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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료는 연재가 끝날 때까지 쭈욱 안 받을 생각입니다 ㅎㅂㅎ 구독료따위...!!

 

 

 

[EXO/카디] 선생님, 선생님. 도경수 선생님! - 4 | 인스티즈

 

선생님, 선생님. 도경수 선생님!

 

 

 

4

 

 

 

 

 

 

 

"엄마 내 말 좀 들어봐. 응? 울지만 말고...!"

 

미치겠다 진짜. 답답한 마음에 어쩌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는 나를 보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괜찮아?' 라며 입모양으로 묻는 찬열이다.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며 고개만 끄덕인 내가 다시 전화에 집중했다. 휴대폰에선 엄마의 울음섞인 목소리만 흘러나오고 있었다.

 

"나 니 아빠랑 못살어... 경수야. 엄마 좀 살자. 응?"

 

엄마 살고 싶어. 살려주라, 경수야.

 

엄마의 처절한 울부짖음에 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술만 들어가면 엄마를 때리던 아빠의 버릇은 내가 서울로 상경하고 나서부터 더욱 심해졌다고 한다.

 

병원에서 알코올 중독 진단을 받고 직장마저 그만 둔 아빠는 건강도, 정신도 모두 무너져버렸다.

 

그 여파는 고스란히 곁에 있던 엄마에게로 전해졌고, 행여나 타지에서 힘들게 공부하는 아들 신경쓰게 하고 싶지 않았다던 우리 엄만,

 

아빠의 손찌검을 매일 밤, 눈물로 삼키셨다.

 

조금만 신경썼더라면 진작에 눈치챘을 일이었다. 알바때문에 피곤하다는 핑계로 엄마의 전화를 무시했고,

 

엄마는 괜찮다. 돈 안보내줘도 된다. 목소리 끝이 떨려오는 엄마를 모른 척 했다.

 

"엄마... 울지 말라니까."

 

"야, 도경수..."

 

못난 아들, 서울에 있는 대학 들어갔다고 동네방네 자랑하고 다니던 엄마 모습이 떠올라 목이 메여왔다.

 

그런 아들 때문에 힘들다 아프다 소리 한 번 하지 않았던 엄마.

 

가난해서. 모든 것이 가난 때문인 것만 같았다.

 

하루에 두세개 씩 미친듯이 알바를 뛰는 것도. 아빠가 술을 마시고, 엄마를 때리는 것도. 힘들다고, 살고 싶다고 울고 있는 엄마를  옆에서 달래주지 못하는 것도.

 

죄책감과 좌절감에 두 다리 딛고 서있을 힘조차 없을 정도로 눈물이 쏟아졌다.

 

쉴 새 없이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어 그대로 흘리고만 있자, 그런 내가 걱정되는 지 자기가 카운터 보겠다며 나를 떠미는 찬열이었다.

 

카운터 구석에 있는 파란색 플라스틱 의자에 쭈그려 앉은 나는 찬열이 건네주는 휴지를 쥐고 한참이나 전화를 끊지 못했다.

 

 

 

 

 

 

 

문득 올려다 본 하늘은 방송이 끝난 티비의 어지러운 화면과 같았다. 금방이라도 시끄러운 잡음이 들릴 것 같은.

 

달빛마저 가려버린 구름들을 넋놓고 보고 있다가 이내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러다 늦겠다.

 

찬열이는 쓰러질 듯 눈물을 쏟아내 놓고서는 과외 시간 다 됐다며 가방을 챙기는 나를 보며 혀를 끌끌 찼더랬다.

 

도경수 독한 새끼.

 

어쩔 수 없었다. 아무 것도 없이 서울에 올라온 내가 가진 거라곤 독기밖에 없었으니까.

 

물려줄 거라곤 가난밖에 없는 우리 집. 그 빚 다 갚으려면 독하게 일하고, 공부해야 했으니까.

 

그런 나에 비해 이 곳은 너무나도 사치스러웠다.

 

붉은 벽돌담이 아찔하게 줄지어 서있는 이 곳을 걸을 때면 내 자신이 어찌나 보잘것 없어보이던지 괜시리 주눅이 들곤 했다.

