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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루민] 벚꽃 엔딩 | 인스티즈

 

 

 

 

 

 

 

 

 

 

 

 

 

 

 

 

 

 

 

 

 

 

 

 

[루민] 벚꽃 엔딩

W. 아카시아

 

 

 

 

 

 

 

 

 

 

 

 

 

 

 

 

 

 

 

 

 

 

 

 

 

1. 너를 처음 만난날? 사실 자세히 기억 나진 않아. 언제 처음 만났는지는 잘 모르니깐, 혹시 몰라. 너가 그 전부터 나를 알고 있었는지도.

뭐, 이건 지금 나의 추측 이니깐. 처음 만난날을 생각하는 것 보단 처음 인상깊게 남았던 날을 생각하는게 맞겠다. 처음 시작은 너는 알겠지만, 나는 정말 모르겠거든.

 

 

 

 

 

 

 

 

 

 

 

  *

 

  교실 밖, 운동장에서 뜨거운 아지랑이가 피어 오른다. 뉴스에서 오늘이 가장 더운 날이라고 말하던 아나운서의 말이 떠올랐다.

거짓말. 내일이면 또, 다시 최고치를 찍었다고 말할거면서. 거짓을 감추고 모순 된 말을 기계적으로 뱉는 아나운서, 뉴스를 썩 좋아하진 않는다. 18살, 청춘의 여름방학을 학교에서 보내고 있는 나는 참 불쌍하다. 그렇다고 이 사회에 반항할 생각은 없다. 난 그럴 용기가 없으니깐.

 

 

 

 

 

 

 

  [ 역시 난 공부 할 체질이 아닌가봐 ㅜ.ㅜ ]

 

 

 

 

 

 

  체질은 무슨, 지금까지 세 번 나와 놓고. 종대의 문자를 확인한 민석은 핸드폰 자판을 몇 번 두들기다 이내 슬립 버튼을 눌렀다. [ 내일은 꼭 와. ]

보충 수업도 중반을 넘어가고 있었다. 다음 교시가 수학이었던가… 민석은 국어 문제집을 정리하며 걸음을 옮겼다. 짧은 거리를 이동하는 거지만 더운 공기가 몸을 감쌌다.

덥다, 더워. 미간이 좁혀졌다. 수학 책을 내려 놓으며 쓰러지듯 그 위에 책을 배게삼아 누웠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서늘한 책 표지에 기분이 좋아졌다. 나는 친구들이 가장 싫어하는 수학 시간을 가장 좋아한다.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복잡한 문제들을 풀다보면 잡다한 생각이 사라진다. 나는 어렸을 때 부터 무언가에 집중하는걸 좋아했다.

그래서 그런가? 그런가 보다.

 

 

 

 

 

 

 

  눈꺼풀이 무거워 잠시 눈을 감았다. 시야에 비쳐지던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 까만 세상으로 바뀌었다. 아이들이 떠드는 잡음이 들리긴 하지만, 지금 이 편안함이 좋았다. 다음 여름 방한은 없으니깐. 입시 전쟁을 생각하니 머리가 지끈 거렸다.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나는 무거운 눈꺼풀을 느릿하게 껌뻑였다. 시야에는 창 밖,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고 있는 아이들과 나를 바라보는 창가 맨 뒷자리에 앉은 너가 있었다. 나는 그런 너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어색하게 몸을 일으키다.

 

  금 빛 노란 머리, 작은 얼굴에 오목조목 다 들어가있는 눈, 코, 입. 신비스럽게 생긴 얼굴. 그것이 너의 생김새이다. 식은땀인지 모를 물의 느낌이 목을 타고 내려왔다.

하지만 닦지는 않았다. 귀찮아서.

 

 

 

 

 

 

 

  "김 민석."

 

  "네."

 

  "김 종대."

 

 

 

 

 

 

  대답 없는 교실에 키득 거리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대답을 바라는 선생님의 표정은, 우스웠다. 없는 종대가 ' 네 ' 라고 말 할리가 없잖아. 나는 그런 선생님이 불쌍해 손을 들고 말한다. 종대 가족 여행 가서 며칠간 못 나온데요. 아이들은 다 나를 쳐다 보았고, 너 역시 나를 바라 보았다. 선생님은 그제야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나는 아이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어색하게 수학 책을 펼쳤다.

 

 

 

 

 

 

  "김 종인."

 

  "네."

 

  "김 준면."

