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보이지 않는 멀고 먼 도로를 당신은 걷고 있다.
무거운 짐을 들고 걷는 당신은 차가 오기를 기대하며 걸었으나
아직까지 한대의 차도 지나가지 않았다.
도로 양쪽에는 울창한 숲이 있다.
출발하기 전 호텔주인의 말로는 숲 속에는 짐승들이 살고있다고 했다.
주로 로드킬당한 동물의 시체들을 먹고 사는 포식자들이었다.
피곤에 지친 당신은 결국 짐을 포기하기로 결심하고는 숲 속에다 던졌다.
그리고 당신은 도로 한복판에 주저앉는다.
주위에서 짐승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아주 가깝게.
호텔로 다시 돌아가고 싶었으나
뒤로 돌아가기에는
너무 늦었다.
당신은 그저 앞으로, 앞으로만 계속 가야한다.
당신은 어둠 속에 홀로 앉아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드디어 당신의 뒤에서 차가 오는 소리가 들려온다.
당신은 급하게 손을 흔든다.
다행히도 차는 당신의 존재를 알아보았는지 멈춘다.
차가 멈추고 창문이 내려간다.
"무슨 사연으로 이런 곳에 혼자 있나요?"
차 안에는 젊은 남자 한명 뿐이었다.
「사정이 있어 빨리 집으로 가야하는데, 차를 도난당해서 걷고 있었습니다..」
당신의 말에 젊은 남자가 딱한 표정을 짓는다.
" 태워다드리겠습니다. 짐이 있으면 트렁크에 넣으세요. 트렁크가 마침 비었거든요."
당신은 답한다.
「 짐은 지금 없습니다. 짐이 너무 무거워서 그냥 버렸습니다. 어차피 가지고 있어봤자 도움되는 것도 아니었고요.
정말 감사합니다. 당신은 참으로 상냥한 사람이로군요.」
당신은 차에 탄다.
젊은 남자가 당신을 보며 미소 짓는다.
"그럼, 어디까지 가시나요?"
.
한 마을로 들어가는 도로 앞에 검문소가 보인다.
경찰들이 임시로 세운 것인지 약간 조잡스러워보인다.
경찰관이 멈춘 차의 창문에 노크한다.
창문이 내려가고 한 사내가 얼굴을 내민다.
차 안에는 운전하는 사내 홀로 있었다.
" 무슨 일 있습니까? "
경찰관이 답한다
" 납치범이 현재 이 지역을 도주 중이라는 정보가 나와서 검문중입니다. "
운전석에 있는 사내가 놀란 표정으로 묻는다.
" 맙소사 납치범이라고요? "
경찰관이 이 새벽에 일하는 것에 짜증이 났는지 불평스러운 얼굴로 말한다.
" 여기 앞 마을에서 한 여성이 처음보는 사내와 함께 가는 것을 끝으로 실종되었다고 합니다.
이 도로가 유일한 통로이니 곧 잡힐 것입니다. 죄송하지만 트렁크를 좀 봐도 괜찮겠습니까? "
사내는 물론이라는 표정으로 트렁크를 연다.
사내가 경찰관을 향해 묻는다.
" 수배지 같은거 볼 수 없을까요? 제가 오다가 봤을 수도 있잖아요. "
경찰관이 트렁크 쪽으로 걸어간다.
트렁크 안은 텅 비어있다.
" 아직 수배지가 안 나왔다고 합니다. 이 마을에는 여행오신건가요?"
경찰관이 트렁크 문을 닫는다.
사내가 고개를 끄덕인다.
" 그렇군요. 여행오셨는데 이런 사건이 터져서 참으로 유감입니다. "
사내가 쓰게 웃으며 답한다.
" 아닙니다. 그럼, 수고하세요."
창문이 다시 올라가고
차는 떠난다.
사진 속 인물이 어떤 역할인지 잘 모르시는 것 같아서 대화 위에다가 사진을 변경했습니다.
※ 중간부터 시점변화가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