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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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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경수] Heaven | 인스티즈

 

 

 

 

 


Heaven

 

 

 

*

 

 

 

"꺄아아아아악!"

 

 

 

밖에서 들리는 비명 소리에 경수는 급하게 방에서 나왔다. 그의 눈 앞에는 맜있는 아침을 차려주겠다고 먼저 일어난 사랑스런 수정이 정신을 놓고 우는 모습이 비춰졌다. 집 안에 있는 모든 문이란 문은 다 열려 있었고 그 가운데에는 경수와 수정이 있었다. 경수는 알았다. 그 둘이 아닌 다른 존재가 지금 같이 있다는 것을.

 

 

 

**

 

 

 

놀란 수정을 안심시켜 겨우 잠자리에 들게 한 경수는 티비 소리를 낮게 해 놓고 와인 들을 꺼내와 생각 없이 마시기 시작했다. 마실수록 취하기는 커녕 정신이 더욱 또렸해지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경수는 티비를 꺼버렸다. 어두운 집 안에는 공허한 기운만 감돌았다.

 

 

 

"우리 함께라면..."


"그만해, 그만해, 그만하라고!"

 

 

 

잊고 싶은 진리의 목소리에 경수는 들고 있던 와인잔을 바닥에 내던졌다. 5년전 악몽이 되살아 오는 것을 느끼며 경수는 눈을 감았다.

 

 

 

"영원히 둘이서..."

 

 

 

경수는 오지도 않는 잠을 억지로 청했다. 그리고 온 집안은 싸늘한 기운으로 가득 찼다.

 

 

 

***

 

 

 

"오빠."

 

 

 

수정의 목소리에 경수는 천천히 눈을 떴다. 눈을 뜨자 그녀의 뒤로 행복하게 웃고 있는 경수와 수정의 결혼 사진이 보였다. 그리고 경수의 시선은 수정에게로 향했다. 수정은 담담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항상 미소로 그를 대했던 수정이 익숙했던 경수는 낯선 수정의 얼굴에 불안함을 느꼈다.

 

 

 

"수정아."


"이혼해요."

 

 

 

경수는 멍청한 표정으로 수정을 응시했다. 그런 경수의 상태는 상관 없다는 듯 수정은 일어나 침실로 걸음을 옮겼다. 경수는 힘든 일이 있어도 경수만을 바라보며 견뎌오던 수정의 변화가 믿어지지 않았다.

 

 

 

"무슨 말이야."


"앞으로 우리 만나지 말아요. 서류는 우편으로 보낼게요."

 

 

 

수정은 침실의 문을 닫았고 잠시후 트렁크를 끌고 경수의 앞을 지나쳐 현관문을 열고 그대로 사라졌다. 경수는 그런 수정을 잡을 수 없었다. 여린 그녀가 지금까지 그런 큰 고통을 참아 온 것 만으로도 고마운 마음 뿐이였다. 수정이 없는 넓은 집 안은 경수의 한숨으로 채워졌다.

 

 

 

****

 

 

 

경수는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그리고 경수의 옆은 알 수 없는 냉기가 맴돌았다. 경수의 미간은 자연스레 찌뿌러졌고 그는 5년 전 일을 회상 할 수 밖에 없었다.

 

 

 

"진리야. 난 요즘 널 위해서 매일 웃고 널 위해서 기도하고 네 생각에 잠들고 네 이름을 부르며 눈을 떠."

 

"내 옆에서 지켜주고 감싸주는 넌 나의 천국 같은 사람이야. 경수야."

 

"니가 있는 곳에 나도 항상 함께 할게."

 

"니가 가는 곳에 나도 항상 함께 갈게."

 

 

 

그렇게 깊게 사랑하던 경수와 진리는 결혼을 했다. 많은 사람들의 축복을 받았고 그만큼 행복 했다. 그러나 경수의 실수로 교통사고가 났고 운전을 한 경수는 살았지만 진리는 즉사 했다. 경수는 죄책감 때문에 우울증에 걸려 거의 3년 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그런 경수를 다시 정상으로 만들어준 건 수정이였다. 경수는 순간 번쩍 눈을 떴다. 그리고 고개를 천천히 돌렸다. 그녀가 있었다.