 

  "준면이 학생회 캠프 갔어요."

 

 

 

  연이어 아이들의 이름이 불려졌다. 어떤 보충 수업 시간이던, 난 출석을 부르는 시간이 가장 좋다. 수업 시간이 줄어드니깐.

 

 

 

  "루 한."  

 

 

 

 

  너의 이름을 말하자 보충 수업을 듣는 몇 안돼는 아이들이 고개를 돌려 다 너를 쳐다봐. 너는 그만큼 주목을 받을만한 얼굴이니깐. 나 역시 너를 봐라봐, 나라고 다를껀 없었으니깐. 음영이 진 깊은 눈에 긴 속눈썹, 미끄러지듯 곧게 올라간 높은 콧대는 시선을 한 번 쯤은 돌아보게 만들었다. 그 시선들이 개의치 않은 듯 너는 입을 열어. ' 네. ' 그럼 아이들이 다시 고개를 돌리거든. 속으로 다들 생각해, 인형이 말을 하는 것 같다고, 나도 그렇게 생각 했거든.

 

 

  수업이 시작되자 텅 빈 교실에 몇 안돼는 아이들은 더위에 허덕였다. 이런 찜통같은 더위에 학교를 나오라는 것도 학생들에게는 혹사 수준이었다. 수업이 시작되자 너는 책상에 엎드려, 미동도 안하고 자. 수학 선생님은 느긋느긋 설명하셔서 들을때마다 자장가 같이 들리는데, 너한테는 그 목소리가 더욱 그렇게 들렸나 보다.

 

 

 

 

 

 

 

 

  *

 

  보충 수업을 마치고 찌뿌등한 몸을 일으키며 학교를 나왔다. 후덥지근하던 날씨는 조금 선선해졌다. 민석은 느릿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이런 선선한 바람은, 자주 불지 않아서. 역시 너는 내 앞에서 등을 보이며 걷는다. 불어오는 바람에 병아리털 처럼 너의 머리칼이 살랑살랑 흔들린다. ' 루한! ' 저를 부르는 이름에 루한이 몸을 돌렸다. 민석은 그 목소리에 살짝 놀라긴 했지만 태연한 척 하며 루한을 지나쳤다. 너를 지나칠 때, 너가 나를 본 것 같기도 하다.

 

 

 

 

  "아이스크림 먹으러 갈래?"

 

  "아-니."

 

  "안 덥냐?"

 

  "더워."

 

 

 

 

  그, 러, 니, 깐, 가, 자,고. 백현이 루한의 팔을 잡고 칭얼 거렸다. 잠시 곤란한 표정을 짓던 루한은 백현의 팔을 떼어낸 뒤 오늘은 집에 일찍 가야 돼, 하며 절래절래 고개를 저었다. 아쉬운 마음을 그대로 표정에 비추던 찬열과 백현은 니가 계산해라, 너가 해라. 투닥거리며 점점 멀어졌다. 멀어지는 둘의 모습을 보던 루한은 조금, 다급하게 걸음을 옮겼다.

 

 

 

 

  "김민석."

 

 

 

 

  나를 부르는 너의 목소리에 가던 걸음을 멈췄다. 처음으로 너가 내 이름을 불렀다. 내가 그에 반응해 몸을 돌리자 너는 큰 보폭으로 걸어와 내 옆에 섰다. 같이 가자. 너의 말에 난 고개를 끄덕였다. 낮지 않은 미성의 목소리가 너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오가는 말은 없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떠오르질 않았다. 너가 말을 건 것은 처음이었으니깐. 생각 나는 것은… 코끝을 스치는 너의 냄새, 섬유 유연제의 인조적인 냄새도, 남자 아이의 땀 냄새도 아닌, 너만의 체취가 풍겨왔다. 나는 선선한 바람을 타고오는 그 냄새가 좋아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에 갔던거 같다.

