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징어] 헤어집시다, 우리 (부제: 파편) 13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5/9/f/59fcc84658173ce99e634c7ebacff410.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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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김예림 - 비누
더 아프기 전에,
더 상처 받기 전에,
그만... 헤어집시다, 우리
[EXO/징어] 헤어집시다, 우리 (부제: 파편) 13
병실 안, 어색한 공기가 감돌았다. 징어는 병실에 들어온 이후 줄곧 고개를 숙이고 있는 루한 때문에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하나, 무슨 말을 꺼내야 하나 나름대로 고민을 하고 있
었다. 루한의 잘못은 아니지만, 분명 미안해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어떡하면 좋을까, 이렇게나 착한 사람을. 분명, 못견뎌하고 있다. 분명, 자신이 나를 다치게 만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징어가 옅게 한숨을 내쉬었다.
" ...루한, 오빠. "
" ........ "
" ...오빠, 나 안볼거예요? "
" ........ "
" 응? 난, 괜찮은데..얼굴, 보여줘요. 보고싶어. "
징어가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그제서야, 루한이 숙인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마주한 시선, 그 끝이 물기로 젖어있었다. 루한이 울고 있었다.
" 아이 참...왜 울구 그럴까.."
징어가 어색하게 웃으며 손을 들어 루한의 눈가를 훔쳤다. 루한이 눈가에 닿은 징어의 손을 맞잡아왔다. 루한의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내뱉었다.
" ...징어야, 징어야. 미안해요. "
" ......... "
" 내가...내가, 지켜줬어야 했는데, 나 때문이예요. 미안해요. "
" ...아니, 아니예요, 나 괜찮은데! 진짜, 괜찮은데... "
" 이게,뭐야..예쁜 얼굴에..."
루한이 손을 뻗어 징어의 얼굴 위의 상처들을 어루어만졌다. 따뜻하다. 징어가 베시시 웃었다. 루한은 계속해서 징어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징어는 그저 웃었다. 혹시나 루한이
걱정할까봐. 괜찮아 보이려 계속해서 웃어보였다.
*******
평화로울 것 같던 관계에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했다. 표면상으로는 모두 약간의 상처만을 가진 것 처럼 보였으나 조그마한 상처들은 몸 속으로 침투해 곪아가고 있었다.
" 아,아, 싫어, 으아악!!! "
" 징어야, 괜찮아. 괜찮아! 정신차려, 응? "
교통사고의 트라우마는 예상 외로 컸다. 더군다나 징어의 경우, 직접적으로 맞닥뜨린 경우라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은 매일 밤 악몽으로 찾아와 징어를 괴롭혔다. 낮 동안은
괜찮은 듯 보였으나 밤만 되면, 잠에만 들면 징어는 땀을 흘리고 뭔가에 쫒기기라도 하는 사람마냥 소리를 지르곤 했다. 그럴 때 마다, 징어를 껴안고 달래는 것은 찬열이였으
며, 죄책감이라는 족쇄가 루한을 옭아매어 가고 있었다. 괜찮아요. 괜찮아. 말하며 지어보이던 그 미소는 모두 거짓이였을까. 사실은 괜찮지 않은 거였다. 매일 밤, 찬열의 품에
안겨 혼절하는 징어를 바라보며 루한은 복도에 나와 괴로운 듯 머리를 쥐어뜯었다. 사실은, 제 품에 안고 그녀를 달래주고 싶었다. 겁에 질려 울먹이는 그녀를, 여린 그녀를 자
신의 품에 안고 괜찮다, 괜찮다 어루어 만져 주고 싶었다. 하지만, 루한은, 그럴 엄두가 나지 않았다. 겁이 났다. 자신 때문에 망가진 그녀가, 자신이 지켜주지 못했던 그녀에게
미안해서, 그녀를 제대로 바라볼 수 조차 없을 만큼 미안해서 감히 안아줄 수가 없었다. 화가 났다. 못난 저 자신이, 저 자신에게 견딜 수 없을 만큼 화가 났다.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만큼 안아주지 못하는 상황이 괴롭다. 루한은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그러다 루한은 문득 자리에서 일어났다. 준면의 말이 떠올랐다.
스토커. 징어의 옆 병실에 입원해있다던.
루한이 걸음을 옮겼다. 몇 발자국 움직이니 바로 앞 병실 문이 보였다. 이 문을 열고 들어가면, 자신을 지독하게 괴롭혀온 스토커가 있다.
- 달칵
병실 안은 조용했다. 루한의 발걸음이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침대 위, 두 눈을 감은 체 고요하게 잠들어 있는 얼굴이 두 눈에 들어왔다.
