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곱등] 내 눈을 바라봐 넌 행복해지고 #1-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e/f/2efb90d09ed0aa3ecab1cc62a5ac492f.jpg)
처음 만난 날, 곱등이는 곧잘 내 뒤를 쫓았다.
서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물론 내가 한 걸음 늦게 걸어주는 배려를 잊지 않았다.
퍽이나 귀여웠다. 끙끙대며, 가끔은 통통 튀며 나와 걸음을 맞추려 애쓰는 곱등이가.
" 벤치에 잠시 앉았다 갈까? "
곱등이는 더듬이를 꾸벅거리며 내 눈에 자신의 눈망울을 맞췄다.
ㅡ
첫 만남이지만 곱등이와는 어색함이 없었다.
내가 말을 너무 많이 하면 싸보일까 싶었지만..
워낙 말수가 없는 곱등이였기에, 주로 이야기를 하는 건 내쪽이었다.
" 나한테 한 표만 주면 내가 대통령이 됬을 때 백만원을 현찰로 드리겠다 이거야,
어때? 이정도면 나도 대선 주자로써의 입지를 단단히 굳힐 수 있지 않겠어? "
곱등이는 내 옆에 곱게 앉아 내 이야기에 가끔 더듬이를 꾸벅거리는 걸로 응답을 대신했다.
" 아무튼 해내보일거야. 믿어줘. 내 진실된 눈을 사람들이 한 번만 바라봐주면,
내가 그들을 설득할 자신이 있는데.. 어때? 내 눈? "
" 곱등곱등. "
" 뭐.. 좋아. 사실 아무도 안 믿어주거든. 사실 그런 거 있다?
날 모르는 국민이 없어, 하지만 그 누구도 날 믿진 않아.
날 총재님, 총재님하면서 다가오는 사람도 있었어.
하지만 그들은 날 비웃음거리로 생각하는 사람들일 뿐이었어.
넌 달라.. 믿어주지 않아도 괜찮아, 더 이상은 강요하고 싶지도 않아.
내 곁에 있어주라. 그거면 되니까.. 너, 내꺼할래? "
" 곱등곱등. "
더듬이가 움직인다.
나는 곱등이를 두 손에 감아 꼭 껴안았다.
" 널 앞으로 곱순이라고 부를거야.
기억해야해.. 내가 혹시 널 길거리에서 잃어버린다고 해도,
내가 그 자리로 돌아와서 곱순아, 하고 외치면,
나를 찾아올 수 있어야해. "
나의 포근한 입김이 내 손에 닿자,
곱순이는 몸을 돌려 내 눈을 마주 보았다.
티 없이 맑고 고운 눈이다.
흰 자 위에 검은 자를 끊임없이 굴려대며 이리저리 재기 바쁜 인류와 달리,
단지 널 보고 있단 것만을 알려주는 곱순이의 눈이다.
" 너무 앉았나? 춥지? 일어서자. "
" 곱등곱등. "
사실 그 때 난 춥지 않았다.
외롭지도 않았다.
내게 곱순이가 생겼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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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제발 연하남 만나 연하남..ㅋㅋㅋ ㅠ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