 

 

 

 

 

 

 

 

 

 

 

 

 

  *

 

2. 덥기도 하고, 시원하기도 한 여름 방학. 지긋지긋한 보충 수업이 끝나고 하교길에서 만난, 몇 반인지는 모르지만 복도에서 자주 스쳤던 수학 수업을 같이 듣는 아이. 그 날 너에 대한 내 정의였다. 이렇게 말고는 설명 할 방법이 없으니깐. 사실 많이 놀랐어, 너가 나한테 말을 걸 줄은 몰랐거든. 집 방향이 같은건 알았는데, 서로 모르는 척 눈치만 봤지. 마주친 적이 많아서 언제 처음 만났는지는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이 날, 분명 뜨거운 여름인데도 더운 느낌이 하나도 안났어. 이상하게. 선선한 바람과 그 바람을 타고 온 너의 냄새는 아직도 기억나.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져. 집으로 들어가기 전 너가 한 말에 난 왜 그렇게 들떴었을까? ' 끝나면 앞으로 같이 가자. ' 종대가 너무 안 나와서 심심해서 그랬나? 그런가보다.

 

 

 

 

 

 

 

 

 

  *

 

  중국인, 군인 집안 3대 독자, 성격은 좋은편? 이건 아닌거 같다. 너에 대해 차차 알아가는 중. 맨 뒷자리에서 잠만 자니깐 조용한 아이인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말도 많고 친구들도 나보다 훨씬 많았다. 너는 너의 친구들과 다르게 보충 수업에 한 번도 빠진적이 없었다. 그렇다고 열심히 듣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매 번, 엎드려서 자기만 할 뿐. 왠일로 너가 수학 시간 때 내 옆자리에 앉았다. 내가 아무 반응이 없자, 너는 입을 삐죽이며 볼멘 소리로 말한다. 수학 공부 할 거야.

 

 

 

  "니가?"

 

 

 

  떠보는 듯 한 나의 말에 너는 눈을 흘기며 나를 본다.

 

 

 

  "응, 내가 수학 빼곤 다 잘해."

 

  "아…"

 

 

 

  내 대답이 만족스럽지 못한 듯 너는 억센 악력으로 내 머리를 누른다. 마른 몸에 비해 너는 힘이 정말 쎄다. 아, 아파, 씨발아! 그제야 너는 만족하며 쿡쿡 낮게 웃고 내 머리를 놔 주었다. 너는 웃을 때 너의 얼굴을 혹사 시키 듯, 망가트리며 웃는다. 난 그런 너를 보면서 항상 생각한다. 저럴꺼면 나 주지, 그만큼 너의 얼굴은 잘 생겼으니깐.

 

 

 

  아까 패기 넘치던 너의 다짐은 어디로 간 걸까. 책과 인사를 하고있넌 너의 머리를 툭 쳤다. 안 자, 안 잔다고. 졸음을 참아 붉게 충혈 된 눈과 부은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한국어인지 모를 말을 중얼 거리는 너가 웃겨 키득 거리며 웃었다. 순간 너의 얼굴이 굳어지며 내 뒤통수를 쳤다는건 안 비밀.

 

 

 

 

 

 

 

  *

 

  너와 가는 하교 길. 무더운 더위 때문에 짜증은 났지만, 혼자 가는 외로움은 덜해 그나마 났다. 너는 덥다며 교복 와이셔츠를 펄럭였다.

 

 

 

  "땀 냄새나, 펄럭 거리지 마."

 

  "김민석, 닌 안 덥냐?"

 

  "안 덥겠냐."

 

  "찜통 만두다. 김민석, 익겠어."

 

 

 

  장난스럽게 너의 배를 치자, ' 윽 ' 소리를 내며 넌 배를 움켜 쥔다. 너가 옷을 펄럭일 때 너만의 냄새가 훅 풍겨져 왔다. 그 냄새에 머리가 아득해지는 기분이 들어 괜히 너에게 핀잔을 주었다.

 

 

 

  "야."

 

  "뭐."

 

  "넌 왜 나한테 같이 가자고 했어?"

 

  "……"

 

 

 

  괜히 물어봤나 싶다. 궁금하긴 했었다. 너가 왜 그랬는지. 미간이 좁혀진 너는 잠시 뜸을 들이며 입을 열지 않았다.나는 그 상황이 어색해 애꿎은 땅만 발로 툭툭 치며 화재를 돌렸다. 안덥냐? 집이 머네. 나의 말에 너는 응, 하며 짤막한 대답을 했다.

 

 

 

 

  "니 존나 왕따 같이 혼자 가잖아."

 

 

 

  집이 다와갈때쯤 너가 입을 열었다. 뭐? 내가 되묻자 너는 입꼬리를 씨익 올리며 개구지게 웃었다.

 

 

 

  "너 존나 왕따 같아서 같이 가주려고."

 

  "지-랄.니 새끼도 왕따잖아."