" ...하... "
얼굴을 마주하자마자 구역질이 몰려올 것 같았다. 결코 잊혀지지 않던 얼굴. 그리고, 어떻게 그런 짓을 했을까 싶을 정도로 고운 얼굴을 한 여자. 루한이 잠시간 그녀를 내려다
보다가 입술을 깨물고는 뒤돌았다. 그 때 였다.
" 그냥 가? "
루한의 발걸음이 멈췄다. 등 뒤로 인기척이 느껴졌다. 이불이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루한이 다시 등을 돌렸다. 그녀가 침상에 기댄 체, 루한을 쳐다보고 있었다.
" 어때? 내 선물 마음에 들었어? "
루한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 모습을 본 그녀가 꺄르르 웃었다. 루한이, 입을 열었다.
" ...왜, 그랬어. 그럴 필요까지는 없었잖아. "
" ...흐응.. "
" 이제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어? 도대체, 언제까지, 언제까지 이럴건데! "
" 지금 화내는거야? "
" ......... "
" 난 네가 화내는게 그렇게 좋더라. "
" ........ "
" 섹시해. "
그녀가 노래라도 부르는 것처럼 낭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루한의 두 손이 주먹을 쥔 체 떨리기 시작했다.
" 저 년, 밤마다 지랄하던데, 음, 충격이 꽤 컸나보다. "
" ....말 조심해. "
" 그냥 확 죽여버릴려고 했는데, 살아서 두고두고 두려움에 떠는 모습을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아서. "
" .......... "
" 잘못한건 걔야. 내가 너한테서 떨어지라고, 떨어지라고 그랬는데. 말을 안들은 건 걔라구. "
" ...너.. "
" 못된 년. 누굴 넘봐, 넌 내껀데, 그치? "
베시시 웃어보이는 그녀에 루한은 소름이 돋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더 이상 말을 이어가다간 자신을 제어하지 못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루한이 겨우 화를 삭히고는
등을 돌렸다.
" 루한. "
병실을 나서려는 찰나, 등 뒤에서 울린 낮은 목소리에 루한이 멈칫했다. 조금 전과는 장난끼 어린 목소리와는 다른, 목소리였다.
" 사랑하지마. "
" 내 허락 없이. "
루한이 주먹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루한이 잔뜩 화를 억누른 목소리로, 내뱉었다.
" 꺼져, 미친년아. "
병실을 나온 루한이 복도 벽에 기대어 주저 앉았다. 하아. 숨이 차올랐다. 모든 것이...엉망이다. 마른 세수를 한 루한이 자리
에서 일어나 징어의 병실로 들어갔다. 다시 곤히 잠 든 징어의 옆을 찬열이 지키고 있었다.
" 징어는..."
" ..조금 전에 잠들었어. "
" ...그래.. "
루한이 탄식했다. 그래. 잠들었구나. 다행이다.
*******
간만에 병실 가득 들이찬 햇빛에 징어가 목발을 짚고는 창가로 다가갔다. 따뜻하다. 퇴원하려면 아직 조금 남았다. 다리는 언제 다 나을까. 징어가 한숨을 내쉬었다. 알고 있었
다. 매일 밤마다 찾아오는 악몽을. 의식이 돌아올 때면 늘 찬열의 품 안이였다. 찬열의 품 안에 안겨 엉엉 울다가 다시 지쳐 잠들고, 악순환의 반복이였다. 루한은 징어가 잠들
때 까지 옆을 지켰으나 악몽에 괴로워 할 때면 곁에 없었다. 그가 밉지는 않았다, 루한에게도 어쩌면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색하지는 않았
지만, 저를 볼 때마다 미안함과 죄책감이 담겨있던 눈을 기억한다. 도대체, 왜 이렇게 되어버린걸까. 여전히 서로를 너무 사랑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다가가기가 힘들었다.
" ...하아, "
머리속이 뒤죽박죽 복잡해졌다. 졸음이 몰려왔다.
*******
" ...윽,으, "
숨이 막혀오는 듯한 기분에 징어가 눈을 떴다. 목 부근을 조여오는 악력에 징어가 이불보를 움켜 쥐었다. 눈을 뜨자 마자 마주한 시선에 징어의 두 눈이 커다래졌다.
" 으,으큭, 윽, "
그녀였다. 루한의 스토커. 옆 병실에 입원해있다던. 병원복을 입은 그녀가 징어의 몸 위에 올라탄 체 징어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 숨이 막혀왔다. 눈물이 새어나왔다.