 

삼신할매의 랜덤 추첨으로 부모 잘 만나서 좋은 집에, 억 소리 나는 외제차에, 고속도로 깔린 창창한 미래까지 보장받은. 그런 아이들이 사는 곳이었다. 여긴.

 

이젠 '과외 왔어요' 라고 하지 않아도 알아서 문이 열린다. 김종인. 너도 그런 애들 중 하나겠지.

 

대리석으로 된 현관에 가지런히 벗어놓은 내 헤진 스니커즈가 문득 처량하게 느껴졌다.

 

 

"안녕하세요."

 

 

책장에서 한창 교재를 꺼내고 있던 중이였나보다. 눈을 빼꼼 내민 김종인이 고개를 꾸벅 숙이며 인사를 건넨다.

 

 

말없이 필통과 프린트물을 꺼내 앉자 교재를 찾아들고 맞은 편에 앉는다. 어디보자, 진도가....

 

 

"쌤."

 

 

"여기까지 나갔었나, 진도? 꽤 나갔네."

 

 

펼쳐진 페이지를 보니 예상 진도보다 훨씬 앞서나가 있었다.

 

 

이주 정도 지난 것 같은데. 보이는 거랑은 다르게 수학 쪽 머리가 있는 놈이었다. 딱히 과외 할 필요도 없어 보이고.

 

 

이 아까운 머리로 왜 그런 애들이랑 붙어다니는 건지.

 

 

"쌤."

 

 

"과제도 다 해왔... 어, 어?"

 

 

손목을 확 낚아챈 채 뚱한 표정으로 내려다본다. 멍청한 표정으로 손목을 빼앗긴 나는 엉덩이를 반 쯤 든 엉거주춤한 자세가 되어버렸다.

 

 

"......"

 

 

"무슨 생각해요."

 

 

"...아..."

 

 

거칠게 휘어잡힌 손목이 아파 미간이 절로 찡그려졌다. 내 표정을 유심히 관찰하던 김종인이 그걸 보고 스르륵 잡은 손을 풀었다.

 

 

"아무것ㄷ..."

 

 

"아무것도 아닌 얼굴이 아니니까...!"

 

 

화가 난 목소리로 다그치던 김종인이 내 얼굴을 살피더니 미간을 찡그리며 뒷말을 삼켰다. 낯설었다. 표정 관리를 못 한 내 부주의함을 탓했다.

 

 

스윽 하고 다가오는 손길을 피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더니 눈 밑을 문질러 닦는다. 스치는 손길이 생각보다 너무 따뜻해서.

 

 

"......"

 

"무슨 일 있잖아요. 쌤."

 

 

그래서 눈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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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비회원주제에첫화부터너무재밋어서댓글달아요!!ㅎㅎ 경수에게아픈가정사가있었군요 ㅠㅠㅠㅠㅠ종인이가그런경수의쉼터이자피난처가되줬으면좋겠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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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ㄹㄹ 오늘 처음 봤는데 완젼 좋네요...♥
스토리도 좋고.. 문체도 좋고... 작가님도 좋고 ☞☜ ㅋㅋㅋㅋㅋㅋ
이제 꼬박꼬박 챙겨봐야겠어요 선생님, 선생님. 도경수 선생님!♥
제가 언젠가 꼭 인티 회원가입을 성공한다면 그 즉시 암호닉을 신청하고싶네요...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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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경수부쨩해요ㅜㅜ잘보구각니다ㅜㅜㅜ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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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ㅠㅠㅠ경수야 ㅠㅠㅠㅠㅠㅠ헝헝ㅎ엏ㅎ어 ㅠㅠㅠㅠㅠㅠ마음아파요 ㅠㅠㅠㅠㅠ경수햐...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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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경수의아픈마음을.........흡 조니나 ㅠ ㅠ 경수야 ㅠ ㅠ김종인 도경수 신경써주는거 너무좋아여 ㅜ ㅠ달달해 ㅠ ㅜ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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