 

  "너보단 친구 많네요."

 

  "이응."

 

 

 

  너는 아오, 죽여버릴 수도 없고, 하며 주먹을 쥔 손을 위협적으로 올렸다 천천히 내렸다. 그냥 친해지고 싶다 말하지. 나는 킥킥 웃으며 집으로 들어갔다. 나의 모습을 보던 너도 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보충 수업이 끝나가는 무더운 여름이었다.

 

 

 

 

 

 

 

 

 

  *

 

3. 그 해, 여름은 정말 더웠어. 생각 하기도 싫을 만큼. 매 번 오기 싫었던 보충 수업이었는데, 너랑 같이 가니깐 엄청 싫지는 않더라. 재미있었거든, 너랑 있는게. 짧은 시간동안 너랑 많이 친해진거 같아. 나는 낯가림을 타는 성격이라 빨리 못 친해지거든, 너는 의외야. 아니, 생각해보면 너가 그만큼 노력하고 나한테 맞춰준 것 같다. 난 아무것도 한게 없는데.

 

 

 

 

 

 

 

 

 

  *

 

  가을이 시작 되었다. 여름 방학이 끝난 뒤, 너를 만날 일은 줄어 들었다. 등 · 하교는 여전히 같이 하지만, 나는 3반, 너는 5반. 보충 수업을 들을 때 만큼 자주 있지는 않았다. 고3이 된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우울하다. 집에 가던 중, 너는 라면이 먹고 싶다며 우리 집에 허락 없이 먼저 들어갔다. 익숙한 듯 소파에 벌렁 드러누운 루한이 민석의 등을 발로 쿡쿡 찔렀다. 민석이 신경질적으로 돌아보자 루한은 신경도 안쓰는 듯 텔레비전을 키며 뻔뻔하게 말했다. 빨리 라면 끓여와.

 

 

 

  먹고 뒤져라. 내 말에 너는 한 손에는 젓가락을, 한 손에는 중지 손가락을 들며 키득키득 웃었다. 어찌나 얄밉게 먹는지 너가 먹는 라면에 하마터면 침을 뱉을 뻔했다.

 

 

 

  "야리지마, 김민석."

 

  "내가 널 왜 야리냐?"

 

  "잘 생겨서."

 

 

 

  얼굴표정 하나 안 바뀌며 말하는 너 때문에 나는 먹던 라면을 무의식적으로 뱉었다. 너는 그런 나를 보며 있는대로 얼굴을 구겼다. 잘 생겼다 생각하긴 하지만, 저럴땐 정말 못 생겼다. 김민석 존나 더러워, 하는 너의 목소리에는 짜증이 석여 있었다.

 

 

 

  "설거지는 니가 해라."

 

 

 

  내 말에 너는 입을 삐죽 내밀며 궁시렁 거렸다. 집 주인이 해야 하는거 아니야, 손님 대접이 왜 이래. 너의 어눌한 한국말에 나는 킥킥 웃었다.

 

 

 

 

 

 

 

 

 

  *

 

  "벚꽃이야?"

 

  "중국에는 없냐?"

 

  "있어, 병신아."

 

 

 

  어느새 설거지를 마치고 온 너가 꽃병에 놓여져 있는 말라버린 벚꽃을 보고 있었다. 너는 항상 우리 집에 오면 힐끗힐끗 벚꽃을 보곤 했었다. 동생이 봄에 따다 놓은게 벌써 바싹 말라 버렸다. 치우기 귀찮아서 놔 뒀는데, 너가 꽃을 좋아하는 줄은 몰랐다.

 

 

 

  "한국에서 본 적은 없어."

 

  "에? 너 언제 한국 왔는데?"

 

  "얼마 안 됬어. 중간 고사 끝나고."

 

 

 

  너는 한국인 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한국말을 잘했다. 민석이 놀란 눈으로 루한을 바라보자, 루한은 민석의 얼굴을 밀어내며 부모님이 한국인이라서 그래, 라고 말했다.

 

 

 

 

  "으유, 찌질이 새끼. 형이 내년 봄에 벚꽃 죽게 대려가 줄게."

 

  "뒤진다, 너."

 

 

 

  장난스러운 민석의 말에 루한이 쿡쿡 낮게 웃었다.

 

 

 

  "다 먹었으니깐 난 갈래."

 

  "야, 가져가고 싶으면 가져가. 올 때 마다 훔쳐 보지 말고."

