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함께 읽으면 아주 조아용i_i
표지훈, 이정환
그리고
when you were gone our beautiful garden.
3송이
"어, 잘 들어 갔……."
- 나와.
정환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면서 지훈의 전화를 받았다. 내 말은 다 잘라먹고 하는 말이 나오라고? 갑자기 웬 뜬금포. 정환은 얼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어딜?"
- 너네 집.
집 가랬더니 여긴 왜 와? 엘리베이터 안에서 정환의 말은 전화가 끊김과 동시에 지훈에게 전달되지 못했다. 왜 끊겼지? 멍하니 전화가 강제 종료된 휴대폰 액정을 바라보고 있다가 문득 자신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냈다.
"야. 표지훈."
정환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빠른 걸음으로 현관을 통과하고 지훈을 찾았다. 차 주위를 빙빙 돌면서 온갖 짜증은 다 담긴 표정으로 휴대폰을 여기저기 마구 때리는 지훈을 발견하곤 웃으며 지훈의 앞에 섰다. 휴대폰 버릴 일 있어?
"뭐야."
"뭐."
"뭐?"
"뭐."
"전화 끊는 게 취미지?"
"아니."
정환은 가방을 고쳐 메곤 엘리베이터 타서 그래. 차마 지훈의 눈을 바라보지 못하고 말했다. 잔뜩 찌푸리고 있던 지훈은 정환의 가방을 가리키며 말했다.
"가방은 뭔데."
"도서관."
"도서관?"
"응."
도서관? 도서관? 도-서-관? 지금 도서관이라고 했어? 지훈은 어이없다는 듯 정환을 바라봤다.
"나 왔는데 도서관 가겠다고?"
"너가 온다는 말두 안 했잖아."
정환의 말이 맞는 말이어서 지훈은 가기 싫다는 표정으로 정환을 차에 태웠다. 너 도서관에서 살지? 정환의 안전벨트를 매주며 불만을 털어놓는 지훈을 바라보며 정환이 말했다.
"뭐 그리 불만이 많아. 너두 가서 책 읽자."
읽긴 뭘 읽으래. 지훈이 투덜거렸다.
"그럼 넌 왜 가는데?"
정환의 물음에 네가 가니까, 목까지 차오른 말을 삼킨 지훈이 그럼 너 두고 그냥 가냐. 차 시동을 걸며 대충 둘러댔다.
*
"지훈아. 읽고 싶은 건?"
"없어."
얼마나 읽으려고 몇 권을 고르는 거야, 지훈은 조용히 투덜거리며 책을 고르려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정환의 뒤꼬리만 밟았다.
"그럼 이 책은?"
"싫어."
쟤는 무슨 다 싫대. 나열된 책들을 훑어보던 정환이 책 하나를 꺼내 들고 지훈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야."
"왜."
"집 갈래?"
"아니."
"그럼 이거 읽어."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정환이 내민 책을 받아든 지훈이 얼굴을 찌푸렸다.
"딱 니 수준."
"청소년들 책 아니야?"
"응. 그러니까 니 수준이지."
지훈에게 웃으며 자리로 향하는 정환을 보며 지훈은 계속 표정을 구기고 있었다. 대놓고 사람 무시하는 거에 취미 뒀네.
"조용히 하구 읽어야 돼."
그러면서 자신의 입술에 집게손가락을 갖다 대며 쉿, 말한 정환이 고개를 숙이고 책을 폈다. 그런 정환을 보던 지훈도 자신의 책을 펴서 빠르게 몇 장 휙휙 넘기더니 이내 탁- 하고 책을 덮었다.
"다 읽었어."
마주앉은 정환을 바라보며 말했지만 정환의 시선은 여전히 펼쳐진 책에 꽂혀있었고 다물어져 있는 입은 열리지 않았다. 지훈이 짜증 나는 표정으로 다시 말했다.
"다 읽었다고."
그럼에도 지훈에게 돌아오는 건 주위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이었다. 여전히 표정을 굳힌 채 당장 눈 내리고 책들이나 읽으라는 눈빛으로 주위 사람들을 훑어보던 지훈은 시선의 마지막으로 정환을 바라본 후, 이내 어후- 한숨과 함께 덮인 책에 머리를 박았다.
*
"지훈아."
정환이 책을 덮고 기지개를 켜며 지훈을 바라봤을 때 지훈은 책에 볼을 기대고 잠들어 있었다. 정환은 두 팔을 책상에 올려 팔에 볼을 기대고는 잘 때도 인상을 찡그리며 자는 지훈을 안쓰럽게 바라봤다. 이럴 거면 그냥 집으로 가서 편하게 자지. 내심 미안해지는 마음에 지훈을 살짝 흔들어 깨웠다.
