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트/야동] 츤데레ツンデレ 03 | 인스티즈](http://img823.imageshack.us/img823/8931/95889456.jpg)
일본 단어 ツンデレ(츤데레) 에서 유래된 말로, 많은 사람들 앞에선 차가운 태도를 취하지만
좋아하는 남자에게만은 유독 태도가 바뀌는 캐릭터를 말한다
네 번째 막, 키스를 부르는 입술
크루시픽스 크릭 (Krucifix Kricc) - 평행세계
관현악 동아리 연습실 문이 쾅 하고 열렸다. 이윽고 약이 바짝 오른 듯 잔뜩 벌게진 성열의 얼굴이 드러났고 성열은 문을 열어 제끼자마자 화난 걸음으로 성큼성큼 명수 앞으로 다가섰다. 반면 누가 보아도 단단히 삐진 것처럼 보이는 성열을 앞에 두고도 명수는 꽤나 태연했다. 명수는 다가와서 팔짱을 끼곤 큰 눈을 열심히 부라리고 있는 성열을 무시한 채 자신의 클라리넷에만 계속 시선을 두었다. 자신을 완전히 무시한 채 열심히 리드를 닦고 있는 그런 명수를 보며, 성열은 기가 찰 노릇이였다. 아예 개무시다 이거지?
"야."
"…."
"나 봐."
클라리넷 부셔버리기 전에. 성열이 뒤에 말을 더 잇자 그제서야 명수가 고개를 찬찬히 들어 성열을 주시했다. 여전히 태연함이 묻어 나오는 표정이다. 그런 명수를 보자니 성열은 약이 올라 죽을 것 같은 심정이였다. 심드렁한 표정의 명수를 성열이 한참 동안 노려 보았다. 앉은 채로 성열을 빤히 바라보는 명수와 위에서 명수를 내려다보는 성열, 둘은 이 자세를 계속해서 유지한 채 약 5분 가량 서로를 뚫어지게 쳐다보기만 했다. 정확히 5분이 흘렀으리라 생각될 때 쯤, 그제서야 성열이 굳게 다물었던 입을 열었다.
"너 어떻게 이럴 수 있어?"
"뭐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니가 이렇게 배신을 때리냐"
"요즘 너무 고삐가 풀린 것 같아서."
명수는 성열의 시시콜콜한 질문들에 건성으로 대답하며 다시 리드에 시선을 두었다.
얼마 전 우현, 호원과 클럽 행을 하면서 위조 민증 몇 번 내밀었던 것이 그새 들통이 나는 바람에 성열은 학생부에 다녀 오는 길이였다. 실컷 두들겨 맞고 왔던 터라 욱신대는 게 영 몸 상태가 말이 아니였다. 분명 아무도 모르게 잘 넘길 수 있었던 일이였건만 김명수 저 나쁜 자식이 학생부에 찔러 버리는 바람에 모두 들통이 나고 말았던 것이다. 명수만큼은 얘기하지 않고 쉬쉬하리라 굳게 믿고 있었던 성열으로서는 꽤 열이 뻗치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갑자기 학생부에다가 민증 얘기는 왜 꺼내서 자신을 기어코 두들겨 맞게 했는지 통 명수의 심보가 이해가지 않았다.
정수리를 슥슥 쓰다듬어 보았다. 느낌이 영 이상한 것이 아마도 혹이 부풀어 오른 모양이였다. 썅, 이게 다 김명수 때문이야. 성열은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꾹 참고 의자를 명수의 앞에 끌고 와 맞은편에 털썩 앉았다. 도대체 왜 갑자기 안 하던 짓을 했는지, 취조라도 해 보고자 함이였다.
"너 뭐 나한테 배알 꼴리는 일 있냐?"
"아니."
"근데 갑자기 민증 얘기는 왜 꺼내는데."
"말 그대로야. 요즘 너 너무 고삐 풀렸어"
"내가 뭘 했다고!"