 

 

 

  루한은 민석의 발을 밟고 지나간 뒤 꽃병에 있던 벚꽃을 빼갔다. 혹여 남아있는 잎들이 떨어질까 조심스러운 손길이었다. 그 모습에 아픈 발을 쥐고있던 민석이 킥킥대며 루한을 비웃었다. 저런 마른 꽃이 뭐라고 저러는지. 나는 너가 이해되지 않았다. 의외의 아이같은 모습에 새어나오는 웃음을 간신히 참았다. 몸이 간질거렸다.

 

 

 

 

 

 

  *

 

  요즘 부쩍 서늘해진 날씨에 민석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시끄러워, 시끄-러워, 시, 끄, 러, 워, 종대의 칭얼거림에 민석이 종대의 입을 막았다. 내년이면 새로 옮길 학교가 완성이 된다며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내가 입학했을때부터 시작한 공사가 이제야 완성이 된다. 우라 학교도 참, 대책이 없다. 덕분에 고3으로 올라가는 우리 학년의 원성과 불만은 어마어마 하다. 나 역시 그 중 한 명 이니깐.

 

 

 

  "민석아, 너 겨울 방학 보충 할거야?"

 

  "고삼이다. 너도 제발 공부 좀 해!"

 

 

 

  종대는 눈썹을 내리며 입을 삐죽였다. 가만보면 종대가 신기할 때도 있다. 어쩜 이렇게 걱정없이 살지? 이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일 것이다. 너는 꽃을 가져간 이후로 우리 집에 오지 않았다. 등 · 하교도 물론 너는 너의 친구들과 갔다. 먼저 다가와 놓고선 이렇게 멀어지니 섭섭함을 감출 수 없는건 사실이었다. 혹시나 마주칠까봐 너의 반 앞 복도에도 서성거렸지만, 너는 반에서 나오지 않았다.

 

 

 

 

  서운한 마음이 짖어질 때 쯤, 겨울 방학 보충 수업이 시작 되었다. 혼자 앉는 수학 교실에 왠지 모르게 서러워 졌다. 이럴거면 친해지지 말지, 내가 무슨 잘못했나? 아무리 생각해도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짧은 시간동안 내가 너를 많이 의지 했나보다.

 

 

 

 

  보충 수업이 중반을 넘어 갔을 때, 공사가 완료된 신 건물로 교실을 옮겼다. 이제 이 낡은 학교에는 올 일이 없어졌다. 너는 집도 가까웠지만, 난 이상한 오기가 생겨 너의 집에 가지 않았다. 나는 지금 와서 그것을 후회하곤 한다. 그 때 많이 가둘껄, 하고. 뭐, 후회해도 늦은 일이니깐.

 

 

 

 

  [ 김민석? ]

 

 

 

  모르는 번호의 문자였다. 종대의 장난인가 싶어 김종대? 라고 보낼려다가 취소 버튼을 누르고 다시 자판을 눌렀다.

 

 

 

  [ 누구세요. ]

 

  [ 아, 나 루한이 친구 변백현인데. ]

 

 

 

  변백현… 항상 너의 옆에 붙어있던 순하게 생긴애가 떠올랐다. 작지도,크지도 않은 반 달 모양의 쳐진 눈. 잔망스러운 목소리가 참 귀엽다고 느꼈었다.

 

 

 

  [ 응. ]

 

  [ 루한이 다시 중국간데, 너한테 말해달라 하더라. ]

 

 

 

 

  심장이 쿵 내려앉은 기분이었다. 잠시 머릿속이 어두워져 뭐라고 쳐야할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요새 그래서 많이 못 본거 였구나.

 

 

 

  [ 언제? ]

 

 

 

  백현의 답장이 내심 늦게오길 바랬지만, 백현은 그만큼 민석을 잘 아는 사람은 아니었다. 답장은 빠르게 왔다.

 

 

 

  [ 오늘. ]

 

 

 

  어떻게 할까, 집에 찾아가야 하나? 머릿속에서 수만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나름 친하다고 생각 했지만, 정말 친한가? 의구심을 들게하는 상황까지 왔다.

 

 

 

  [ 고마워. ]

 

 

 

  민석의 답장을 끝으로 백현에게 문자는 오지 않았다. 분명 내가 좋아하는 수학 시간인데, 문제가 들어오지 않았다. 잊자, 잊어. 너는 그냥 잠깐 만난 친구잖아. 나 자신에게 위로를 했다. 스스로 자기 위안을 하며 다독였다.

