳐두고 일단은 서둘러 일어났다. 형 목소리만 들으면 많이 다친거 같은데... 두 사람 다 괜찮을지 모르겠네... 팀장님은 전화를 받자 얼굴이 굳어서 팀장실을 나가는 나에게 무슨일이냐 물었지만 먼저 퇴근하겠다는 말 밖에 할 수 없었다. 팀장님께는 미안하지만 지금은 일분일초가 급했으니까.
바람과 같은 속도로 코트와 가방을 챙기고는 차에 올라탔다. 원래는 지하철 타고 올라고 했는데 차 가지고 와서 다행이다. 차키를 꽂고 핸들을 돌리는 순간까지도 세훈이와 경수형 생각이 났다. 지금 이렇게 서둘러 가도 늦은 건 아닐까, 혹시 더 심해졌을까.
"차가 왜 이렇게 막혀!"
경수형이 계속 울지 않을까, 너무 걱정이 됬다.
*
서둘렀더니 평소에 오던 시간보다 훨씬 빠르게 올 수 있었다. 서둘러 차문을 닫고 저번주에 들어간 초록색 건물로 뛰어들어갔다. 가는 도중 어린아이나 그들의 부모님과 부딪치기도 했지만 중요하지 않았다. 부딪치는 것보다 더 급한 일이 있으니. 여기저기 뛰어다니다 보니 조금 헤매이다 온 건물의 문을 주저없이 활짝 여니 아무도 없었다. 어딨지? 여기가 아닌가? 급하게 끊은 전화라 위치를 듣지 못한 사실이 이제서야 생각이 났고, 다른곳에 가봐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몇번을 더 두리번거리다가 나가려고 했는데, 안쪽에 방 하나가 더 있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설마 저기있으려나...? 다급하게 안쪽의 문을 여니 그 안에는 그토록 찾던 경수형과 세훈이가 있었다.
"형!! 세훈이는 어떻게 ㄷ..."
"쉿. 종인아 조용히 해. 세훈이 겨우 잠들었어."
"... 세훈이 어디가 다친거예요?"
"다리가 심하게 다쳐서. 애가 울면서 너 부르길래 전화했어... 지금은 울다가 지쳐서 잠들었고."
뛰어가다 싶이 걸어 그들 앞에 도착하니 세훈이는 잠이 들어있었고, 형은 빨개진 눈을 비비고 있었다. 예쁜 눈이 빨개져서는... 그런 형의 모습이 안쓰러웠지만 세훈이의 상태를 아는게 먼저였기 때문에 상태를 묻자 다리를 심하게 다쳤다고 말하는 형이였다. 얼마나 심하게 다쳤길래 나까지 불러... 평소에는 업신여기는 면이 없지않아 있고 무시하기도 하는 세훈이였지만, 다치니 나를 먼저 불렀다는 말에 마음이 울컥했다. 어린게 얼마나 아팠으면... 가만히 세훈이를 쳐다보자 혹시 모르니 병원에 가자며 얘기하는 경수형이였고 혹시 모르니 그러자고 했다.
잠든 세훈이를 깨지 않게 태운 차는 몇분전과 다르게 조용하게 움직였다. 아직도 눈이 빨간 경수형에게 왜 세훈이가 동물원에 있냐고 묻자 오전에 전화로 대뜸 간다고 통보식으로만 전하고 찾아갔다고 했다. 누굴 닮아서 저렇게 행동파야... 전화를 하고 혼자서 전철을 탔을 세훈이가 생각나 한숨을 쉬었다. 그러자 이따 깨서 너무 뭐라고 하지 말라는 형이였고, 그런 형의 마음이 예뻐서 안한다고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세훈아 일어나 병원이야."
"삼촌...? 삼촌이야?"
"너가 그렇게 찾던 삼촌 맞으니까 병원으로 들어가자."
"... 나 그렇게 많이는 안찾았거든."