명수가 악기를 다 정리한 모양인지 클라리넷 상자를 닫았다. 꽤 신경질적으로 클라리넷 가방을 잠근 후 명수는 성열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런 명수의 행동에 되려 당황한 것은 성열이였다. 분명 화가 나야 할 사람은 성열 제 자신인데, 저런 행동은 명수가 제게 화가 난다던가 삐진 일이 생겼을 때 주로 하는 행동이였다. 특히 딱딱거리며 손톱을 물어뜯는 모습은 그러할 것 같다를 그러하다는 확신으로 만들었다. 김명수, 나한테 뭐 걸리는 거 있구나. 분명 자기는 나름 잘 대해준 것 같은데 그 새 화가 난 명수를 보니 성열은 당황스러울수밖에 없었다. 분명 난 못 대해준 거 없는데. 왜 저렇게 화가 나 있지 싶어 성열은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명수를 다시금 앉히고 말을 이었다.
"내가 뭐 잘못했어?"
"아니."
"있잖아. 말 해. 말 해야 고칠 거 아냐"
"말 해도 못 고쳐"
통 정답을 찾아낼 수 없는 명수의 애매모호한 대답에 성열은 돌아 버릴 지경이였다. 평소와는 다르게 왜 이렇게 화가 나 있는지 명수가 통 답답하기만 했다. 결국 성열은 먼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일단 나가서 얘기하자. 의자를 원 위치에 돌려놓고 나가려는 성열의 손을, 갑자기 명수가 턱 하고 잡았다. 이윽고 성열의 손에 작고 긴 무언가가 쥐어졌다. 성열은 명수가 건넨 물건을 꺼내 들여다 보았다. 하얀 색 입술 보호제였다.
"이건 왜?"
"아까 이호원 하는 꼬라지 못 봤냐."
심드렁하게 내뱉는 명수의 말에 그제서야 성열이 무릎을 탁 쳤다. 아..!
한참 동안 고민한 끝에 답을 얻어낸 기분이였다. 김명수 이 녀석, 아까 이호원이 제 입술에 손을 가져다 댔던 것이 계속해서 걸리적거렸던 모양이였다. 별 것도 아닌 것에 이렇게까지 화가 잔뜩 난 명수가 이렇게 귀여워 보일 수가 없었다. 게다가 이호원이라 함은 남자엔 통 관심조차 없는 놈이 아닌가. 그걸 뻔히 알면서도 이렇게 질투하는 김명수를 보자니 웃음이 안 나올리 없었다. 결국 성열은 입술 보호제를 손에 꽉 쥔 채 한참을 크게 웃고 또 웃었다.
웃음이 그쳐갈 때 쯤 무안한 듯 머리를 긁적이는 명수를 앞에 두고, 성열은 명수의 볼을 세게 꼬집었다. 야 이 귀여운 새끼야.
"아!"
"질투 났쩌 우리 명수?"
"존 말 할때 손 놔라. 아파"
"으유.. 내새끼"
순순히 놔 줄리 없는 성열은 결국 두어번 더 명수의 볼을 잡고 흔든 후에야 손을 놓았다. 얼얼한 듯 볼을 쓰다듬는 명수를 보며 성열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곧이어 마주 웃어 주는 명수를 보며 성열은 곰곰히 떠올려 보았다. 생각해 보니, 이호원이 제 입술을 만졌던 이유는 김명수로부터 비롯되었던 게 아닌가 싶어 성열은 곧 또다시 입을 열었다.
"야. 근데 생각해 보니까 나 입술 이렇게 된거 너 때문이잖어"
"뭐가."
"내가 너 좋으라고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 이렇게 야비하게 나오기냐?"
"어젠 어제 일이고, 니 몸은 니가 사리고."
"이기적인 놈. 나 그럼 담번엔 안 해준다?"