 

 

 

  집으로 가는 길에 문득, 발걸음이 멈췄다. 너에게 인사라도 할까? 이내 나는 고개를 저으며 집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이상하게 마음이 쓰라리고 코가 시큰거렸다. 너가 나에게 작지 않은 존재였나보다.

 

 

 

 

 

 

 

 

 

 

  *

 

4. 벚꽃을 보던 아이 같은 너의 모습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 겨울 방학 보충 수업을 너도 들을까, 내심 기대 했는데… 사실 나 학원 때문에 보충 수업 안 하는건데, 너가 들을수도 있으니깐 신청 했어. 수학 알려줄려고. 내가 가장 후회 하는건 마지막에 너를 못 봤다는거야. 이건 지금까지 가장 후회되는 일. 왜 그렇게 너한테 고집을 피웠는지 모르겠어, 멍청하게. 집에 가는데 너무 차가운 바람이 부는거야, 눈이 시리게. 그래서 막 눈을 비볐는데 그때 나온 눈물은 너 때문인데, 괜히 바람 때문이라고 탓했던거 같아. 내가 벚꽃 보여준다 했잖아, 그거 못 지켜준게 너무 미안해. 근데 중국 벚꽃이랑 한국 벚꽃이랑 다를건 없는데… 넌 왜 그렇게 벚꽃을 보고싶어 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어.

 

 

 

 

 

 

 

 

 

 

  *

 

  보도를 뒤덮은 벚꽃잎에 픽 웃음이 났다. 벚꽃을 보며 좋아하는 아이들도, 꽃잎이 흩날리는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는 학생들도, 모두 즐거워 보였다. 학교를 한 번 둘러보던 민석은 교무실로 걸음을 옮겼다. 변하지 않은 학교에 배시시 웃음이 나온다.

 

 

 

  "어머, 민석이니!?"

 

  "오랜만이에요, 선생님."

 

  "아이고, 나이는 나만 먹나보네. 너가 이제 스물다섯?"

 

  "네. 올 일이 있어서, 잠시 들렸어요."

 

 

 

  선생님이 환하게 웃으며 민석을 반겼다. 직장은, 결혼은 했고? 연신 물어오는 질문에 민석이 천천히 말하라며 느긋하게 웃었다. 학교 구경은 했고? 티백을 우리며 선생님이 물었다. 네, 변한게 없네요. 민석이 대답했다.

 

 

 

 

  "이제 저 구 관도 철거 된댄다.. 진작 좀 치우지."

 

  "저는 구 관이 더 좋았는데…"

 

  "그거야 너는 신 관에 일 년만 있었잖니."

 

  "…그렇죠."

 

  "요즘은 졸업생들이 많이 오대? 너 친구 종대도 왔다 갔더라. 찬열이도 아까 왔다 가고."

 

  "종대한테 들었어요. 같이 오려 했는데 제가 일이 생겨서."

 

 

 

 

  천천히 둘러보고 가렴, 선생님이 수업이 있어서 가봐야 겠네… . 괜찮아요, 어서 가보세요. 민석이 선생님보다 먼저 몸을 일으켰다. 교무실을 나온 민석은 집으로 갈까, 하다가 구 관으로 향했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철거되기 전, 마지막으로 가보고 싶었다. 추억이 바래진 곳에.

 

 

 

 

  건물 안에는 먼지가 가득했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때마다 먼지가 올라와 민석의 미간을 찌푸리게 하였다. 민석과 같은 나이의 친구들이 마지막으로 쓰던 건물이라, 변하지 않은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처음 들른 곳은 우리 반인 3반이었다. 종대가 왔다 간걸 알려주는 듯 칠판에는 ' 김민석 병신 ' 이라고 크게 쓰여져 있었다. 민석은 푸흣, 실소를 뱉으며 ' 민석 ' 이라는 글자를 지우고 ' 종대 ' 를 써 넣었다. ' 김종대 병신 ' 이라는 글자를 뿌듯하게 바라보던 민석은 사진을 찍어두고 걸음을 옮겼다.

