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어택
@You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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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와 함께 감상해주세요
자꾸 마음이 이상했다.
체육대회가 끝난 후, 집에 돌아 오는 길.
늦어버린 것 같다는 너의 말, 너의 슬픈 눈이 자꾸 생각이 났다.
뭐가 늦어버렸다는 것일까. 너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몇 번이나 물어보고싶었다.
하지만 휴대폰에 저장된 너의 이름을 계속 쳐다 보기만 할 뿐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너에게 한 발 한 발 다가가는 것이 걱정이 됐다.
내 행동에 넌 어떻게 느낄까 , 무슨 생각을 할까 늘 걱정이 됐다.
*
걱정들로 인해 잠을 설친 탓인지 정신이 몽롱했다.
평소 같았으면 계속 잠을 청했겠지만 답답한 마음 때문인지 잠이 오지 않았다.
답답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풀고자 샤워를 했다.
하지만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바람이라도 쐬면 괜찮아질까 싶어 옷을 챙겨 입고 집을 나섰다.
정처없이 길을 걷다 보니 너와 항상 만나는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오늘 학교를 갔더라면 정국이가 저기 서 있을텐데.
차라리 학교가 쉬는 날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너가 너무 보고싶었다.
버스정류장을 지나쳐 계속 걸었다.
버스에서 창 밖으로 보인 풍경들을 하나 하나 천천히 걸으며 감상했다.
빠르게 지나쳤던 것들을 다시 보니 색다른 기분이었다.
그래도 많이 왔다갔다 했었는데 처음 보는 것들도 있었다.
평소에 창 밖을 자주 보진 않았으니까. 옆에 항상 정국이가 있었으니까.
답답한 마음을 떨치고자 밖으로 나왔지만
어딜 가도 따라붙는 네 생각에 가슴이 더 먹먹해졌다.
내가 얼마나 걸은 걸까. 벌써 학교 앞이었다.
한동안 학교 앞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
나를 스쳐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만 시간이 멈춘 듯 보였다.
이제 다시 걸어 볼까 하고 시선을 돌렸을 때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박지민?"
"이거 우연인데?"
"학교 앞에는 무슨 일이야?"
"아는 형이 이 근처 편의점에서 알바하거든. 그 형한테 돌려줄 게 있어서 왔어.
그럼 넌 학교 앞에는 무슨 일로?"
"아.. 난 그냥 좀 답답해서 산책이랄까?"
"그럼 따로 약속 없다는 거네?"
"그렇지."
"그럼 나랑 잠깐 얘기 좀 할까?"
*
지민이는 날 학교에서 조금 떨어진 카페로 안내했다.
우리가 카페에 들어오고 얼마나 지났을까. 비가 한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타이밍 좋네. 그치?"
라며, 싱긋 웃는 너에 살짝 미소를 지었다.
지민이는 자기가 쏘겠다며 나를 카페 좀 구석에 위치한 자리에 앉혔다.
나는 극구 사양했지만
다음에 더 맛있는 걸 사라며 웃는 지민이의 모습에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지민이는 주문을 하고 돌아와 내 앞에 자리했다.
그러고 내 얼굴을 보더니 싱긋 웃었다.
내 얼굴이 웃기게 생겼나 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넌 내게 말을 건네왔다.
"전정국 때문이지?"
당황스러웠다. 속마음을 다 들킨 기분이었다.
"탄소야"
"응?"
"너 진짜 나 좋아해?"
"아니!! 저번에도 말했듯이 오해야!!"
난 갑작스러운 너의 물음에 당황해서 큰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무리 싫어도 그렇지.. 그렇게까지.."
우울한 표정으로 날 쳐다보는 지민이에 더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아무 말을 뱉는 날 보며 박지민은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장난이야. 장난.
이렇게 물어보면 될 걸. 왜 그러는지."
누구한테 말하는 것인지 감이 오지 않았다.
"그럼 전정국이겠네?"
"..어?"
"좋아한다는 사람."
하긴 내가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은 한정적이니까.
바로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근데 전정국은 너가 날 좋아하는 걸로 알고 있던데."
아.. 역시 오해하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
해명하고싶었지만 묻지 않았는데 갑자기 꺼내서 말하긴 좀 그랬고,
정국이의 기분이 안 좋아 보였기 때문에 할 수 없었다.
체육대회 때 지민이가 정국이를 찾으러 밖으로 갔다는 게 생각 나 이유가 알고 싶었다.
왜 기분이 안 좋았는지.
"지민아, 넌 정국이가 왜 기분이 안 좋았는지 알고 있어?"
내 말에 지민이는 조금 멍을 때리다가 헛웃음을 지었다.
"진짜 둘이 똑같네."
"뭐가?"
뭐가 똑같다는 건지..
"주위에 있는 사람은 다 알 거를 둘만 모르잖아."
우리 둘이 뭘 모르고 있다는 걸까.
"상대가 먼저 알아주길 물어봐주길 바라다 보면 서로에 대해 아무 것도 알 수가 없어."
너의 말에 난 생각에 잠겼다.
내가 지금까지 그런 게 아닐까. 정국이가 먼저 알아주길 물어봐주길 바란 것은 아닐까.
"보이는 게 마음이면 뭐해. 숨기는 건 진심인데.
직접 말하지 않으면 전해지지 않는 것도 있어."
숨기는 진심..
난 정국이를 좋아한다. 체육대회 때 경품추첨을 기회 삼아 조금이라도 표현하고 싶었다.
그 마음을 정국이가 알아줬으면 했다.
