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순간 상혁은 자신도 모르게 들고있던 장바구니를 바닥에 내려놓고 학연을 향해 걸어가 뒤에서 학연을 꽉 안았다. "나 상혁인데...잠시만 이러고 있자." 학연은 그 날, 상혁을 보낸순간부터 그를 잊기로 굳게 다짐했다. 학연은 평소처럼 행동했다. 마치 한상혁이라는 사람은 자신의 삶에 애초부터 없었던 사람이었다는 것처럼. 낮시간에는 글을 쓰고 저녁시간에는 자유롭게 여유를 즐겼다. 아니 그렇게 보이려고 애를 썻다. 자꾸 상혁이 떠오를때마다 학연은 애써 그를 떨쳐내려 머리를 흔들었다. 학연은 예전과 다르게 재환의 집에서 매일 요리를 해먹었다. 장을 보러 다니는게 좀 귀찮았지만 자꾸 하다보니 흥미도 생기고 시간도 잘 갔다. 무엇보다 그의 말대로 아프지 않기위해 그랬던것 같다. 아프면 그가 더욱 생각날것 같기에, 그러면 자신도 모르게 그를 보러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오늘도 역시 평소와 같은 시간에 장을 보고 있었다. 그때 재환이가 전화가 왔다. "학연아. 밥먹었어? 어디야?" "응 재환아. 오늘은 그냥 간단하게 먹을려고. 나 지금 장보러왔어." "하아-보고싶다. 사랑한다고 해주라." "싫어! 여기사람많은데 미쳤다고 그래. 싫어 집에가서 해줄께. 응 끊어" 언제부턴가 재환에게 사랑하고 싶다는말, 보고싶다는 말을 하지 않고 미루는 학연이었다.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나오던 말이 이제는 재환이 앞에서 입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분명 상혁때문이리라. 학연이 사랑하는 사람은 상혁이니까. 상혁을 생각하던 학연은 다시 우울해지는 것을 느꼈다. 한숨을 푹쉬며 장바구니에 집은 물건을 담으려는 그 순간 뒤에서 누군가가 학연을 꽉안았다. 학연은 너무놀라 소리조차 지르지 못했다. 그때 뒤에서 느껴지는 엄청난 술냄새가 섞인 그의 살냄새. 학연은 말하지 않아도 그가 상혁인것을 알 수 있었다. "나 상혁인데...잠시만 이러고 있자." 학연은 이러면 안된다고 생각했지만 상혁을 뿌리치지 않았다. 자신이 밀어내려고 그렇게 노력한 상혁이었지만 동시에 미치도록 원했던 한상혁이었기에. 상혁은 학연을 꼭 껴안고 한참을 그렇게 서있었다. 주위사람들이 수군댔지만 상혁은 신경쓰지 않았다. 지금 자신의 품에 안겨있는 학연을 온전히 느끼려 눈을 감고 더욱 세게 안았다. "저기...이제 그만 놔줄래?" "싫어." "사람들이 쳐다보잖아. 응?" "니가 도망안간다고 약속하면" "알았으니까 놔줘." 그제서야 상혁은 학연을 놓아주었고 학연은 뒤를 돌아 상혁을 올려다 보았다. 상혁의 몰골은 말이아니었다. 머리는 까치집이 따로 없었고 수염은 덕지덕지 길러져있었으며 상혁의 몸에서는 진한 술냄새가 풍기고 있었다. 무엇보다 많이 말라있었다. 꼭 택운을 잃었던 예전의 자신처럼 "너 꼴이 이게 뭐야. 밥은 제대로 챙겨 먹은거야?" "니가 없는데 내가 밥을 뭐하러 해먹어" "하아- 일단 집에 가자.밥부터 먹고 얘기해" 그렇게 학연은 결국 자신의 발로 다신 오지 말아야 할곳, 상혁의 집에 와버렸다. 학연은 빨리 밥만 먹이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오자마자 주방으로 들어갔다. 식탁에는 온갖 쓰레기들이 올려져 있었고 설거지는 쌓여있었다. 학연은 잠시 멈칫했다가 그것들을 모두 분주하게 치우기 시작했다. 상혁은 학연의 그런 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팔짱을 끼고 벽에 기대 서있었다. "뭐가 그렇게 바빠?" 상혁이 술이 좀 깼는지 말했다. "빨리 너 밥해주고 나도 집에 가야지" "가긴 어딜가." 상혁이 학연을 돌려 세웠다. ***your mate입니다!:) 이제 슬슬 중후반을 넘어서고 있네요!! 어디서 단내 나지 않아요? 아닌가? 내 느낌인가?ㅎㅎㅎㅎㅎㅎㅎㅎ요즘 댓글 보는 맛에 사는 작가랍니다. 댓요분들 사랑해요♥️ 독자분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암호닉 받습니다! +암호닉 : 커다란한상혁/까망별/흑요니/미스트/뎨니스/택운이어깨/흑사슴/블루/니요/별나무 (부족한글 꼬박꼬박 읽으러 와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ㅠㅠ 나라세♥️) ++한줄 댓글은 쓰니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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