 

 

  두번째로 들른 곳은 수학 교실이었다. 장난을 치던 너의 잔상이 떠올라 잠시 굳은 듯 서 있었다. 나는 너의 자리인 맨 뒷자리에 앉아 그 때의 너 처럼 창 밖을 바라 보았다. 바지에 묻는 먼지는 신경쓰지 않았다. 털면 되니깐. 봄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과 웃고있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덩달아 나까지 기분이 좋아졌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낡은 책상에 무릎이 걸려 멈칫했다. ' 덜컹 ' 책상 안에 들리는 이질감 소리에 나는 다시 자리에 앉아 책상 서랍을 보았다. 서랍 안에는 낡은 공책이 있었다. ' 수학 노트 - 루한 ' 삐뚤삐뚤한 너의 글씨를 바라보던 나는 공책을 펼쳤다. 나의 하니, 미친 개구리, 죽는다, 등 낙서가 가득 되어있는 공책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수학 노트라고 쓰여져 있는 표지는 너 처럼 뻔뻔스러웠다.

 

  공책에는 순 낙서 뿐이었다. 흥미를 잃어가던 민석이 책을 덮으려 하자, 바싹 마른 꽃잎이 살짝 튀어나와 있었다. 나는 그 페이지를 조심스럽게 넘겼다. 빈 여백의 백지에는 띠엄띠엄 세개의 중국어가 적혀 있었다.  

 

 

 

  ' 知 道 '

 

  ' 应 该 去 看 樱 花 '

 

  ' 好 样 的 '

 

 

 

  나는 중국어를 열심히 공부하진 않았다. 하지만 그 단어들은 알 수 있었다. 그 옆에 조그맣게 너가 한글로 써 놓았기 때문에.

 

 

 

  ' 친해지고 싶다 '

 

  ' 벚꽃 보러 가야지 '

 

  ' 당신을 좋아합니다 '

 

 

 

  코 끝이 시큰거려 나는 책을 덮었다. 속이 일렁렸다. 책을 덮는데 무언가가 살랑살랑 책상에 살포시 내려 앉았다. 벚꽃이었다. 마르지 않은 벚꽃. 혹시 내 몸에서 붙어 있던 것일까 몸을 털었지만, 내 몸에서 나온 것은 아니었다. 나는 황급히 다시 책을 펴 여백의 페이지 들을 다시 한 번 살펴 보았다. 하마터면 못 보고 지나칠뻔 했다. 제일 끝장에 작은 글씨를.

 

 

 

 

  ' 过 来 看 樱 花 '

 

  ' 벚꽃 보러 왔다 '

 

 

 

 

 

  나는 다시 창 밖을 보았다. 시원한 봄 바람과 따스한 햇볕에 기분이 좋아졌다. 그 편안함이 좋아 느릿하게 눈을 감았다 떴다. 벚꽃 나무 밑 벤치에 앉아있던 노란 머리의 남자가 몸을 일으켰다. 그 행동에 잠시 놀란 나는 눈이 커졌다가 뛰는 가슴을 달래며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선생님이 잘못 아신게 있다. 내가 깜빡 잊고 있었다. 선생님은 옛날부터 찬열이랑 루한이를 헷깔려 하셨다는걸.

 

 

 

 

 

 

 

 

 

  *

 

5. 너를 보면 왜 몸이 간질거렸는지, 너가 떠나고 왜 가슴이 쓰라렸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그때의 감정을 어렴풋이 풋사랑이라고 짐작 해본다.

 

 

 

 

 

 

 

 

 

 

 

Fin.

     

 

    

 

 

 

 

 

-

 