자식 거짓말은. 생각보다 가까운곳에 일찍 도착한 병원이였고, 진료를 받아야 했기에 깨우자 삼촌이냐며 부스스하게 일어나는 세훈이였다. 요 자식이 날 그렇게 찾았단 말이지? 놀려주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찾던 니 삼촌이라고 하니 많이 안찾았다며 입을 꾹 다무는데 제 나이에 맞게 귀여웠다. 맨날 저러면 얼마나 좋아. 그런 세훈이를 업고 간단하게 나이와 생일을 적고 기다리자 몇분 뒤 간호사의 안내로 진료실 안으로 들어가는 세훈이였다. 혼자서도 잘 가네.
옆에 있던 경수형에게 어쩌다 다쳤냐고 물어볼려고 했으나 어깨에 전해지는 무게에 차마 그러지 못했다. 잘 울지 않지만 한번 울면 엄청 우는 세훈이를 달래랴, 응급처치하랴 바빴을 형의 모습을 생각하니 이러는게 당연하게 느껴졌다. 거기다가 자기 일까지 해야했으니. 조금더 다정하게 이야기 하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형의 어깨에 팔을 둘러 보듬어주기만 했다. 어쩌면 말보다는 이 사소한 행동이 더 다정하게 느껴질 지도 모르니까.
*
그렇게 심각하게 다치지 않았다며 웃는 간호사의 말에 감사하다고 대충 말을 얼버무렸다. 형의 모습을 보느라 세훈이가 다쳤다고 말하면 분노할 누나를 생각하지 못했고, 잠든 형을 깨우고 처방전을 받을때에서야 생각났다. 갑자기 소름이 끼쳐와 몸을 떨자 춥냐며 다정하게 묻는 경수형이였고 아니라며 웃으나 진땀을 뺐다. 차마 누나때문이라고 말하지는 못하겠어... 병원을 나와 약국에서 약을 받자 다시 잠든 세훈이를 업고 차에 태웠다. 참 오늘 많이 업어보네. 살짝 투덜거리며 말하자 살풋이 웃는 경수형이였고, 나는 민망해서 얼른 차에 타버렸다. 그걸 어떻게 들었지.
"형 많이 울어서 힘들죠? 아까 되게 많이 울던데..."
"아 세훈이가 많이 다친거같아서... 갑자기 눈물이 나오더라고..."
"그렇게 걱정해주니까 형이 세훈이 엄마같아요."
"엄마는 무슨 엄마야...!"
웃기는 했지만 아직도 기분이 좋아보이지 않는 형을 풀어주기 위해서 먼저 말문을 때는 나였다. 많이 울어 힘드냐는 말에 동문서답으로 운 이유를 말하는 형의 모습은 참 귀여웠다. 남들이 보면 저게 무슨 대답이냐며 물음을 띄었겠지만 나에게는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거기다 무참히 튀어나온 '엄마'라는 말에 붉어지는 얼굴까지. 내가 늑대였다면 여기저기 뜯어먹고 싶을 정도로 너무너무 예뻤다.
조금만 더 있고싶어 나름대로 천천히 운전한 것 같은데 장소는 어느덧 형이 알려준 형의 집이였다. 차에 내리지 못하고 머뭇머뭇대고 있는데 형의 입이 열렸다. 자신이 우는데 그걸 다 받아줘서 고맙다고. 형의 말에 아무리 추한 모습으로 있어도 다 달래줄수 있다고 얘기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말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안된거같아 고마워하지 않아도 된다며 웃어주었다.
"... 밤이라 많이 춥다."
"그러게요. 날이 많이 차요."
"....조심히 가. 혹시 사고내지 말고."
"네. 형도 잘 들어가세요."
아까의 말 뒤에 한참이나 머뭇대며 입을 때려다 말다를 반복하다 나온 말을 춥다는 말이였다. 도대체 하고싶은 말이 무엇이여서 저렇게 머뭇대나, 했던 나는 맥이 빠졌다. 그렇지만 춥다는 말은 사실이였기에 동조를 하자 조심히 들어가라는 형의 말이 들렸다. 뜬금없지만 귀여운 그의 말에 나도 역시 잘들어가라고 말해줬다. 오늘따라 형이 더 귀여운거같네... 이제는 도경수 효과가 아니라 도경수 병인가? 병이라고 친다면 충분히 말기인거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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