하지만 그것은 오해를 불러 왔고, 난 정국이가 먼저 물어봐주길 기다렸다.
그리고 그 기다림은 나를 답답하게 만들었다.
직접 전하지 않으면 진심은 닿지 않는 것이었다.
말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알 수가 없다.
"고마워. 지민아"
난 그제서야 편하게 웃을 수 있었다.
내 웃는 모습에 지민이도 웃음을 지었다.
너의 눈이 다행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그렇게 서로를 마주 보며 웃고 있었을 때 왼쪽에서 시선이 느껴졌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 누군지 확인했다.
내가 잘못 본 건가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그 사람은 정국이었다.
나와 넌 눈이 마주쳤고, 넌 곧 내 눈을 피해 버렸다.
혼란스러운 얼굴을 한 채 넌 카페 밖으로 나가 버렸다.
밖에는 비가 대차게 내리고 있었다.
우산도 없이 그 비를 맞을 너를 생각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너를 쫓아가려 움직이자, 지민이가 내 손목을 붙잡았다.
"그래도 넌 우산이 있어야지. 여기 가져가."
지민이는 가방에서 우산을 꺼내며 내게 건네줬다.
"너는 어쩌려고 그래.."
"지금 내 걱정할 시간이 어딨어. 얼른 가."
라며, 날 안심시키려는 듯 환하게 웃었다.
"정말 고마워. 지민아"
난 이 말을 끝으로 카페를 나와 정국이를 따라갔다.
멀리 너의 형체가 보이지만, 내가 따라 잡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꼭 말하고 싶었다. 내 진심을.
이제 겁 낼 필요 없잖아. 말하기 전까진 아무 것도 모르니까.
*
역시 따라잡기는 무리였나보다.
어느새 사라진 너의 모습에 돌아가야 하는 건가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순 없었다.
너가 간 방향으로 계속 걸어갔다. 계속 걸어가다 보면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비가 너무 많이 내리는 탓인지 거리에는 사람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난 우산을 썼는데도 불구하고 옷이 많이 젖어 있는 상태였다.
내가 이 정도인데 너는 얼마나 많이 비를 맞았을까.
그 생각에 걸음을 더 빨리 했다.
저 멀리 사람의 형체가 보였다.
우산을 쓰지 않은 사람, 정국이였다.
"진짜 전정국... 왜 거기 있는 거야."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소리를 냈다.
너는 우리가 항상 만나는 버스 정류장 옆에 서 있었다.
난 너에게로 천천히 다가갔다.
넌 내가 다가온다는 걸 눈치를 못 채고, 계속 한 방향을 응시했다.
내가 항상 오는 곳, 우리 집 방향이었다.
마침내 난 너와 가까워 졌고, 옆에서 너에게 우산을 씌웠다.
그렇게 그대로 멈춰 있었다. 넌 계속 앞을 응시하고 난 너에게 우산을 씌워준 채.
그러다 한 장면이 겹쳐 보였다. 울고 있는 너의 모습, 너에게 우산을 씌워주고 있는 나.
기억이 났다. 너와의 첫 만남이
하지만 지금은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지금은 너에게 내 진심을 말하는 게 더 급했다.
"정국아"
옆에서 갑자기 소리 들려 놀랐는지 넌 몸을 움찔했다.
곧,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 봤다.
내가 옆에 있다는 사실에 더 놀랐는지 눈이 더 커졌다.
"이게 뭐야.. 다 젖었잖아."
"탄소야 너가 어떻게.."
"이런 비를 그냥 맞으면 바로 감기라고."
비는 아직도 그칠 줄을 모른다.
"그리고 그렇게 도망 가버리면 어떡해. 너 따라오느라 옷도 다 젖고."
넌 고개를 푹 숙였다.
아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겠지.
"정국아 고개 좀 들어 봐. 나 너한테 할 말 있는데."
넌 내 말에 천천히 고개를 들어 내 눈을 바라 본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 있다고 했었잖아."
너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그리고 내 눈을 피해 버린다.
"피하지말고 끝까지 들어 줘."
내 말에 넌 한숨을 쉬더니 다시 눈을 마주한다.
"그거 지민이 아니야."
"...어?"
내 말이 예상과는 다른 듯 눈을 크게 뜨며 당황하는 모습에 웃음이 났다.
"지민이가 아니고, 너야 정국아"
우리 사이엔 조금에 정적이 흘렀다. 빗소리만 들릴 뿐 아무 소리도 오가지 않았다.
잠시 후, 그 정적을 깬 건 너였다.
"....이거 진짜 맞지?"
얼굴의 웃음을 띄운 채 너의 얼굴을 마주했다.
"좋아해. 정국아"
넌 한동안 앞을 보며 멍하니 서 있었다.
그런 너를 난 계속 지켜 봤고, 상황이 정리가 됐는지 다시 내 얼굴과 마주했다.
그러곤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나도 좋아해. 탄소야"
그 때, 빗방울이 점점 잦아 들더니 비가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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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Youday입니다!
독자님들이 보고싶어서 빨리 돌아 왔습니다!
둘의 마음이 서로에게 전해져서 다행이네요..
역시 지민이의 역할이 크지 않았나.. 좋은 친구에요. 역시
오늘 편 여러분께 재밌었으면 좋겠네요..!
읽어주신 독자님들 다들 감사드리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암호닉
치명 / 1201 / 저장소666 / 전스티니 / 꾸꾸야 / 이상형 / 그린내 / 가을
마시멜루 / 오빠아니자나여 / ㄱㅎㅅ / 쫑냥 / 꾸꾸 / 땅위 / 90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