아이고 오랜만에 긴 단편 써보네ㅠㅠㅠㅠㅠ 글은 망글이라는게 함정...ㅠㅠㅠ 루한이가 벚꽃을 좋아하는건 생각을 해두고 쓴것이 아니기때문에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사실 새벽이 싫은 사슴을 올려야 하는데 죄송해서 긴 단편이라도 올려요.. 제가 작가님이라는 호칭을 받을 만큼 글을 잘쓰는 사람도 아니고 무단으로 글을 긁어가서 컾링을 바꾸셔서 올리는 분이 있더라구요.. 주의를 주고 글을 지워달라 부탁했는데 저도 잘 모르겠네요.. 저도 루한이를 좋아하고 다른 컾링도 좋아하는데 개인적으로 루한이가 여성향적으로 나오는걸 싫어해서 공으로 쓰는거에요..ㅜㅜ 민석이를 루한이로 바꾸고 루한이를 다른 멤버로 바꿔서 올린 글을 읽으니 참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저는 민석이든 루한이든 여성향적으로 나오는것 보단 둘의 모습 있는 그대로가 좋은거에요ㅠㅠㅠ  새벽이 싫은 사음을 올릴려다가 지금 제 심경이 복잡해서...기다려주신 분들에게 너무 죄송스러워요ㅠㅠㅠ 매일 어두운 글만 쓰따가 이런 밝은 글도...!! 봐주셨으면 해요...ㅜㅜ 정신 차려야지 아카시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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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살랑살랑 아련아련한 분위기가 좋아요 ㅎㅎ 새벽이 싫은 사슴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런 좋은 글을!! 그나저나 누가 무단으로 그런짓을 했더니 나쁜사람 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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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아련하니...... 울적하네요..잘보고가요 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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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아련아련...잘보고 가요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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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와... 짱짱이에요ㅠㅠㅠㅠㅠ 이런분위기 사랑합니다... 작가님 진짜 금손이셔요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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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헐......대박이에요 작가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련아련 뭐라하지 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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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새송이에요 ㅠㅠㅠㅠㅠ작가님은 항상 짱짱 금손 ㅠㅠㅠㅠㅠㅠ와 ㅠㅠㅠㅠㅠㅠ너무 좋아요 이런거 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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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분위기좋다ㅠㅠㅠㅠㅠㅠㅠ아련아련..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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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빠오즈에요!!ㅠㅠㅠㅠ분위기가 좋아요ㅠㅠ진짜 저는 작가님 특유의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 그분위기가 글을 살려주는거같아요 새벽이 싫은 사슴인줄 알고 왔는데 이렇게 단편글도 좋아요ㅠㅠ 작가님 진짜 사랑합니다ㅠㅠ그나저나 작가님글 컾링바꾼 사람 진짜 아오....화나요 어떻게 작가님글을 ㅂㄷㅂㄷ.....작가님 진짜 작가님 글을 좋아하는 루민러로써 화나네요 다시는 그런일이 없었으면 하네요....작가님 힘내시고 저는 다음 신알신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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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분위기도정말좋고 브금까지몰입이너무잘되서 꼭제가민석인것같았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잘보고가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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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ㅠㅠ 분위기 진짜 설레고 풋풋해요! 항상 글 잘보고 가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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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작가님 이런 단편 너무 좋아요ㅠㅠ작가님 글은 전부다 취향저격!!근데 어떤 나쁜 사람이 그런 짓을...ㅠㅠㅠㅠㅂㄷㅂㄷ 루민러 진짜 화나네요ㅠㅠ 작가님 힘내시고 사랑해요우!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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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
ㅠㅠ항상 아카시아님 글은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 잘 보고 갑니다♡ 그 뒤가 정말 궁금하네요 ㅎㅎ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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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3
눈사람이에요 그런데 헐? 누가 긁어가요? 작가님 글을 누가? 와 내가 더 화나려고해요 와ㅏㅁ마ㅏ 뭐단가 아카시아님 진짜 그 분 글 긁으시면서 어떤 생각으로 긁으신걸까요? 헐 진짜 뭐다냐 뭐야 내가 용서치않을테다 그리고 오늘 단편도 청게 돋으면서도 평소 아카시아님 글 분위기가 묻어나서 좋았어욯ㅎㅎㅎㅎ 뭔가 앞에서는 막 화내다가 갑자기 웃으니 조증증세있능거같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 보고 가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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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4
ㅠㅠㅠㅠ너무 좋아요 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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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5
백오십이에요!! 아련아련하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같이 하교할 때 루한이 네 집을 가지 못해 후회하는 모습이 머릿속에 훤히 그려지네요!! 비지엠도 잘 어울리고 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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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6
으아... 좋은 글 잘보고가요ㅠㅠㅠ 브금까지 진짜 넘 완벽하다.. 새벽에 뭔가 생각에 젖게 되는 글이에요ㅠㅜ 잔잔하면서도 딱 이맘때의 감정이 담긴 것 같으면서도 .. 잔잔한 파도? 뭐 이런 느낌? ㅠㅠ 정말 넘 좋은 글 잘 보고갑니당 무단으로 긁어서 커플링까지 바꾸다니 진짜 뭐하는.. 너무하다 진짜...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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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7
와...ㅠㅠㅜ진짜 예쁘다ㅠㅠ서로 잘 알지못해서 더 예쁜 사랑인거 같아요 루한이랑 민석이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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