 

 

 

"진리야..."

 

"네 목소릴 들으면 꿈 꾸는 것 만 같아. 넌 나만의 사람이야. 나를 지켜줄 사람."

 

"내가 죽었어야 하는데 미안해..."

 

 

 

진리는 미소인지 비소인지 알 수 없는 웃음을 띄우며 경수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왔다. 경수의 눈 앞에는 창백한 하얀 얼굴이 보였고 경수는 생각했다. 진리에게 가지고 있는 것은 더 이상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그 생각을 알아 차린 진리의 눈에는 차가움 만이 가득 찼다.

 

 

 

"오직 너를 원해. 내가 네 곁에 있음에 감사해."

 

"그만해."

 

"네 품에서 숨을 쉬고 네 품에서 입 맞추고 네 눈에서 알 수 있어. 네 사랑을 알 수 있어."

 

"지난 5년 동안 한 번도 널 잊은 적 없어."

 

 

 

진리는 슬픈 표정을 짓다가 서서히 사라졌다. 경수는 진심으로 진리를 사랑했고 죄책감에 편히 살 수가 없었다. 수정에게 느낀 감정을 사랑이라고 생각하기도 미안했을 정도 였다. 진리가 있던 자리를 손으로 쓸어보던 경수는 결국 눈물을 흘렸다.

 

 

 

*****

 

 

 

경수는 싸늘한 집 안이 맘에 들지 않았다. 창문을 다 열고 이불도 털었다. 수정이 하던 일을 하고 있으니 수정의 빈 자리가 느껴졌다. 절로 나오는 한숨을 뒤로 하고 경수는 요리를 시작 했다. 오랜만에 만드는 파스타라서 맛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경수는 열심히 요리를 했다. 마음이 조금은 진정 되는 듯 했다. 혼자 한 요리를 혼자 먹는 것은 유쾌하지는 못한 일 이였다. 파스타를 먹다 일어선 경수는 한 접시를 더 덜어서 자신의 앞에 놓았다. 그리고 경수는 식사를 계속 했다. 맛을 느낀다는 것은 경수에게 과분한 일이였다. 포크를 내려 놓으려는 순간 목덜미에 서늘한 손길이 느껴졌다. 경수는 눈을 가볍게 감았다가 다시 떴다.

 

 

 

"힘들다. 진리야. 나 너무 힘들어."

 

"어떤 슬픔도 어떤 아픔도 너와 함께 한다면..."

 

"헛소리는 집어치워!"

 

 

 

파스타가 정갈하게 놓여 있던 식탁은 더러워지고 집 안의 모든 불은 꺼졌다. 경수는 두려움보다 모든 것을 버리고 싶다는 포기에 가까운 심정으로 눈물을 흘렸다.

경수의 흐르는 눈물은 진리의 차가운 손으로 씻겨나갔다. 경수는 정상인 척을 하며 사는 것이 너무 힘들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 자리에 주저 앉았다. 진리가 죽은 뒤로는 모든 것이 변했고 낯설었다. 그런 경수는 수정을 만나며 연기 아닌 연기를 하고 있었다. 경수는 천천히 손을 들어 진리의 뺨을 어루만졌다.

 

 

 

"경수야..."

 

"힘든 세상 속에 사랑을 알게 해준 너 하나로 나는 행복해. 내가 사는 이유 너니까."

 

"이제 난 어느 누구도 부럽지 않아. 나 이제 갈게. 사랑해. 떨리는 두 손을 잡아줘"

 

 

 

경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진리를 껴안고 이마에 가벼운 입맞춤을 했다. 그리고 그녀의 손을 두 손을 꽉 붙잡았다. 잘 가. 나의 사랑. 진리는 미소를 지으며 점점 희미해졌다. 집 안은 다시 환해졌고 경수는 넓은 집 안에 혼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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