그러든지. 생각보다 시시한 반응에 성열이 곧 얼굴을 삐죽이다 이내 다시 싱긋 웃으며 말을 이었다. 됐고, 오늘 밤에도 끝내주게 해 줄 테니 긴장 타라. 알간?
"동우야, 어디 아파?"
수현이 걱정스러운 듯 동우의 이마를 짚었다.
"아냐. 나는 괜찮아 수현아"
"괜찮긴 뭐가 괜찮아."
영 뜨듯한 것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계속해서 연습에 임하고는 있었지만 오늘따라 동우의 동작이 미세하게 굼뜨다는 것을 팀장인 수현은 아까 전부터 눈치채고 있었다. 어제 잠을 많이 못 잤나. 컨디션이 별로인 듯 한 동우의 이마를 계속해서 손으로 짚은 채 수현은 옆의 팀원에게 약을 가져오라 시켰다. 하지만 수현이 건네는 감기약을 먹고도 동우는 통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안 되겠다. 동우야. 오늘은 먼저 기숙사로 들어가 쉬어"
"왜? 나 연습할래"
"너 걱정되서 안되겠어. 내일 더 많이 연습하면 되잖아. 얼른 들어가"
둘이 동갑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수현은 동우의 엄마와 같은 존재나 다름이 없었다. 늘상 이것저것 까먹고 비척거리는 동우를 언제나 바로잡아 주고 기대게 해 준 장본인이기도 했다. 그래서 팀원들은 둘을 엄마와 아들이라고들 부르곤 했는데, 수현은 이 말보다도 애인 사이 같단 말을 해 주는 것을 좀 더 좋아하곤 했다.
수현은 동우의 짐을 손수 챙겨주고 기숙사에 뜨거운 물이 잘 나오지 않는 것을 대비해서 따뜻한 차가 든 보온병까지 쥐어 주었다. 데려다 주겠다 청했지만 연습이 시급하다는 주위 팀원들의 만류로 결국 아쉬운 표정으로 손을 흔들어 보였다. 수현의 인사를 받고 동우는 4층 계단을 조심조심 내려오기 시작했다. 머리가 핑핑 도는 바람에 중심을 잘 잡을 수가 없었다. 어제 우현 덕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던 것도 화근이였지만 입술까지 잔뜩 부르튼 것과 몸살까지 겹친 것이 화근인 것 같았다.
마침 3층 계단을 마저 내려가던 동우의 주머니에서, 진동이 미세하게 울렸다.
「형잠깐만 할말있어요ㅋ3층 다용도실로 와주셈」
성열의 문자였다. 갑자기 성열이가 학교에서 무슨 일로 불렀지 싶어 동우는 빠른 걸음으로 3층 다용도실을 향해 걸어갔다.
평소 춤과 노래에 관심이 많다는 이유로 성열과 친한 사이를 죽 유지해 오곤 했지만 성열은 피아노, 자신은 힙합을 전공하고 있었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별로 볼 일이 없었던 둘이였다. 그런 성열이 자신을 불렀다는 것은 무언가 큰 일이 생겼기 때문일 것이라고 동우는 예상했다. 분주히 달려 다용도실에 다다른 동우는 달뜬 숨을 내뱉으며 앞문을 활짝 열었다. 빈 교실의 맨 끝에, 누군가가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다.
응..?
핑핑 도는 머리 때문에 형상이 잘 보이진 않았으나 성열의 모습은 확연히 아닌 것 같아 동우는 정신을 가다듬고 실눈을 떠 보였다.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머릿속을 눈을 감은 채 가만히 진정시켰다. 10초 가량이 흐르고, 조금은 잠잠해진 듯한 분위기 속에서 동우는 살짝 눈을 떴다. 아까보다 모든 것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제 앞에는
"드디어 만나네."
어젯 밤 마주쳤던 그 사람이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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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나오는 수현이가 유키스의 신수현이란 거시 참트루?^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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