"지훈아."
어으어…… 앓는 소리를 내던 지훈이 간신히 눈을 떴다. 그리고 이내 자신의 눈앞에 클로즈업되는 정환의 흰 얼굴에 놀라 벌떡 일어나 허리를 폈다. 그런 지훈을 따라 정환도 굽혔던 상체를 천천히 일으켰다.
"잘 잤어? 점심 먹을 시간 훌쩍 지나갔어."
"배고파?"
"응."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당장 밥 먹으러 가자는 듯 자신을 바라보는 정환을 보던 지훈이 기지개를 피며 슬쩍 웃었다.
"가자."
책을 챙기며 뭐 먹을까, 생각하던 정환이 자리에서 일어나 도서관 입구로 향하는 지훈의 뒤를 따랐다. 지훈의 넓은 등 뒤를 따라가는 딱 그 순간 지훈이 듬직하다는 것도 새삼 느끼면서 말이다.
*
"지훈아."
옆에 접시를 잔뜩 쌓아놓곤 초밥을 우물거리던 정환이 자신 못지않게 접시를 쌓아가는 지훈을 불렀다.
"왜."
"아침에 내가 놀러 가자고 했잖아."
대답도 없이 지훈은 젓가락질을 멈추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 갈래?"
글쎄. 정환의 물음에 대충 대답한 지훈은 쌓아놓은 접시 위에 접시 한 개를 더 추가하며 다른 접시를 자신의 앞에 올려놨다. 그런 지훈을 보던 정환이 젓가락질을 멈추곤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지훈아."
"왜."
"나 좀 봐봐."
찰칵. 지훈이 초밥을 입에 넣으며 정환을 향해 고개를 든 순간 정환은 카메라 촬영 버튼을 눌렀다. 뭐 하냐. 초밥을 씹다 만 지훈의 얼굴이 조금 구겨졌다.
"너무 잘 먹어서."
반면에 정환은 활짝 웃으며 휴대폰 액정 가득 찬 지훈의 모습을 바라봤다. 그런 정환을 보던 지훈이 내 사진 하나 정도는 갖고 있어야지, 애써 합리화를 시키며 찡그렸던 얼굴을 풀었다.
"지훈아. 우리 진짜 놀러 가자."
"어디 가게."
"증도."
거기서 책 읽으면 완전 좋아. 말하려던 정환이 책을 무지 싫어하는 것 같았던 아침의 지훈이 떠올라서 아, 하며 입을 꾹 다물었다.
"멀리 가자는 거네?"
어느새 활짝 웃고 있는 지훈이 정환에게 말했다. 살짝 음흉해 보이는 지훈의 표정을 보던 정환이 눈을 크게 뜨며 젓가락을 든 손으로 마구 손사래를 쳤다.
"아니, 아니. 니가 생각하는 그런…… 뭐 그런 게 아니라."
당황한 티 팍팍 나는 정환의 말에 지훈은 입 안 가득 차 있는 밥풀 튀겨라 소리내어 웃어댔다. 지훈은 젓가락을 내려놓곤 식은땀을 조금씩 흘리는 정환을 바라봤다.
"내가 생각하는 게 뭔데?"
짓궂은 지훈의 물음에 정환이 젓가락을 입에 물고 지훈을 노려봤다. 지금 나 놀리지?
"엘도라도 리조트에서 너랑 나랑 한방에서 자고 오는 뭐 그런 거."
됐냐? 됐어? 지훈에게 당하지 않으려 애써 당당히 말했지만 안 그래도 조명에 비춰져 붉었던 정환의 얼굴이 더 붉어졌다. 지훈은 마냥 웃으며 정환에게 말했다.
"그래. 가서 같이 한 방도 쓰고 스파도 같이 하고 드라이브도 하고 오자, 알겠지?"
마냥 웃는 지훈을 따라 같이 웃던 정환이 지훈의 말에 급격하게 얼굴을 찡그렸다. 반면에 지훈은 젓가락질을 계속하며 정환의 접시에 초밥 몇 개를 덜어주며 말을 돌렸다. 많이 먹어.
-
짧고 연재 느리고 정말 비호감 작가네요 ㅠㅅㅠ
그래도 댓글 달아주신 분들 맨날맨날 감사해요 하트하트
댓글 보면서 진짜 입으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거리면서 답글 달아드리구 있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면 볼수록 이 작가 비호감이네여...못나고 느린 거북이 인증으로 나중에 누가 등에 거북이 등껍질 하나 달아주시면 감사감사
즐겁게 봐주세요!! 오늘가튼 굿 토요일 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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