" 왜,왜,큭,커억, "
" 하아, 그냥 그 때 확 죽여버렸어야 했는데. "
나른한 목소리에 징어가 괴로운 듯 얼굴을 찌푸렸다. 숨..막혀. 이대로 정말 죽어버리는 걸까. 다리를 버둥대보아도 꽉 눌린 무게에 움직여질 리 만무했다.
" 너 같은건, 죽어야 해. 그래야 루한한테서 깨끗하게 사라질테니까. 응? 그냥, 죽어, 죽어!! "
내가 도대체 뭘 잘못했길래, 이 사람은 나에게 이러는 걸까. 점점 온 몸에 힘이 풀려가는 것 같았다. 죽는 걸까. 서서히 죽음의 공포가 징어의 머릿속을 뒤덮었다. 죽기 싫어.
내가 왜 죽어야해. 내가 도대체 뭘 잘못했는데!!
" 오징어!!! "
정신이 혼미해지려는 찰나, 몸을 짓누르던 무게가 사라지고 호흡이 이어졌다.
" 켁,커억,컥 "
" 성훈이 형, 의사 좀 불러주세요!! 민석이 형 저 여자 잡아요!! "
" 징어야, 징어야, 준면이 오빠야, 괜찮아? "
" 컥,컥.. "
징어가 붉게 충혈된 눈으로 숨을 몰아쉬었다. 준면이 징어의 어깨를 붙들었다. 징어야, 징어야. 정신차려. 징어의 온 몸이 사정없이 떨려왔다.
" 싫어...싫어, 죽기, 싫어요..무서워.흐윽, 흐으윽, "
" 괜찮아, 괜찮아, 루한, 뭐해! 징어 안아주지 않고! "
병실 문을 열자마자 목격한 충격적인 장면에 놀란 루한이 민석에게 잡힌 여자를 멍한 눈으로 내려다보다가 준면의 부름에 징어에게로 걸음을 옮겼다. 준면의 옆에서 찬열이 잔
뜩 화가 난 얼굴로 여자를 노려보고 있었다. 루한이 징어에게로 다가갔다. 루한이 징어에게로 손을 뻗었다.
- 찰싹!
준면이 놀란 얼굴로 징어를 바라보았다. 루한이 내쳐진 손을 벙 찐 얼굴로 쳐다보았다. 징어가 몸을 떨더니 이내 잘게 웅크렸다.
" ...싫어...무서워, 싫어... "
이내 징어가 자제할 수 없을 정도로 울기 시작했다. 징어의 울음소리에 찬열이 다급하게 징어를 품으로 끌어당겼다. 품 안에서 덜덜 떠는 징어의 등을 쓸어내리며 찬열이 반복
해서 말했다.
" 징어야, 나야, 찬열이야, 괜찮아, 괜찮아,. "
" ...흐윽..흐으, 무서,워.. "
이내 병실로 들이닥친 의사와 간호사들이 여자를 끌고 사라졌다. 나갈 때 까지 카랑카랑하게 웃음을 터트리던 여자가 사라진 후, 병실 에 징어의 울음소리를 제외한 고요한 적
막이 감돌았다. 루한이 다시 한 번 내쳐진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고는 찬열의 품에 안겨 울고 있는 징어를 바라보았다. 숨이 막혀오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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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빠지신 분 꼭 말씀해주셔요 !!
+) 사담
갈등 ㅠㅠㅠ 징어의 반응에 당황하셨을 독자분들을 위한 사담입니다. 분명히 징어는 루한을 아주ㅈ아주많이 사랑하지만, 본의 아니게 생명의 위협을 당하죠.
그래도 처음 교통사고는 견뎌내는 듯 하였으나 직접적으로 죽음과 맞닥뜨리게 되는 목조름 씬은 징어의 입장에서는 극한의 공포일거예요. 그러다보니
사랑과는 별개로 루한이 원망스러워질 수도 있죠. 나는 잘못한게 없는데 누군가 나를 죽이려고 드니까요. 그리고 지금 징어는 공포에 사로잡힌 상태라
제대로된 인식이 불가능합니다.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죠. 그러다보니 루한의 손을 내치게 된거라능..음..허접한 변명입니당.
뿌잉....부쨩한 하니...내쳐져써...나한테와..☆★ 그리구 저,저 싸이코 스토커년좀 어떻게 해주세여 ㅠㅠㅠㅠㅠㅅㅅ은 사회악이라능 ㅠㅠㅠ 엉엉
독자님들 사랑해요 하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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